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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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홍대]혼자가 편한 청춘들, 우울감은 옵션?-대학내일 20대 연구소 임희수 연구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10-19 15:29  | 조회 : 5080 
[라디오홍대]혼자가 편한 청춘들, 우울감은 옵션?-대학내일 20대 연구소 임희수 연구원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5/10/16 (금)
■ 진 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요즘 20대들은 인간관계를 귀찮아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혼자 밥 먹는 혼밥족이라는 용어도 생겨나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외로움이나 우울증을 느끼는 심리적 문제가 부쩍 늘고 있다고 합니다. 20대들은 인간관계와 정신건강 어떻게 챙기고 있을까요? 라디오 홍대, 대학내일 20대연구소 임희수 연구원과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대학내일 20대 연구소 임희수 연구원(이하 임희수): 예. 안녕하세요.

◇최영일: 20대든 어느 세대든 우리가 정말 어려워하는 것이 바로 인간관계인데요. 20대들은 인간관계를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임희수: 20대가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을 어려워한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20대는 사실 전화통화 조차도 불편해서 카톡이나 SNS로 대신하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최근에 배달 어플이나, 대행 서비스가 뜨고 있는 거죠. 이처럼 인간관계를 어려워하고 불편해하는 경향도 있지만, 아예 인간관계 자체를 귀찮거나 또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단순히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친구가 되고 관계를 맺는 일 자체에 대해서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인데요. 그래서 혼자 있는 것이 더 편하다는 20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혹시 혼밥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는지요? 혼밥은 혼자 밥 먹는 것을 줄여서 부르는 말인데요. 20대 사이에서 이러한 혼밥족이 굉장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들 혼밥족을 위한 어플도 있는데요. 서울대 학생이 개발한 두리두밥이라는 어플은 서울대 교내 식당과 서울대입구역에서 혼밥족들이 간편하게 밥 약속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전날 저녁부터 당일 약속시간 30분 전까지 점심, 저녁 여부와 장소를 신청하면 무작위로 짝을 맺어주는 방식입니다. 이 어플은 출시 1주일 만에 가입자가 300명을 넘어서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합니다. 또 소셜다이닝이라고 해서 SNS를 통해 모르는 사람끼리 밥 먹는 모임을 만들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같이 밥 먹는 것이 인간관계의 확장이었다면, 요즘 20대는 관계와는 별도로 밥만 함께 먹기 위한 상대가 필요하면 언제든 구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도 밥 먹을 상대가 필요 없다고 여기면 혼자 먹는 것이 편한 20대입니다. 혼밥 외에도 혼강은 혼자 강의 듣는 것, 솔플은 솔로플레이, 즉 혼자 놀기를 의미합니다. 20대가 즐겨 사용하는 언어 중에서 이와 같이 혼자에 대한 용어가 늘어난다는 것은 혼자 있는 20대가 많아진다는 반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영일: 왜 요즘 20대들은 인간관계를 불필요 한 것으로 여기게 된 걸까요?

◆임희수: 첫 번째 이유는 너무 바쁘기 때문이지요. 학점 관리, 대외활동, 스펙 쌓기, 아르바이트 까지 할 것이 너무 많다 보니 단순히 친목을 위한 관계는 자연스럽게 뒷전으로 밀려난 것입니다.
처음 보는 사람을 만나서 서로의 관심사를 묻고 친해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 너무 오래 걸리고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것이죠. 그보다는 차라리 처음부터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을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 만나서 필요한 부분만 공유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고 편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는 무언가 같이 할 사람이 필요하다면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 언제든지 목적에 따른 상대방을 구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졌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방에서 서울로 면접을 보러 가는데 길을 몰라서 같이 갈 사람이 필요하다면 취업 커뮤니티에서 면접 동행을 구한다는 글을 올리고 만나서 함께 면접을 보러 갑니다. 유럽 여행을 가고 싶은데 혼자서는 방값이 부담된다면 어느 도시에서 언제부터 언제까지 룸쉐어를 할 메이트를 구한다는 글을 유럽여행 커뮤니티에 올립니다. 또 개인방송국 아프리카 TV를 보면 공부하는 방송, 이른바 ‘공방’이 유행입니다. 공방은 혼자 공부하면 의지를 잃을 수 있으니 자신이 공부하는 모습을 개인 방송으로 내보내서 불특정 다수와 함께 공부하는 듯 한 기분이 들게 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목적에 따른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가 무교류 동호회입니다. 정해진 시간에 모여서 취미생활을 같이 할 뿐 동호회의 멤버들 간에 서로 자기소개나 뒤풀이 같은 것은 없습니다. 20대는 이렇게 만난 사람들을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고 인간관계로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최영일: 사람은 사회적 동물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혼자 있는 것을 스스로 선택한다면, 우울감이 쉽게 찾아오게 되고 정신건강에도 나쁘지 않을까요?

