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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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주치의 “유방암” - 이은숙 국립암센터 유방암센터 박사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7-07 13:39  | 조회 : 16911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7년 7월 7일 (금요일) 
□ 출연자 : 이은숙 국립암센터 유방암센터 박사

당신의 주치의 “유방암” - 이은숙 국립암센터 유방암센터 박사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당신의 전성기, 오늘> 4부, <당신의 주치의> 함께 합니다. 유방암이 갑상선암에 이어서 여성 암 발생률 2위라고 하죠. 그리고 또 점점 갈수록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해서 정말 걱정이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시간, <당신의 주치의> 시간의 국립암센터 유방암센터의 이은숙 박사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 어서 나오세요.

◆ 이은숙 국립암센터 유방암센터 박사(이하 이은숙):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명숙: 겨울에 뵙고, 겨울 지나고, 봄 지나고, 한여름이에요. 얼굴 더 좋아지신 것 같아요.

◆ 이은숙: 고맙습니다.

◇ 김명숙: 늘 환자들과 계시지만 그래도 우리 교수님 뵈면 이렇게 밝은 표정을 보여주셔서 환자들이 선생님 모습 보고서도 좀 좋아질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 이은숙: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저한테서 좀 위안을 많이 받으시는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제가 긍정 에너지가 막 넘치나 봐요.

◇ 김명숙: 친근한 모습도, 의사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쉽지 않은데 그런 부분에서도 선생님 환자들은 축복받은 환자 같단 생각이 들어요. 너무 유쾌하십니다. 지난번에 나오셨을 때도 저희가 유방암 얘기를 하면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느 정도로 점점 늘어나고 있나요?

◆ 이은숙: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게, 우리가 암 통계를 한 이후로도 계속 증가하고 있고요. 한 10년 새에 숫자로 따지면 5,300명 생기던 환자가 15,000명 생겼다가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2014년도에 공식적인 중앙 암 등록본부에서 발표한 숫자는 18,300명 정도 되는데, 통계는 항상 2년 정도 좀 뒤져서 발표되거든요. 그런데 우리 한국 유방암학회에서 매년 숫자를 세는데, 유방암학회의 작년도 통계를 보면 아마 2만 명 정도라고 하고 있으니까, 아마 공식 레포트도 2016년 통계는 아마 2만 명 정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 김명숙: 그래서 그런지 갑상선암에 이어서 여성 암 발병률 2위라고까지 얘기하는데요. 왜 이렇게 늘어나나요?

◆ 이은숙: 아마 16년 통계는 1위로 올라가지 않을까 싶은 게, 우리나라 갑상선암에 대해서는 실은 논란이 좀 많이 있습니다. 너무 검진을 많이 해서 발견을 안 해도 될 암을 너무 찾아서 치료한다, 이런 논란이 있어서 갑자기 그 논란이 이슈화된 이후로 환자가 확 줄었어요. 그래서 실제 통계를 하면, 원래 우리나라에 제일 많은 암이 위암이었거든요. 그런데 갑상선암이 확 늘어나면서 2014년도까지는 1등이었어요. 그런데 아직 우리가 15년, 16년 통계를 모르는데 그 차이가 거의 비슷해요. 위암 숫자나 갑상선암 숫자나, 그 이후로도 갑상선암은 사람들이 검진할 필요가 없다, 이런 것들이 계속 이슈화가 되면서 숫자가 계속 줄고 있거든요. 제가 볼 때는 15년도 통계는 비슷할 것 같고, 16년도 통계는 이미 유방암이 더 많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명숙: 이렇게 유방암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왜 그런 걸까요?

◆ 이은숙: 여러 가지 이유인데요. 실은 현대 생활, 현대 여성의 삶 자체라고 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첫째는 어렸을 때, 사춘기에 키가 확 클 때, 뭘 먹느냐도 되게 중요하거든요. 큰 키가 유방암의 되게 위험요인이에요. 그래서 우리가 과거에 비해서 키가 무지 많이 컸지 않습니까? 그것도 큰 이유인데 그와 동시에 초경도 빨라지고 폐경은 늦어지고 우리가 운동이라든지 바깥에서 뛰어노는 시간이 눈에 띄게 많이 줄고 텔레비전이라든지 영상 매체를 통해서 계속 들어오는 자극들이, 여성들의 유방이 커지는 섹슈얼한 자극이 많은 사회에 살고 있거든요. 그런데다가 결혼도 늦어지고 아기도 잘 안 낳고, 이런 것들이 다 이유가 되는 겁니다.

