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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금요기획]"도박중독의 폐해와 위험성“-이광자 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 김우정 을지대 강남을지병원 중독브레인센터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9-18 18:43  | 조회 : 10020 
[금요기획]"도박중독의 폐해와 위험성“-이광자 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 김우정 을지대 강남을지병원 중독브레인센터장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7:00)
■ 진행 : 김윤경 기자
■ 대담 : 이광자 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 김우정 을지대 강남을지병원 중독브레인센터장

◇김윤경> 도박 하면 나와 내 주변과는 너무 먼 얘기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런데 우리나라 성인 20명 중 한 명이 도박중독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20세 이상 성인의 절반 이상은 한 차례 이상의 도박을 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기 때문에 사실 도박의 위험, 도박중독의 위험은 우리 곁에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주가 이러한 문제를 깊이 생각해보는 주간입니다. 도박 문제 인식 주간인데요. 저희 생생경제 오늘 금요기획에서는 우리 사회 도박 중독의 폐해, 위험성이 얼마나 심각한지 짚어보려고 합니다. 전문가 두 분 나오셨는데요. 한 분 한 분 소개를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한국 도박문제관리센터의 이광자 원장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도박문제관리센터 이광자 원장(이하 이광자)> 안녕하세요.

◇김윤경> 을지대학교 강남을지병원의 김우정 중독브레인센터장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을지대학교 강남을지병원 김우정 중독브레인센터장(이하 김우정)> 안녕하세요. 정신과 의사 김우정입니다.

◇김윤경> 안녕하세요. 두 분도 인사 나누시죠.

◆이광자> 안녕하세요.

◆김우정> 안녕하세요.

◇김윤경> 먼저 도박문제관리센터가 어떤 곳인지부터 여쭤볼게요. 도박 문제 인식 주간이 있다는 것도 사실 잘 몰랐거든요.

◆이광자> 그렇죠? 기억나실지 모르겠는데. 2007년에 불법 도박인 ‘바다이야기’...

◇김윤경> 아, 기억나죠.

◆이광자> 기억나세요? 떠들썩했었죠. 그 해 9월 17일에 도박 중독 추방을 위해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라는 것이 생겼어요. 그래서 9월 17일을 기념일로 제정하고, 매년 9월 17일에 도박 문제의 심각성을 국민한테 알리고. 그 폐해가 어떤 것인지 알리면서 최소화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합니다. 그래서 사감위법에 의해서 저희 센터가 2년 전에 설립돼서 국가 차원에서 무료로 도박 중독을 예방하고, 또 상담, 치유,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상담 서비스 기관입니다.

◇김윤경> 그렇군요. 그래서 도박 문제 인식 주간이라는 게 9월 17일을 전후로 해서 한 주간 진행되는 것인가 보네요.

◆이광자> 그렇습니다.

◇김윤경> 그러면 김우정 선생님께 좀 여쭤볼게요. 도박 그러면 일단 어감이 별로 좋지 않아서. 우리나라 도박 그러면 문제다. 이렇게만 막연하게 생각하는데. 얼마나 문제가 심각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요?

◆김우정> 최근 개막한 프로 농구에서도 불법 스포츠 도박이라든지, 이런 선수들이 연루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유명 연예인들 불법 도박 문제들이 예전에 뉴스로 보도된 적도 꽤 있었고요. 원래 도박 자체는 사교적인 놀이에서부터 출발하지만 상당수가 과도한 수준으로 빠지는 게 문제인데요. 2014년도 조사에 따르면 범위를 좀 넓게 잡았을 때, 조금이라도 위험하신 분들을 따졌을 때. 전국 우리나라 국민 중에 5.4%가 위험하다. 이런 통계가 있었고요. 그리고 범위를 좁게 잡고 심각한 분들만 따져봐도 1.5% 정도로 유병률이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이게 다른 미국이나 프랑스, 이런 선진국에 비해서 두 배 이상 되는 높은 수치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뉴스에 나오는 개인 특정인들의 이야기가 아니고 국가적인 문제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김윤경> 이렇게 말씀 들으니까 상당히 심각하게 들리기는 하는데요. 이광자 원장님.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하는 도박과 외국의 도박이 종류가 좀 다른가요?

