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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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50+를 위한 심리학 수업” - 강현숙 <50+를 위한 심리학 수업> 저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11-02 12:27  | 조회 : 3877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7년 11월 2일 (목요일) 
□ 출연자 : 강현숙 <50+를 위한 심리학 수업> 저자

감성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50+를 위한 심리학 수업” - 강현숙 <50+를 위한 심리학 수업> 저자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당신의 전성기, 오늘> 4부 <감성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문을 엽니다. 자, 청춘 깨울 준비 되셨나요? 가끔씩 ‘도대체 나라는 사람은 뭘까? 나는 누구일까?’ 이런 물음표를 찍게 되는 경우가 있죠. 그래서 가끔씩은 사주가 궁금하고, 타로도 볼까? 별자리 점도 쳐보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내가 겪을 미래가 어떨 것인지, 나는 어떤 사람이고 어떻게 될지, 이런 게 궁금해서 말이죠. 그래서 그런 것들이 인기가 있는 것 같아요. 나에 대해서 내가 제일 많이 알 것 같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죠. 의외로 “널 뭐 좋아해?”하고 물어보면 딱히 생각이 안 나서 한번에 말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내가 뭘 좋아하지?’ 심지어 음식까지도요. 그런데 나이가 든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살아보니까 나이 들수록 나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야겠고 또 내가 나를 더 소중하게 여겨야겠다는 점점 드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이 궁금할 때가 많아요. 그래서 오늘 이 시간 <감성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50+를 위한 심리학 수업>의 저자인 강현숙 선생님과 함께 이야기를 재미있게 나눠볼까 합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강현숙 <50+를 위한 심리학 수업> 저자 (이하 강현숙):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명숙: 제가 반갑습니다. 선생님께서 쓰신 <50+를 위한 심리학 수업> 단숨에 읽었어요.

◆ 강현숙: 그러세요? 감사해요.

◇ 김명숙: 너무 글이 편안하고 쉽고 또 공감이 가서 금방 읽게 되더라고요. 책이 사실 어려우면 빨리 읽기도 안 되고, 또 편안하게 와 닿지 않으면 공감이 덜 하는데, 이 책은 아주 ‘딱 내 얘기 하는 것 같아’ 이런 느낌이었어요.,

◆ 강현숙: 그러시구나. 감사해요.

◇ 김명숙: ‘역시 심리학자가 쓰신 책이라 그런가?’ 제가 그런 물음표를 찍어봤거든요. 심리학 측면에서 많이 쓰신 건가요?

◆ 강현숙: 아무래도 그렇죠. 우리 50+ 세대들이 조금 배움에 대해서, 뭐라 그럴까요? 배울 기회가 적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인간관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나라는 사람을 어떻게 대접하면서 살아야 할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잘 몰라서 문의도 많이 하고 그런 것들을 보면서 조금 쉽게 이런 책이 필요하겠다 싶었습니다.

◇ 김명숙: 그러면 제가 오늘 오프닝에서도 ‘나를 알아간다는 게 중요한데 참 내가 나를 모른다’ 이런 얘길 했는데, 50+ 이후에 특히 내가 나를 잘 알아야 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우리 전문가 입장에서는?

◆ 강현숙: 이 방송을 듣고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이 만약 50 이후의 나이에 해당한다면, 특별히 여성분이시라면 젊은 시절에 이런 꿈을 갖지 않았나 싶어요. 좋은 남자 만나서 아들딸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야겠다고 말이죠. 물론 여기서 제가 그런 꿈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려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나에 대해서 아는 것이 먼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말하는 행복이라는 기준에 나를 맞춰가려고 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한 번 살펴보자는 거죠. 실례로 어느 여성분은 50대 중반이신데요. 결혼하고 얼마 후에 아이를 임신했어요. 그리고는 바로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왜냐면 남편이 ‘아내는 남편의 뜻에 따라야 한다’는 여필종부를 주장하면서 집에서 아이들만 키울 것을 강요했기 때문인데요.

◇ 김명숙: 대부분 우리 50+ 분들의 경우에는 결혼 초반에 그런 경우가 많았죠.

◆ 강현숙: 그렇죠. 그런데 이분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혹은 자신의 일을 통해서 에너지를 충전 받는 스타일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직장은 그만뒀지만, 외부활동을 즐겨야 했죠. 그러다 보니까 남편과의 관계 속에서 갈등의 요소로 작용한 겁니다. 그래서 제가 이분과 상담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이분이 막연히 좋은 남자보다는 나에 대해서, 내 성격이나 나의 앞으로 하고 싶은 일, 라이프 스타일, 이런 것들을 먼저 탐색해본 다음에 그런 것들을 남편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이해를 받은 다음에 결혼했다면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라고 말이죠.

