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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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나를 사랑하는 법” - 김미경 스타강사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7-28 11:58  | 조회 : 11396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6년 7월 28일(목요일)
□ 출연자 : 김미경 스타강사


감성 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나를 사랑하는 법”


◇ 이익선 DJ(이하 이익선): 매주 목요일에 우리 안에 숨은 감성을 찾는 시간, 감성 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오늘도 참 모시기 어려운 분을 저희가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국민언니’라는 닉네임이 붙으셨던 스타 강사, 김미경씨를 모셨습니다.

◆ 김미경 스타강사(이하 김미경): 안녕하세요.

◇ 이익선: 여전히 바쁘시던데, 요새 어떻게 지내세요?

◆ 김미경: 그냥 재밌게 지내요. 일단 강의는 저한테 굉장히 오래 된 일이죠. 24년 간 해왔어요.

◇ 이익선: 24년을 하셨어요?

◆ 김미경: 네, 그런데 같은 일을 오래하면 자기도 모르게 일도 나이를 먹잖아요? 그래서 일도 나이 먹다보면 그 일에 대해서 매너리즘도 들어가게 되고, 왜냐면 그 일에 대해서 더 이상 가슴 떨리는 게 없는 거예요. 안 무서운 거죠. 원래 무서운 거랑 설렘이랑 같은 감정이잖아요? ‘나 이거 어떡하지? 처음 해보는 강의인데?’ 이런 감정이 안 들잖아요. 그래서 떨리는 일을 시작해야 되겠다, 무서운 거, 그거 하려고 하면 벌벌 떨리는 거, 이래야 젊어지겠다고 해서 제가 옷 만들기를 시작했어요. 옷감 사는 것에서부터, 제가 시장에 가서 얼마나 무시 받았는데요. 초보자들은 옷감 좋은 거 안 줘요. 1년 반 전에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시장 나가면 저 잘 아셔가지고 좋은 옷감도 많이 주고, 그래서 지금은 새로운 일을 하는 거잖아요. 재밌어요.

◇ 이익선: 여전히 떨리세요?

◆ 김미경: 그럼요. 1년 반밖에 안 됐는데요.

◇ 이익선: 오늘 입고 오신 옷도 직접 하신 거라고요?

◆ 김미경: 네.

◇ 이익선: 저는 깜짝 놀랐어요. 명품 브랜드 입고 오신 줄 알았거든요.

◆ 김미경: 진짜 그랬어요?

◇ 이익선: 아니, 비치 빛과 검은색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투피스인데요. 멀리서 봤을 때 정말 편하겠다, 그런데 우아하고요. 와...

◆ 김미경: 네, 이게 엄청 편해요. 시원하고, 이거 옷감 값은 아래 위 합쳐서 2만원도 안 들었어요. (웃음)

◇ 이익선: 와, 똑같은 거 하나 더 만들어주시면 안 돼요? (웃음) 이렇게 주문하는 분들도 계시죠?

◆ 김미경: 너무 많아요. (웃음) 처음에는 ‘너나 입어, 나는 그냥 사 입을게’ 이러더니, 요즘에는 ‘나도 해주면 안 돼?’로 변했어요.

◇ 이익선: 혹시 본업을 바꾸시는 거 아니에요? 김미경 부띠끄.

◆ 김미경: 했잖아요.

◇ 이익선: 정말요?

◆ 김미경: 저 브랜드 런칭했어요.

◇ 이익선: 어머나.

◆ 김미경: 이름이 리리킴이거든요. 왜 리리킴인지 아세요?

◇ 이익선: 왜요?

◆ 김미경: 우리 엄마가 증평에서 50년간 했던 양장점이 리리 양장점이에요.

◇ 이익선: 아, 이미 DNA 속에 있으셨군요.

◆ 김미경: 네, 그래서 리리킴이라고 만들었는데요. 만든 이유는, 제가 뭐 이걸로 또 돈을 벌려고 하겠어요? 그건 아니고요. 제가 디자인해서 만든 옷을 팔아서 미혼 엄마들 도와주는 일을 시작했어요.