◆이광자> 예. 우리나라에서 합법적으로 정하고 있는 사행 산업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7가지 사행 산업이 있는데요. 여러분 잘 아시는 카지노, 경마, 경륜, 경정, 또 복권. 매주 사시는 분들 있죠. 또 체육진흥투표권이라고 해서 보통 우리는 스포츠 토토라고 하는데, 그것도 있고. 마지막으로 소싸움까지 있습니다. 소싸움도 합법적인 사행 산업입니다. 그런데 이런 합법적인 사행 산업보다 문제가 불법 사행 산업이 매우 심각하죠. 그 규모가 합법은 1년에 20조 정도라고 보면, 불법 사행 산업이 그 3배 이상 많은 75조 가량으로 추산되거든요. 이것은 우리나라 올해 국방예산이 그것의 2배가 되는 액수니까 어마어마한 것이죠.

◇김윤경> 그것도 추산일 뿐이니까 드러나지 않은 게 더 많이 있겠죠. 그러면 불법 도박의 종류는 어떻게 되나요?

◆이광자> 불법 도박으로는 우선 불법 인터넷 도박이 있고요. 또 우리 주부들이 많이 하시는 하우스 도박이라는 게 있고요. 사설 스포츠 도박도 있고요. 불법 사행성 게임장 있죠. 그러고는 사설로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 이런 것을 사설로 하는 것들. 이 중에서 지금 불법 온라인 스포츠 도박이 급증하고 있죠.

◇김윤경> 불법 스포츠 도박. 아까 김우정 선생님 말씀하셨던 프로 농구에서 연루가 됐다는 그런 분들도 아마 여기에 연루가 됐던 것이겠죠?

◆김우정> 맞습니다.

◇김윤경> 그런데 중독이라는 게 사실 우리가 굉장히 쉽게 얘기하기도 하고, 굉장히 심각하게 얘기하기도 하는데. 이 중독은 알코올 중독, 이런 것들과는 좀 다를 것 같아요. 무언가 마약이나 알코올 등 흡수하는 게 아니라 행위를 하는 거잖아요? 김우정 선생님께 좀 여쭤볼까요?

◆김우정> 예. 중독질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서, 물질과 관련된 중독이 있고, 그 다음에 도박 중독을 포함해서 행위 중독. 이렇게 나눌 수 있는데요. 그런데 두 가지의 차이점까지 설명을 드리면 지금 시간이 또 지연될 것 같아서…….

◇김윤경> 아닙니다. 말씀하셔도 됩니다.

◆김우정> 제가 오늘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도박 중독이라고 하면 그저 나쁜 습관이다. 이렇게만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요. 사실 많은 연구들을 해보면 도박 중독에 있으신 분들도, 물론 매일같이 술을 먹거나 그런 분들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물론 뇌 사진을 찍으면 구조적으로는 어디가 좁아져 있거나, 망가져 있거나. 이렇지는 않거든요.

◇김윤경> 그렇지는 않다고요. 예.

◆김우정> 하지만 뇌의 기능을 따지는 연구를 해보면, 실제로 뇌의 기능이 많이 뒤틀려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릴 수 있거든요.

◇김윤경> 뇌 기능이 뒤틀려있다는 것은 질병이라는 말씀이신가요?

◆김우정> 예. 병이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윤경> 그래요? 그러면 뭐라고 할까요? 어떤 신경분비물질이 더 많이 전달된다든지. 어떤 뒤틀림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기는 한데, 비유를 통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김우정> 일상적인 예를 들어서 건강하고 남부럽지 않게 잘 생활하던 회사원이 있다고 하면. 그 분이 갑자기 도박에 빠져들게 되면 어느 순간부터 뇌에 이상이 생기게 되겠죠. 그게 겉으로 드러나니까. 그러면서 인간관계에서 짜증도 많이 내고, 민감해지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인간관계가 피폐해지고요. 경제적으로 쪼들리고, 가정 내에서 문제가 생기고. 이런 식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지 않게 되거든요.

