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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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표 반대했지만, 한달 지켜보니 의외로 잘하고 있다-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 [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3-09 21:11  | 조회 : 314 
세상을 바꾸는 정면승부.
문재인 대표 반대했지만, 한달 지켜보니 의외로 잘하고 있다

- 정치 잘못해서 욕을 먹고 있지만..집단논리에 빠져 정쟁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 계파 갈등 이젠 정말 옛말, 새정치 계파 거의 소멸됐다
- 정권 잡으면 야당과 대화 안돼, 청와대 “너 자신을 알라”는 현판 걸어놓고 매일 들여다봐야
- 지금 개헌은 박대통령말처럼 블랙홀, 국민투표로 골라잡기도 시기상조다
- 野 싸움박질 멈추고 여당이 카피하고 싶은 정책으로 승부 보여야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

[YTN 라디오 ‘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5/03/09 (월) 오후 6시
■ 진 행 : 강지원 변호사

앵커 강지원 변호사(이하 강지원):
세상을 바꾸는 정면승부, 매주 월요일 이 시간에는 정치개혁 특집 화합의 정치를 말하다, 로 진행합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정치권에 대해서 엄청난 불신과 실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그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생각해 보는 시간입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설훈 의원 초대했습니다. 안녕하셨습니까?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이하 설훈):
예,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강지원:
정치하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설훈:
저는요. 30년 넘게 되는 것 같네요?

강지원:
학창시절 때 민주화 운동 하시고 어쩌고 하시느라고 고초를 많이 겪으셨잖아요?

설훈:
그것도 그렇지만 그것 빼고 김대중 대통령을 모시기 시작한 게 김대중 총재로 계실 때 85년에 제가 비서실에 들어갔거든요. 그 때는 김대중 선생이었죠. 85년 4월 1일일 겁니다. 그 전에 같이 재판을 받았던 그런 걸 다 빼고라도 30년이 훌쩍 넘었네요.

강지원:
그 전에 재판 받으신 건 긴급조치 9호도 있었고,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도 있었고...

설훈:
날짜를 세어 보니까 꼬박 5년을 살았더라고요.

강지원:
그렇게 많이 계셨어요? 그 때 형 집행정지 빨리 좀 내 달라고 그러시지 그러셨습니까?

설훈:
79년에 처음 나왔다가 두 달 만에 다시 또 들어갔거든요. 그러고 또 석 달, 넉 달 뒤에 또 들어가고, 이런 상황이 계속됐죠.

강지원:
그러다가 김대중 총재, 선생이라고 하셨는데, 비서로 본격적으로 정국에 입문을 하셨네요. 그 때 내가 정치를 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이 드시던가요?

설훈:
그 때는 정치라기보다도 민주주의를 이루어야 한다, 민주화를 이뤄야 한다, 그런 일념이었지 제가 정치인이 된다, 이런 생각은 거의 없었던 거 같아요.

강지원:
정치인 비서로 활동하면서 그냥 민주화에 기여해보겠다, 이런...

설훈:
그 때 사실 저는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의 공범이었거든요? 문익환 목사님, 이런 재야 분들하고 김대중 대통령하고 연결이 되어서, 그래서 재야에 있던 특히 문 목사님 같은 분들이 김대중 선생을 혼자 두면 안 된다, 누군가 우리와 연결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야 한다, 그 다리 역할로 저를 선택을 하셨어요. 자네 가 있어, 이렇게 된 겁니다. 파견된 거죠. 문익환 목사 한 분의 의견이 아니고 재야 전체 어른들의 뜻이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강지원:
그 후부터 계속 정치권에서 계시다보니까 지구당 위원장도 하시고 출마하시고 국회의원도 하시고 하셨잖아요? 지금 한 30년 정치하셨다고 하셨는데요. 돌이켜 보면 어떻습니까? 하실만 한 일이었습니까?

