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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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화병이야 “사춘기 자녀, 믿어주세요” - 박경희 작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9-06 11:24  | 조회 : 10347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6년 8월 23일(화요일)
□ 출연자 : 박경희 작가


문제는 화병이야 “사춘기 자녀, 믿어주세요”


◇ 이익선 DJ(이하 이익선): 매주 화요일마다 우리 안의 화를 풀어드립니다. 문제는 화병이야 시간입니다. 오늘 우리 안의 화를 풀어주실 분, 저희 프로에 두 번째 나와 주셨어요. 박경희 작가입니다. 어서 오세요.

◆ 박경희 작가(이하 박경희): 네, 안녕하세요.

◇ 이익선: 지난번에는 50대 여성의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셨는데요. 오늘은 사춘기 자녀의 이야기를 할 겁니다.

◆ 박경희: 네, 그런데 제가 전문가도 아닌데 이렇게 나와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 이익선: 전문가 반열에 올라서신 것을 여러 가지로 입증하셨어요. 청소년 소설을 쓰시고, 탈북 학생들을 위해서 이 사회에 잘 정착하시도록 수년째 돕고 계시기 때문에, 누구보다 청소년을 잘 이해하시고, 무엇보다 엄마시잖아요.

◆ 박경희: 네, 그 이야기를 해볼게요.

◇ 이익선: 자녀가 사춘기인가요?

◆ 박경희: 아니요. 저는 아들 둘인데, 이제 다 컸어요. 그런데 사춘기를 너무 심하게 앓은 아들을 키워 본 엄마, 아마 그 자격으로 오늘 여기에 부르시지 않았나 싶어요.

◇ 이익선: 충분합니다. 그것도 아들 둘, 아들, 아들이면 들들 볶인다, 이런 이야기도 하더라고요.

◆ 박경희: 맞아요. 그리고 엄마가 세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그래서 제가 이렇게 세진 것 같아요. (웃음)

◇ 이익선: (웃음) 네, 그나저나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가지셨던 계기가 본인의 자녀 때문이신가요?

◆ 박경희: 그렇죠. 제가 방송일 하면서 청소년 쪽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내 아이 때문이었어요. 내 아이가 16살 때,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걸 보면서 제가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요.

◇ 이익선: 16살이면 첫째요? 둘째요?

◆ 박경희: 둘째요.

◇ 이익선: 좀 늦은데요? 요새는 초등학교 때부터 이런다면서요?

◆ 박경희: 우리 아들이 지금 31살이거든요.

◇ 이익선: 아..

◆ 박경희: 그러니까 그때하고 지금하고도 다른 거예요.

◇ 이익선: 네, 오늘 사춘기 자녀와의 갈등, 어려운 소통 문제를 나눌 겁니다. 관련해서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유료문자 #0945번으로 문자 주시기 바랍니다. 바로 질문 들어갈게요. “부모와 자식 관계, 왜 이렇게 힘들어요?”

◆ 박경희: 제 경우를 이야기한다면, 제가 교육자도 아니고, 심리학자도 아니니까요. 내가 너무 준비 없이 엄마가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인생이 연습이 아닌데, 엄마도 연습이 아닌데, 자녀를 낳았고, 그 자녀가 커가는 과정에서 엄마인 내가 어찌 할 줄 몰라 하면서 그 아이는 또 사춘기를 맞았던 거예요. 그래서 더 버벅대고 힘들었던 것 아닌가, 지금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까 그래요. 그래서 제가 진짜 이 시간에 이야기해줄 수 있는 건 내가 겪었기 때문에, 그 시기를 어떻게 견뎠다, 이런 이야기 정도는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익선: 그런데 우리 엄마들은 왜 버벅대신 것 같지 않죠?

◆ 박경희: 그때는 환경적으로 노출이 덜 됐잖아요. 그런데 우리 자녀들만 해도 영상이니 이런 게 너무 많이 오픈되어 있고, 그러다보니까 이 아이는 머리가 터질 듯이 갈등을 겪었던 거예요.

◇ 이익선: 그렇군요. 사실 예전에는 혼자 갈등하고, 부모는 넌지시 봐주고, 그런데 요새는 대놓고 갈등하고 대놓고 답답해하고요. 아들 둘 중에서도 첫째는 별로 사춘기를 안 겪으셨나요?