◇ 김명숙: 그러면 출산을 하지 않는 이유 중에도 유방암에 걸릴 원인이 있는 거군요.

◆ 이은숙: 출산을 안 하는 것도 위험요인이고 늦은 출산도, 특히 30세 전에 출산을 하는 게 유방암 보호에 있어서 굉장히 큰 효과가 있는 이유거든요. 왜 30세 전이냐고 하는 걸 잘 설명하시는, 실험적으로 하기엔 되게 어려운데 과학자들이 추론을 하기로는, 우리가 임신을 하게 되면 굉장히 높은 호르몬에 유방이 노출되거든요. 30세 이전의 유방 세포는 굉장히 건강한 세포들이잖아요. 그 시기에 높은 호르몬은 향후 여성 호르몬이 변이가 있는 세포에서는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실제로 유방을 키우기도 하지만 암의 원인이 여성 호르몬이거든요. 나중에 세포가 이미 변형이 일어난 상태에서 이런 여성호르몬 자극은 암이 발생할 수 있는데, 건강할 때 높은 호르몬에 노출되면, 우리가 예방주사를 한 번 맞으면 나중에 감염이 안 생기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낸다고 추론하는데, 그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하기엔 되게 어려워서 그럴 것이라고는 생각합니다.

◇ 김명숙: 30세 전에 출산, 그래서 고령 출산이 또 유방암 걸릴 확률이 많을 수 있단 얘기까지 나오는 건가 보네요.

◆ 이은숙: 고령출산을 했다고 해서 그 출산 자체가 위험요인은 아니지만, 실은 30세 전에 출산해서 유방암의 보호 효과는 없는 거죠. 그런데 이제 너무 고령에 가다 보면 실제로 이미 내 몸의 세포가 변형이 일어났었는데, 임신, 출산을 통해서 높은 여성호르몬에 노출될 때, 실제로 최근 임신 중 유방암 환자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거든요. 그런 이유도 아마 이미 몸의 세포가 약간 여러 가지 암이 생기는 것은 결국 유전자 변형이 생기면서, 그게 한 가지 변형만 가지고가 아니라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생기는데요. 이미 세포 변형이 진행될 때, 고농도의 호르몬이 노출이 오면 실제로 암이 빠르게 자라거든요. 그런 것도 원인이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명숙: 말씀 듣다 보니까 이런 생각도 갑자기 드네요. 예전에 어르신들 말씀이, 특히 여자들은 젊었을 때 아이를 빨리 낳고 키우는 게 건강에도 좋다고요. 그런데 요즘에 결혼 연령이 계속 늦어지니까 이런 것도 연관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고요. 하물며 여성들의 속옷 착용과도 연관이 있나 하는 의문점이 드는데요. 왜냐면 얼마 전에 그런 기사를 봤거든요. 영국에서 어떤 18살의 남학생이 유방암을 예방할 수 있는 여성용 속옷을 만들었단 얘기가 있어서요.

◆ 이은숙: 저도 기사 보고 너무 궁금해서 찾아봤거든요. 그건 아니고 예방이라기보다는 그 속옷은 바이오센스라고 해서 유방암이 생길 때, 우리 유방의 온도가 변한다든지 무게가 변한다든지 혈류량이 변한다든지,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200개 정도 붙인 브래지어 같은 속옷을 개발한 거거든요. 그래서 그건 예방이 목적이 아니고 혹시 병이 생길 때 빨리 발견하자는 차원이지 예방 속옷은 아닙니다.

◇ 김명숙: 여성의 브래지어 착용법 같은 것과는 별로 연관이 없는 거죠?

◆ 이은숙: 제가 볼 때는 없는 것 같습니다.