◇ 이익선: 와, 박수!

◆ 김미경: 고맙습니다. 그래서 이 리리킴이 세상에 없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비영리 패션 브랜드예요. 1년에 딱 3번만 옷이 출시되고, 한정판매하고, 더 이상 안 팔아요. 문 닫으면 팔지도 않아요. 온라인에서만 딱 일주일 팔고 싹없어져요.

◇ 이익선: 그럼 가격은 경매 같은 가격인가요?

◆ 김미경: 아니요. 제가 정해요. 딱 정해진 가격이에요.

◇ 이익선: 아, 앞으로 주목하겠습니다. 정말 좋은 일 하시네요. 감사합니다. (웃음) 자, 오늘은 디자이너로 모신 건 아니기 때문에,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나셔서 이야기도 듣고, 고민상담도 해주시잖아요? 저희가 중장년층을 위한 프로그램이거든요. 중년들이 제일 많이 하는 고민 딱 세 가지만 꼽으라면?

◆ 김미경: 제가 이제 53이에요. 그래서 얼마 전에 친구들을 여러 명 만나서 이야기 했거든요. 그냥 자연스럽게 말하다보면 그 곳으로 가는 이야기가 하나가 있다면 첫째가 건강인 것 같아요. 이제는 좀 걱정이 되는 거죠. 건강에 대해서 걱정이 된다는 건 오래살고 싶다는 뜻이죠.

◇ 이익선: 그렇죠.

◆ 김미경: 그래서 건강에 대해서 걱정하는 거고, 두 번째가 뭐냐면 돈이에요. 충분히 벌지 못했는데 앞으로 쓸 날이 너무 길다는 거죠. 그리고 세 번째가 뭐냐면 재미가 없는 거예요. 지금부터도 벌써 사는 게 재미가 없다고, 특히 여자들은 그런 이야기 많이 해요. ‘아, 나는 너무 사는 게 재미가 없어. 넌 뭐하고 사니?’

◇ 이익선: 사실 제 주위에도 그런 분들이 많이 계세요.

◆ 김미경: 네, ‘애들도 이제 다 나가고, 미경아 넌 좋겠다. 재밌게 살아서.’ 그래서 결국은 건강과 돈과 재미, 이 세 가지를 가지고 4~50대가 다 고민을 하더라고요. 뒤로 가면 고민을 더 많이 할 텐데, 그래도 닥칠 고민을 미리 당겨서 하는 건 굉장히 좋은 거죠.

◇ 이익선: 그러네요. 저는 여기서 자녀 교육 문제가 들어갈 줄 알았더니, 이미 다 끝났기 때문에 안 들어가는군요?

◆ 김미경: 우리는 다 끝났죠. 40대 딱 넘으면, 한 10년, 15년 하다보니까 이제 애들이 공부 못하는 걸 다 받아들였잖아요. 30대에는 못 받아들이죠. 영재인 줄 알거든요. 왜냐면 이게 정말 중요한 건데요. 아이가 딱 태어났을 때 모든 부보들이 하는 착각이, ‘얘는 신생아야, 얘한테 씨앗 정보, 얘가 원래부터 가지고 있는 독립생명체로서의 정보 따위는 없어. 내가 집어넣는 대로 반응할 거야, 그러니까 나는 다 그만두고 옆집에서 좋은 정보 얻어다가 돈 갖다 쓸어 넣어서 얘를 최대한 길러야 한다’ 하고 생각하는데요. 그게 안 돼요. 인간은 생명체이기 때문에 들어오는 대로 반응하는 게 아니라 들어오는 걸 쳐내면서 반응해요. 그걸 가장 격렬하게 쳐내는 게 사춘기예요. 그때 가장 소리를 많이 지르죠. 조용조용 말하면 엄마가 못 알아들으니까 ‘왜 그러냐고?!!!’ 이렇게 소리를 지르는 거거든요. 그때도 못 알아들으면 애들이랑 엄마랑 사이가 굉장히 안 좋아지죠. 그래서 그 시기를 격렬하게 한 2~3년 지나면, ‘아, 얘는 나한테서 복제된 애가 아니고, 나한테서 탄생된 새로운 생명이구나.’ 그래서 부모가 어른이 되죠. 4~50대에. 어른이 되었다는 증거입니다.

