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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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말아요, 그대 “노후 준비의 함정” - 조영석 노후 전문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7-10 15:13  | 조회 : 4595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7년 7월 10일 (월요일) 
□ 출연자 : 조영석 노후 전문가

걱정 말아요, 그대 “노후 준비의 함정” - 조영석 노후 전문가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당신의 전성기, 오늘> 4부, <걱정 말아요, 그대> 문을 엽니다. 누구나 멋지고 우아한 노년을 꿈꿉니다. 그래서 열심히 돈도 모으고 건강관리도 해봅니다. 그런데 50대, 60대로 접어들지만 요즘에는요. 할머니, 할아버지라는 호칭을 하기에도 참 어려운 경우가 심심치 않죠. 그리고 그 소리를 들으면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고요. 정말 젊다, 이렇게 말이죠. 정말 멋지고 행복한 노후를 누린다는 게 어떤 걸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오늘은 진정한 꽃노후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노후 준비의 함정’의 저자인 조영석 노후전문가 자리 함께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조영석 노후 전문가(이하 조영석): 네, 안녕하십니까.

◇ 김명숙: 제가 일단은 노후 전문가라고 소개해 드렸지만, 사실 부동산포럼아카데미 원장 역임하셨고, 또 노년의 자산관리에 대해 강의도 하고 계셨어요. 이번에 책도 ‘노후 준비의 함정’이란 책을 쓰셨는데, 서문에 보니까 ‘돈과 건강만 있으면 노후가 행복할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셨다고 제가 이제 읽었는데요. 우리가 노년의 문제를 사실 건강과 경제적 측면에서만 얘기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건강이라는 게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죠? 어떻게 해석하시는지요?

◆ 조영석: 건강은 대체로 보면 신체적 건강을 많이 생각하는데, 그 말은 맞습니다. 그런데 요즘에 와서는 심리적으로 건강해야 한다, 왜냐면 여명이 길어짐에 따라서 나 혼자 견뎌야 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이제는 강한 정신력, 이것이 요구되는 때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 김명숙: 의미 있는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건강과 경제적인 것도 당연히 중요하겠지만, 정신적 측면의 건강이 중요하단 말씀이시잖아요. 정신적인 측면으로 건강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조영석: 정신적인 건강은 심적인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로부터, 기존에는 경제 문제와 건강 문제만 해결되면 노후는 별문제가 없는 것처럼 생각돼 왔습니다. 그래서 모든 강의라든가 모든 관심사가 자산 관리, 건강에 집중돼 있었는데, 그것만 가지고는 노후가 완전하지 않다는 게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탑골공원 같은 데에 가면 그 많은 노인들이 있는데요. 그런 사람들이 전부 건강하고 경제 문제, 이런 문제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고 봅니다. 그런 것에 아무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많은 시간들을 어떻게 할지 몰라서 그렇게 나와 있는 것인데요. 시간 활용 능력, 심리적 독립에 문제가 있다고 보입니다. 

◇ 김명숙: 심리적 독립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쓰신 책 ‘노후 준비의 함정’을 보면 노후의 심리에 대해서 많이 주목하고 계신 것 같아요.

◆ 조영석: 심리, 이렇습니다. 노인들의 심리는 젊은 사람들과 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노인들의 심리를 좀 이해를 하는 게 좋다고 보입니다. 우리가 노인을 좀 이해할 수도 있고, 언젠가는 나도 노인이 될 것이기 때문에 미리 이해한다는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노인이 그런 심리적 현상을 보였을 때, 나도 늙으면 저렇게 될 것인가, 그런 문제에서 나는 저러지 말아야겠다고 하려면 어떤 심리가 있는 것이고 그것을 미리 방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봅니다.

◇ 김명숙: 노후 대비를 위해서는 앞선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배우는 것도 중요하단 거죠?

◆ 조영석: 그렇죠. 그렇습니다.