◇김윤경> 그렇군요. 도박중독센터에서 만나는 분들도. 이광자 원장님. 겉보기에는 멀쩡했고, 원래 아무런 그게 없는데 이렇게 도박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많나요?

◆이광자> 그렇죠. 겉으로 봐서는 알 수 없죠. 그래서 아까 유병률 말씀하셨는데, 성인 대상으로 5.4%라는 것은 100명 중 5명이 도박 중독……. 우리나라에 209만 명 정도가 도박 중독 유병자라는 얘기거든요. 주변에 그런 사람 보셨어요? 100명 중에 5명? 잘 안 보이죠? 드러나지 않습니다. 겉으로 봐서는 누가 중독자인지 알 수 없는데. 그 밑으로 들어가서 보면 요즘 일어나는 많은 사회경제적인 범죄 행위들. 그런 것 밑바닥에는 도박이 깔려있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김윤경> 도박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이광자> 그렇죠. 도박을 하려면 아무래도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데 도박을 해서 돈을 딸 수 없거든요.

◇김윤경> 그래요?

◆이광자> 그럼요. 돈을 딸 수 없죠. 도박은 그저 놀이로써, 재미나 사교로 할 수 있으면 괜찮은 겁니다. 즐기면. 그런데 그것을 하다보면 따는 경험이 한 번 있거든요. 보통 우리 대박 경험이라고 얘기들 하는데. 그 대박 경험이 쪽박의 시작입니다. 그 대박 경험이 없어야 하는데, 만 원 베팅했는데 10만 원을 내가 땄다. 그러면 청소년들은 대단한 것이거든요. 그러면 내가 10만 원을 냈으면 100만 원을 땄을 걸.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자꾸 베팅을 하죠. 그러면 결국 잃게 돼있어요. 왜냐하면 도둑도 하나의 산업이기 때문에.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이 돈을 잃겠어요? 그러니까 그 정해진 시간 동안 가서 즐기고만 오면 되는데, 그것에 빠져들면 문제죠.

◇김윤경> 알겠습니다. 빠져드는 단계, 여기가 딱 문제인 것 같은데요. 3부는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금요기획, 우리 사회 도박 중독의 위험성, 폐해가 얼마나 큰지 진단을 해보고 있고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의 이광자 원장님 나오셨고요. 을지대학교 강남을지병원의 김우정 중독브레인센터장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4부로 이어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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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경> 오늘 3, 4부 금요기획으로 마련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 도박 중독의 문제가 얼마나 큰지. 그 폐해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습니다. 한국 도박문제관리센터의 이광자 원장님 나오셨고요. 을지대학교 강남을지병원의 김우정 중독브레인센터장님 함께 하고 계십니다.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도박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 저는 해외보다 더 심각한 줄은 몰랐어요. 그 문제도 좀 진단을 하게 됐고. 그러면 우리가 대표적으로 떠올리는 게 강원 랜드 같은 게 있고요. 지금 아까도 말씀하셨던 스포츠토토, 로또. 이런 것들이 있는데. 이것 장난삼아서, 재미 삼아서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이게 중독으로 이어지는 고리가 굉장히 궁금해요. 김우정 센터장님께 질문을 드릴게요.

◆김우정> 사실 합법이냐, 불법이냐 그런 게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고요. 물론 합법적인 우리 사행 산업에서는 배당액을 한 번에 얼마로 제한한다든가, 시간을 제한한다든가 식의 장치를 두고 하긴 하는데요. 하지만 생각을 해보면요. 사람이 더 큰 쾌감이나, 더 큰 재미를 느끼려고 도박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합법적인 도박에 손을 들이고, 그러다가 점점 본격적인 흥미를 느끼게 되면 이제 일주일에 겨우 한 번 할 수 있는 도박으로 쾌감을 쫓는 사람의 그 욕구가 채워지지 않겠죠. 그래서 도박은 합법이나 불법 여부를 떠나서 사람들을 빠져들고 중독되게 만든다는 점에서 본질이 같다고 생각합니다.