설훈:
해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정치가 워낙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으니까요. 저도 참 어떨 때는 내가 왜 정치인 됐나, 하는 이런 후회가 들 때도 많아요. 워낙 막말로 욕을 들어 먹으니까요. 그게 한편으로 보면 정치인의 숙명인 것 같아요. 왜냐면 국민들은 정치를 잘 못한다고 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전 그렇게 생각해요. 전 세계 정치인들이 존경받는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 다 비난 받고 있어요. 왜 그런가 가만 생각해 봤는데 국민들이 정치를 잘 한다고 그러면요. 오만해질 거 같아요. 더 못할 거 같아요.

강지원:
그래서 일부러 못한다고 한다고요?

설훈:
일부러 못한다고 한다기보다도 어쨌든 국민들은 정치를 잘 못한다고 평할 권리가 있고, 그리고 지금까지 정치 이래로 잘한 정치인이라고 그렇게 없었던 것 같아요.

강지원:
별로 없었던 거 같아요. 기억이 안 나요. 그렇죠? 그러면 정치하시는 입장에선 우리가 정치를 잘 못해서 욕을 먹나보다, 그렇게 생각하는 게 순리 아닙니까?

설훈:
그렇죠. 기본적으론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도 반성 많이 하죠. 어떻게 해야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정치인이 될 것인가, 반성을 하는데 해법을 찾기는 아주 쉬운데, 답은 나와 있는 거 같아요. 정치란 대화거든요? 대화 속에서 문제를 찾아야 하는데 대화가 안 되고 서로 투쟁만 앞서는 이런 상황이 워낙 있었죠. 일방적인 싸움이 있을 수밖에 없는 군사독재 시절에는 싸워야 됐으니까요. 지금은 그 시절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대화가 잘 안 돼요. 참 안타깝습니다.

강지원:
그러게 말이죠. 오늘은 머리 아픈 정치 현안보다도 편하게 30년 동안 정치를 해 오셨으니까...

설훈:
편할 날이 없어요.

강지원:
우리 정치에 무엇이 문제고 지금 느끼시는 소회는 어떠시고 어떻게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볍게 듣는 시간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 부담 갖지 마시고요. 대화가 안 된다고 하셨는데 대화하는 것도 연습해야 합니까?

설훈:
일종의 트레이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릴 때부터 대화하는 트레이닝을 받아야 하는데 우리가 토론 문화에 익숙해져 있지 않거든요. 한 때 TV 같은 데서 토론 문화가 잘 되는 것 같더니 그런 것도 사라지고, 토론을 어렸을 때부터 시키고 남의 말을 경청하고 이런 습관들을 길러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학교 교육을 통해서.

강지원:
분석하는 사람들은 그렇죠. 우리나라 정치권이 왜 그러냐, 조금 전에 말씀하셨지만 과거에 독재 정권 시절, 또는 민주화 과정을 겪으면서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 간의 서로 투쟁적인 그런 관계가 계속되어 왔다, 그래서 대화를 생각 안 하고 서로 누가 이기느냐...

설훈:
그런 기간이 상당 기간 지나갔죠. 이제는 그런데 대화로 풀어야 하는 시점이 왔습니다.

강지원:
그래서 그런 습관 때문에 아직까지도 그런 거 아니냐...

설훈:
잔상이 남아있는 거 같아요. 우리 다음 세대는 좀 나아질 거라고 봅니다.

강지원:
다음 세대는 몇 년 후를 말씀하십니까? 50년 후는 아니죠?

설훈:
바로 시작되고 있다고 봐야죠. 민주화도 됐고 산업화도 됐으니까 이제 남북관계가 있으니까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적어도 민주주의와 산업화 세력이 싸우는 이런 상황은 극복되어야 한다고 보죠.

강지원:
그러니까 우리 남쪽에서나 그야말로 남남 갈등을 극복하고 남쪽에서 대화가 잘 되는 모습이 이루어져야 그래야 남북 간의 관계도 잘 풀리지 않을까요?

