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신율 / PD: 서지훈 / 작가: 강정연, 임은규 / 유튜브AD: 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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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홍대]경제 부흥 속에 태어난 20대, 돈 없어도 문화생활 아낌없이 한다!-대학내일 20대연구소 임희수 연구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9-11 20:32  | 조회 : 5776 
[라디오 홍대]경제 부흥 속에 태어난 20대, 돈 없어도 문화생활 아낌없이 한다!-대학내일 20대연구소 임희수 연구원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5/09/11 (금)
■ 진 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경제 부흥 속에서 태어나고 자란 20대이지만 역설적으로 현재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세대는 20대입니다. 과거 20대들은 문화를 주도하고 창조하기도 하는 문화 주체자였지만요. 요즘 우리 20대들은 문화를 소비하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이 버겁기만 합니다. 오늘 라디오 홍대에서는 20대들의 문화생활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 임희수 연구원과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대학내일 20대연구소 임희수 연구원(이하 임희수): 예. 안녕하세요.

◇최영일: 문화에 가장 관심이 많은 세대, 바로 20대가 아닐 수 없는데요. 20대들은 주로 어떤 문화생활을 즐기고 있나요?

◆임희수: 네. 우리가 흔히 문화생활이라고 하면 생각할 수 있는 영화, 공연 관람, 독서 등보다 20대가 생각하는 문화생활의 범위는 더 넓습니다. 락페나 디제이 페스티벌 등 각종 뮤직 페스티벌을 즐기고요. 스포츠브랜드에서 진행하는 20대만 참여할 수 있는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도 하고요. 플리마켓이나 길거리 공연(버스킹)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또 20대는 여행에도 굉장히 적극적인데요. 해외는 물론 국내 여행을 콘셉트를 잡아서 친구들끼리 떠나기도 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피규어 인형을 데리고 여행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어 올리거나, 여행과정을 동영상으로 찍는 ‘여동’을 만들기도 합니다. 특히 국내여행의 경우, 만 28세 이하만 구입 가능한 무제한 열차이용 패스인 ‘내일로’ 덕분에 더욱 활성화가 되었습니다. ‘내일로’는 유럽의 유래일 패스처럼 여름과 겨울 방학 기간 동안 KTX를 제외한 우리나라 모든 열차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무제한 열차패스인데요.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방학을 이용해 ‘내일로’를 다녀오는 것이 반드시 해야 할 필수 코스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20대의 문화생활은 이처럼 보다 광범위하고 활동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최영일: 20대들 문화생활, 또래집단과 하는 거겠죠?

◆임희수: 그렇습니다. 주로 또래 친구들과 문화생활을 즐기고 있는데, 커플인 경우 데이트=문화생활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고요. 또 굳이 커플이 아니더라도 남사친, 여사친(이성인 친구)끼리도 문화생활을 즐기는 비율이 더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꼭 친구와 함께가 아니더라도 20대는 자유롭게 문화생활을 즐기는데요. 혼자서 영화를 보거나 밥을 먹는 것에 익숙한 세대니만큼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으로 문화생활을 즐기는 #쏠플(솔로플레이)이 증가하고 있고요. 또 문화생활만을 위한 동호회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최근에 이른바 ‘무교류 동호회’가 뜨고 있는데요. 친목을 도모하는 뒤풀이나 자기소개 등을 아예 배제하고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모여서 오직 취미생활만 즐기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묵독파티’라는 독서정기모임 동호회가 있는데요. SNS에 올라오는 공지를 확인한 후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가져와서 각자 조용히 책만 읽고 집에 가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의 이유에 대해서 20대는 엮이거나 인간관계가 복잡하게 매이는 건 싫지만 또 혼자이고 싶지는 않아서라고 답했습니다.

◇최영일: 20대들은 경제 부흥기에 태어난 세대인데요. 문화 혜택을 많이 받고 자란 세대라고 볼 수 있을까요?

◆임희수: 지금 20대가 태어난 90년대는 경제성장을 이룩한 후이기 때문에, 당장의 의식주 해결보다는 자연스럽게 취미와 여가생활을 즐기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그러한 성장배경이 당연히 지금 20대의 문화생활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개인의 즐거움과 만족을 위해서라면 값비싼 취미생활도 아낌없이 즐기게 된 것이지요. 고가의 아웃도어 장비나 캠핑, 저가항공을 이용한 해외여행, 1-20만 원짜리 페스티벌 등 자신에게 즐거움을 주는 문화생활이라면 어디서 어떻게든 참여하려고 하는 적극성을 띄고 있습니다.

◇최영일: 20대를 보면 트렌드가 보인다 이런 말도 있는데요. 요즘 20대들이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문화 트렌드 뭐가 있을까요?

◆임희수: 요즘 20대에게서 앞서 유행이 시작된 문화 트렌드로는 복고열풍과 숨겨진 동네 찾기를 들 수 있습니다. 2-3년 전부터 대중문화 전반에서 90년대를 추억하는 복고열풍이 강하게 불었는데요. 놀랍게도 이런 90년대 복고아이템을 적극적으로 전파한 것은 90년대에 태어난 20대였습니다. 20대 특유의 열린 문화수용력으로 정작 자신들은 기억도 못하는 음악과 패션을 따라하며 복고 아이템을 추억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놀이거리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입니다. 한 가지 사례로 20대가 즐겨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거 아는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어린 시절 유행하던 과자나 종이인형, 다마고치 같은 추억의 장난감 사진을 올리는 놀이가 유행 중이기도 합니다.
이와 함께 요즘 20대는 중심 상권이 아닌 대로변 뒷길, 조용한 주택가 골목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홍대보다는 연남동, 이태원보다는 경리단길, 삼청동보다는 서촌이나 북촌마을처럼 자신만의 느낌을 중시하는 20대들은 더 조용하고 알려지지 않은 동네를 적극적으로 발굴해내고요. 그러한 20대를 따라서 다시 카페나 식당 등 상권이 모이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최근 연남동에 있는 경의선숲길을 ‘연트럴파크’라고 부르는 등 20대가 모이는 곳이 핫플레이스가 되는 거죠.
◇최영일: 그런데 말이죠. 20대들이 문화에 관심이 많고 트렌드를 이끌긴 하지만요. 과거의 20대에 비해서 문화를 생산하고 발전시키는 영향력이 줄어든 것 같아요. 더 이상 20대들이 문화의 아이콘이다! 이렇게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세요?