◇ 김명숙: 그러면 노인들의, 노인이라고 해서 표현이 좀 그렇지만, 나이 들어가면서 생기는 심리적 특징이라면 어떤 걸 꼽을 수 있을까요?

◆ 조영석: 가장 큰 문제가, 많이 볼 수 있는 게 말이 많아진단 겁니다. 말이 많아진다는 것은 크게 두 가지 관점이 있는데요. 하나는 자기가 소외된다고 하는 점, 그래서 소외되기 때문에 말을 함으로써 자기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심리적인 게 있고요. 또 하나는 말이 많으면, 말을 하게 되면 생존 능력에도 좀 도움이 된다고 해요. 말을 한다고 하는 것은 다른 사람과 유대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고, 유대 관계를 맺게 되면 신체적,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낀다, 그런 점에서 생존 욕구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 김명숙: 노후 심리는 말도 많이 하게 되지만, 한편으로는 말이 많은 가운데에 고집이 세다고 할까요? 자기주장이 강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 조영석: 그런 것을 보면, 노인이 되면 두렵습니다. 모든 게 두려워지고 불안하죠. 자기가 경험했던 것만 옳은 것이고 잘 알고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받는 것만 옳은 것이고 그래서 자기가 경험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선 전혀 신뢰하지 못하는 거죠. 무서운 거죠, 세상 나가는 게. 그래서 편향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 김명숙: 폭이 좀 좁아진다거나 과거 지향적이 된다거나요.

◆ 조영석: 과거 지향적이라는 게 나는 옛날에 이랬는데. 그게 뭐냐면 누구나 과거는 화려하고 아름답습니다. 자기가 지금 현재 상황이 안 좋기 때문에 자꾸 과거를 회상할 수밖에 없는 거죠. 거기에서 자기 삶의 의미를 찾는 겁니다.

◇ 김명숙: 그런데 복합적인 것 같아요. 과거지향적이고 과거에 자꾸, 옛날에 내가 이랬었는데 생각하면서 외롭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면서 자꾸 말이 많아지고. 말이 많아지다 보니까 참견도 하게 되고. 흔히 말해서 오지랖이 넓어진다고 그런가요?

◆ 조영석: 참견하는 것은 노인들의 힘입니다.

◇ 김명숙: 힘이에요? 어떤 면에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 조영석: 저도 이제 나이가 좀 들었는데요. 제 예를 잠깐 말씀드리겠습니다. 몇 년 전 아들과 10일 정도 여행을 다녔는데, 그때 겨울에 가서 여수가 참 추웠습니다. 사진을 찍을 수 없을 정도로 강풍이 불었고 밤에 도착해서 매우 추운 날씨였는데, 그 와중에 엄마와 아빠와 딸아이 세 명이 나온 걸 봤습니다. 그래서 아빠와 엄마와 한 아이, 세 명이 한 번에 사진을 찍을 순 없는 거죠. 그래서 각각 자기들끼리 찍다가, 제가 옆으로 지나가면서 생각하기를, 그러면 세 명이 한 번에 찍어달라고 나한테 부탁하겠구나, 하고 저는 가야 하는데 안 가고 아들놈과 같이 기다리고 있었죠.

◇ 김명숙: 아, 미리 짐작해서 도와주려고, 찍어주려고.

◆ 조영석: 일종의 오지랖일 수도 있고요. 다른 사람이 요구하지 않는 것을 내가 미리 손을 내밀어서 해결해주려고 하는 것이 노인들이 하나의 증상이 아닌가.

