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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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찾.사 “친구와의 동업이 힘들어요” - 윤용인 작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7-22 11:27  | 조회 : 2930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6년 7월 21일(금요일)
□ 출연자 : 윤용인 작가


노.찾.사 “친구와의 동업이 힘들어요”


◇ 이익선 DJ(이하 이익선): 매주 금요일 이 시간, 사소한 것들인데 나한테는 너무 중요한 인생의 문제들,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는 아니더라도 어디 가서 물어보지 못한 나만의 고민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 노.찾.사, 노답을 찾는 사람들 시간입니다. 이 시간 청취자 여러분의 참여로 만들어지는데요. 문자로 질문이나 고민, 의견, 보내주세요. 유료문자 #0945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이 시간 함께해주실 분, 윤용인 작가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윤용인 작가(이하 윤용인): 네, 안녕하세요.

◇ 이익선: 어디 가세요?

◆ 윤용인: 네, 오늘 캠핑 갑니다. (웃음)

◇ 이익선: (웃음) 휴가 복장이어서요. 그런데 라켓은 왜 들고 오셨어요?

◆ 윤용인: 아, 강아지 운동 시키려고요.

◇ 이익선: 이 폭염에요?

◆ 윤용인: 네, 제가 테니스 라켓을 가지고 왔는데요. 어떤 즐거움이 있냐면 야외에서 땀 확 흘리고 나서 맥주 한 잔 마시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야외운동이 여름운동인 것 같다고 생각해요.

◇ 이익선: 네, 그래도 조심하세요. 너무 더우니까요. 아주 한 낮은 피하실 거죠?

◆ 윤용인: 그렇죠.

◇ 이익선: 네, 오늘 휴가 이야기로 시작 하려고 했는데요. 우리 윤 작가님이 휴가 복장을 하고 오셔서 먼저 여쭤봤습니다. 우리나라가 휴가가 짧기도 하고, 7월 말, 8월 초에 몰려 있잖아요. 학령기 아이들은 그때 학원이 쉬니까, 윤 작가님도 예전에는 그때 쉬셨나요?

◆ 윤용인: 아니요. 저희 집은 이 습관이 정착이 되어 있는데, 저희는 성수기 때는 안 갔어요. 성수기 때는 가격도 많이 올라가고 사람도 많고 하니까, 나가면 고생이다, 그래서 저희는 거의 바닷가를 가더라도 철이 좀 지난 바닷가.

◇ 이익선: 그럼 춥잖아요? 바다에도 못 들어가고요.

◆ 윤용인: 아, 뭐 밖에서 봐도 괜찮습니다. 굳이 수영을 하고 싶으면 실내 수영장이라든지 많으니까요.

◇ 이익선: 하긴 그러네요. 너무 갇혀 지내는 것 같아요. ‘수영해야 돼.’ ‘꼭 남들 갈 때 가야 돼’ 이런 거죠. 좋습니다. 오늘 들어온 사연 중에 하나가 있는데요. 휴가, 쉬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어떤 고민이신지 이분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24시간 운영하는 가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친구가 사장인 가게에, 직원은 저하고 홀 담당 이모님이 두 명입니다. 처음에는 이모님 없이 저와 그 친구 둘이서 일을 했는데요. 함께 일을 하다 보니 친구의 조급증과 불안증이 많이 보입니다. 심지어 그 친구가 사장이랍시고 잠도 안자고 매장에 내내 나와 있는데요. 심지어 이모님 오시기 전에는 서로 교대를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 친구가 한 시간이나 두 시간 만에 다시 가게에 나오는 바람에 저도 덩달아 잠도 제대로 못 잡니다. 한 번은 친구 때문에 30시간 가량 못 자고 매장을 본 적도 있었죠. 친구 가게다보니 연장근무니 뭐니 따질 수도 없습니다. 그 후 이모님이 오시면서 이제 낮 근무는 안 해도 돼서 다행이었죠. 문제는 매장공사를 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공사하는 분들 불러서 하면 될 것, 친구는 돈도 절약할 겸 자기가 하겠다고 우긴 겁니다. 전문가가 하면 사흘이면 끝난 일을 한 달이 넘는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제가 몇 번이나 그냥 맡기자고 해도, 저보고 도와주지 않을 거면 가만히 있으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안 도와준 게 아닙니다. 제가 해도 자기 생각과 다르다며 자기가 다시 합니다. 매번 그런 모습을 보니 저도 이제 도와주고 싶지 않은데요. 처음 친구 가게로 올 때는 그 친구가 잘 해주겠다며, 쉬는 날도 챙겨주겠다고 엄청 꼬셔서 왔는데, 정작 쉬는 날도 한 달에 한 두 번이고요. 저 역시 제 가게처럼 해주려고 했는데, 그 친구의 조급증, 불안증 때문에 제가 지쳤습니다. 친구가 사장이면 더 편할 줄 알았는데 이제 친구 사이마저 상할 지경입니다. 아무래도 그만두어야겠죠?