◇ 김명숙: 우리 이은숙 박사님 지난번에 겨울에 나오셨을 땐, 저희 인터뷰한 내용이 조회 건수 7천 건을 넘었어요. 엄청 많은 거예요. 저희 홈페이지 게시판에 전문이 나오는데 조회건수가 7천 건이 넘어서 사람들이 유방암에 대해서 이렇게 관심이 많구나, 문자로도 질문을 많이 보내주셨거든요. 여자들이 관심이 많고, 관심이 많다는 건 그만큼 확률이 증가하고 있단 거겠죠? 5101님, 지금 문자가 아까부터 와 있는데 못 전해드렸어요. ‘제 친구가 임신 초기인데 유방암 초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까 임신 중에, 말씀하신 것이 이거네요. ‘마음이 많이 어렵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울기만 합니다. 어떻게 해야 좋은 것인지.’

◆ 이은숙: 이분이 두 가지 문제인데, 아기를 내가 잘 가지고 건강한 아기를 낳으면서 암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이게 가장 큰 관심사일 것 같습니다. 당연히 가능합니다. 아기를 유산하거나 이럴 필요는 전혀 없고요. 수술도 가능하고 항암제 치료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주치의와 상의를 잘하면 그 시기를 맞출 수 있어요. 임신 8주 전에는 뭘 하기가 좀 어렵거든요. 이분이 임신을 이미 알았다면 보통 4주는 지났을 겁니다. 아마 제가 볼 때는 6주를 전후해서 진단을 받았을 거고, 8주를 넘기는 건 앞으로 1~2주라서 그게 환자의 약간 기다리는 게, 환자나 태아한테 아무 문제가 없거든요. 일단 8주를 넘긴 다음에는 아주 초기 암이면 수술을 하면 됩니다. 하나도 아이한테 영향 없이 할 수 있고요. 그러면 이제 상처가 회복될 때쯤에는 이미 중반기에 들어가게 되거든요. 그럼 그때는 항암 치료를 다할 수가 있어요. 그래서 전혀 고민하시지 말고 주치의와 잘 상의하면 되고요. 충분히 가능하고 다 잘 낫게 할 수 있고, 저희 환자분들 중에서도 임신을 잘 유지해서 아이들 데리고 병원에 오시는 분들 많아요. 

◇ 김명숙: 네, 지금 말씀 들으셨죠? 염려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합니다. 임신하셨는데 마음을 또 편하게 갖는 게 중요하잖아요. 오늘 박사님께서 아주 긍정의 에너지를 팍팍 쏘신 것 같아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4171님, ‘어머니가 유방암인데 병원에서 상피 내 암종만 남아 있다면 호르몬 치료를 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데요.’.

◆ 이은숙: 상피 내 암종만 남아 있다고, 가 아닐 거고요. 제 생각으로는 상피 내 암종으로 아마 수술을 하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상피 내 암종으로 수술을 하고 난 다음에 상피 내 암종이 호르몬에 잘 반응하는 암이면 향후에 암이 생길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실제로 호르몬 억제제를 드시게 하거든요. 그런데 아마 어머님이시라면 아마 연세가 좀 있으실 것 같은데, 호르몬 억제제가 유방암 치료제로도 잘 쓰이고, 유방암의 예방제로도 쓰이긴 하는데, 우리 자궁 내막을 좀 두껍게 하면서 내막암의 위험도가 좀 있고요. 나이가 아주 드신 분들은 뇌졸중의 원인이 되는 뇌혈관의 혈전이 생길 수 있는 위험이 조금 있어서, 지금 이분 같은 경우는 치료 목적으로 쓰는 게 아니고 남은 유방이나 반대쪽 유방에 병이 생기지 말라고 예방 목적으로 쓸 때는 환자분의 다른 위험요인이 있나 없나를 고려해서 약을 드리거든요. 그래서 아마 제가 볼 때는 상피 내 암종이 남아 있단 뜻은 아닐 거고요. 상피 내 암종이 남아 있다면 그건 수술을 다시 하셔야지 하는 거고, 상피 내 암종으로 치료 후에 호르몬 치료를 할 건지 말 건지 고민하시는 것 같은데요. 그것은 실은 장점도 있지만 그런 단점이 있기 때문에 잘 저울질해서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명숙: 충분하게 의사 선생님과 상담하고 치료하시면 될 것 같고요. 7844님, ‘유방암도 다른 암으로 전이가 잘 되나요?’ 하셨네요.