◇ 이익선: 그렇군요. 그래서 교육이 빠진다. 그러면 다시 돌아가서 건강, 돈 재미, 그런데 이 세 가지를 골고루 추구하는 분들하고 그렇지 못한 분들하고, 비율이라고 하면 어떤가요?

◆ 김미경: 이걸 동시에 추구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게 굉장히 강한 사람들이에요. 만약에 우리가 40대나 50대라고 한다면 인생의 반도 못 산 거거든요. 요즘엔 진짜 다 90을 넘기잖아요. 요즘 상갓집에 가서 어머님 몇 세에 돌아가셨나고 했을 때 80이라고 하면, ‘아유, 아까워라. 한 5~6년만 더 사시지.’ 다 이러거든요.

◇ 이익선: 맞아요.

◆ 김미경: 그러니까 요즘에는 무슨 크게 병에 시달리시지 않고, 암 같은 거 아니면 다 85세에서 90까지 가거든요. 그렇다면 우리 세대는 진짜 100세를 산다는 거죠.

◇ 이익선: 진짜 절반이네요.

◆ 김미경: 그렇죠. 50대 애예요. 50이라고 해봤자 정신 차리고 20년밖에 안 살았잖아요. 서른부터.

◇ 이익선: 그렇군요.

◆ 김미경: 그런데 지금부터 정신 차리고 50년을 더 살아야 한다면, 우리는 기회를 잃은 사람이 아니라 앞으로 기회가 훨씬 많은 사람들이잖아요. 그러니까 건강, 돈, 재미, 이 세 가지를 다 갖기 위해서 99%의 사람들이 다 고민하고 뛰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결과가 좋으냐? 좋지 않으냐? 하는 거죠. 왜냐면 이 건강, 돈, 재미가 사실은 다 생명에 관련된 일이거든요. 이게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게 아니라, 사실 재미없으면 다 우울증으로 가요. 돈 없어도 우울증으로 가고요. 노년에 돈은 정말 생계와 직결되잖아요. 애들이 우리한테 안 줄 거니까, 뭐 먹고 사나? 이거 너무 걱정되죠. 거기다가 건강은 더 이상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러니까 이게 다 생명을 생명답게 유지시키는 윤활유 같은 세 가지 역할을 하는 거죠. 그런데 사실 앞서 말씀하신 교육은 생명에서 빠져요. 그건 걔 인생이지, 애가 공부 잘하는 게 어떻게 우리 생명이에요. 우리 자랑 정도는 되죠. 자랑 안 하면 되지 뭐. 옆집을 안 만나면 자랑을 안 해도 돼요. 굳이 만나려고 하니까 자꾸 자랑하느라 힘들고.

◇ 이익선: (웃음)

◆ 김미경: 너무 웃겼나요? 제가? (웃음)

◇ 이익선: 제가 벌써부터 빵 터지네요.

◆ 김미경: 중년들은 이렇게 직설적으로 말하면 머리로 알아듣는 게 아니라 몸으로 알아들어서 되게 빨리 알아들어요.

◇ 이익선: 정말 즐겁습니다. 그런데 보면 뭘 해도 악착같이 잘 하려고 하고, 애를 쓰고, 만족도가 높은 사람들은 자존감이 높다고 하잖아요. 자존심을 부린다는 것과는 별개인데요. 이 자존감이 ‘그래, 내가 내일부터 자존감을 가질 거야.’ 이런다고 생기는 게 아니잖아요.