◇ 김명숙: 그건 비단 여성이나 남성이나 다 해당하는 얘기일 것 같아요. 그렇죠? 내가 나에 대해서 좀 더 잘 알고 관심을 갖고, 그래야지만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길 것 같거든요. 그래서 나를 안다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신 건데, 지금 심리학 강의를 하시잖아요. 물론 대학에서도 젊은이들에게 강의를 하시는 걸로 알고 있고, 또 더불어서 현재 어르신들을 위한 심리학 강의도 하는 걸로 제가 들었는데, 젊은이들과 흔히 말해서 어르신들이라고 표현하면 너무 나이 들어보일까요? 아무튼 중장년층들에게 하는 심리학 강의랑, 강의해보실 때 다른 점이 느껴지시나요? 어떻게 다른가요?

◆ 강현숙: 그럼요. 아무래도 연세 드신 분들이 더 진지하게 임하시는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해볼 때 아까도 예가 조금 나왔는데, 우리 어르신들은 젊은 시절에 이런저런 이유로 배우고 싶었지만 배우지 못한 한이랄까? 이런 아쉬움이 누구도 있으신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굉장히 수업에 열심히 임하게 되는데요. 동시에 우리 어르신들이 말씀하시기에 굉장히 요즘 인간관계가 힘들다고 얘기하세요. 젊은이들과 소통하기 힘든데 가족 내에서, 심지어 아내나 남편과도 소통이 잘 안 되고, 또 인간관계 속에서도 친구들하고도 힘들다. 심리학이 인간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이라는데 우리도 인간에 대한 이해, 공부를 하고 싶다.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김명숙: 아무래도 자신의 살아온 경험을 비춰봤을 때 ‘내가 이때 이랬으면,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있고 ‘앞으로는 다르게 살아야 할 텐데’ 하는 마음이 젊었을 때보다 더 간절해서 그럴지도 모를 것 같아요. 그러면 구체적으로 심리학 강좌에서 어떤 것들을 배우게 되나요, 어른들은?

◆ 강현숙: 저희가 대학생들이 심리학 개론 시간에 배우는 것과 많이 다르지는 않은데, 특별히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까 우리가 사람마다 단계단계에 해야 할 일들이 있잖아요. 그것을 우리가 심리학 용어로는 ‘발달과제’라고 하고요. 그런데 노년기의 발달과제는 여러 심리학자들이 ‘자아통합’이라는 용어를 써서 이야기를 해요. 그런데 자아통합이라는 것은 뭐냐면 우리가 삶을 참 산 넘고 산 넘어 힘들게 살아들 오셨잖아요. 물론 기쁜 일도 있었고 죽을 만큼 힘들었던 일도 있었고 그렇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돌아보면서 이렇게 잘 견디고 살아온 나를 칭찬해주고, 또 내 살아온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래서 앞으로 남은 삶을 좀 더 행복하게 보내시는 것이 바로 자아통합이고 그것이 노년기의 발달과제라고 볼 수 있는데요. 아무래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까 모든 심리학 이론들을 다 강의한다기보다는 그렇게 어르신들이 자아통합을 이루실 수 있도록 돕는 이론들을 중심으로 강의를 하게 되죠.

◇ 김명숙: 자아통합. 결국 나를 잘 알 수 있도록 한다는 말씀이시죠.

◆ 강현숙: 그렇죠.

◇ 김명숙: 그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얘기인 것 같은데.

◆ 강현숙: 네. 나를 아는 게 중요해요. 어떻게 말씀을 드리면 좋을까요?

◇ 김명숙: 나를 안다는 게 중요한데 나를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엇을 알아야 나를 알아가는 건지, 이게 의문이에요.

◆ 강현숙: 네, 그러시군요. 아까 우리 진행자님이 처음에 멘트에서도 소개가 되었는데, 제가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물어요. 물론 그날 수업과 관련이 돼서죠. “어떤 음식을 좋아하니?” 하고 물으면 “어…….” 머뭇거리면서 대답이 얼른 나오지 못해요. 그러거나 혹은 “아무거나요”

◇ 김명숙: 대부분이 그렇죠. “다 좋아요” 이러고.

