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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주인없는 자구안 백지화, 구조조정 리셋!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9-27 16:03  | 조회 : 3029 
[생생인터뷰] 주인없는 자구안 백지화, 구조조정 리셋!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김보원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뉴스가 중요한 것은 그 뉴스를 끝까지 지켜보며 현실을 바뀌게 하도록 하는 걸 텐데요. 지난 4월부터 계속 뜨겁게 조선업계 구조조정 이야기를 달궈왔습니다. 당시 금융위원장은 직접 구조조정을 챙기겠다고 하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 장관회의까지 격상시키며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았는데요. 하지만 청와대 서별관회의 논란, 대우조선해양 비리 수사 등으로 관심이 쏠렸고, 여러 이슈들이 흐지부지되며 구조조정 또한 지지부진해졌다, 이런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준비 없고 주인 없고, 이렇게 공중에 붕 뜬 상태로 결국 제2 한진 사태가 되지 않나, 이런 걱정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2016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와 관련한 질문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김보원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보원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이하 김보원)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지난 봄에는 이 구조조정 때문에 나라가 흔들린다고까지 이야기했는데, 어느새 그 관심이 쏙 들어갔습니다. 적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진전된 바 없다는 말도 있고요. 무엇보다 주인 없는 구조조정이다, 이렇게 가다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말도 나오는데요. 현재 정부의 조선해운 구조조정 진행상황 보시며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 김보원>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의욕적으로 추진할 것 같았는데, 그동안 결과를 보면 가시적 성과나 구체적 효과가 전혀 나타나고 있지 않고 오히려 문제는 더 악화되는 것으로 치닫는 게 아닌가, 그런 상태이기에 어떻게 보면 정부 정책의 근본적 변화, 산업과 기업의 근본적 대응 자세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김우성> 한진 사태에도 똑같은 우려가 나왔지만, 법정관리이면 법정관리, 워크아웃이면 워크아웃, 회생이면 회생, 청산이면 청산. 이렇게 속도감 있게 결론을 내고 빨리 불확실성을 없애야 할 텐데요. 공을 미루고 있다, 그런데 아무도 뛰지 않고 공만 덩그러니 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 김보원> 원래 애초에 자구안을 낼 때부터 정부에서 주도적으로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정의하고 그에 대한 것을 기업들에게 요구하는 수순으로 가야 했는데 자구안을 낼 때부터 기업들이 굉장히 낙관적 예측에 기반해 자기 스스로 자구안을 내지 않았습니까? 제가 볼 때 마치 굉장히 중한 병에 걸린 환자가 있는데, 급하게 수술해야 하는데 의사가 환자에게 수술할 부위를 찾아서 알려달라는 것과 같은 것 같아요.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여러 가지 꺼리는 것이 있는지, 나름대로 우려되는 상황이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굉장히 일을 주도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미루고, 그러면 기업도 정부에게 미루는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그 누구도 리더십을 발휘해 문제를 푸는 데 앞장서지 않고 결국 1년이 지났는데 아무런 개선 사안도 없고, 지지부진한 사태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김우성> 자구안에 대한 부분 지적해주셨지만, 채권단도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의 자구안들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의 경우 앞으로의 사업 전망이나 현재 상황을 봐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자구안 이행도 더디다고 하는데요. 이 정도라면 정부가 나서서 전면 재검토나 다른 방식의 해법을 찾아야 하지 않습니까?

◆ 김보원> 당연히 그렇게 했었어야죠. 자구안이라는 것을 기업에게 맡기면 기업들은 사실 너무나 낙관적 미래를 가정해서 자구안을 내놓거든요. 그러한 자세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자구안은 오히려 가장 비관적 상황을 가정하고 만들어야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지거든요. 자구안이 만들어 질 때 이미 문제가 있었던 것 같고요. 정부도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컨설팅 회사를 개입시켜 컨설팅을 받게 합니다. 정부 입장에서 아무런 의사결정을 내릴 의지가 없어 보이는 거죠. 그 상황에서 컨설팅 비용도 낭비하고, 시간도 낭비하고, 모럴 해저드가 강화되기도 하고 이 상황까지 오게 된 겁니다. 지금 이 단계에서 아마 제출했던 자구안은 거의 백지화해야 할 겁니다. 그야말로 제로, 밑바닥에서 새롭게 시작해서 실현 가능한 자구안을 만들어야겠죠.