◆ 김미경: 그렇죠.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더 우울증이 심하게 와요.

◇ 이익선: 나를 사랑하는 법, 그게 오늘 저희가 잡은 주제거든요.

◆ 김미경: 네, 자기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제일 중요한 게 4~50대 분들 중에서 자기를 매우 사랑하는데 사랑하는 방법을 모른다, 그러면 훨씬 우울해져요. 요즘 남자든 여자든 만나보면 ‘나 우울증인 것 같아.’ 그런 사람들이 대부분 하는 말이 이런 이야기 많이 해요. 특히 전업주부들은 이런 이야기 많이 해요. ‘내가 만약에 옛날에 장사 같은 거 했으면 진짜 잘했을 사람인데, 그치?’ ‘나 IQ 좀 높지 않냐? 내가 옛날에 공부해서 교수 같은 거 했으면 진짜 잘했을 여자야. 그치?’ ‘나 옛날에 말 하는 거, 스피치 같은 거 했으면 진짜 잘했을 거야?’ 그러니까 뭐냐면,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는 무지 높게 내려요. 자존감이 높은 거죠. 그런데 그 높은 평가에서, 내가 날 그대로 사용하진 않은 거예요. 너무 아낀 거죠. 아끼다보니까 결국 어떻게 되냐면 자존감은 높은데 나를 사용하는 근거가 없죠. 그러다보니까 되고 싶은 나와 되지 못한 나와의 싸움이 우울증이에요. 그래서 4~50대가 되고 나면 회한 같은 게 있잖아요? 그런데 20대, 30대, 40대에 자기가 가지고 있던 자존감, 나는 이거 하면 잘 할 사람이야, 이런 걸 다 쓴 사람 있죠. 자기 역량을 다 쓴 사람은 회한이 없어서, ‘너 돌아가고 싶니?’ 이러면 ‘아유, 나 못 돌아가, 똑같이 그렇게는 못 살아. 나 못 돌아가.’ 그게 잘 산 거라고요. 그러니까 마지막에 자존감을 가지고 있는 게 잘 산 게 아니라, 가지고 있는 자존감을 다 써서 그걸 결과로 가지고 내 마음 속에 내가 기특해져야, 그게 진짜 잘 산 거라는 거죠. 그래서 자존감은 머리로 회복하는 게 아니라 몸으로, 나한테 실증으로 회복해주는 게 맞는 거다, 이게 맞는 거죠.

◇ 이익선: 그런데 저희 방송을 들으시는 연령층이 30대 후반부터 50대, 60대, 이렇게 쭉 나가거든요. 그런데 지금까지 내가 그렇게 못했다, 나는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어떡하지? 나 너무 늦은 거 아니야? 더 확 우울해지시면 어떡하나 걱정이 돼서요. 지금 뭔가를 해도 되나요?

◆ 김미경: 심플하게는 못 돌아가세요. 돌아가자는 생각 자체를 하지 마시고, 못 돌아가면 가장 중요한 날이 언제겠어요? 바로 오늘이죠. 그래서 사실 4~50대가 가지는 최고의 나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씀해달라고 그 말씀 하셨잖아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가지고 있는 모든 자존감, 역량을 쓰자고요. 쓰는 그 날은 오늘이야 된다고요. 늦지 않아요. 나이 80도 안 늦는데요. 지금 40대, 50대 분들이 너무 겉늙었어요. 특히 꿈에 대해서는 너무 늙어버렸어요. 왜 못해요? 취미인데, 아무거나 하면 되잖아요?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 5가지 이상의 역량을 가지고 태어난대요. 말을 잘한다든지, 요리를 잘한다든지, 그런 거 있잖아요? 세상을 살아 나가는 데에 있어서 돈을 버는 역량이 아니라, 물론 돈으로 연결 될 수도 있죠. 그런데 재미있게 지낼 수 있는 역량이라든지, 내가 나의 효용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역량이 다섯 가지 이상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게 20대에 쓰면 좋은 역량이 있는가 하면, 나이 들어서 쓰면 더 좋은 역량들이 있다는 말이죠.

