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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사이 유행, 피우는 비타민 "흡연 관심 유도할 수 있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10-04 11:45  | 조회 : 3021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6년 10월 4일(화요일)
□ 출연자 : 서홍관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 (국립암센터 교수)

- 피우는 비타민? 비타민은 열에 깨지는 성분... 효과 의문
- 제조 업체들, 최소한의 안정성 테스트도 없어
- 피우는 비타민이 흡연 습관 개선? 근거 없는 주장
- 담배와 유사한 모양, 도리어 청소년 흡연 관심 유도할 수 있어
- 보건복지부, 식약처 등에서 허가 받게 되면 국민들 국가 공인으로 오해
- 장기적 파급효과 고려해 서두르지 말고 정책 결정해야

◇ 정병진 아나운서(이하 정병진): ‘투데이 포커스’ 시간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대로 서홍관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 전화 연결해, 피우는 비타민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서홍관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이하 서홍관): 네, 안녕하세요.

◇ 정병진: 저는 이걸 이번에 취재 준비하면서 처음 봤거든요. 피우는 비타민, 어떤 건지 설명 좀 해주세요.

◆ 서홍관: 쉽게 말씀드려서 전자담배를 연상하시면 될 텐데요. 전자담배처럼 배터리에서 열을 발생시켜서, 전자담배는 그 안에 니코틴이 들어 있는데요. 피우는 비타민은 그 안에 비타민이 들어 있죠. 그래서 비타민을 기화시켜서 연기를 마신다고 보시면 됩니다.

◇ 정병진: 기기는 비타민용으로 따로 있는 건가요? 아니면 전자담배에 들어가는 니코틴 대신 비타민을 넣으면 되는 건가요?

◆ 서홍관: 따로 만들어져 있죠. 비타민제를 피우는 것이 독립된 모양으로 나오는 거고요. 여러 회사의 여러 제품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쨌든 비타민을 기화시켜서 그 기화된 상태를 연기처럼 마시는 겁니다.

◇ 정병진: 네, 이게 기계가 참 알록달록하고 예쁘더라고요. 이게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라면서요?

◆ 서홍관: 그렇죠. 청소년들을 노리기 위해서 다양하고 예쁜 색으로 만든 것 같습니다.

◇ 정병진: 그런 노림수도 있다고 보십니까?

◆ 서홍관: 그렇죠. 그래서 아주 예쁜 색으로 만들어서 청소년들을 유혹하고, 또 우리 사회에서 비타민이라는 것이 굉장히 대단한 음식인 것이라고 보는 착각이 있어요. 먹어 두는 게 좋다, 먹어둬야 한다, 이런 생각들이 많이 있거든요. 아마 그런 데에 편승한 제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 정병진: 네, 지금 유혹이라는 표현을 쓰셨는데, 효과가 있으면 정식 허가 받아서 잘 팔면 되지 않겠습니까? 비타민이 약이나 가루 형태로 많이 나오는데, 기체로 만들어서 흡입한다면 효과가 있을까요?

◆ 서홍관: 글쎄요. 저도 연구는 안 해봤는데요. 그게 좋을 것 같지 않습니다. 왜냐면 비타민 일부는 열에 의해서 깨지고 하는데, 비타민을 가열해서 기화시킨다는 것이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고요. 비타민을 섭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먹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가 과일을 먹거나 온갖 채소, 이런 것들을 먹게 되면 다 보충이 되거든요. 사실 비타민제는 일반적으로 따로 섭취할 필요가 없는 것들입니다. 이미 충분히 섭취하고들 계신 거죠.

◇ 정병진: 네, 그러니까 굳이 비타민을 섭취하기 위해서 피우는 비타민을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는 소견이신 거죠?

◆ 서홍관: 네, 없어 보이는 게 아니라 전혀 없습니다.

◇ 정병진: 전혀 없다?

◆ 서홍관: 네.

◇ 정병진: 그러면 우리가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겪지 않았습니까? 아무리 몸에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한다고 하더라도, 이걸 기체로 만들어서 호흡기로 흡입하게 되면 어떤 작용을 체내에서 하게 될 지 모르는 상황이거든요. 안전성은 아직 입증이 안 된 거죠?

◆ 서홍관: 안전성에 대한 자료를 전혀 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잘 모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모르는 것은 항상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가정하고 접근해야 하는 것이죠.

◇ 정병진: 혹시 이런 식으로 비타민을 흡입했을 때 오히려 몸에 나쁠 수도 있다, 이런 인식을 하는 분도 있던데, 그건 어떻게 보십니까?

◆ 서홍관: 아직 그런 증거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단정해서 말씀드릴 수는 없어요.

◇ 정병진: 그렇군요. 아직까지 연구도 많이 안 됐고, 사실 식약처에서는 이걸 의약외품으로 분류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통해서 1년 동안 허가신청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신청한 업체가 한 군데도 없었다고 해요. 이건 왜 그럴까요?