이런 질문을 주셨어요.

◆ 윤용인: 이게 친구끼리 동압하면 안 된다, 이런 이야기 숱하게 들었잖아요. 그게 꼭 동업뿐만 아니라 친구끼리 자취도 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 이익선: 제 친구들도 보면 아주 친한 사이인데 같이 자취하다가 남 됐어요.

◆ 윤용인: 여행 가서도 그런 일 있죠. 친구끼리 한 달 같이 여행하고 나서 그 다음부터 안 보는 사이도 있습니다. 친구라는 것이 적당히 좋은 것만 공유하고 그래야 하는데, 모든 것을 다 보다보니까 이렇게 되는 거죠. 그런데 저는 우리가 100만 년 전부터 친구끼리는 동업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계속 있었는데도 이런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것은 끊임없이 친구끼리 동업을 하고 있다는 거잖아요. 이분도 어떤 상황이 되니까 이런 이야기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경우는 아니겠지.’ 이러면서 친구와 같이 일을 시작하셨을 텐데요.

◇ 이익선: 네, 그런데 남하고 하면 견딜 일을 친구랑 하면 왜 못 견딜까요?

◆ 윤용인: 그거죠. 일단 내가 친구라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정확하게는 고용이 되는 순간은 사장님과 직원의 관계예요. 생각을 그렇게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고용이 된 분 입장에서는 친구라는 쪽으로 훨씬 더 나가는 거죠. 그래서 똑같이 부당한 일을 당했다고 해도 그게 정말 사장과 직원의 관계라면 이렇게 스트레스를 안 받을 것 같아요. 그런데 똑같은 상황에서도 ‘얘는 친구인데 왜 나한테?’ 이런 생각이 드니까 아주 복잡하게 고민이 되는 거죠.

◇ 이익선: 서로 그렇겠네요. ‘또 친구니까 함부로 대할 수도 없고...’ 사용주는 그럴 거고요. 일해주는 입장에서는 ‘야, 내가 친구인데 이런 편의도 안 봐주나?’ 이런 생각 할 것 같고요. 서로 기대치가 높으니까요.

◆ 윤용인: 그럼요. 특히 사장님 같은 경우에는 이런 생각도 들 거예요. 차라리 내말 잘 듣는 직원이 편하지 내가 왜 이렇게 사사건건 개입하고 간섭하는 친구, 너무 불편하다, 이런 생각이 있겠죠. 양쪽이 다 고민을 분명히 갖고 있는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 이익선: 그러면 애초에 일을 시작하기 전에 약속, 계약, 이런 걸 작성하는 건 어떨까요? 이를 테면 매장 안에서는 친구가 아니다, 이런 거요.