◇ 김명숙: 그건 오지랖이라기보단 배려라고 할 수 있겠죠. 나이 들어가면서 연륜이 묻어나는 배려일 수도 있고요. 앞서 가는 생각일 수도 있고요. 이건 어떻게 바라보느냐, 시각에 따라서 입장이 달라질 수 있는데요. 아무튼, 나이 들어가면서, 저도 나이 들어가고 있지만, 정보다는 좀, 뭐라 그럴까요. 말이 좀 더 많아지는 것 같고 고집이 세지는 것 같은 경향이 있어요. 절충을 해가야 하는데요. 요즘에는 사실 저희가 노후, 노인, 노년, 이렇게 말은 하지만 50대, 60대만 해도 상당히 젊어요. 그래서 어느 책에서 이제는 16세에서 65세까지가 청춘기다, 이렇게 UN에서도 얘기하는 보고서가 있었다는 걸 읽은 적이 있거든요. 16세에서 65세까지가 청춘기고, 66세부터 85세까지가 중년기다, 그만큼 이제 연령이 노후 시대가 길어졌단 얘기잖아요. 청춘이라는 게 정말 나이와는 상관없단 의미 같아요.

◆ 조영석: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늙음이라고 하는 것, 나이 듦이라고 하는 것, 이것이 본질적으로 무엇인지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왜냐면 우리가 신체적으로 나이가 들면 나이가 들었다고 하고 개선하게 되는데요. 문제는 젊음이라고 하는 것과 청춘은 조금 다르게 해석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거든요. 젊음이라는 것은 당연히 신체적 나이를 말하죠. 50, 60을 젊음이라고 말할 순 없는 거니까요. 청춘이라는 것은 나이와 관계없이 자기가 뭔가를 할 수 있는 추진력 정도로 전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서, 젊은 사람들도 무기력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그런 사람들은 젊기는 하지만 청춘이라고 말하기는 좀 힘들고요. 예를 들어서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정력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 사람들이 청춘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 김명숙: 그렇죠. 우리도 예전에 그런 얘기가 많았잖아요. 피 끓는 열정이 있을 때가 청춘이라는 얘기를 하잖아요. 

◆ 조영석: 그래서 피가, 피천득 선생님의 말씀대로 ‘피가 끓는 사람은 나이에 관계없이 항상 청춘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명숙: 그게 바로 강한 정신력과 일맥상통하는 얘기겠죠. 그만큼 정신력이 중요하단 건데요. 요즘에 젊어 보이기 위해서 너무 외모적인 측면에 신경을 많이 쓰지만, 사실 젊게 산다는 것은 외적인 젊음보다는 내적인 강인함, 아까 말씀하신 정신력을 키우고 뭔가 활동량이 많아지면 좀 더 젊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많이 움직이면요.

◆ 조영석: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안티에이징이란 말을 많이 썼지 않습니까? 이제 안티에이징은 얼굴에 시술을 해서 젊게 보인다거나 하는 걸 주로 말하는데요. 그게 꼭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겠습니다. 100세, 요즘 태어나는 아이들은 120세까지 산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럼 120세까지 산다고 하면 그런 문제에 대해서 당연히 관심이 좀 더 있을 수밖에 없고요. 진화론적으로 보면 자연은 젊은 사람을 또 선택한대요. 그런 점을 봐도 꼭 부정적으로 볼 수 있는 건 아니고요. 다만 우리는 한 단계를 넘어서 뭔가를 활동적으로 할 수 있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강한 정신력 같은 게 반드시 필요합니다. 요즘에 나이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70세 이상의 사람이 암벽 등반을 한다든가 모델을 한다든가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경우는 우리가 액티브에이징이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다. 제가 한 마디만 더 추가한다면 이젠 안티에이징, 액티브에이징을 넘어서 스마트에이징이 돼야 하지 않을까. 스마트에이징이라고 하는 것은 스마트폰을 잘 다룬다, 이런 얘기가 아니고요.

◇ 김명숙: 그걸 잘 다루는 것도 중요하겠죠. 시대에 따라서요.

◆ 조영석: 중요한데, 제가 의미하는 것은 유연한 사고방식,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이것들이 중요하지 않을까. 저는 그것을 ‘스마트에이징’이라고 이름을 한 번 붙여봤습니다.

◇ 김명숙: 의미 있는 얘기 같아요. 사고 자체가 유연해져야 한다는 게 정말 중요하죠. 초반에도 말씀하셨지만, 폭이 좁아지고 자기주장이 강해지고, 쉽게 말하면 고집이 세진다고 하는데요. 그러면 갇혀 있기 쉬우니까, 사고의 유연성을 키우는 게 우리가 나이 들어가면서 훈련해야 할 것 중의 하나인 것 같아요.