설훈:
그게 시작이죠. 남남 갈등을 푸는 노력들을 해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강지원:
그런데 국회의원들, 정치하시는 분들 개별적으로 만나보면 다들 인상도 좋고요. 말도 잘 하고 말이죠. 사근사근하시고, 그런데 그게 붙으면 싸웁니까?

설훈:
그게 일종의 집단 논리 같은 게 있는 거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경쟁심 같은 것도 나오고요. 그래서 쉽게 싸움이 일어나는 이런 상황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강지원:
지난 해 얘기를 잠깐 해 보면 그 때 야당에서 장 밖으로 뛰쳐 나가지 않았습니까?

설훈:
여당이 야당 되면 또 튀어 나가고, 야당이 여당 되면 또 튀어 나가는 걸 막으려고 하고, 이런 게 자꾸 되풀이 되는 거죠.

강지원:
새누리당이 과거에 야당할 때도 마찬가지였고 소란이 많았었죠. 장외투쟁하고 어쩌고 하고, 또 한 쪽에서 억지로 밀어 붙이는 방식으로 하고 그런 거 할 때, 저는 장외투쟁하는 걸 비판했거든요. 싸우려면 장 내에 들어와서 싸우세요, 그렇게 얘기를 했었는데, 어느 한 쪽을 편드려고 그런 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그렇게 얘기를 했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나고 보시면...

설훈:
장 내에서 싸우는 게 원칙이고 당연히 그래야 하는데 그 때 그 상황들을 보면 장 내에서 싸움이 도저히 안 된다, 라고 판단하고 튀어 나가서 밖에서 싸웠죠.

강지원:
그런 사정이 다 있었겠지만 그거 안 되는 거 아닙니까?

설훈:
그래서 지금 제가 생각하면요. 그게 꼭 잘 한 것이냐, 이런 판단을 한참 지나서야 하게 되는 거 같아요. 돌이켜 보면 지금 그걸 대화로서 풀 수 없었던 것인가, 이런 후회도 있고 하는데 그 시간이 지나가야 되는 거 같아요. 그 단위 상황에서는 잘 안 돼요.

강지원:
머리 나쁜 분들도 아니신데 언제까지 시간이 듭니까? 하하하하.

설훈:
상대가 있으니까요. 우리도 그렇지만 여당도 우리와 같이 같은 수준으로 생각하면 좋은데 그게 서로 잘 안 돼요.

강지원:
여당에서는 그냥 밀어 붙이고 말이죠. 심지어는 약 올리기도 하고 말이죠. 그런 모습들을 보이고 그랬는데, 알겠습니다. 하여튼 대화의 정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중요한 문제점을 지적해 주셨는데, 그 외에 또 어떤 점들이 마음에 걸리시나요? 한국 정치판이 왜...

설훈:
약속을 하면 지킬 줄 알아야 돼요. 약속이 안 지켜지는 게 제일 큰 문제일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대통령께서 지난 선거 때 이렇게, 이렇게 하겠습니다, 라고 했으면 말하자면 공약인 셈 아닙니까? 그걸 지키려고 해야 되거든요? 물론 지키려고 했겠죠. 그러나 못 지킬 약속 같으면 아예 안 해야죠. 그리고 약속을 부득이 어기게 될 경우에는 제가 이러이러한 사정으로 해서 도저히 약속을 못 지키겠습니다, 국민에게 사실을 밝혀주고 소소한 내역을 알리고, 이래서 저는 못 할 터이니까 국민 여러분, 용서해 주십시오, 사과와 이유를 국민들이 알아듣게끔 이렇게 해야 되는데 그거 없이 그냥 일방으로 결정하고 일방으로 지나가 버리거든요. 이런 게 거듭되니까 국민들이 야, 정치라는 게 참 믿을 게 못 되는구나, 이런 판단을 자연스럽게 할 수밖에 없는 거죠.