◆ 윤용인: 초반에 사연을 보게 되면, 사장이 너무 조급하고 불안하다, 이런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는데요. 작은 가게, 특히 장사를 하는 곳에서는 사장님의 기본적인 공통점이 조급함과 불안감이에요. 그건 전 세계의 사장이 똑같을 겁니다. 내가 모든 것을 투자해서 이런 판을 벌려놨는데, 돈을 끌어왔을 수도 있고요.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걸 걸었는데 이게 한 번 삐끗하면 어떡하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면, 집에서 발 뻗고 자다가고 벌떡 일어나게 되는 게 사장들의 마음인 거예요. 이건 병적으로 조급하고 불안하고 하는 문제가 아니고요. 일정부분에서는 이렇게 작은 가게에서는 사장이 자리를 지켜주는 것은 맞다고 생각해요. 주방을 비우는 순간 그 식당은 망한다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그래서 친구 분께서는 조급하고 불안하고 이런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는데, 일단 그 부분은 사장들이 가지고 있는 속성이라는 부분으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 이익선: 그렇군요. 그런데 다른 건 몰라도 앞서 사흘이면 끝날 일을 한 달이 넘게 한다는 것은 현명하지는 못해 보여요. 비용을 절약하는 건 그렇다고 치지만.

◆ 윤용인: 그렇죠. 아무래도 제가 볼 때는 이분이 초보 사장님이시거나, 지금 새로운 경험들을 쌓아가고 있는 과정인 것 같고요. 그건 본인 스스로가 느끼셔야 돼요. 이런 시행착오도 겪고, 좀 비싼 등록금도 내고 하면서, 그 과정을 지금 겪고 계신 것 같아요.

◇ 이익선: 그렇군요. 이분께 처방전 내려주세요.

◆ 윤용인: 저는 친구로 남고 싶으면 그만두는 게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내가 계속 다니겠다고 생각이 든다면, 친구라는 생각은 일단 접어둬야 할 것 같아요. 내가 계속 이 곳에서 일하겠다고 하면 그때는 나는 그냥 고용된 사람이다, 저 사람은 내 사장이다, 이런 쪽으로 확실히 가고, 친구로 남겠다면 저는 이 상황에서는 친구까지 잃고 다 잃을 것 같습니다. 저도 주변에서 이런 케이스 많이 봤거든요. 동업해가지고 나중에 친구까지 다 잃은 거요.

◇ 이익선: 그런데 지금 그만둔다고 하면 고용했던 사장 친구가 ‘네가 어떻게 이럴 수 있냐? 서운한 거 있냐?’ 거기서 또 다른 갈등이 생기지 않을까요?

◆ 윤용인: 거기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하겠죠.

◇ 이익선: ‘나는 친구를 잃고 싶지 않다’, 이렇게요?

◆ 윤용인: 그렇게 가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요.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쯤에 홍대 앞에서 뭔가 같이 동업을 한 적이 있어요. 물론 저는 다른 회사를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그 친구에게 영업권을 맡기고, 저는 홍보나 마케팅 쪽으로 지원을 했는데요. 잘 될 때는 별 문제가 없었어요. 그런데 이게 한풀 꺾이고 안 되기 시작하니까 정말 보이지 않는 갈등들이 시작되는 거예요. 네 탓 내 탓이 되고, 그쪽 집안과도 연결이 되고, 뭐 이러다보니까 결과적으로 정말 친한 친구였는데 지금은 전화 한 번 하는 게 상당히 주저되는, 그래서 상당히 후회됩니다. 나는 예외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동업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도 예외 없이 마음에 금이 가게 하는구나.

◇ 이익선: 그렇군요. 친구를 잃지 않기 위해선 일을 그만두시라는 게 1번 처방전이었습니다. 2415님, “저는 남편하고 같은 직장 다니는데, 저의 사수는 아니지만 옆 파트 상사예요. 직장 내에서도 남편하고 동료하고 역할을 나누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괜히 빈정 상하고요.” 그런데 이런 일은 빈정 상했다고 갈라서는 일은 잘 없으니까, 그냥 삭이고 사실 것 같은데요?

◆ 윤용인: 부부도 두 분만 같이 작은 사무실을 운영하면서 하루 종일 본다, 집에서 본다, 이런 경우에 엄청 스트레스 받는다는 고민도 많이 봤어요.

◇ 이익선: 네, 그렇죠. 당신의 전성기 오늘, 금요일 코너 ‘노.찾.사’ 함께 하고 있습니다. 사소하지만 나에게는 큰 고민 있으신 분들 #0945로 보내주세요. 이런 질문도 들어왔어요. 4471님, “윤 작가님, 아는 게 힘이 맞나요? 모르는 게 약이 맞나요?” (웃음) 사실 이게 노답은 맞는 것 같은데요. 뭐가 맞을까요?