◆ 조영석: 매우 중요합니다.

◇ 김명숙: 사고의 유연함, 좋은 말씀인 것 같아요. 스마트에이징, 또 하나 배웠습니다. 1020님, ‘저는 공부를 하면서 다양한 체험을 합니다.’ 체험한다는 것은 다양한 활동을 한다는 거죠. 이런 게 중요한 것 같고, 5715님, ‘제 나이 67이지만 방통대도 다니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하고 있습니다. 100세 시대, 여전히 청춘입니다.’

◆ 조영석: 네, 아주 좋습니다.

◇ 김명숙: 방통대 다니시면서, 공부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고 계시단 것.

◆ 조영석: 그렇죠. 저희가 강의하고 있는 학교에서도 지금 가장 나이 많은 학생이 73세인 학생도 있거든요. 그런 경우를 보면 대단히 존경스럽기도 하고 젊었을 때 참 열심히 살았단 반증이기도 하고, 그분과는 그런 점에서 오히려 제가 차도 좀 사드리고 얘기를 많이 나눴던 적이 있습니다. 참 보기 좋고 훌륭합니다.

◇ 김명숙: 제가 늘, 저도 생각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얘기할 때 하는 얘기인데요. 나이 들면서 중요한 건 어떤 그룹에 속하느냐가 중요한데, 다른 것 따지지 말고 배우는 자에 속할 것이냐, 가르치는 자에 속할 것이냐, 둘 중 한 군데에는 속해 있어야 한다. 배우지도 않고 가르칠 능력도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얘기를 들어서요. 나는 누군가를 가르칠 능력은 안되니까 늘 배워야겠단 생각은 항상 하고 있어요. 그래서 뭔가 배우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 조영석: 키우셔서 나중에 가르치시면 되죠.

◇ 김명숙: 그럴 수 있을 만큼 전문가적으로 실력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고요. 대부분의 사람이 물론 가르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문자 주신 분처럼 늘 배우려고 하고 뭔가의 일을 찾아 나서는 게 중요하단 생각이 드네요.

◆ 조영석: 그게 이제 아까 말씀드린 액티브에이징이 되겠습니다.

◇ 김명숙: 오늘 스마트에이징, 액티브에이징, 많이 배웠습니다. 그런데 나이 들면서 최근엔 노령화 시대가 되면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바로 황혼이혼, 빼놓을 수가 없어요. 졸혼에 이어서 황혼이혼도 많이 늘고 있는데, 그만큼 행복한 노후의 조건 중에 동반자와의 즐거운 삶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단 것 같아요. 경제적인 것도 중요하고 돈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함께 하는 사람이란 것 아닐까요? 은퇴 후 나이 들어서 부부 관계, 새롭게, 어떻게 열어가야 좋을까요?

◆ 조영석: 그런데 이 문제는 사실 간단한 문제는 아닌데요. 황혼 이혼이 우리나라에서 많이 증가하고, 신혼 이혼보다 많이 늘었단 통계도 있고요. 사실 이렇게 말씀드리는 게 그렇습니다만 이혼할 수 있는 여건이 잘 갖춰져 있다고 전 보고 있습니다.

◇ 김명숙: 어떤 측면에서 그렇죠?

◆ 조영석: 예를 들어서 사회적으로 이혼에 대해서 그렇게 옛날처럼 부정적으로 느끼지 않는다는 점, 재산 분할 청구가 많이 인정되고 있단 점, 그리고 사실 살아온 세월이 100세 시대다 보니까 너무 오래된단 점, 가장 중요한 건 가치관의 충돌이죠. 남편의 전통적 가치관과 부인의 새로운 가치관이 충돌하게 되면 결국 거기에서 이혼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런 경우에 항상 가치관이 충돌하면 새로운 가치관으로 수렴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황혼이혼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요. 이제 그런데, 이게 문제가 되는 게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황혼이혼이 오지 않도록, 그런 부분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김명숙: 어떻게 노력해야 할까요?