◇ 이익선: 너무 안심이 되는 말이네요.

◆ 김미경: 제가 아는 분은 공무원이었어요. 생계 부양자로 살아야 되는 분이잖아요. 가족들을 위해서. 평생을 가슴 속에 나만 아는 역량 하나가 있었어요. 목공. 너무 하고 싶은 거예요. 맨날 집에만 오면 두드려서 뭘 만들고 싶은데, 언제 시간이 나요. 공무원 하면서, 도저히 안 되죠. 그래서 공무원을 은퇴하기 직전, 3년 전에 역량을 꺼내기 시작했어요. 주말에만. 언제나 즐거워요? 그 역량이 또 다른 나거든요. 내가 55년간 묵혀왔던 그리웠던 나를 주말에 만나죠. 신 났어요. 그래서 은퇴하고 나서 이분이 목공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는데, 되게 재밌는 것이 취미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이분한테 용돈벌이, 일거리가 되어서 용돈 이상이에요. 너무 재밌게, 이 분이 뭐라고 하냐면, 생계부양자로 살아온 지난날보다, 내 꿈의 부양자로 사는 인생 후반전이 너무 재밌다, 60 이후를 기대하시라,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누구나 다 60 이후에 꺼냈으면 더 좋은 역량들이 숨이 있어요. 그걸 꺼내야 한다고요.

◇ 이익선: 꺼내는 방법은요?

◆ 김미경: 이게 제일 대답하기 어려운데요. 그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 하고 말하고 싶은데요. 방법은 맹목성입니다. 꿈을 이룬 사람들의 공통점을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면, 공통점이 딱 세 글자, 맹목성이래요. 그 사람들은 오래 생각 안 하는 겁니다. 이거 해도 되나? 너무 늦지 않았나? 나이가 너무 많지 않나? 이거 하면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보지? 이런 생각을 안 한 거예요. 내 인생인데 내가 날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날 사랑해? 그래서 여기서 묻지 않아야 할 대상은 부인도 포함되고, 남편도 포함돼요. 특히 배우자끼리 물으면 안 돼요. ‘여보 나 목공 같은 거 한 번 해볼까?’ 그러면 ‘아유 됐어요. 뭐 또 차린다고 홀라당 말아먹지 말고 그냥 집에 가만히 있어.’ ‘여보 나 영어 같은 거 배워서 배낭여행 가볼까?’ ‘너 국제미아 될래?’ 그러니까 뭐냐면요. 걱정하는 것도 있지만, 육체가 다르면 아무리 오래 같이 산 배우자라고 해도, 다른 육체는 내 육체 안에서 일어난 사소한 슬픔이나 그리움, 아픔에 대해서 공명할 수 없어요. 이건 내가 데리고 살고 죽어야 하거든요. 각자 데리고 살아야 하는 것에서 실패하시면, 그러니까 인생은 다 단체로 사는 게 아니에요. 같이 상의하고 살아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상의 없이 지극히 나 혼자만 이해하고 사랑해주고 데리고 살아야 할 부분이 있다고요. 그걸 중년이 챙겨야 한다는 거죠.

◇ 이익선: 그러면 저도 좀 상의를 받을게요. 저는 춤을 배우고 싶어요. 언젠가 중국에서 청각 장애인들이 와서 춤을 추는 공연의 사회를 본 일이 있었는데요. 남녀가 한 쌍이 되어서 열 몇 쌍이 춤을 추는데, 들을 수가 없으니까 지휘 하는 분이 바닥을 치면서 이분들에게 리듬을 알려주는데요. 그때 들었던 노래가 ‘칠리 차차’라는 노래였거든요. 그걸 보면서 제가 전율을 느낀 거예요. 그래서 ‘내가 정말 죽기 전에 저건 한 번 꼭 해봐야 되겠다’ 하고 생각을 했는데요. 문제는 집에서 ‘춤을 배워볼까?’ 했더니 그닥 환영을 안 하더라고요.