◆임희수: 과거의 20대와 요즘 20대가 향유하는 문화의 속성이 달라졌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90년대에 20대들이 만들어냈던 문화와 80년대 20대 문화는 그 속성이 완전히 다르지 않습니까?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문화의 성격과 향유하는 방식, 또 그러한 문화의 사회적 영향력 역시 달라질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서 영향력이 적다기 보다는 8,90년대에 비해 문화의 속성이 다른 것으로 이해하시는 편이 수월하실 것 같습니다.

◇최영일: 과거와 현재의 20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임희수: 요즘 20대의 문화 트렌드는 빠르게 지나갑니다. SNS를 통해 순식간에 전파되므로,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사람이 공유할 수 있고 그것이 재미있고 좋다고 생각하면 금방 유행이 됩니다. 그러나 빠르게 전파된 만큼 유행이 사라지는 속도도 빠릅니다. 어떤 게 유행인지도 모르는 사이에 유행이 지나가 버리기도 하고요. 따라서 20대를 늘 주시하고 있지 않는 기성세대라면 20대가 자기들끼리만 즐기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최영일: 왜 이렇게 된 걸까요?

◆임희수: 20대 문화가 전파되는 양상이 대부분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 채널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IT/뉴미디어에 약한 기성세대에게는 영향력이 미약하거나 없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요즘 20대 사이에서는 익명으로 속마음을 얘기하는 커뮤니티가 유행이고, 온라인 해시태그를 통한 손 글씨로 한글을 알리는 릴레이 운동이 유행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유행은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거나 해당 커뮤니티 가입자가 아니라면 모를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지금 20대의 방식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왜 예전처럼 지금 20대는 문화트렌드를 전파하지 않느냐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최영일: 생활이 어려우면 문화 생활비부터 줄이잖아요. 20대도 마찬가지인가요?

◆임희수: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20대는 전 세대 중에서 문화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고, 자신의 삶에서 문화생활이 차지하는 중요도에 대해서 굉장히 높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경제상황이 어렵고 자기의 삶의 만족도가 떨어질수록 문화생활을 통해서 위로받고 일탈의 기분을 누리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같은 20대라도 경제적 상황이나 여건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를 하기는 조심스럽지만, 대체적으로 문화생활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 편입니다. 그로 인해 자신이 얻는 기쁨이나 만족이 크다면 비용을 과감히 투자하는 소위 ‘가치소비’를 즐기는 세대기 때문이죠.

◇최영일: 문화가 있는 수요일 이런 행사도 있는데요. 지갑이 가벼운 20대들을 위해서 저렴하게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팁을 알려 줄 수 있을까요?

◆임희수: 네. 앞서 문화생활에 드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고 했지만, 사실 같은 공연이라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면 그 즐거움이 배가 되겠지요. 조금만 부지런히 움직인다면 문화생활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아주 많습니다.
몇 가지 팁을 알려드리자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9/1부터 12/31일까지 열리는 뮤지컬, 연극, 콘서트 등 291개 작품에 대해서 ‘공연티켓 원 플러스 원’이라는 지원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5만 원 이하의 공연티켓을 지정 예매사이트에서 1장 구매하면 1장을 더 주고 있으니 이용해 보시면 좋을 것 같고요.
전시회 무료입장 할인티켓을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도 있습니다. ‘캔고루’라는 어플은 매달 열리는 각종 전시회, 공연, 박람회 등의 정보를 보여주고 무료 또는 할인티켓을 제공합니다.
세종문화회관에서는 매달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천원의 행복이라는 공연을 진행합니다. 천원에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인데요. 아쉽게도 9월 공연 신청은 날짜가 지났으니 10월 공연부터 예매를 노려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밖에 예술의 전당이나 서울연극센터, 타임티켓, 대학로 할인티켓 사이트에서는 ‘당일할인티켓’을 진행하는데요. 당일 공연인 티켓의 잔여좌석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최영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생활에 열광하는 20대, 이유가 뭘까요?

◆임희수: 네. 20대를 문화열광족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삶의 만족도는 다른 세대에 비해서 가장 낮지만 문화에 대한 관심도는 가장 높다는 것인데요. 이처럼 20대에게 문화생활은 불안한 현실을 벗어나 위로받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따라서 자신이 처한 현실이 불안하고 답답할수록 문화생활을 통해 누리는 잠시 동안의 기쁨과 자기만족에 열광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렇게 20대를 위로해줄 수 있는 공연이나 페스티벌 등의 비용이 요즘 너무 비싼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보니 20대중에서도 이러한 문화생활에 대한 격차가 벌어지게 되고 상대적인 박탈감이 커질 수 있습니다. 정부나 기업 차원에서 20대를 위한 문화생활 지원 규모를 더 늘려주는 것이 이 땅의 20대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작지만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영일: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대학내일 20대연구소 임희수 연구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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