◆ 조영석: 이것도 좀 저의 개인적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저는 지금 어머니가 계시고요. 저를 포함해서 오남매가 있습니다. 어머니는 이 방송을 듣고 계신가는 모르겠지만 좀 까칠하신 편이고요. 어머니 죄송합니다. 오남매는 자주 보이는 편이에요. 그런데 이제, 시어머니는 까칠하지, 남편은 자주 만나지, 부인 입장에서 볼 땐 이게 완전히 지옥 같은 세상일 수 있거든요. 그런데 집사람은 어떤 점에서는 저보다 어머니한테 잘하고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우리 오남매가 만나면 보통 2박 3일 동안 한집에서 지내고 있는데, 그런 것에 대해서 별로 개의치 않고요. 제가 가장 가치를 두고 있는 게, 어머니에 대한 예의, 형제간의 우애, 이걸 가장 가치를 두고 있는데 집사람이 바로 이 가치를 인정해주고 있는 거예요. 저는 이걸 본질적인 가치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가장 가치 있게 느끼는 점을 배우자가 해준다면 그 이외의 것은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다, 전 그렇게 보고요. 그런 점에서 집사람이 항상 잘하고 있겠습니까, 저한테 마음에 안 드는 점도 있죠. 그런데 제가 가장 중요한 점에서 가치를 인정해주고 있기 때문에, 그 외의 집사람의 소소한 것에 대해서는 제가 얘기를 안 합니다. 그래서 본질적인 것을 같이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

◇ 김명숙: 같이 공유하는 게 중요하니까 조영석 교수님께서도 부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대해서도 인정하시고요.

◆ 조영석: 그렇죠. 같이 그렇게 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 김명숙: 부부간의 노후를 함께 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모든 게 다 맞을 수는 없지만 가장 크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같이 공유해주는 게 중요하단 말씀이시고요. 그러면 나이 들면서 자식들도 나이가 들잖아요. 자녀로부터 독립이라고 하나요. 자녀를 독립시키고 자녀에 대한 생각으로부터 좀 떨어져야 하는데, 요즘엔 너무 그러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나이가 많은 자식들도 끝까지 의존하고 부모들이 도와주고 그러잖아요.

◆ 조영석: 그게 이제, 무한한 애정이라고 해야 할까요. 무한한 희생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게 약간 문제가 돼 있는데요. 이건 기본적으로 인격체를 독립적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내가 아이를 낳으면 이 아이는 내가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일종의 소명 의식은 강한데, 저건 나와 완전히 독립된 인격체라고 보지 않는 거죠. 그런데 그렇게 되면 항상 저놈이 안 되면 내가 항상 끝까지 케어해야 하고 돌봐야 하고, 캥거루 부모가 나오고, 이렇게 되는 것인데요. 저는 그런 점에서 어렸을 때 아이들 교육을 잘 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무슨 말씀인가 하면, 어느 선까지는 너에게 해주고 그다음은 너한테 관여할 수 없다, 너도 그 나이가 되면 네가 알아서 네 앞날을 개척해야 한다. 이렇게 평상시에, 한두 번이 아니고 틈날 때마다 아이가 그런 개념을 확실히 잡도록 해주는 게 중요하다.

◇ 김명숙: 개체로서 인정해주고 독립심 키워주고 그렇게 교육을 시켜야 한단 말씀이시죠?

◆ 조영석: 그렇게 하는 것이 오히려 그 아이를 더 살리는 것이지, 걔가 안 됐다고 해서 계속 같이 보듬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김명숙: 자녀로부터의 독립이 어쩌면 또 진정한 꽃노후라고 얘기할 수도 있을 텐데요. 그런데 그렇게 자녀도 다 독립시키고 출가하고, 그러고 부부끼리 둘만 있다 보면, 물론 아까처럼 서로 부부간에 본질적 가치를 공유하면서 서로 배려하는 사이야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나 혼자인 것 같다는 쓸쓸함과 외로움 때문에 우울증을 겪는 노년들도 많이 있거든요. 노년의 우울증은 어떻게 이겨내는 방법이 또 있을까요?