◆ 박경희: 첫째는 너무나, 범생이라고 하죠. 학교에서도 반장, 집에서도 자기 일 너무 잘 알아서 했어요. 딱 한 살 차이인데요. 그래서 사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큰 애가, 걔는 어떻게 보면 더 피해자예요. 동생의 질풍노도에 휩싸여서 자기 의사표현을 하나도 못했잖아요. 정말 똑같은 두 자녀를 같은 시기에 낳아서 키웠는데 이렇게 다른가, 이건 지금 생각해도 아이러니한 건데요.

◇ 이익선: 그렇군요. 오늘 저희에게 온 사연도 두 아드님을 둔 사연이에요. 이 사연을 들려드리겠습니다.

“고1과 중3 아들 둘을 둔 맞벌이 주부입니다. 두 아들 모두 크게 속 썩인 적이 없어서 교육문제에만 강압적으로 했지 그 외에는 큰소리를 친 적이 없었습니다. 특히 첫째는 워낙 알아서 잘해서 거의 큰소리 친 적은 없고요. 둘째 아들이 조금씩 말썽을 피워서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요. 특히 중학교에 들어가더니 선생님께서 전화를 하실 정도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더라고요. 한번은 휴대폰 때문에 사고를 쳐 학교에 불려간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제 지갑에 몇 번 손을 댄 일이 있어서 제가 매를 심하게 든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그 뒤에는 맘을 잡았나 싶었는데 공부를 심하게 안 하길래 기말고사 못 보면 방학에 머리 밀고 공부만 하게 될 거라고 협박을 했더니 여름 방학식날 아이가 집에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밤 12시까지도 들어오지 않아 애 아빠와 엄청 찾아다녔는데 그사이 제 형의 방에 숨어 들어가 있더라고요. 그 모습이 안쓰러워서 크게 야단도 못치고 조용히 넘어갔는데 어이없게도 친구들에게는 가출했었다고 자랑까지 하는 걸 들었습니다.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던 차에 역시나 시험은 엉망이었고 이 기회에 공부를 시키자 싶어서 학원도 보내고 퇴근 후에는 밤늦게까지 옆에 끼고 공부 시키는데 제가 잠깐 저녁 준비하는 사이에 보니까 제 눈을 피해 핸드폰을 하고 있더라고요. 물론 핸드폰은 이전에 뺐었는데 그사이 중고 폰까지 마련했던 겁니다. 그런데 저한테는 친구한테 빌렸다고 거짓말을 하고... 점점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이 늘고 그사이 또 제 지갑에 돈이 없어지는 사태까지, 물론 아직 확증은 없습니다. 남편한테 얘기해서 휴대폰도 또 뺏고 머리를 깎으라고 내보냈더니 아예 옷까지 챙겨서 집을 나갔습니다. 이아이도 대놓고 반항하려는 모습을 보이려는 건지... 너무 화가 나서 찾을 생각을 안 한데요. 정말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앞으로가 더욱 걱정입니다.”

어떻게 접근을 해야 할까요?

◆ 박경희: 여기서 엄마가 막 때렸다고 하잖아요. 그 점이 충분히 이해가 돼요. 지금 첫 번째로 잡으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잖아요.

◇ 이익선: 저도 이해가 돼요. 저라도 등짝이라도 때렸을 것 같아요.

◆ 박경희: 그런데 제가 지나고 나서 보고, 주변의 사례들이 많잖아요. 제가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도 봤을 때, 아이들은 매를 맞을 때 듣는 것 같고, 잘못한 것 같지만 속으로는 별 효과가 없대요. 그냥 ‘두고 봐라.’ 이런 마음이 더 심하대요. 그래서 저는 때리는 건 정말 아닌 것 같아요. 심정적으로는 세게 나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그것보다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그 아이가 왜 그랬을까? 이 점을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엄마가 참는 걸 보면 아이들이 오히려 더 반성해요. 감정을 실어서 때리는 것보다는 참고 더 대화를 하는 게, 물론 잘 안 되기는 해요. 그래도 그게 더 효과적인 것 같아요.

◇ 이익선: 그러면 작가님이 때려도 보고 참아도 보셨다는 이야기인데요. 참았을 때 ㄷ저 효과적이셨어요?