강지원:
공약 정치에 관해서 제가 해야 할 말씀을 다 하셔 버렸군요.

설훈:
죄송합니다. 하하하.

강지원:
제가 매니페스토 운동 한 사람이니까요. 한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공약 얘기 별로 안 나왔어요. 매니페스토 운동 하면서 공약을 꼭 지켜야 된다, 지키지 못하게 될 경우에는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된다, 이런 얘기들 많이 해 왔었죠.

설훈:
민주주의도 됐고 산업화도 거의 다 가고 있는 상황이고 이제부터 다툼이 있다면 정책으로 다퉈야죠. 정책으로서 잘 하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거고 정책이 실현이 안 되면 책임져야 되죠. 그런 과정으로 성숙한 단계로 가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강지원:
약속을 지키는 정책 정치가 되어야 되겠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여야가 정책 가지고 선의의 경쟁을 하면 우리 국민들이 보기에는 참 이뻐 보일 거 같은데.

설훈:
이뻐 보인다기보다도 내가 어디를 선택을 해야겠다는 게 결정을 쉽게 할 수 있는 조건으로 갈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지역적 판단에 의해서 묶여 있으니까 그런 정책 선거 결과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선거가 안 되는 셈이 많죠.

강지원:
이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가, 라고 하는 이야기를 잠시 후에 쉬셨다가 깊이 얘기를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에 지역구도 고착화되어 있고 지역적인 싸움 하고 말이죠. 그래서 정책 경쟁을 하지 못하고 패권주의, 승자독식, 이런 정책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죠. 여당도 해 보시고 야당도 해 보셨는데, 지금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신데 당 내 문제는 어떻습니까? 당에는 어떤...

설훈:
당에는 지금 문재인 체제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의외로 잘 하시는 거 같아요. 저는 참 사실은 털어놓고 말하면 당 대표를 안 하시는 게 좋겠다, 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 당 대표로서 당을 이끌어 가는 걸 보면 걱정했던 걸 걷어내고 있는 것 같아요. 의외로 적응을 잘 하고 당을 잘 이끌어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지원:
문재인 대표는 그런데, 고질적으로 정당 안의 내부적인 문제, 해결해야 할 문제, 이런 문제는 어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설훈:
정당은 어차피 집단과 집단의 모임이기 때문에 다툼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당 내 투쟁이 있죠. 싸움이 있게 되어 있는데 이걸 얼마나 합리적으로 경쟁할 것인가, 또는 대화로서 문제를 풀어낼 것인가, 이게 문제죠. 지금까지 우리 야당은 밖에 싸워야 할 대상이 있으니까요. 여당이 있으니까 거기에 대한 위기감 때문에 당 내에서는 싸움을 최소화하고 단결하자, 이 논리가 아주 잘 먹혀 들어갔죠. 그 논리 앞에서 누구도 반발을 못 하죠. 그런 게 전통으로 되어 있으니까 큰 흐름으로 보면 거의 우리는 함께 가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당 내 물론 보수적 입장과 좀 더 진보적 입장을 갖고 있는 분들로 나눠져 있긴 합니다만 그게 결정적인 건 아니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항상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그래서 우리 당 내 문제점을 들자면 저는 크게 지금 지적해야 할 문제가 정책 개발에 좀 더 매진해야 될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강지원:
혹시 당 내 계파 정치 때문에 너무 야당이 불신을 받고 있다, 이런 생각은 안 드시나요?

설훈:
계파는요. 사실 거의 소멸되었다고 봐야 합니다. 왜냐면 완전 소멸됐다고 말할 순 없지만,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예전에는요. 사람들이 아직도 예전 생각에 젖어 있는 거 같은데 예전에는 계파의 우두머리 되는 분이 공천을 책임지고 또는 정치 자금을 책임지고, 이런 구조였습니다. 지금은 전혀 그게 필요 없습니다.