◆ 이은숙: 다른 암이라기보다는 다른 장기로. 우리가 유방암이 한 번 걸렸는데 유방암이 다 낫고 나서 다른 암에 걸리는 건 2차 암이 생기는 거예요. 가령 내가 유방암을 다 치료하고, 유방암은 아무 문제 없는데 위암이 다시 생겼다, 그런 걸 2차 암이라고 해요. 유방암이 걸리신 분이 다른 2차 암 위험도도 있긴 해요. 특히 대장암이라든지 갑상선암, 이런 건 2차 암의 확률이 꽤 높은 암이거든요. 그런데 이제 우리가 유방암에 안 걸리신 분과 유방암에 걸리신 분을 비교해 보면, 유방암에 걸리신 분이 갑상선암 확률도 더 높고 대장암 확률도 더 높은 건 이미 연구를 통해서 많이 밝혀져 있는데요. 이분은 그런 걸 질문하신 것 같지는 않고요. 혹시 유방암이 걸려서 다른 장기에, 폐라든지 간이라든지 뼈라든지.

◇ 김명숙: 전이되는 것.

◆ 이은숙: 실은 유방암이 꽤 전이가 많은 암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장기 생존을 하는 암이기 때문에, 특히 굉장히 악성도가 높은 암은 다른 장기에 전이가 되면 그런 분들이 금방 돌아가시거든요. 그런데 유방암은 다른 장기에 전이가 있어도 좀 조절이 비교적 쉬운 암이라서, 다른 암에 비해서 쉽단 표현이 좀 맞지 않긴 하지만, 오랫동안 조절을 할 수 있는 암이다 보니까요. 실제로 뼈, 특히 우리가 뼈에 많이 전이되거든요. 뼈 전이의 가장 흔한 원인은 유방암입니다. 그럴 정도로 타 장기에 전이가 높은 암인데, 그냥 유방암으로 보면 실은 유방암은 치료가 잘 되는 암이고, 전이가 오는 환자들이 10년을 보면 한 20~25% 정도의 환자인데 짧게 5년이나 이러면 그건 10%도 안되거든요. 그렇게 따져보면 (전이율이) 높은 암은 아니죠.

◇ 김명숙: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게 막상 내 일이라고 하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잖아요. 

◆ 이은숙: 그럼요. 당연하죠. 전이암은 치료라기보다는 조절을 하는 암이니까, 조절이 실은 우리가 4기 유방암도, 최근에 4기 유방암의 성적이 굉장히 좋아졌다고 하더라도 5년 생존하는 환자들의 30~35% 정도밖에 안 되니까, 65~70%는 다 5년 내에 돌아가시는 거니까요. 실제로 전이성 유방암의 평균생존율이 한 3년 정도밖에 안 되는 거니까 잘 조절되는 건 아니죠. 다른 암은 6개월 내에 대부분 사망하시는 것에 비해서 3년 내지 5년, 실은 길게 10년도 있으시거든요. 그런 것도 있단 거지, 4기 유방암도 굉장히 안 좋은 상황이죠.

◇ 김명숙: 그렇지만 아까 말씀 전에 치료 결과, 치료 성적이 좋다고 하셨잖아요. 그렇다면 4기는 좀 그렇다고 말씀하셨지만, 초기에 발견하면 그렇게 염려 안 해도 될 상황이죠?

◆ 이은숙: 그럼요.

◇ 김명숙: 그런데 수술까지 가게 되는 경우에 수술을 하면, 여성들은 사실 수술 후의 상황까지도 걱정을 많이 하거든요. 수술 후의 나의 모습에 대해서 신경을 안 쓸 수가 없어요. 처음에 아플 때는 아픈 것만 신경 쓰지만, 수술 후에는 재건 후 모습도 신경 쓰게 되고요. 지금 1410님께서 또 문자 주셨는데요. ‘엄마가 60이 넘었는데 이번에 암으로 유방 절제를 하시는데 어머니는 다 늙었으니 재건 수술은 안 하시겠다고 하세요. 저는 하셨으면 좋겠는데요. 박사님 의견은 어떠신지요?’ 이게 방금 제가 말씀드리려고 했던 내용이네요.