◇ 김우성> 지금까지 자구안을 백지화하고, 실현 가능한 자구안을 만들어야 한다. 날선 비판이 가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대우조선 문제, 여러 가지 비리 수사와 많은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현재 상황으로 가면 결국 상장 폐지를 예측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 김보원> 지금 있는 자구안도 거의 실현이 안 되고 있고, 지금 현재 경영진도 분식 회계에 대한 의혹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결국 시장에서 신뢰, 무엇보다 금융이나 이런 측면보다 시장에서의 신뢰가 완전히 소진되었다고 생각해요. 뼈를 깎는 새로운 방향으로 개선이 나오지 않고 희망이 없다면, 대우조선해양은 기업으로서 존재할 수 없지 않을까, 그런 판단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많은 지적들이 나오는 것 중에서 구조조정 지연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에서의 속도나 의사결정의 민첩성, 중요한 거죠?

◆ 김보원> 굉장히 중요하죠. 그래서 우리가 골든 타임과 같은 이야기를 하는데요. 지금 그러한 중요한 타이밍을 놓쳤기에 오히려 우리나라 조선해양 산업의 경쟁력이 나날이 약화되고 있고 회복 가능성도 점점 더 낮아지고 있어요. 그 와중에 일자리가 많이 사라지고 있고 지역사회 경제가 침체되고. 모든 국민이 고통받고 있고 그 사이에 국민 세금은 한정 없이 들어가고 있는 상황 아닙니까? 정부 차원에서의 리더십이 결여되어 발생하는 엄청난 국가적 경제 손실이라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 김우성> 복지부동, 책임질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바닥에 가만히 엎드려 있는 행태를 비판하는 말이죠. 금융위원회에서 채권단, 즉 채무관계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구조조정이 각 전문성 있는 산업 전체의 큰 그림을 그리고 추진되는 부분은 부족하기에 지지부진하거나 어려운 점이 있다는 지적들이 국감에서 나오고 있거든요. 교수님께서도 구조조정 이야기가 나온 4~5월 초기에 많이 지적해주셨는데요. 왜 이렇게 안 되는 걸까요?

◆ 김보원> 실제로 지적하신 것처럼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이나 재정적 측면에서 접근하다 보니 사실 대우조선해양 우리나라 조선해양산업의 문제점은 산업 차원, 거시 경제적 차원, 경영, 조직적 차원의 이슈들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금융위원회 중심으로 하다 보니 돈과 관련된 관점에만 매몰되어 큰 그림을 못 그립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금 단기적 대응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고 장기적으로, 예를 들어 우리가 10~15년 후 우리나라 조선해양의 모습은 무엇인가, 그게 먼저 정의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글로벌 조선해양 산업에서 우리나라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다, 시장 점유율이. 그 30%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인력, 설비, 장비, 기술력이 무엇인지 정의가 되면 지금 현재 우리가 가진 인력, 설비, 장비, 기술력을 파악해 어떤 것을 어떻게 줄여나가며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이런 로드맵이 나와야 합니다. 로드맵이 나온 다음에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돈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에 대해 나와야 하는데요. 이건 완전 주객이 전도된 상태이기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 안 될 뿐만 아니라 국민의 세금도 밑 빠진 독에 계속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큰 그림, 로드맵, 장기적 시각, 시야, 관점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지금 많은 분들이 들으시며 답답하지, 이런 생각 하실 것 같습니다. 로드맵 문제뿐만 아니라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직자 문제도 짚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부가 특별고용지원업종을 지정하고 여러 가지 대책도 세우겠다고 하지만, 조선업의 경우 기술집약적인, 즉 숙련공의 숙련도가 중요한 노동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요. 이런 부분에 대해 대책이 없다,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산업을 살릴지 말지는 생각하지 않고, 빚잔치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노동자들도 피해보고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김보원> 정부가 발 빠르게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하고 노력 하는 것은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거제나 울산 현장에 내려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조선 산업은 다른 산업과 다른 형태의 노동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굉장히 이중적 구조입니다. 소위 말하는 빅3에서 직접 고용한 노동자들이 있고, 협력업체들에서 공급받는 외주 노동력이 있습니다. 물량팀입니다. 그 분들은 노동의 사다리에서 가장 밑에 있는 분들이고, 그 분들이 가장 절실하게 정부의 도움이 요구되는 상황인데요. 안타깝게도 정부에서 하고 있는 정책, 예를 들어 고용유지지원금이나 이런 것에서는 거의 다 법적 요건이 안 되어 빠져 있거든요.

◇ 김우성> 사각지대에 있군요.

◆ 김보원> 그렇죠. 정부가 돈은 있는데, 실제로 절실하게 필요한 분들에게는 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정부에서 공무원들이 탁상공론하지 마시고 현장에 내려가서, 권한을 가지고 내려가서 그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고통받는, 실업을 당한 분들에게 현장에서 직접 지원해줄 수 있는 적극적 지원책이 나와야 고통을 줄여줄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김우성> 빚잔치도 안 되고, 산업도 못 살리고, 사람은 사람대로 상처받고. 이렇게 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30일, 정부가 산업경쟁력 강화 방안 낸다고 하는데요. 그때쯤 관련 내용에 대해 시간 마련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보원>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김보원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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