◆ 윤용인: 요즘 젊은 친구들의 은어 중에 ‘케바케’라고 혹시 들어보셨어요?

◇ 이익선: 저는 못 들어봤는데요. 무슨 뜻인데요?

◆ 윤용인: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는 거죠.

◇ 이익선: 아. 그때그때 다르다?

◆ 윤용인: 네, 다르겠죠. 어떤 건 아는 게 힘이고, 어떤 건 차라리 모르는 척 하는 게 약이고, 이럴 것 같아요.

◇ 이익선: 그렇군요. 3174님, “정말 친한 친구인데 저를 이유 없이 멀리합니다. 저는 이유도 모르고 너무 답답해요. 물어보고 싶어도 친구 성격이 진지한 걸 싫어해서 불편해 할까봐 못 물어보고 있습니다.”

◆ 윤용인: 저는 이 사연은, 물론 정도의 차이가 있고, 이게 어느 정도의 기간 속에서 이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제가 1년 전에 연극치유라고 하는 게 있거든요. 연극을 하면서 심리치료를 하는 건데, 그때 치유사가 앉아 있는 방청객들에게 누구 한 명이 나와서 자기 고민을 이야기하면 거기서부터 연극치유를 하겠다고 해서 시범적으로 올라왔는데, 이분이 40대 주부셨어요. 그런데 이분이 갑자기 눈물을 흘리면서 자기가 여고 시절 때 이유도 없이 친구들한테 따돌림을 당했는데, 이게 몇 십 년이 지난 상태였는데도 그 생각만 하면 너무 자기가 속이 상하고 눈물이 난다고 하면서, 치유가 시작되었는데 최면치료처럼 막 우시더라고요. ‘영숙아 그때 너 나한테 왜 그랬니? 미경아 너는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니?’ 이러시면서요.

◇ 이익선: 아, 정말 나가서 그렇게 하세요?

◆ 윤용인: 네, 그런데 저는 그걸 보면서도 이게 굉장히 큰 상처였구나 생각했는데요. 일본 소설가 하루키가 쓴 소설이죠.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그것도 주제가 그거거든요. 아무 이유도 없이 5명의 멤버 중에서 주인공만 왕따를 당하니까 16년이 지나서 그걸 추적해나가는 과정이에요. 그런데 이 사람은 자살도 생각했었고요. 이유도 없이 왕따를 당하니까요. 그래서 16년 후에 추적하면서 이유가 뭐였냐면 별 것도 아니었고 오해였는데, 중요한 건 16년이 지나니까 그 사건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고 내가 어떤 사람이 직면하고 있다는 거예요. 직접 부딪치면서, 너 그 때 왜 그랬어? 연극 치유를 했던 분은 대상들에게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치유를 하면서 울었던 거고, 소설 속의 주인공은 직접 가서 이야기를 한 거거든요. 저는 이 사연의 청취자 분께서, 물론 내가 이 사람과의 관계가 그렇게 중하지 않다고 하면 ‘너는 그래라, 나도 내 방식대로 하겠다.’ 이러겠지만, 계속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면 그분의 성격이 어떻든지 간에 직접 물어보고 나는 지금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너는 왜 나를 멀리하고, 나한테 이야기도 안 하고 그러는지, 직접 한 번 물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이걸 묵혀두면 상당히 큰 상처로 남습니다.

◇ 이익선: 그러네요. 사람이 살면서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이 무시당하는 것, 거부당하는 것 일 텐데요. 이유를 모를 때 정말 답답하고 괴로울 것 같습니다. 그럼 3174님에게 처방전을 드리는 거네요. 그 친구의 성격과 상관없이 다가가서 물어보셔야 한다.

◆ 윤용인: 그렇죠. 일단 나를 중심으로, 내가 너무 괴로우니까요.

◇ 이익선: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저희가 가지고 있는 고민 사연이 있는데요. 이거 좀 전해드릴게요.