◆ 이은숙: 제가 볼 때는 이 연세분들은 재건하시는 게 좋아요. 지금 따님도 어머님은 그렇게 생각하시는데 따님은 그렇게 생각 안 하시는 이유가, 아직도 실은 10년, 20년을 사실 때 유방이 없으면 생각보다 불편한 게 되게 많으세요. 그리고 이 연세의 분들은 막 우리가 젊은 사람들처럼 예쁘고 이런 유방을 원하시는 게 아니거든요. 내가 지금 갖고 있는 이 모습이 비슷하게 유지가 되는 걸 원하시는 거라서, 이게 기술적으로 고난이도의 수술도 아니고 보험도 다 되세요. 그리고 이제 대부분 이 연세의 분들은 병 자체가 아주 악성도가 높아서 금방 말썽을 부릴 확률이 젊은 사람들에 비해서는 많이 떨어지거든요. 그렇다는 건 장기적으로 환자분이 잘 치료될 가능성이 많은데, 그랬을 때 굉장히 불편해하시는 게 유방이 없어서 여름에 옷 입기도 불편하고. 또 이런 분들은 젊은 사람들은 유방이 없으면 우리가 인조 브래지어와 같이 무게를 맞추는 것을 잘 신경 써서 하시는데, 어르신들은 불편해서 그걸 잘 못하시거든요. 그래서 그냥 수술할 때 다 만들 수 있어요. 수술할 때 만들고 수술 시간이 그렇게 더 많이 걸리는 것도 아니고, 저도 옛날엔 65세 넘으시면 그냥 사시죠, 했는데 아니에요. 제가 해보니까 이 연세 분들은 그냥 하시는 게 좋아요. 20~30대는 진짜 아무리 잘 만들어도 그게 자기의 그 예쁜 유방 같지가 않거든요. 그때는 이걸 진짜 잘 만들었다고 해도 환자들이 여기가 조금 들어갔어요, 여기가 조금 찌그러졌어요, 이런 게 있는데요. 이분들은 딱 만들어 드리면 이렇게 되는 걸 내가 몰랐구나, 하시는 건데요. 회복이 더딘 것도 아니고요. 따님 의견이 제가 볼 때는 맞을 것 같고요. 병이 너무 진행돼서 여러 가지 치료가 복잡한 상황이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닌 것 같거든요. 제가 볼 때는 하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 김명숙: 재건 수술은 하시는 게 나을 것 같단 답변 주셨습니다. 그러면 유방암 수술하고 나서 동시에 재건 수술을 하나요?

◆ 이은숙: 네, 대부분은 다 동시에 재건을 하고요. 드문 경우에는 병이 너무 진행돼서 피부를 이제 우리가 남길 수 없이 많이 절제해야 하면 바로 만들기가 어려운 경우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럴 때는 다른 데에서 살을 가져와서 우리가 재건하게 될 때는, 추후에 항암제, 방사선, 이런 것이 예정돼 있을 때는 나중에 하는 지연 재건을 선택할 수는 있는데요. 최근에 그런 환자들은 또 미리 항암제를 다 하거든요. 그래서 대부분은 즉시 재건하고요. 아주 드문 경우에만 지연 재건, 과거에는 지연 재건을 대부분 하고 즉시 재건을 드문 경우에 했는데, 요즘은 대부분 즉시 재건을 하고 일부 환자들만 지연 재건을 하게 돼요.

◇ 김명숙: 네, 그렇군요. 또 7771님, ‘유방암은 여성의 나이와 상관없나요? 고령이 아무래도 더 많이 걸리는 건지 궁금해요. 그런데 제 친구는 20대 때 유방암에 걸렸어요.’ 이러셨는데.