◆ 강현숙: 그렇습니다. 우리는 소소하게는 음식부터 시작해서 내가 어떤 색깔을 좋아하는지, 혹은 내 성격이 어떤지 잘 모르는 경우가 굉장히 많죠. 그런데 사실 우리가 이 세상의 주인공으로서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는 남보다 나에 대해서 그런 것들이 굉장히 삶의 활력소가 되고 중요하죠. 그런 것들부터 시작해서 크게는 내가 대화할 때 어떤 말들을 잘 쓰는지, 혹은 내가 아내나 남편하고 대화할 때 어떤 말이 나오면 내 안에서 화가 올라오는지, 깊게는 그런 것들까지 알면 관계 속에서, 굉장히 관계가 원활히 흘러갈 수 있는데요. 제가 한 번 예를 들어볼게요. 어느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남편하고 텔레비전을 보면, 어떤 연예인만 나오면 남편이 채널을 돌린다는 거예요. 처음에는 “왜 돌려?” 그러면 “그냥”이라고 얘기했대요. 그런데 아내가 남편이 그 연예인만 나오면 채널을 돌리는 게 하도 이상한 거예요. 그래서 물었대요. 자꾸만 물으니까 남편이 계속 생각을 하다가 이런 이야기를 한 겁니다. 본인이 시골에서 자랐는데 어렸을 때, 초등학교 저학년 때쯤 큰형이 결혼했답니다. 그래서 형수가 들어와서 사는데, 식구들은 다 밭일을 나가고 형수가 임신했기 때문에 형수하고 남편하고 집에 있는 경우가 많았대요. 그런데 막 뛴다고, 간식 이것저것 요구한다고 형수가 굉장히 구박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이것을, 막 구박하고 야단치고 심지어 맞기까지 했는데 부모님께 얘기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다는 겁니다. 자, 그다음에 제가 지금 이야기한 것하고 이게 어떻게 관련이 있을까요?

◇ 김명숙: 어린 시절의 상처 때문에 감정표현을 잘 못 한다거나,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닐까요?

◆ 강현숙: 그런 것도 되고요. 또 하나는, 가장 직접적인 것은 그 형수의 얼굴이 바로 이 남편이 연예인만 나오면 너무 흡사해서 연상돼서. 우리가 왜 그렇잖아요. 어떤 무서운 생각이, 어떤 일이 떠오르면 그냥 머리를 흔들면서 다른 생각으로 넘어가듯이, 자기도 모르게 채널을 돌렸던 거죠. 그래서 우리가, 사실 이것은 심리학적으로 볼 때 무의식과 관련된 것이긴 하지만 사실 우리 생활에 이런 것들이 굉장히 많고 이렇게 해서 그 이유를 알게 되니까 남편이 나중에는 차츰차츰 그 연예인이 나와도 채널을 돌리지 않게 되었다는 거죠.

◇ 김명숙: 그렇군요. 결국, 어린 시절의 여러 가지 상황들이 크면서 영향을 많이 미치게 되지만, 또 자신이 자신에 대해서 알아가면서 동시에 자연적으로 치유하는 방법도 얻어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런 공부를 하다 보면. 그래서 심리학에 대해서 점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게 되더라고요. 결국 살아가는 게 너무 복잡하니까 심정적인 마음의 안정이랄까요. 이런 걸 찾으려는 분들이 많다는 얘기도 되는 것 같아요.

◆ 강현숙: 네, 그렇죠. 그리고 또 하나, 아까 말씀드리고 싶었는데요. 우리가 나에 대해서 안다는 것은 우리가 친구 관계 속에서 친구가 뭘 좋아하는지를 알아야 그 친구를 위해서 선물도 해줄 수 있고 친구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지 않습니까?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것은 이 땅에서 내가 행복하게 사는 게 중요하잖아요. 그리고 내가 행복할 때 남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인데, 특별히 우리 50 이후의 세대는 나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보다는 가족이라든지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만 살아온 세대가 아닐까 싶어요, 젊은 시절에는.

◇ 김명숙: 그렇죠. 타인의 시선에 초점을 맞춰서 사는 경우가 많았죠.

◆ 강현숙: 그런데 이제 조금은 나로 초점을 돌려서 우리가, 아까 제가 방송 나가는 걸 보니까 장애인 활동보조인 역할을 하시면서 행복하게 봉사하시면서 사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그렇게 봉사도 중요하지만 또 나를 위해주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대접해주는 것. 그런데 제가 어르신들과 상담을 하다 보니까 이런 얘기를 들었어요. 수급자 어르신들이 돌아가신 후에 방문을 해보면 장판 밑에 돈이 꽤 있으시답니다.