◆ 조영석: 노년의 우울증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외로움에서 오는 경우, 질병에서 오는 경우, 자기 역할의 종료에서 오는 경우,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여기에선 외로움에서 오는 경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런 경우죠. 전에는 우울증이라고 하는 게 마음의 감기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거든요. 요즘은 우울증에 걸리게 되면 거의 대부분 자살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것은 어느 한 학자의 말에 따르면 우울증이라는 건 자살에 이르는 징검다리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마음의 감기라기보다는 좀 심각성을 갖고 대처할 필요가 있겠는데요. 그런데 이것도 결국은 이렇습니다. 아까 내내 말씀드린 것처럼 평상시에 자신의 정신력을 키워놓는 게 중요한 것이거든요. 그전에, 60대 이후의 그런 정신력을 키우는 것은 사실 쉽지 않습니다. 젊었을 때, 힘 있을 때, 40~50대에 강한 멘탈을 형성시키는 데에 노력해야 하고요. 그리고 나이가 들면, 나이 든 대로에 따른, 그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한 것이죠.

◇ 김명숙: 나이 들어서 그때 막 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젊었을 때부터 미리미리 준비하는 게, 아까 저희 ‘전성기 목소리’의 주인공이 ‘지금까지 살아온 내가 오늘의 나고 오늘의 내가 10년 후의 내 모습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게 저는 와 닿았거든요. 우리가 노후 준비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닥쳐서 하려는 것보다 미리미리 젊었을 때 해야 하는 거요. 그래서 지금 7412님께서 문자 주셨는데, ‘저는 50대인데 이제 노년을 잘 준비해야 한단 생각이 듭니다. 살아오느라 아무것도 준비도 못 했거든요. 50대에는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할까요? 50대는 너무 늦은 나이인가요?’라고 문자 주셨어요.

◆ 조영석: 아닙니다.

◇ 김명숙: 당연히 아니죠.

◆ 조영석: 지금 그런 생각을 하셨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바람직하고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자기 삶을 좀 풍성하게 할 필요가 있다. 요즘엔 열심히 일한다고 말하는데, 종전에 열심히 일한다고 하는 것은 경제적 의미에서의 열심, 그러니까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을 주로 말했었는데, 요즘에 열심히 일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 일한다는 것, 풍성한 삶을 사는 것, 이게 매우 중요하거든요. 제가 다른 차례에서도 누차 강조하는 건 뭐냐면 단절된 인생은 없단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인생이라는 게, 예를 들어 90이라고 한다면 30, 30, 30 정도로 잘라볼 수 있거든요. 그럼 그 30, 30, 30이 완전히 단절된 것이냐, 이럴 순 없는 거죠. 그래서 저는 전작이 드문드문하면 후작도 드문드문하다, 이런 표현을 쓰는데요. 사실 50이라고 하면 그렇게 빠른 편은 아닙니다. 늦은 편은 아니지만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자기 삶을 풍성하게 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가장 강조하는 게 취미생활을 하는 것. 취미생활은 같이 할 수 있는 것, 혼자 할 수 있는 것, 여러 가지 종류가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중심으로 해서 하는 것 하고, 또 하나는 퇴직을, 은퇴를 하게 되면 새로운 자기 삶에 대한, 직장에 대한, 경제에 대한 부분도 미리 준비해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명숙: 그러니까 시간 활용을 아낌없이, 마음껏 잘 활용해야 한단 말씀이시죠.

◆ 조영석: 그렇습니다.

◇ 김명숙: 오늘 꽃노후라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진정한 꽃노후를 위한 여러 가지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조영석 노후 전문가로부터 이야기 잘 들어봤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조영석: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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