강지원:
지금도 공천권을 두고 싸움이 크다고 하는데...

설훈:
저는요. 예를 들어서 제 사례를 들어서 얘기한다면 제가 지금 부천 원미을 지역위원장이고 그리고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습니다. 예선전을 치르는데 엄청나게 힘들었어요. 당 내 경선을 했죠. 거의 대부분 다 당 내 경선을 거칩니다. 90% 이상이 당 내 경선을 거치기 때문에 예전 보스, 이런 거 아무 소용이 없어요. 치열한 경선을 합니다. 그래서 보스가 필요 없고, 돈? 정치자금 어떻게 씁니까? 큰일나죠. 그러니까 지금 돈과 정치 보스로부터, 공천으로부터 해방되어 있는 상태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당 내 계파가 있다는 얘기는 참 잘못 보고 있는 겁니다. 거의 소멸됐습니다. 뭐가 있느냐, 시시때때로 어떤 정책이나 상황에 따라서 뭉쳤다, 흩어졌다, 이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게 결속력이 강력하냐,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아주 느슨해요. 나는 A있다, B있다, C있다, D있다, 이렇게 있다면 각자 왔다갔다 해요. 지금 현상은 그렇습니다. 이게 정확한 건데, 그 내부에 들어 있지 않은 사람들이 밖에서 볼 때는 계파가 있다, 이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해석하려고 해요. 그건 잘못된 해석입니다.

강지원:
당 내에 계신 분들도 여러 분들이 나오셔서 우리 당이 계파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던데요?

설훈:
그건 제가 볼 때 잘못된 판단과 잘못된 표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강지원:
알겠습니다. 좀 더 자세한 말씀은 잠시 쉬셨다가 듣도록 하겠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과 함께 정치개혁 특집 화합의 정치를 말하다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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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정면승부 정치개혁 특집 화합의 정치를 말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설훈 의원 초대했습니다. 설훈 의원님, 지금 상임위원회 위원장 맡고 계시죠?

설훈:
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입니다.

강지원:
명칭이 길어요. 그런데 이 위원회는 주무부처는 두 개입니까?

설훈:
예, 교육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입니다.

강지원:
아주 중요한 일을 맡고 계신데, 지금 현안은 어떤 겁니까?

설훈:
현안은 교육부에도 있고 문체부에도 있습니다만 특히 사립대학 문제, 그런 게 몇 가지 있고 그 다음 중요한 부분은 경제와 연결되어 있는데 교육부 내에 비정규직이 많이 있습니다. 이 분들을 교육공무직으로 해서 법을 하나 만들자, 그걸 교육부에다 제의를 하고 있는데 여당이 그걸 안 받아요. 그래서 이게 잘 안 되고 있습니다.

강지원:
오늘 정치개혁 특집, 한국 정치에 관한 깊은 이야기 듣고 있습니다. 앞에 말씀하실 때 한국의 정치가 대화정치가 안 되고 있다, 이런 말씀을 하신 거네요. 좀 본격적으로 여쭤보는데, 대화 정치가 안 되는 원인은 뭐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하면 풀어갈 수 있겠다, 평소에 생각하신 점이 있습니까? 경험을 통해서 말씀하신다면.