◇김윤경> 그래요? 그러면 센터장님께 추가 질문을 드리면. 중독이라는 메커니즘 자체를 건드리지 말아야 되나요? 아니면 도박이 문제인 건가요?

◆김우정> 사실 아까도 제가 서두에 뇌의 병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이런 도박 중독을 포함한 여러 가지 중독 질환들은 사실 개인의 질병적인 관점뿐만이 아니고 말씀하신 것처럼 사회적인 부분들도 고려를 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또 아예 그러면 세상의 모든 도박을 없애야 하는 것이냐. 세상의 모든 수를 없애야 되냐. 이런 문제와 맞닿아 있어서. 사실 이 밸런스가 중요하고, 저희가 책임 도박이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을 지키면서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김윤경> 책임 도박. 이런 말도 있군요. 그런데 이광자 원장님은 아마 중독에 빠져든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셨을 텐데. 주로 도박에 빠져드는 계기, 단계. 이런 것들은 어떻게 되던가요?

◆이광자> 처음에는 재미 삼아, 친구 따라, 그렇게 시작하죠. 그런데 대박 경험이 한 번 나면 그것을 승리 단계라고 얘기하거든요. 대박 경험을. 그런 경험이 꼭 있어요.

◇김윤경> 승리 경험이 없으면 안 빠져드나요?

◆이광자> 그렇죠. 그렇게 따는 일이 없으면 또 할 필요가 없는 거죠.

◇김윤경> 저는 승부근성이 강해서 꼭 이겨야 할 것 같아요.

◆이광자> 꼭 딸 수 있어요. 일단 땁니다. 그런데 끝까지 보면 결국 다 잃게 되는 것이거든요. 일단 승리 단계가 도박 중독에 드는 첫 단계입니다. 그게 그러면서 몇 단계를 거쳐서 중독에 이르는데. 승리 다음에는 손실 단계가 오죠. 결국 딸 수 없는 구조거든요.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그러면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빚을 지게 되고, 거짓말 하고, 불법 사채 쓰고. 그러면 가족 모두에게 경제적인 올가미를 씌우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본인만 망하는 게 아니라 가족 모두가 멍들고, 친구, 동료, 사돈까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돈을 빌리다 보니까 관계가 완전히 망가지죠. 특히 우리나라 동양 문화권에서는 자녀나 남편이 도박 빚을 그대로 다 갚아줍니다. 부인이, 부모가. 그러다 보면 이 도박 빚을 갚아주기 시작하는 게 함께 수렁에 빠지는 시초입니다. 절대로 갚아주면 안 됩니다.

◇김윤경> 안 돼요? 그러면 그 사람은 더 절망을 하게 되고, 힘들어지잖아요.

◆이광자> 빚을 갚는 방법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 센터로 오게 되면 재정 상담을 하면서 어떻게 도박 빚을 책임 있게 잘 갚아가면서 ‘단도박’을 하는지. 이런 상담도 하게 되는데.

◇김윤경> 원장님. 단도박이라는 게 도박을 끊는 걸 말씀하시는 것이군요?

◆이광자> 도박을 끊는다. 단주 같이. 단도박이라고 저희가 얘기하는데. 그런 단계 지나게 되면 결국에는 한계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면 포기 단계가 와서. 빚을 있는 대로 지고, 몇 천 만 원, 몇 억씩 지고. 내 돈만 빚진 게 아니라 남의 돈까지 다. 어떻게 하겠어요? 갈 데가 없죠. 자살하는 것이죠.

◇김윤경>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군요.

◆이광자> 극단적인 자살 시도가 도박으로 인해서 굉장히 많습니다. 때로는 부모님이 돈을 안 줘서 부모님을 살해하는 일까지 생기는. 그런 범죄 사건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포기 단계까지 갈 때 우리 센터로 오게 되면 저희가 회복을 돕죠. 그런데 저희 센터가 있는 줄 모르고, 전문상담기관이 있는 줄 모르는 사람들은 그냥 끝을 내릴 때가 많습니다. 가족도 그렇고. 그래서 꼭 오셔서 함께 치료해나가면…….