◆ 서홍관: 그러니까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이걸 의약외품으로, 그러니까 의약외품이라는 것은, 의약품은 아주 엄격한 임상실험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임상 실험하는데 돈도 엄청 들거든요. 그런데 의약외품은 기준을 약간 완화시켜서 건강에 그렇게까지 심각한 영향을 주지 않는, 치료용 약제가 아닌 것들을 의약외품이라고 하는데, 의약외품도 식약처 허가를 받으려면 최소한의 안전성에 대한 자료를 내야 돼요. 그런데 아무 업체도 자료를 내지 않고 있다는 것은 그런 자료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는 거죠.

◇ 정병진: 그만큼 업체들이 영세하다는 건가요?

◆ 서홍관: 아마 영세하지 않을까 생각되고요. 그런 투자를 할 생각도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거죠.

◇ 정병진: 안전성에 대한 투자라면, 이번에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많이들 알게 된 것인데, 흡입 독성 시험 같은 거 있잖아요. 그런 걸 말하는 거죠?

◆ 서홍관: 그렇죠. 그런 걸 테스트 해가지고 최소한의 안전성, 그러니까 의약품만큼 엄격한 안전성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는데, 그런 자료를 가지고 있지도 않을 거고요. 그걸 만들 생각도 없다는 뜻으로 봐야 하고요. 그 다음에 한 가지 더 말씀드린다면, 지금 식약처에서 흡연습관 개선 보조제라고 이것을 분류하고 신청 받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로서는, 제가 한국금연운동협회 회장으로 일 하고 있지만, 피우는 비타민이 흡연 습관을 개선한다는 것은 결국 금연을 한다는 뜻인데요. 거기에 효과가 있다는 근거가 아무 것도 없는데 이렇게 흡연습관 개선 보조제로 분류해서 신청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뭔가 흡연습관을 개선할 거라는, 또는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 없는 확신을 심어주고, 마치 우리나라 정부가 그걸 인정해주는 것처럼 오해가 될까봐 걱정이 됩니다.

◇ 정병진: 그러니까 이게 흡연습관 개선 보조제, 의약외품으로 허가를 만약 받으면, 검증되지 않은 금연효과를 정부가 인증해주는 꼴이 된다, 이런 우려군요?

◆ 서홍관: 그렇죠. 사람들은 그렇게 이해할 수밖에 없거든요. 정부에서 흡연습관 개선 보조제로 분류했다, 그러면 당연히 인정이 된 것으로 알고 있죠. 그런데 지금 그런 연구가 전혀 없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도 없고요. 또 오히려 그것이 청소년의 흡연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의심도 있거든요.

◇ 정병진: 청소년 흡연 습관을 조장한다, 어떻게 말이죠?

◆ 서홍관: 그러니까 결국 전자담배와 비슷하게 말이죠. 담배처럼 생겨서 흡입을 하게 되면 그 연기 같은 것이 나와서 마시게 되거든요. 이게 담배하고 대단히 유사한 모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도리어 흡연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다는 거죠.

◇ 정병진: 오히려 예비 흡연자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군요?

◆ 서홍관: 그렇죠.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정부에서 근거 없이 인정해주고 하는 것 자체가 저희들은 불안합니다. 사실 식약처에서는 그렇게 추진하고 있는데, 담배 문제를 다루는 보건복지부에서는 반대하는 뜻을 밝히기도 했어요. 저희들은 그쪽 입장에 동조하는 편입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그런데 식약처 입장에서는 또 이렇게 이야기하더라고요. 추후에 독성실험을 거쳐서 성인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하겠다, 이런 식으로 걸어놓으면 괜찮지 않겠냐는 입장인데요.

◆ 서홍관: 글쎄요. 독성 실험을 한다는 건 당연히 좋은 일인데요. 혹시 국민들 안에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어요. 사실 그 많은 제품들이 보건복지부나 식약처나 이런 곳에서 무슨 필증 같은 것을 받게 되면 사람들은 그게 다 국가가 공인한 것이라고 오해를 해요. 그런데 사실 그런 것들이 거기에 해당하는 최소한의 기준만 통과한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이 과도한 선전에 이용된다는 거죠. 그런 면에 있어서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정병진: 네, 이렇게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데, 10월부터 의약외품으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백번 양보해서 정부의 방침을 따른다면 향후 이런 부분을 더 보완해야 한다, 이런 부분을 더 검사해야 한다, 이렇게 권하는 게 있을까요?

◆ 서홍관: 그러니까 이런 것이 청소년들의 흡연 행태라든지 이런 것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 모니터링이 꼭 필요합니다. 왜냐면 청소년들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되고요. 특히 정부 부처에서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 같아요. 그냥 이렇게 할 수도 있다는 게 아니고, 이렇게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에 대해서 미리 충분한 검토가 필요할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서 판단해주면 좋겠습니다.

◇ 정병진: 굳이 서두를 필요 없고, 특히 청소년들의 흡연 행태에 관한 모니터링, 이런 결과를 좀 더 참고해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십니다. 이게 금연하시는 분들이 아니라 청소년들한테 영향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지적들이 나오는 것이고, 부모님들께서도 이 점을 참고하셔서 이 방송을 잘 들어보시고 입장을 잘 정리하셔야 할 것 같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서홍관: 네, 고맙습니다.

◇ 정병진: 지금까지 서홍관 한국금연운동협의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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