설훈:
대화정치가 안 되는 이유는 자기주장이 너무 강해요. 여당은 여당대로 원칙을 세워 놓으면 그걸 안 바꾸려고 해요. 그런데 대화라는 것은 힘을 가진 쪽, 권력을 쥔 쪽이 정치를 풀어가야 하는 거거든요. 정치를 푸는 것인데 그러면 이를테면 대통령께서 정국을 어떻게 운영하실 거냐, 그것에 따라서 대화가 됩니다. 대통령이 풀려고 생각하신다면 대화가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내가 갖고 있는 생각으로 국정을 운영해야겠다, 그것까진 좋은데 국정 운영을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 여기에 대해서 콱 막힙니다. 이걸 어떻게 할 것이냐, 야당의 얘기를 들어가면서 하겠다, 이게 답인데요. 그게 없어요. 야당의 얘기는 차치하고 내가 해야 될 것부터 먼저 해야 되겠다, 이러면 잘 안 되거든요. 그래서 안 되는 이유 첫째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화가 되려면 내가 어떤 일을 하기 위해서, 상대가 있으니까, 국민 전체를 상대로 일을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첫째로 당신은 51% 지지를 받았지만 49% 지지 안 한 분들이 있지 않습니까? 이 분들 얘기를 듣고 이 분들과 함께 가야 되겠다, 이게 되어야 하는데 그 생각이 그 변화가 없어요. 그래서 지금 대화가 안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생각부터 좀 바꿀 필요가 있는 게 아닌가, 그게 되면 우리 정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상황이 전 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대통령 중심제이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대화를 하려고 노력을 하시고, 특히 대화라는 것은 야당과의 대화라고 난 생각하거든요? 국민과의 대화이니까, 야당과 대화할 채널, 또는 정기적 미팅 이런 게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제가 예전에 비상대책위원으로 할 때 청와대에서 대통령하고 면담을 했었습니다. 우리 당의 비상대책위원들하고 박근혜 대통령하고 식사를 했는데 식사를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다 했었어요. 그 때 끝나고 났을 때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 올라갔습니다. 그거거든요. 우리는 대화를 통해서 정치를 풀자, 대화라는 것은 야당의 얘기를 귀담아 듣는 게 대화의 시작입니다. 그걸 좀 하십사, 라고 하는데 안 돼요, 그게.

강지원:
그런데 방금 말씀하신 걸 보면 여권 쪽에, 대통령 쪽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하는 말씀으로 들려지는데, 그런데 결국 설훈 의원님께선 야당 의원님이시잖아요. 그러니까 남 탓 하는 거 아니냐, 상대방이 변해야 된다, 라는 지적을 하시고 상대방이 변할 것을 요구하시는 발언으로 들리거든요? 그 점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설훈:
그렇게 들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정국을 쥔 쪽은 정부이고 여당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얘기 시작은 그 쪽에서 풀어 나가야 합니다.

강지원:
옛날에 여당 하실 때 그렇게 하셨습니까?

설훈:
쉽지가 않아요. 그래서 방법이 하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대통령 되신 분들이 어떤 함정에 빠지느냐면요. 역대 대통령마다 다 그랬습니다. 대통령 중심제 하에 이게 일종의 병인데요. 대통령 되는 순간에 판단이 흐려지기 시작합니다. 권력이 집중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권력의 병에 들어가면 참 곤란해요. 작은 예로 제가 잘 아는 친구 중에 대통령 청와대, 과거입니다. 과거 청와대에 행정관을 했던 사람이 있습니다. 수석 비서관도 아니에요. 그런데 사석에 털어 놓는 이야기였습니다. 지나가는 얘기입니다. 자기가 행정관이 되어 보니까 국회의원이고 장관이고 다 자기 밑으로 보이더라는 거에요. 그게 청와대의 구조입니다. 본인이 그렇게 토로했습니다. 놀랍지도 않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만의 일이 아니고 대통령제 하에서 청와대 위상이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걸 경계해야 합니다. 대통령께서는 항상 현판에다가 너 자신을 알라, 라고 써 놓고 그걸 매일 보면서 지나가면 적어도 이런 문제는 안 생길 거 아닌가, 다음 대통령에게 꼭 좀 건의하고 싶은, 야당 대통령이 된다면 전 적극 그걸 권장할 생각입니다. 써 놓고 매일 보고 국민과의 대화를 생각하고 하십시오, 그렇게 권하고 싶습니다.