◇ 김명숙: 쌈짓돈을 그 안에다 보관하시는 것.

◆ 강현숙: 그 말은요. 나를 위해서는 진짜 소고기 한 근을 사다 먹지 못하고 그렇게 살아왔지만 나 죽은 후에라도 자식을 위해서 주려고 하시는 거죠. 그렇지만 우리가 왜 그런 책 제목도 있잖아요.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는 말이 있듯이, 내가 행복할 때 타인도 행복하지 않을까. 그런 안타까운 일들을 제가 많이 보면서 이런 것들을 강조하기 위한 전초전으로 자기 이해에 대한 수업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 김명숙: 내 삶을 주도하는 건 결국 나니까, 나를 잘 알고 나를 먼저 이해해야 다른 사람에 대해 배려도 할 수 있고 이해도 할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 50+ 연령층들이 저희 프로그램을 많이 응원해주시는데요. 50+가 되다 보면 남자나 여자나 다들 활동하던 무대에서 은퇴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뒤로 한 발짝 물러서거나 아니면 새로운 다른 일을 찾으려고 하는 경우가 있고요. 특히 남자들도 갱년기가 온다고 하는데, 여성들은 갱년기뿐만 아니라 폐경기까지 겹치면서 본인이 너무 힘들어하는 시기잖아요. 그렇다 보면 내가 힘드니까 배우자나 상대에 대해서 이해하고 배려하기가 쉽지 않은 거거든요. 주변에서 그런 경험 많이 보셨을 것 같은데. 어떡해야 할까요, 이럴 때?

◆ 강현숙: 그렇죠. 참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동안 30~40년을 다른 공간에서 생활했다고도 볼 수 있죠. 남편은 직장이라는 곳에서, 아내는 집안이라는 곳에서 생활하다 보니까 그동안 신혼 때랑은 다르게 서로 가치관이라든지 성격, 이런 것들이 많이 변해있을 수 있죠. 거기다가 또 신혼 때는 아무리 싸웠어도 몇 시간 안에 그냥 서로 화해가 되고 그런 시기라고 볼 수 있잖아요. ‘사랑의 유효기간’이라는 말도 있듯이. 그런데 50 이후에는 한 번 싸우면 어떻죠?

◇ 김명숙: 좀 오래 가요.

◆ 강현숙: 그렇죠. 아무래도 서로 풀어주려고 하기보다는 스스로 풀릴 때까지 서로 기다리다 보면 냉전기가 굉장히 오래가는 경우가 많이 있죠. 이런저런 것들이 겹쳐져서 힘들다고 볼 수 있는데요. 해법은 한 가지죠. 이럴 때일수록 의식적으로 서로 대화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 김명숙: 서로 대화하려는 거. 그런데 정말 화가 날 때 그렇게 마음은 풀고 싶지만, 행동이 풀어지기가 잘 안돼요. 그리고 예를 들어서 이런 거죠. ‘좋은 말 해야지’ 하다가도 쳐다보면 벌써 그 생각이 어디로 가버리고 없어요. 그래서 눈에서 힘이 다르게 나오거든요. 그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정을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부드럽게 말을 하면 풀릴 것 같은데, 그게 쉽지가 않아요. 그래서 말하는 방법도 우리가 배워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가까운 사람일수록.

◆ 강현숙: 그렇죠. 저희가 참, 말은 잘하는데 대화를 잘 못하는 것 같아요. 말은 일방통행인 거잖아요.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요. 그런데 대화는 쌍방통행이라고 할 수 있죠.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주로 내 말만 하려고 하다 보니까 서로 대화가 막히는 건데, 들어주려는 노력이 굉장히 필요한 것 같아요. 아이가 ‘엄마’라는 말을 하기까지는 수없이 들었기 때문에 그 말을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것처럼 들어주는 게 우선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냥 같은 공간에 있으면 듣고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 김명숙: 그냥 건성건성 듣는 거죠.

◆ 강현숙: 그렇죠. 그런데 그건 아니죠. 우리가 잘 듣는다 하면 바로 리스닝(listening)하듯 듣는 거라고 저는 표현하고 싶어요. 

◇ 김명숙: 경청.