◆ 김미경: 그거 물어보면 안 되죠.

◇ 이익선: 왜냐면 커플로 추는 경우도 있고, 춤에 따라서는 이성과 밀착을 해야 되는 경우도 있고 하니까요. 별로 환영을 못 받았어요. 그러니까 이게 할지 말지...

◆ 김미경: 이런 게 있잖아요. 남에게 드러내거나 이야기하긴 좀 어렵지만, 나만 아는 내 본능적인 움직임이 있어요. 이건 내가 죽기 전에 풀어줘야 된다는 본능적인 움직임, 내가 이건 꼭 하고 싶다고 하는 거, 그게 있거든요. 사람들은 누구나 가슴 깊이, 내가 사회적으로 드러내서 쓰진 않았지만, 이거 내가 쓰지 않으면 아무도 못 쓸 것 같은 그거 있잖아요. 그게 숨어 있는 거거든요. 그러면 이건 누구한테 물어보지 마세요. 그들은 관심이 없고 내가 풀어야 하거든요. 사실 제가 가지고 있는 역량 중에 춤이 있어요. 저는 배웠거든요. 라틴 댄스.

◇ 이익선: 진짜요?

◆ 김미경: 네, 한 3년 되었나?

◇ 이익선: 행복하시죠?

◆ 김미경: 너무 재밌어요. 그래서 제 목표가 쿠바 가는 거예요. 쿠바 가서 일주일 내내 춤추는 거예요.

◇ 이익선: 어머, 저희 방송 끝나고 이야기 좀 하시죠. (웃음) 쿠바.

◆ 김미경: 가요. (웃음)

◇ 이익선: (웃음) 아, 문자들이 좀 와 있어서 좀 여쭤보겠습니다. 5784님, “아이들 다 키우고 나고 거울 보니 웬 할머니네요. 아이들 키운다고 좋아하는 일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산 게 후회됩니다.”

◆ 김미경: 아니에요. 잘 했어요. 몸에 전업주부가 잘 맞는 사람이 있어요. 이런 거예요. 내가 전업주부가 맞나, 밖에 나가서 일하는 게 맞나, 알아보시려면, 어차피 두 여자는 다 울어요. 밖에 나가도 울어요. 그런 거 있잖아요. ‘내 꿈이 뭐라고 애들 거지 만들고..’ 이런 거 있잖아요. 또 전업주부는 ‘저 원래 꿈 있거든요. 이렇게 살 여자 아니거든요.’ 이렇게 두 여자가 다 울거든요. 그런데 울면서도 20년 이상 그 자리에 있었으면 그 자리가 맞는 거예요. 그러면 그 자리가 몸에 맞는 자리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잘 사셨는데, 이제 그럼 섹션 2로 넘어가시면 됩니다. 딱 접고 넘어가세요. 지금도 ‘애들 어떻게 되나? 내가 잘 키운 아이들이 장가는 잘 갈까? 애는 제대로 낳아서 키울까?’ 이렇게 연결해서 살지 마시고, 이제 섹션 2로 깔끔하게 넘어가세요. 넘어가면 그동안 일하면서 살았던 여자의 활력보다 더 활력 있게 사셨어요. 그동안 묵혀뒀잖아요. 잘 했어요. 후회하지 마. 잘 했어요.

◇ 이익선: 와, 정말 마음에 위로가 될 것 같아요. 일단 잘 했다고 해주시니까 제가 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 김미경: 자기한테 맞게 잘 살았는데 왜 후회해요.

◇ 이익선: 네, 7412님, “저는 시간이 갈수록 무기력해지는 게 문제입니다. 무기력을 극복할 수 있는 법, 실천할 수 있는 팁 한 가지만 알려주세요.”