◆ 박경희: 저는 굉장히 후회했어요. 저의 예를 잠깐 이야기하자면, 학교에서 가방에서 담배가 나왔다고 엄마인 저를 불렀어요. 중학교 2학년 때. 제가 막 부들부들 떨면서 갔어요. 어떻게 내 아들이 이럴 수 있지? 집에 오면 가만 놔두지 않는다. 이러면서 갔거든요. 그런데 학교에 가서 얘가 선생님한테 매를 맞는 걸 봤어요. 그 다음에 아이들한테 이 아이는 문제아로 찍혔고, 그러니까 제가 우리 아이 눈빛을 보면서 ‘내가 쟤 편이 되어주지 않으면 쟤는 여전히 나가겠다’는 생각이 든 거예요. 그 때 아이가 ‘나는 이 세상에서 쓸모없는 존재구나’ 하는 걸 벌써 어린 나이에 느끼고 있다는 게, 엄마인 내가 너무 기가 막힌 거예요. 나마저 때리고 그러면 얘는 영영 거기서 포기했을 것 같아요.

◇ 이익선: 그러네요. 진짜.

◆ 박경희: 그 아이는 이미 뭔가 절망감이 있었던 거예요.

◇ 이익선: 그런데 솔직히 담배, 해서는 안 되지만 담배 한두 번 피우고 가방에 넣은 게 그렇게 죽을죄입니까?

◆ 박경희: 그러게요. 그리고 그것만이 아니에요. 우리 아이는 담배를 폈다고 해서 팬티만 입혀서 하루 종일 운동장을 뛰게 했대요.

◇ 이익선: 어머, 그 시절에요?

◆ 박경희: 네, 선생님이 그렇게 때렸고요. 그날 제가 선생님이 우리 아들을 때리는 걸 직접 봤거든요. 나를 오라고 해놓고, 복도에서 마대자루로 패더라고요. 그러면 아이들이 반항하는 이유가 다 있다고 들었어요. 얘는 이미 모멸감, 절망감, 그 어린 나이에 ‘나는 아무 것도 아니야. 나는 쓸모가 없어.’ 이런 거 아닐까요?

◇ 이익선: 와, 요즘 같으면 이건 진짜 심각한 문제잖아요.

◆ 박경희: 그런데 현실이에요. 그게 너무 비일비재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어머니도 때리기보다는 화가 나지만 그 아이가 왜 그랬을까에 대해서 깊이 들어가는, 이게 너무 피상적인 이야기 같지만 사실 아니에요.

◇ 이익선: 그런데 지금 거짓말을 한다, 성적이 떨어진다, 핸드폰을 또 샀다, 지금 엄마 지갑에 손을 대면서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할 뿐만 아니라, 마치 무용담처럼 집에서 엄마를 속이거나 하는 일들을 신나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말이죠. 이 친구는 조금 더 멀리 간 것 같아요.

◆ 박경희: 네, 조금 그런데요. 저는 이 사례에 나오는 아이보다 더 심한 아이들을 진짜 많이 봤어요. 그런데 이런 이야기 해주고 싶어요. 제가 그래도 시간이 지났잖아요. 그럴 때 엄마인 내 입장에서 정말 절망스러워요. 내가 어쩌다 이렇게 아이를 키웠을까? 내가 뭐가 문제일까? 분명히 어머니도 이런 자괴감이 드실 거거든요. 그런데 인내라는 말이 이럴 때 필요한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러니까 엄마인 내가 좀 의연하고, 엄마인 내가 이렇게 기다려준다는 마음이 있잖아요? 그 아이를 2년만 기다려주면서, 포기하는 게 아니라 계속 관심을 가지면서, 엄마의 눈빛 속에, ‘나는 네가 어떤 일을 해도 널 믿어. 너는 돌아올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다 너를 향해서 문제아라고 침을 뱉어도, 엄마인 나에게 너는 굉장히 귀한 아들이야.’ 이걸 저는 말로도 많이 했고, 눈빛으로도 했고요. 그 다음에 아이를 붙들고 하소연도 많이 했어요. 그때는 안 들어요. 그런데 세월이 지나서 아이가 하는 말이 결국은 ‘엄마가 그때 나를 믿어주지 않았으면 나는 돌아오기 힘들었을 거예요.’

◇ 이익선: 어머, 안 듣는 거 같지만 다 들었구나?

◆ 박경희: 그런 거죠. 그리고 나가서 그랬대요. 이 친구도 나가서 무용담을 이야기 했다고 하잖아요. “우리 엄마는 나한테 한 번도 욕한 적이 없어.” 선생님은 그렇게 나를 패고 그랬어도, 애들은 나한테 찌질이라고 해도, 우리 엄마는 나한테 한 번도 싫은 소리를 하거나 욕한 적이 없어. 그 자존감이 아마 내면 속에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이 땅에서 수 없이 많이 문제아라고 버려진 아이들에게 주는 힘이 아닐까? 그게 엄마가 해야 할 몫이 아닐까? 저는 경험자로서 이야기해요.