“결혼한 지 15년에 신랑 나이 40 초반입니다. 남편이 1년 전부터 휴대폰 게임을 시작했는데 너무 빠졌습니다. 밥 먹으러 나오지도 않고, 하루 종일 틀어박혀 있기도 하고, 대화하지도 않고요. 그런데 최근에 휴대폰 결재 영수증을 봤더니 한 달 요금이 47만원, 두 달 치가 120만원 나왔는데요. 제 월급과 거의 맞먹습니다. 남편의 월급도 사실 넉넉지 않은 상황인데 정말 너무 속상합니다. 그리고 무책임하게 느껴집니다. 아직 남편한테 이야기하지 않았는데요. 바가지 긁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닐 것 같아서요. 일단 게임을 멈추게 할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 윤용인: 네, 사실 저희가 방송 전에 살짝 이 사연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죠.

◇ 이익선: 그렇죠. 제가 게임 중독인데요.

◆ 윤용인: 네, 그 말씀을 하시길래, 이 남편분의 심리를 누구보다 잘 아실 것 같아요.

◇ 이익선: 네, 저는 좀 오래되었는데요. 예전에 테트리스 아이템, 뭐 이런 것이 있었어요. 5~6명이 게임을 하면서 아이템으로 공격도 할 수 있고, 뭐 그런 게임이었는데요. 그게 그렇게 재밌어서 밤을 새우고 그랬어요. 그때 증세가, 밥 먹어라, 뭐 해라, 이러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짜증스러워요. 왜 날 가만 놔두지 않지, 나는 배 안 고픈데, 손님이 와도 인사도 안 해요. 오로지 그것만 하다가 아침 해를 딱 보는데, 아 스스로 창피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또 안 했거든요. 빠질 만큼 빠지다가 딱 나왔는데요. 이게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게 있어요.

◆ 윤용인: 그러니까 스스로 벗어나야 하는 상황이네요?

◇ 이익선: 네, 어떻게 이 분을 멈출 수 있을까요? 저는 그래도 운이 좋았는데요.

◆ 윤용인: 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는 고민들을 좀 분리해봐야 할 것 같아요. 우선 아내분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남편이 같이 있어주지 않아서, 게임으로 인해서 공동의 시간을 뺏기고 있다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죠.

◇ 이익선: 그렇죠. 자녀도 있으니까요.

◆ 윤용인: 네, 그리고 두 번째가 아빠의 저런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다는 점이 있고요. 세 번째는 돈이죠. 너무 많이 쓰니까요. 이렇게 고민을 좀 분류할 필요가 있을 것 같고요. 저는 일단 성인이시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하지 말라고 막 이야기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일선에서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이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청소년들에게 하는 시간 자체를 정해놓고 약속을 지키자는 건데, 청소년들은 이게 잘 안 지켜져요. 그런데 가장이잖아요. 당신에 게임하는 거 내가 준중 하는데 시간을 딱 정해서 이때만 딱 합시다. 이렇게 말하는데 ‘싫어, 밤새도록 할 거야.’ 이렇게 나온다면 이건 정말 다른 차원의 문제인 것 같고요. 이럴 때 정말 조심하셔야 할 것은 잽을 날리듯이 계속 끊임없이 잔소리하고, 간섭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아예 굵게, 이때만 해줘요. 그럼 내가 간섭 안 할게. 이렇게 해야 할 것 같아요.

◇ 이익선: 그렇죠. 그런데 간혹 현실에서 뭔가 제대로 안 풀리고, 회피하고 싶을 때 게임에 빠지기도 하거든요. 혹시 남편에게 그런 어려움은 없을까? 순간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 윤용인: 현실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 게임을 많이 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방금 말씀하셨던 것은 기본적으로 베이스에 많이 깔려 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내가 경제적이든, 가장으로서든, 회사든, 이런 것에 엄청 무게감이 있을 때, 이 시간만큼은 완전히 잊을 수 있으니까요.

◇ 이익선: 네, 잽을 날리지 말고 한 방에. 이게 처방전입니다. 오늘 노답을 찾는 사람들, 윤용인 작가와 함께 했습니다. 작가님 감사합니다.

◆ 윤용인: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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