◆ 강현숙: 네, 리스닝. 그러니까 우리가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그냥 옆에서 들려오는 얘기를 듣는 것은 ‘듣기’지만 우리가 영어로는 ‘hearing’이라고 얘기하는데요. 학생들이 왜, 수능시험이나 학교에서 영어듣기평가를 할 때 듣는 게 바로 ‘listening’에 해당하죠. 바로 듣기평가를 할 때처럼 제가 다른 곳에 주의 집중하지 않고 오로지 상대방의 말에만 주의 집중해서 잘 들어준다면, 그러면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알 수도 있고 듣다 보면 자연히 위로의 말, 공감의 말을 하다 보니까 말 꺼냈다가 ‘또 당신 말만 해?’ 하면서 부딪히고 싸움이 반복되고 하는 일을 조금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 김명숙: 그런데 참 그게, 정말 말씀하신 것처럼 하면 참 좋은데 이해하고 공감하면서도 실전에서는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왜냐면 감정조절이 안 돼서 그런 것 같아요. ‘다 알고 좋은 말, 바른말 부드럽게 하고, 내가 톤을 낮춰서 얘기해야지. 한 템포 쉬었다가 얘기해야지’ 하다가도 감정이 싹 내려가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감정 조절하는 법도 배워야 하겠죠? 어떻게 해야 하나요?

◆ 강현숙: 그렇죠. 우리가 어떤 감정이 생겼을 때, 물론 그것을 말로 해서 푸는 게 가장 좋죠. 

◇ 김명숙: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

◆ 강현숙: 그렇죠. 그렇지만 우리가 모든 상황에서 모든 상대방에게 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건 아니죠. 직장상사라든지 시어머니라든지 나보다 윗사람일 경우에는 쉽지 않은데, 그럴 때 저는 이런 얘길 하고 싶어요. 전달은 못 하더라도 발산이라도 하면 내 감정이 마음속에서, 내 감정을 쌓아두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감정이 조절될 수 있다는 거죠.

◇ 김명숙: 그런데 발산을 또 아무 데서나 함부로 할 수는 없잖아요, 더 악화될 수 있으니까. 어떻게, 혼자 있을 때?

◆ 강현숙: 그렇죠. 그러니까 이를테면 감정이라는 것은 에너지라고 할 수 있고 속에 넣어두면 나중에 폭발되잖아요. 그러니까 발산을 해야 하는데 아무도 없는 방에서 소리를 지를 수도 있고, 베개를 두드리면서 상대방이라 생각을 하고 욕을 해댈 수도 있고, 산책하시면서 나무에다 대고 이야기를 하실 수도 있죠. 또 우리가 운동을 하고 나면 감정에너지가 함께 빠져나간다고 해요. 그러니까 운동을 하고 나면 기분전환이 된다고 하는 건데, 그래서 저희가 운동을 하는 것도 일종의 방법일 수 있죠. 그리고 실컷 우는 것도 감정이 빠져나가는, 발산시키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고요. 그래서 요즘 많이 유행하고 있는 웃음치료, 미술치료, 음악치료, 이 모든 것들이 다 일종의 감정을 발산시키는 방법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명숙: 그러니까 나이 들수록 다른 것보다도 감정에 솔직하면서 동시에 발산도 혼자 있을 때라도 하면 좋고요, 열심히. 어떤 방식으로든 간에 음악, 미술, 운동을 통해서라도. 그리고 상대방과의 이야기할 때 잘 들어주는 자세, 공감하고 맞장구쳐주고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요. 끝으로 그러면 저희 50+들이 활기찬 제2의 전성기를 보내려면 이렇게 하면 좋습니다, 라고 응원의 메시지 한 마디 부탁드릴까요?

◆ 강현숙: 영화 <버킷리스트>라는 걸 보면 이런 장면이 나와요. 우리가 죽어서 영원히 천국의 문 앞에 이를 때는 신이 두 가지 질문을 한답니다. 당신은 이 땅에서 행복하게 살았는가, 즉 기쁨을 찾았는가. 또 하나는 당신은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삶을 살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의 여하에 따라 천국에 갈지 말지가 결정된다는 대화 장면이 나오는데요. 우리 50+ 이후의 세대가 정말 기쁘게 제2의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기쁘게 사는 중에 배움의 기쁨을 많이 경험하셨으면 좋겠고요. 배움의 기쁨 중에서도 나를 알아가는 기쁨을 경험하신다면 자연스럽게 남도 행복하게 해주는, 남에게도 기쁨을 주는 그런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명숙: 오늘 힐링이 되는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강현숙: 감사합니다.

◇ 김명숙: <감성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50+를 위한 심리학 수업>의 저자 강현숙 씨와 함께 이야기 따뜻하게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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