◆ 김미경: 나가세요. 사람들이 무기력하다는 것을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마음에서 온 병이다. 그래서 마음으로 치유하려고 하거든요. 그런데 마음에도 지능이 있지만 몸에도 지능이 있는 거 아세요? 휴가 때 아무 것도 안 하고 집에서 한 3일간 세수도 안 하고 있으면, 너무 쉬다보면 슬퍼 진 적 없어요? 왜 이러고 있지? 이게 무기력이 가져다주는 감정이에요. 몸에 지능이 있어요. 자전거 한 번 배우면 평생 안 잊어버리는데 머리로 외운 건 3개월 가면 잊어버리잖아요. 그럴 때는 사람들이 ‘야, 너 이러지 말고 밖에 나가’ 이러면 ‘나가기 싫어.’ 자꾸 머리로 지시하지 마시고 그래도 나갔다 오면 훨씬 나아요. 이게 몸이 기운을 받아들인 거예요. 그래서 무기력은 머리로 바꾸려고 하지 마시고, 몸에서 온 병이니까 몸에서 치유한다, 무조건 나가자, 그래서 활력 있게 뛰시건, 영화를 보건, 여행을 가건, 어쨌든 아주 가벼운 것, 몸이 지능이 깨어나도록 하면 몸이 알아서 처리할 거예요. 머리 믿지 마시고 몸을 믿으세요.

◇ 이익선: 아, 답을 해주셨어요. 그런데 아까 누워있는 이야기 하시면서 갑자기 진짜 눕는 자세를 취하셔가지고 갑자기 소리가 줄어든 거, 여러분도 느끼셨죠?

◆ 김미경: (웃음) 아, 제가 원래 이래요. 강의할 때도 얼마나 돌아다니는지. 연기가 반이에요.

◇ 이익선: (웃음) 0321님, “우와, 김미경 씨 정말 반가워요. 저는 김미경 씨 강의와 책, 다 찾아보며 힘을 냈어요. 늘 그렇게 재밌게 사는 노하우가 궁금해요.”

◆ 김미경: 몸 실력이라니까요. 제가 시골 사람이잖아요. 고향이 증평이거든요. 우리 할아버지가 매일 4시 반이면 일어나서 마당을 쓸었어요. 그런데 우리 할아버지가 마당 쓸러 나가자고 할 때 일어난 애가 저 하나였대요. 저는 어려서부터 새벽잠이 별로 없어요. 그리고 제가 또, 어렸을 때 흙 먹고 자랐다고 하잖아요. 제가 실제로 흙을 많이 먹고 자랐어요. 우리 엄마가 흙 좀 그만 먹어, 그랬는데요. 거기 철분이 많았는지.. (웃음) 그러니까 저는 일단 태어나기를 체력적으로 건강하고, 두 번째는 부지런함으로 내 건강을 유지하고 있어요. 계속 같은 리듬으로 살면서 리듬이 깨지지 않게 유지하는 것 같아요.

◇ 이익선: 3326님, “늙어가면서 있던 자존감도 떨어지는 마당에 나를 사랑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네요.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나를 보는 것이 중년의 자존감을 세우는 방법 같아요.”

◆ 김미경: 그러면 떨어집니다. 있는 그대로 더 이상 뭘 하지 않고 사랑하면 왜 그러냐면, 아파지실 겁니다. 오래 써서 고장 나고요. 사람이 몸만 아파도 굉장히 우울해져요. 후회되고요. 그래서 아무 일 없는데 몸이 아프면 사는 게 후회되고요. 그리고 어차피 늙어 가요. 그래서 아프고 늙어가는 걸 채워줄 수 있을 만한, 나를 사랑할 수 있는 또 다른 재미, 도전, 즐거움이 들어와야 우리가 같이 늙는다는 걸 잊어버리면서 살 수 있어요. 안 그러면 아프고, 늙는 게 매일 같이 나를 공격 하는 때가 금방 옵니다.