◇김윤경> 네. 지금 그러면 이런 원장님과 센터장님이 말씀을 하신 이런 사연 한 번 들어보고 가겠습니다.

---사연1---
저는 한 때 사업도 했었지만 현재는 무직으로 도박 치료를 받고 있는 40대 남자입니다. 대학도 체육 특기생으로 다녔을 정도로 평소 스포츠를 무척 좋아했었는데요. 도박을 시작하게 된 것은 약 15, 6년 전 국내에 스포츠 고배당률 게임인 ‘프로토’가 처음 시행되면서였습니다. 당시 10게임 중 9게임의 승률을 맞출 정도로 게임 예측율이 좋아 주변에서 불법 배팅을 권유받게 됐습니다. 그래서 결국 매일 배팅이 가능한 불법 스포츠 도박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요. 하루에 2,000만 원을 따기도 하면서 스스로 스포츠 도박을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까지 생각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서른 살 때는 8,000만 원의 빚을 지고 군 입대할 때는 몇 억 원의 채무를 못 갚아 결국 누님과 부모님께서 대신 갚아주셨습니다. 전역 후에도 정신을 못 차리고 취직한 회사에서 8,500만 원 공금을 도박 자금으로 횡령해 누나 명의의 아파트를 회사 대표에게 넘겨 가족에게 큰 피해를 끼쳤습니다. 결국 스스로 반성하고 6개월 동안 도박을 끊었지만 돈이 궁핍해지자 다시 충동적으로 돈을 빌려 스포츠 도박을 다시 하기를 반복, 번번이 몇 백 만 원의 손실을 보고나서야 멈출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아버지가 맡겨주신 퇴직금 5,000만 원 중 2,000만 원은 도박 빚을 갚고 또 이것을 만회하려고 도박에 들어갔다가 이 돈을 다 탕진해 버렸습니다. 결국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에 치료 도움을 요청하게 됐습니다.

◇김윤경> 굉장히 절박한데요. 보니까 나중에 마지막에는 아버지가 퇴직금을 주셨는데 도박 빚을 갚고 난 돈을 가지고 또 도박에 들어가게 되면 상당히 힘든 것 같은데. 이광자 원장님은 어떻게 들으셨나요?

◆이광자> 아주 전형적인 도박 중독에 이르는 길입니다. 여러 가지 특징을 다 갖고 있다고 하는데. 특히 이런 불법 스포츠 도박에 빠지는 남성의 경우 보면. 본인은 도박이라고 생각 안 하고 스포츠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연구하고 분석하면 충분히 딸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김윤경> 이 분이 또 스포츠를 무척 좋아했다고 하니까요.

◆이광자> 특히 초반에 몇 차례 승리를 맛보게 되면 그런 잘못된 믿음이 깊게 뿌리내리죠.

◇김윤경> 네.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를 김우정 센터장님은 어떻게 보시나요? 이렇게 계속 굴레에 빠지잖아요.

◆김우정> 네. 일단 사연 기준으로 제가 말씀을 드리면요. 이 분도 괴로운 상황이 계속 반복되니까, 결국에는 아버지가 맡겨주신 퇴직금으로 도박 빚을 갚고. 또 나머지 3,000만 원이 남아있었거든요. 이 분이. 그래서 그것을 만회하려고 또 들어갔죠. 이것을 저희가 추격 도박이라고 하는데요. 돈을 잃은 것을 만회하려고 또 도박을 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게 사실 말이 안되는 게. 일단 이번이 마지막이다. 이런 마음으로 도박장에 갑니다. 진짜 만에 하나 돈을 다 회복을 했어요. 그러면 그 분이 그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날 수 있을까요? 그렇지가 않거든요. 도박은 어쨌든 돈이 걸려있는 문제라기보다는 조절 능력을 상실했다는, 그런 상태를 말하는 겁니다.

◇김윤경> 그러니까 추격 도박이라는 말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군요.