◆ 이은숙: 나이가 들수록 많이 생기는 건 맞고요. 그런데 우리나라 여성들이 과거에는, 미국은 나이가 들수록 계속 발생률 그래프가 올라가요. 그런데 우리는 70세 이때 가서는 꺾어지는데, 지금은 계속 밀리고 있어서 점점 나이가 들수록 많이 생기는 건 맞는데요. 20대 유방암 환자들도 심심치 않게 있어요. 1년에 300명 정도 있긴 하지만, 많은 숫자는 아닌데도 실은 걸리면 여러 가지 생각해야 할 게 너무 많은 거죠. 예향뿐 아니라 나중에 출산이라든지 결혼 같은 여러 가지 많이 걸리는 문제가 있고 흔하진 않지만 없는 건 아닙니다.

◇ 김명숙: 그러면 그렇게 젊은 나이에 유방암이 걸리는 건 유전적 확률도 많이 있는 건가요?

◆ 이은숙: 유전적일 확률이 굉장히 높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대부분 유전자 검사를 하게 하고, 유명한 앤젤리나 졸리가 검사했던 브라카라는 BRCA 1번, 2번 유전자가 유방암 발생에 굉장히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거든요. 그 유전자뿐만이 아니라 몇 개 이미 밝혀진 유전자가 있어요. 그런 것을 요즘은 쉽게 검사할 수 있어서 대부분 유전적 소인을 먼저 체크합니다.

◇ 김명숙: 모든 병이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유방암 같은 경우엔 미리미리 진단하고 예방하는 게 더 중요하단 생각이 드는데요. 5952님, 지금 문자 주셨는데 ‘건강검진 때 유방 촬영하는 것 너무 고역입니다.’ 여자들 이거 다 싫어해요. 아파서. ‘얼마나 자주 해야 하나요? 요즘은 혈액 검사로도 유방암 여부를 알 수 있다고 하던데요.’ 그래요?

◆ 이은숙: 아직은 아니고, 그런 시도를 많이 하고 있고요. 우리 기관에서도 그런 걸로 논문도 내고 해서 그게 약간 잘못 와전돼서 혈액 하나로 암을 다 진단할 수 있다, 그건 누구나 꿈꾸는 과학자들의 로망이기도 하고 모든 사람의 로망이라서 그쪽으로 많이 가고 있어요. 실은 기술도 많이 발전돼 가고 있어서 아마 어느 시점에는 그렇게 될 건데, 아직은 아니라서 유방 사진을 찍어야 하는 상황인데요. 대부분 40세 이전에는 유방 사진이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 유방 밀도가 너무 높아서요. 그래서 검진용으로 찍는 건 우리나라도 40세 이상에서만 하게 하고, 1년에 찍냐, 2년에 찍냐 이런 게 논란 중 하나인데요. 60세가 넘어가면 실은 2년 정도가 적절하다고 다들 생각하고 있는데, 40대에서 60대 사이엔 2년은 너무 기간이 긴 거예요. 대부분 1년 권유를 하고 있는데, 밀도가 너무 높은 유방은 실은 유방 사진이 그렇게 도움이 안 되거든요. 그건 조금 상황에 따라서 약간 조절할 필요가 있고, 국가 암 검진에서는 그냥 2년에 한 번 촬영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 김명숙: 그런데 촬영하는 것도 엑스레이를 찍는 게 있고 초음파로 하는 게 있는데, 어떤 경우에 다르게 해야 하는 건가요?

◆ 이은숙: 그래서 대부분 검진용으로 찍는 건 유방 촬영을 기본으로 하고, 유방 촬영이 말씀드린 것처럼 밀도가 조밀하면 유방 전체가 허옇게 나오거든요. 암도 허여니까 구분이 잘 안 될 때가 많아요. 그럴 때는 초음파를 권유하는데, 그럼 처음부터 초음파를 하지 왜 아픈 사진을 찍느냐, 얘기들을 많이 하시는데요. 실은 그 사진에서 꼭 찾을 수 있는 조기 유방암 사인 중 미세석회라는 게 있거든요. 그 미세석회는 초음파가 잘 발견 못 한다는 이유가 하나 있고요. 초음파는 의사가 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가격적으로는 굉장히 비싸고요. 두 번째로는 초음파는 굉장히 미세한 것까지 찾다 보면 환자들에게 쓸 곳 없는 두려움, 걱정을 안겨 드릴 수 있는 가능성이 굉장히 많아요. 검진의 폐해 중 하나거든요. 실제로 검진을 반대하는 학자도 되게 많아요. 그런 분들의 논리는 뭐냐고 하면, 건강하지 않은 사람을 건강하게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건강한 사람을 아프게 만드는 건 너무 쉽다는 거죠. 건강한 사람을 아프게 만든다는 건 너무 쉬운 거예요.