◇ 이익선: 그렇군요. 7984님, “김미경 씨도 나를 사랑하지 못한 적이 있으세요? 그럴 때는 어떻게 하셨어요?”

◆ 김미경: 나를 사랑하지 못한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은데요. 왜 그러냐면 그건 부모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에 동의하는데요. 저희 부모님이 두 분 다 정말 낙천적이시거든요. 그래서 사건을 해석하는 힘이 완전히 달랐어요. 예를 들어서 언니가 교통사고가 나서 얼굴을 거의 몇 십 바늘을 꿰매가지고 죽을 뻔 했거든요. 그런데 우리 언니가 네일 아트를 해거든요. 그때 우리 엄마가 뭐라고 했냐면, ‘다행이다. 손가락 안 다쳐서. 얼굴은 가발로 가리면 되는 거여. 걱정 하지마, 안 죽은 게 얼마나 다행이냐. 그리고 너 네일아트, 그 좋아하는 거 할 수 있게 손 살았다. 장하다.’ 이랬거든요. ‘우리 딸 어떡해.’ 이러고 운 게 아니라요. 그런 힘을 여러 번 지켜봤어요. 우리 아버지는 정말 웃겨요. 우리 딸이 삼수 했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아버지가 ‘얘, 아버지가 한 70넘게 살아보니까 대학은 20살에 들어갔는지, 23살에 들어갔는지 늙으면 아무 표시도 안 나. 괜히 그때만 지네끼리 신경 쓰는 겨. 신경 쓰지 말라 그랴. 늙으면 아무 것도 아니여. 그거.’ 이런 식인 거죠.

◇ 이익선: (웃음) 와, 정말... 9101님, “40대 후반인데 가슴 성형을 했어요. 평생 생활비로 걱정하며 살다가 나를 위해서 돈을 쓴 적이 없어서 그냥 저질렀어요. 맹목적이라는 말씀 공감합니다. 나를 위해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니까 행복해요.”

◆ 김미경: (박수) 잘 했어요. 내가 가장 콤플렉스를 느끼는 부분, 이건 한 번 수정해주고 가야 돼. 그것이 몸이건, 마음이건, 일이건, 용감하게 했고, 다행히 부작용 없이 잘되셨다니 너무 다행한 마음으로 잘 했다고 하겠습니다. 예쁜가 모르겠네요. (웃음)

◇ 이익선: 예쁘실 거예요. 얼른 넘어가겠습니다. (웃음) 7833님, “저는 은행원 13년 하다가 2년 전부터 사회복지 쪽 일 하고 있어요. 8년의 공백기가 있었지만 지금 너무 재밌어요. 돈은 조금 벌어도 제가 살아있다는 생각에 심장이 뛰고, 하루하루가 정말 즐겁습니다.”

◆ 김미경: 와, 잘 하셨어요. 이런 말 있죠. 나를 돕는 최고의 방법은 남을 돕는 것이다. 매일 그 사람들을 보면서 그 사람들처럼 내가 변해가고, 그들이 작은 일에 행복할 때 나도 그런 행복을 배우고, 정말 훌륭합니다. 아 알아서 이렇게 잘 하신다니까요.

◇ 이익선: 4472님 “부모님께서 현인이시네요.” (웃음) 어머, 그런데 큰일 났네요. 저는 이제 한 10분 지났나 싶었는데, 방송 끝날 시간이 다 되었어요. 어떡하죠.

◆ 김미경: 어머, 그랬어요?

◇ 이익선: 네, 매주 목요일에 만나는 감성 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오늘 스타강사 김미경 씨와 함께 나를 사랑하는 법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봤는데요. 아쉬우시죠? 그래서 다음 주에 또 모실 겁니다. 다음 주에는 ‘제2의 전성기를 꿈꾸다’에 관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귀한 시간 내주셨는데요. 김미경 씨 고맙습니다.

◆ 김미경: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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