◆김우정> 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격 도박을 계속 하시기 때문에 더 빠져나오기가 힘들고요.

◇김윤경> 그렇군요. 그런데 아까 이광자 원장님도 말씀하셨지만, 인터넷으로 이런 불법 사이트나 접근할 수 있기 너무 쉽고. 이제 도심에다 경마, 경륜장 이런 것들 많이 만들잖아요. 이게 불러올 수 있는 문제점이 분명 있지 않을까요?

◆이광자> 그렇죠. 불법 온라인 게임 중독자 규모가 너무나 빨리 증가하고 있어서. 그게 온라인 게임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경마, 경륜 같은 경주류 입장객 수는 좀 감소 추세에 있습니다.

◇김윤경> 오히려요?

◆이광자> 그러나 매출액은 늘어나고 있어요.

◇김윤경> 전체적으로 도박 시장이 커지고 있는 거죠.

◆이광자> 그렇죠. 더 커지고 있는데. 실제 경마장이나 경륜장에 가서 하는 것보다 장외 발매소라는 것 들어보셨죠? 이런 시내 곳곳에 보면 TV 놓고 하는 거죠. 실제 보는 게 아니라 TV를 통해서.

◇김윤경> 혹시 그런 게 복권방 이런 것하고 비슷한가요?

◆이광자> 거기하고는 좀 다르죠. 그런데 이런 장외 발매소에서 도박 중독이 더 문제가 되는데. 대개 이 사람들은 생각이 잘못 됐어요. 비합리적인 사고.

◇김윤경> 이를테면?

◆이광자> 이를테면 아, 나는 도박 기술자다. 내가 실력이 좋다. 나는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런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그리고 운, 미신, 이런 것도 있고, 확률에 대해서 잘못 이해해요. 그러니까 가령 도박으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든지. 많이 잃었으니까 딸 때가 됐다든지. 이번에는 지난번과 달리 꼭 이길 것이라든지. 그러면서 실제로 잃은 게 더 많았는데도 딴 것만 기억해요. 뇌의 구조 때문에 그렇죠. 선택적으로 회상하기 때문에 혼자서는 빠져나오기가 어렵죠.

◇김윤경> 그렇군요. 지금 문자로 상담 온 내용이 있어서 소개를 해드릴게요. 0484님인데요. ‘제 아들은 한국에서 잘 적응을 못 하고 가출을 일삼아서 유학을 보냈더니, 포커에 빠져서 어느새 중독이 됐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결국 3억 원의 빚을 지게 됐습니다. 그래서 귀국시켜서 치료를 받게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라고 하셨거든요. 이 분은 치료를 시작한 것 같기는 한데. 어떤 방향으로 치료가 되는 것인지, 치료 과정도 좀 궁금한데. 어떻게 센터장님께 질문 드려볼까요?

◆김우정> 네. 도박 중독을 치료하는 방법은 일단 제일 중요한 것은 생활 측면에서 무언가 개인 맞춤형 처방이 필요합니다. 환경적인 조치를 해야 하는 것인데요.

◇김윤경>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김우정> 유학 중이지만 방금의 사연에서. 휴학을 하고 일단 한국에서는 카지노가 아무래도 접근이 제한될 테니까. 그런 식으로 환경적인 이동을 해준다든가. 아니면 온라인 불법 도박 얘기가 나왔는데, 온라인으로 도박을 하던 분은 스마트폰을 없애고, 집의 인터넷을 일부러 끊고. 이렇게 한다든가. 내지는 본인 명의의 계좌를 아예 없애고 다른 가족이나 부모님이 관리를 해주신다든가. 이런 식의 조치가…….

◇김윤경> 그러면 금단 증상 같은 것은 안 오나요?