◇ 김명숙: 아는 게 병이란 말도 있잖아요.

◆ 이은숙: 그렇죠. 그래서 검진을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실제로.

◇ 김명숙: 검사를 하다 보면 유방 결절이라는 얘기를 듣는데, 그 결절이라는 게 우리가 흔히 말하는 혹하고 다른 건가요?

◆ 이은숙: 비슷한 개념인데요. 혹이 있다고 하면 다들 너무 겁을 내시지 않습니까? 그리고 또 그게 혹이라는 게 종류가 되게 많거든요. 유방 조직도 어떨 때는 내 정상조직인데도 혹처럼 보일 때가 많아요. 이걸 혹이라고 했다가 나중에 별거 아니라고 하면, 혹이 있다고 해서 내가 이러이러한 검사를 많이 했는데 왜 아무것도 아니라고 그러냐, 이런 게 또 애매하니까 약간 애매한 텀을 쓰는 거죠. 뭔가 있긴 한데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건 별것 아닐 것이라고 하면 그게 설득하기도 쉽고 또 환자들에게 크게 겁을 안 주지 않습니까?

◇ 김명숙: 검진을 이렇게 해서 알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리 자가진단을 하는 것도 유방암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하는 게, 지난번에도 나오셔서 자가진단법에 대해서 한번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 이은숙: 일단 책을 보고 하려면 굉장히 복잡한 것 같아서요. 그렇게 하시는 것보다는 샤워할 때, 생리가 끝나고 나면 여자분들이 대부분 샤워를 열심히 하지 않습니까? 그 시점이 제일 좋거든요. 생리 끝나고 난 다음에 유방이 제일 말랑말랑하니까요. 그래서 이제 그 시점에 샤워할 때 보통 비누칠을 하잖아요. 비누칠을 할 때 왼쪽 유방을 검진하고 싶다고 하면 왼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오른손을 잘 펴서,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손가락이 유방에 닿기 제일 쉽잖아요. 상상해 보시면 첫 번째랑 다섯 번째 손가락으로 하기는 어렵죠. 그래서 두 번째, 세 번째 손가락으로 유방이 원이라고 생각하고 젖꼭지가 원 가운데에 있다고 생각하면요. 12시 방향부터 젖꼭지를 향해서, 원 가운데를 향해서 머리를 쓰다듬듯이 두 번째, 세 번째 손가락으로 문지르면 비누가 있으니까 이게 미끈미끈하잖아요. 그럼 쓱쓱 미끄러지듯이 가운데로 빠짐없이 시계 방향으로 쭉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원을 향해서 방추형으로 쭉 내 손이 지나갈 것 아니에요? 그럴 때 뭔가 걸리는 느낌이라고 하면 병원에 오시면 되는데요. 실제로 젊은 여성들은 걸리는 느낌이 되게 많이 들어요. 그게 그냥 자기 유방일 때도 많은데, 이걸 자주 만져보다 보면, 옛날에 없던 게 뭔가 이상하다 싶을 때는 병원에 꼭 가셔야 해요.

◇ 김명숙: 오른쪽, 왼쪽 그렇게 번갈아서 자가진단을 하는 법까지 오늘 이은숙 박사님을 모시고 유방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함께 할 때마다 좋은 말씀 명쾌하게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은숙: 초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명숙: 다음번에도 또 한 번 나오셔야죠?

◆ 이은숙: 네, 감사합니다.

◇ 김명숙: 국립암센터의 이은숙 박사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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