◇ 이익선: 엄마가 아니라면 아빠, 혹은 또 다른 역할을 해주실 수 있는 보호자가 줄 수 있는 부분인 거죠?

◆ 박경희: 네, 대신 남편이 좀 엄하게 했어요. 저는 품어주고. 해서는 안 되는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고, 그때는 힘들기는 했지만, 나중에 보니까 아이가 그걸 다 들었더라고요.

◇ 이익선: 네. 4472님, “사는 게 뭔지, 원...” 0214님 “정말로 사는 게 뭔지, 저도 고딩 딸과 중딩 아들과, 딸, 세 아이의 엄마라 그런지, 오늘 사연 함께 고민됩니다.” 0214님 하나 더 주셨어요. “어머, 학교 선생님의 훈육 방법이 잘못된 것 같아요. 더 좋은 방법이 있을 텐데요. 사연 주인공도 아드님 조금만 더 믿어주시길.. ” 이렇게 공감을 표해주셨네요. 그런데 그 아드님이 그 이후에 어떻게 컸습니까?

◆ 박경희: 그때는 정말 저는 너무 암담했고요. 그리고 학교생활을 아이가 잘 못하더라고요. 일단 선생님이 믿어주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저는 그때 생각을 했어요. 우리 아이는 외국에 중3때 나갔어요. 그런데 거기서 더 문제가 뭐냐면, 아이들이 그런 아이들끼리 모여요. 소위 문제아라고 불리는 아이들끼리 뭉치게 되는 거예요. 그러면 그때부터 문제가 굉장히 심각해지는 거예요. 저는 그럴 조짐이 보일 때 그 그룹으로부터 떼어내려고 한 거죠. 그런데 그 그룹이 당시에 문제가 심각했어요. 한 가지 예를 들면, 우리아이가 오토바이를 훔치는 아이 옆에 있다가 같이 경찰서에 끌려간다거나, 이런 일들이 벌어지더라고요. 거기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제가 할 수 없이 아이를 외국으로 보냈습니다. 그러니까 돈이 많아서 조기 유학을 보내고 이런 게 아니라, 1년이라도 나가 있으면 정리가 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서 보냈어요.

◇ 이익선: 그 시절에는 떼어 내는 게 가능한데, 요새는 다 연결되어 있어서요.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지갑에 손을 댄 것을 확인했을 때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 박경희: 그건 어머니처럼 따끔하게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은데요. 제가 어디 상담을 하면서 들은 이야기인데요. 엄마나 누군가의 지갑에 손을 계속 대는 아이는 관심 부족이라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하면 엄마도 관심을 가지고, 이런 거에 대한 걸 느낀다고 해요. 그런데 자기 마음속에 이건 아닌 줄 알면서도 하는 건데요. 나중에 그 아이를 제가 한 2년 후쯤 봤거든요. “그때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이러면서 변한 걸 보면서, 뭐라고 할까요? 우리는 도벽이 범죄로 이어질까봐 미리 걱정을 하잖아요. 그런데 사실 그렇게까지 가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거죠.

◇ 이익선: 저도 사례를 하나 들어봤는데, 그러게 부모님한테 몰래 가져온 돈으로 친구들 먹을 거 사주면서 관심을 받으려고 하는 것 같더라고요.

◆ 박경희: 요즘은 무슨 셔틀도 많다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내막을 알아보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 이익선: 그렇군요. 아빠의 역할도 클 것 같습니다. 아빠에게 어떤 부분을 도와달라고 하면 좋을지, 예를 들어서 아이 문제로 부부가 싸우고, 부부가 싸워서 아이에게 손찌검을 하고, 난리가 나지 않습니까?

◆ 박경희: 특히 아빠들은 손찌검이나 폭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대화보다는. 왜냐면 어떻게 내 말을 거역할 수 있어? 이런 분노 지수가 굉장히 올라간다고 해요. 그런데 요즘 아빠들은 자녀 교육도 많이 신경 쓰고 하니까 조금 다르겠지만, 저는 만약에 아들인 경우에는 아빠와 조금 더 깊은 이야기, 억지로라도 목욕 같은 것도 데리고 가고. 이런 방법들을 시도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그러면 아닌 것 같고, 굉장히 싫어하는 것 같지만, 아빠와 그렇게 몇 번의 시간을 가지게 되면 조금 달라지는 거 같아요.