◆김우정> 금단 증상이 옵니다. 심리적으로 예민해지고, 짜증이 많아지고. 도박을 못하게 되면. 그게 도박이라는 쾌감이 뇌 회로를 건드리면서 생기는 현상인데요. 그런데 그것 때문에만 투여하는 것은 아니고요. 도박에 아주 공식적으로 승인 받은 약물은 없지만, 어떤 도박이라는 특정한 행동을 통해서 지나치게 쾌감을 느끼는 그런 부분을 좀 줄여주는. 저희는 도파민, 오피오이드 이런 물질들을 얘기하는데. 그런 약물 치료를 일부 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말씀드린 것처럼 생활 측면에서 환경적인 부분들이 더 중요하게 생각을 하고요. 제가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아까 앞서도 손해 본 돈을 가족들이 갚아주고. 이런 얘기들이 나왔는데. 사실은 가족들 전체가 치료에 들어와야 됩니다. 저희 클리닉의 경험들을 뒤돌아보면, 결국 가장 잘 치료된 케이스들은 가족 모두가 다 병원 현장에 와서. 가족들 간의 관계가 어떤지, 도박을 한 아드님과 아버지와의 관계가 사실은, 저희가 처음엔 들을 수 없었지만 평가를 하면 할수록 그런 부분들이 원래 문제였다든지. 그런 식으로 가족 전체에 대한 평가를 통해서 가족 관계도 회복이 될뿐더러 이런 식으로 진행을 해야 하고요. 특히 가족 얘기를 말씀드렸으니까 말씀을 더 드리면. 20대, 30대 같은 경우는 부모 자식 간의 트러블이 많이 쌓여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치료하는 것이고. 특히 4,50대 분들은 중년 남성분들이 혼자 클리닉에 오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런데 아무리 부인이 남편에 데이고 지치셔도 결국에는 두 분이 같이 나와서 함께 부부 관계 치료라든지. 이런 것을 받을 때 제일 효과가 좋거든요.

◇김윤경> 그렇군요. 결국은 약간의 결핍감이라든지 이런 게 또 쾌락을 쫓는 쪽으로 발달할 수 있다는 얘기로도 들리네요.

◆김우정> 예. 그렇습니다.

◆이광자> 도박 문제를 한 번에 치료할 수 있는 특정한 치료 방법은 없어요. 도박 문제는 도박에 대한 충동이라든지. 개인의 성격, 정서, 또 사회적 관계. 이런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들과 연결돼있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치료에 참여하는 노력이 필요하죠. 저희 센터에서는 몇 가지 치료 방법을 쓰는데. 대표적인 게 인지 행동 치료 방법입니다. 도박 문제를 해결하는데 알고 지켜야 될 생각이나 행동의 원리를 배우고, 잘못된 내용을 수정하게 하는 인지 행동 치료하고요. 또 동기 강화 치료라는 것을 하거든요. 단도박할 수 있는 동기, 결단을 견고하게 하는. 그런 동기 강화 치료도 하고. 또 12단계 촉진 치료라는 것을 하는데. 이것은 개인적, 영적 차원에서의 인격 성숙을 도와주는 일들입니다. 그러니까 도박을 끊는 데에 도박에만 포커스를 두는 것이 아니라. 도박으로 인한 다른 여러 가지를 보죠. 지금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가족 치료 굉장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가족이 도박에 대한 여러 가지 올바른 정보를 습득해서 적절한 대처로 중독자의 회복을 유도하고. 가족에 대한 신뢰, 지지. 가족이 믿어줄 때에 회복이 굉장히 빠르거든요. 그래서 가족 치료가 꼭 필요하고. 어떤 때는 자녀나 배우자가 도박 중독에 걸려서 오히려 가족이 더 단단해지는 가족들도 있거든요. 치료를 통해서. 그리고 재정 상담, 법률 상담, 대안 치료. 그리고 마지막으로 단도박 가족 모임이라는 것을 꼭 합니다. 그 분도 포커,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그런 청소년들 굉장히 많거든요. 그러면 그런 가족들끼리의 모임이 있습니다. 단도박 가족 모임을 통해서 서로의 문제를 해결하고. 마치 이것은 과부 사정 과부가 아는 것처럼.

◇김윤경> 동병상련인 것이죠.

◆이광자> 그래서 그 안에서 굉장히 많은 위로를 받고, 결국 도박을 끊게 되는. 그런 모임들이 있습니다.