◆임희수: 네. 실제로 우리나라보다 먼저 1인 가구 증가와 독거노인 문제를 경험한 일본의 경우를 보더라도 1인가구나 싱글족의 증가는 우울증, 공황장애, 대인기피증 등의 심리적 문제를 병행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의 정신과 전문의 오카다 다카시 박사는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라는 최근 저서를 통해서 이렇게 혼자 있는 것이 편한 사람을 ‘회피형 인간’이라고 가리키고 있는데요. 감정적으로 쉽게 상처받으며, 실패가 두려워 새로운 일에 도전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보다 질적으로 낮은 삶에 만족해버리기 때문에 큰 사회적 손실을 불러온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혼자가 익숙한 20대 역시 당장은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서 인간관계를 멀리했지만, 인간이기에 어느 순간 외로움이나 우울증을 느끼기도 합니다. 특히나 최근 인간관계와 더불어 극심한 취업난과 입시 스트레스를 혼자 감당해야 하는 20대 사이에서 우울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취업준비생의 96%는 우울증을 느껴본 적이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최영일: 20대들은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요? 마음도 감기처럼 병원에 가야한다는 인식이 넓어지고 있는데요. 병원에도 가고 그렇습니까?

◆임희수: 실제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20대의 수는 매년 약 5만 명 정도라고 합니다.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를 느낀 20대의 경우 대학 내 상담센터를 이용하거나 신경정신과에서 약물치료를 받기도 합니다. 또는 이보다 경미한 스트레스의 경우라면 소위 힐링이 되는 취미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합니다. 최근 유행하는 것이 손을 이용한 활동인데요. 대표적인 것이 올해 초부터 큰 인기를 끌었던 컬러링 북입니다. <비밀의 정원>이라는 색칠공부 책은 안티-스트레스 컬러링 북이라는 제목처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이유로 올 여름 베스트셀러 부문에서 3주가 넘도록 1위를 차지했습니다. 또 종이접기나 캘리그라피라고 하는 손 글씨 쓰기, 실뜨기, 핸드메이드 향초나 비누 만들기 등 손을 이용해 무언가 만드는 활동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취미 활동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최영일: 20대들의 인간관계, 우울증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 걸까요?

◆임희수: 20대가 인간관계를 회피하고 불필요하게 느끼는 뒷면에는 사회적으로 이미 많은 거절을 경험했기 때문에 상처받는 일을 미리 두려워하는 감정이 깔려있습니다.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로서 인간관계에 진심으로 대하지 않고 적당한 관계만을 유지하면서 차라리 혼자가 편하다고 스스로 위안하며 살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심리전문가들은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관계나 취업 등 외부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본인의 탓으로 생각해서 스스로 우울증의 늪에 빠지지 말고, 건강한 취미활동 으로 스트레스 원인을 자신으로부터 객관화해서 바라보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고요. 스스로의 가치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물론 말로는 쉽게 할 수 있지만 사회가, 어른들이 도와줘야 할 부분입니다. 20대가 스스로 아무리 건강한 생각을 하려 한다고 해도 그들이 부딪치는 세상이 20대에게 포기세대니, 잉여세대니, 노력하지 않고 징징댄다고 우리 때는 안 그랬다고 꾸짖어 버리면 20대는 또 다시 상처받을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20대의 우울증은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대가,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최영일: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말씀 감사합니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의 임희수 연구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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