강지원:
조금 전에 말씀하실 때 대통령에게 워낙 권력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대통령 뿐 만 아니라 그 밑에 일개 행정까지 장관을 우습게 볼 정도의 마음을 가진다, 말씀하셨죠? 그렇다면 근본적인 원인은 대통령에게 너무 집중되어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것을 고치기위해서 분권형 대통령제를 하든지 뭔가 그런 정치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개헌론입니다. 그 점에 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설훈:
그건 아주 바람직한 주장입니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그건 전 이렇게 봅니다. 우선 여야가 합의가 되어야 합니다. 개헌 방향에 대해서 합의가 되어야 하고 그 합의가 없으면 곤란합니다. 첫째 그게 필요하고 둘째는 대통령께서 개헌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대통령 출마할 때 개헌 하겠다는 걸 국민에게 공포를 해야 합니다. 제가 당선되면 이렇게 하겠습니다...

강지원:
박근혜 대통령도 했고요. 그 당시에 문재인 후보도 했어요.

설훈:
하겠습니다, 라고 약속을 하고 당선 된 지 6개월 내에 지켜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그게 되지, 그렇지 않으면 개헌이 불가능합니다. 지금 현재 개헌론을 주장하는 건 당위론적으로 맞습니다. 해야 합니다. 그러나 시점과 어떻게, 하면 안 되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강지원:
이 정권에서는 개헌의 시기를 놓쳤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설훈:
놓쳤습니다.

강지원:
그래요? 지금이라도 하면 되죠.

설훈:
지금이라도 하면 되는데 개헌이라는 게 블랙홀이라고 얘기합니다. 그게 맞다고 봅니다. 다 그게 녹아 들어가서 아무 것도 안 돼요.

강지원:
그럴 일이 뭐가 있습니까? 방안이 이미 다 연구가 많이 되어 있대요.

설훈:
연구가 되어 있겠지만 우선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하나는 내각책임제 또는 이원집정부제로 갈 것인가, 그 문제와, 그런데 국민은 4년 중임제 대통령제를 원하고 있습니다. 절대다수가. 국회의원과 국민들의 차이점이 그겁니다. 이걸 국민들을 설득시키기가 절대로 간단치가 않습니다.

강지원:
그런 어려움이 있을 거란 말씀이시죠. 그런데 대체적으로 여러 가지 방안들이 나오고 있는데 지금 우리나라 헌법 자체가 대통령 중심제라고 하지만 거기에는 의원내각제적인 요소가 많이 개입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절충형이라고 하고 부통령을 두지 않고 국무총리를 두고 국무총리를 국회에서 동의를 받게 되어 있거든요? 그것도 의원내각제 요소라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걸 자꾸 활용을 안 한다는 거에요.

설훈:
그런 점도 있지만 미국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의 힘의 비율로 따져 본다면 미국 대통령보다 한국 대통령이 훨씬 막강하죠.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 중심제라도 아주 지독한 대통령 중심제죠. 그래서 권한 분산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걸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 로 들어가면 쉽지 않은 소모적인 논쟁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강지원:
그런데 이번 국회도 그렇고 그 전 국회도 그렇고 국회의원들이 모여져 있는 개헌 하자는 모임도 있었고 국회의장이 위촉한 자문위원회 같은 게 있었잖아요? 그래서 개헌안도 만들어 냈잖아요? 제가 알기로는 법제처에도 헌법 이런 게 다 되어 있답니다. 문제는 메뉴가 몇 가지 있데 그 중에 고르기만 하면 된대요. 국민투표에 부치죠, 뭐. 한 달이면 다 될 거 같은데. 안 되나요?

설훈:
쉽지 않을 거 같습니다.

강지원:
그래요? 알겠습니다. 어쨌든 간에 대통령의 권한이 분산되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의하시는군요. 그것이 우리나라에 너무...

설훈:
지나칩니다.

강지원:
이걸 좀 분산시키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그냥 구경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거든요? 예를 들어서 국무총리에게 더 많은 권한을 준다거나... 저의 아이디어에 의하면 청와대 비서실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 이런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데요.