◇김윤경> 굉장히 구조적이고 입체적인 해결 방법을 갖고 계신 것 같은데요. 여기서 또 아들의 도박 중독이 고민인 엄마가 계셔서 사연을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사연2---
하나밖에 없는 제 아들은 현재 국립대학에 다니는 대학생입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공부도 열심히 한 아들로 고등학교까지 좋은 성적을 내 우리를 한 번도 실망스럽게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국립 대학교에 입학한 아들이 친구들과 우연히 스포츠 토토에 손을 대면서 도박의 길로 빠져든 겁니다. 이전과는 달리 충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아들은 지속적으로 계속 도박을 하면서 저와 남편의 카드를 훔쳐서 도박을 하거나 친구의 사이트 비밀번호를 알아내 친구 돈으로 도박을 하기도 했습니다. 더 충격적이게도 불법 사이트 모집책으로 친구 6명을 가입시키고, 그 수수료로 도박을 하는 등 무섭게 타락을 했는데요. 처음엔 제가 아들의 잘못을 감싸기에 급급한 나머지 치료시기를 놓친 것 같습니다. 결국 제가 돈으로 해결해주려고 하다 보니 의존만 커지고 충동적인 성격은 더욱 과격해진 상황입니다. 도박 문제는 계속 더욱 커져가고 있습니다. 아들도 저희 부모도 도박 문제가 너무 심각한 것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김윤경> 정말 어떻게 해결해야 될까. 이게 엄마가 감싸주다 보니 더더욱…….

◆이광자> 저도 들으면서 정말 가슴이 답답합니다. 얼마나 힘드셨을까. 혼자서는 가족의 힘만으로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족은 언제나 중독자가 회복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그래서 가족이 중독자를 어떻게 도와야할지 우리 센터의 전문가와 함께 할 때 회복이 가능해집니다. 혹시 중독자 본인이 거부하더라도 가족이 먼저 상담 받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박 빚을 갚아주기 시작하면 결국 늪으로 빠져드는 것이기 때문에. 순간만 모면하지 중독은 해결되지 않고 다시 문제를 반복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혼자, 가족끼리만 하려고 하지 마시고. 국번 없이 1336. 저희 전화 상담 번호입니다. 언제든지 전화 주시면 무료 상담 받으실 수 있고요. 초기 전화 상담 하고난 후에는 거주 지역에 따라서 직접 개인 상담 받을 수 있는 11개 지역 센터가 있고요. 22개 민간 상담 기관과 연결이 돼있습니다. 그래서 상담 내용은 비밀보장이 원칙이고. 이 모든 서비스는 무료 제공이니까, 언제든지 1336으로 전화 거시기 바랍니다.

◇김윤경> 네. 굉장히 잘 설명해 주셨고. 그렇게 도박 중독에 대한 부분들은 해결해 나가면 될 것 같은데요. 시간이 저희가 거의 다 됐네요. 오늘 금요기획에서 마지막은 도박 중독에 대한 정의를 짧게 내리고 가야될 것 같습니다. 설명이 필요하면 조금 더 해주시고요. 김우정 센터장님께 먼저 여쭤볼게요. 도박 중독은 무엇이다.

◆김우정> 예. 도박은 필패에 이르는 위험한 게임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윤경> 하면 안 되겠네요.

◆김우정>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승부 근성이 남다르다거나. 이렇게 너무 집중해서 열중하시는 스타일의 분들은 개인적으로 안 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김윤경> 그러면 원장님께서. 이광자 원장님께서 도박은?

◆이광자> 한 마디로 말하면 도박은 질병이다.

◇김윤경> 네. 알겠습니다. 정말 간단하면서도 명료한 정의를 내려주신 것 같고요. 오늘 금요기획에서 도박 중독의 폐해와 문제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한국 도박문제관리센터의 이광자 원장님 나오셨고요. 을지대학교 강남을지병원의 김우정 중독브레인센터장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오랜 시간 두 분 감사합니다.

◆김우정> 감사합니다.

◆이광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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