◇ 이익선: 그렇군요. 오늘 공감 문자를 많이 주시는데요. 8472님, “초등학교 4학년 딸도 엄마가 남들 앞에서 혼낼 때가 제일 싫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남들한테 욕먹을까봐 더 엄하게 대한 건데...” 9268님, “저도 작년까지 심한 사춘기를 앓고 있는 아들을 지켜보고 있었죠. 아직 끝난 건 아니지만요. 저희 언니도 담배 때문에 힘들게 했던 딸이 있는데 언니가 참고 기다려주었죠. 지금은 아이가 대학생활 잘 하고 있습니다. 정말 기다려준다는 게 힘들지만, 그 길이 답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 아이도 지금은 기다려준 엄마에게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아, 이게 맞군요. 기다려주고, 믿어주고요.

◆ 박경희: 네, 그러니까 담배 많이 피운다고 하는데, 엄마가 얼마나 그랬겠어요. 그런데 그 아이들도 스스로 이게 아니구나 하고 느껴요. 그리고 막 후회하더라고요.

◇ 이익선: 그렇군요. 그런데 앞서도 이야기하셨지만, 둘 중에 하나가 엇나가는 경우에 나머지 하나는 더 잘하는 경우가 있어요.

◆ 박경희: 우리 큰 아이가 그런 예인데요.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이야기하더라고요. “엄마, 나도 정말 외로웠어요.” 내가 성적표를 아무리 잘 받아도 엄마는 동생에게만 관심이 가 있어서 그냥 건성으로 칭찬했다는 거죠. 그래서 이런 점도 엄마들이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아요. 아무리 착하고 모범생이라고 해도 그 아이 역시 사춘기고, 똑같은 청소년기를 지나고 있기 때문에, 동생 때문에 힘들어하는 엄마 때문에 자기는 의사표현을 하나도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같이 앓고 갔던 거죠.

◇ 이익선: 그렇죠. 지금 31살이 된 둘째 아드님은 뭐하나요?

◆ 박경희: 영화 연출 프로듀서하고 있어요.

◇ 이익선: 와, 그때 실컷 놀아본 경험으로..

◆ 박경희: 네. 그리고 세계를 돌고 돌아서, 자기가 겪은 게 많잖아요. 그러다보니까 좀 일찍 영화도 만들고요.

◇ 이익선: 그렇군요. 그럼 나중에 극장에서 볼 수 있나요?

◆ 박경희: 아마 볼 수 있지 않을까요?

◇ 이익선: 큰 아드님은 뭐하세요?

◆ 박경희: 디자이너예요.

◇ 이익선: 그렇군요. 사실 자녀 중에 예를 들어서 장애를 앓고 있는 집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자녀분의 마음이 크게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들었거든요. 마찬가지겠죠. 문제를 일으키는 자녀가 있을 때, 거기에만 너무 몰두하시지 말고, 반듯하게 자라는 자녀도 살펴주셔야 하는 거죠.

◆ 박경희: 그렇죠. 그래서 저는 그때 큰아들에게 ‘나는 네가 잘 해주고 있어서 고마워. 든든해.’ 이 말 한 마디만 했으면... 그걸 못하고 지나간 게..

◇ 이익선: 그러니까요. 지금 해 주시죠.

◆ 박경희: 나중에 하긴 했어요. (웃음)

◇ 이익선: 잘 하셨습니다. (웃음) 끝으로 이렇게 갈등 속에 있는, 그리고 지금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부모님들이 이 방송 듣고 계실지 모릅니다. 그분들에게 힘내시라고 한 말씀 해주시죠.

◆ 박경희: 저는 제 이야기 하고 싶어요.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내 자식이잖아요. 끝까지 믿어주는 거, 사랑해주는 거, 이 세상에 문제아는 없어요. 문제아는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거거든요. 그럴 때 부모인 우리만이라도 내 자녀를 든든하게 믿어주는 게 가장 필요하지 않을까? 그 생각을 해요.

◇ 이익선: 부모 잘하기가 참 어렵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 박경희: 영원한 숙제죠.

◇ 이익선: 네, 오늘 문제는 화병이야, 박경희 작가님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박경희: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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