설훈:
그래도 장관 임명권을 대통령이 쥐고 있는 한에 의해서는 큰 변화가 없으리라 생각하고, 임명권 자체를 줄이는 게 필요합니다. 이를테면 국방장관과 안보에 관한 장관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나머지는 총리가 알아서 결정하게끔, 이원집정제가 되겠죠. 대통령 권한을 분산시키는 장치가 없으면 마찬가지일 겁니다.

강지원:
그러니까 그런 장치를 만들자는 겁니다.

설훈:
만드는 것까지는 좋은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로 들어가면 확 달라집니다. 방법이 워낙 많아서 혼란이 생깁니다.

강지원:
그래서 블랙홀일 거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대여섯 가지 방안 만들어서 골라잡기 하면 될 거 같은데, 개헌을... 알겠습니다. 대통령 권한 집중 현상이 우리나라에서 여러 가지 선의의 정책 경쟁을 가로막고 자기 고집을 자꾸 부르게 되는 그런 결과라고 말씀하셨죠? 대화 정치를 복원하기 위해서 앞에 정부 여당 쪽이 변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야당은 어떻게 변해야 합니까? 대화 정치를 복원하기 위해서. 야당은 좀 참으면 안 됩니까?

설훈:
야당도 참아야 한다고 봅니다. 좋은 지적입니다. 참고 싶어요. 참고 싶은데 기본적인 룰에서 틀어지니까 참기 어려운 상황으로 자꾸 만들어 가고 있는 거 같아요. 저도 어떨 때 보면 참아야 되는데 참기가 힘든 상황이 계속 나와요. 그러니까 참 저도 모르게 싸움에 들어가고...

강지원:
설훈 의원님 또 큰 소리 한 마디씩 하시잖아요.

설훈:
합니다. 하는데 안 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강지원:
그래도 야당도 변하고 여당도 변하고 또 여당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참 대화 정치, 화합의 정치 참 어렵군요. 이렇게 하려면 어느 분들은 그럽니다. 국회의원들 다 바꾸면 된다고. 그런데 바꿔도 똑같을 거 같아요. 그렇죠?

설훈:
그럴 거라고 보여집니다.

강지원:
그래서 대화 정치를 풀어 나가야 한다, 라는 말씀을 하셨고 또 약속의 정치도 말씀하셨는데 매니페스토 운동을 10년 가까이 하면서 정말 우리가 뻥치는 공약을 많이 했다, 그 역사가 많습니다. 과거에 김대중 대통령 비서를 하셨으니까 여쭤보지만, 그 때 DJP 연합해서 내각제 한다고 딱 그랬거든요. 1년 있다가 깨 버렸잖아요. 그 때부터 김종필씨하고 틀어졌죠? 결국은. 아닙니까?

설훈:
제가 그 얘기를 드리려고 했는데, 우리 김대중 대통령을 제가 존경하고 사랑하고 이러는데, 살아계실 때 여쭤보려고 했는데 못 여쭤봤어요. 왜 DJP연합이 깨졌습니까, 그걸 깨고 난 뒤부터 급전직하로 떨어지기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전 그게 너무너무 아쉬워요. 그 때 약속대로 내각제로 들어갔더라면 김대중 대통령이 마지막 대통령이 되시는 거거든요? 그렇게 하셨어야 되는데 왜 그걸 못하셨을까, 그걸 아직도 모르고 있습니다. 못 여쭤봤습니다. JP가 살아 계시니까 기회 되면 여쭤볼까 싶은데, 두 분 말씀을 맞춰 봐야 하는데 워낙 모름으로 끝날 거 같습니다. 아쉬운 건 우리 김대중 대통령께서 그 때 JP와 약속했었지만 약속은 약속이고 국민을 상대로 한 약속이기 때문에, 그걸 지켰더라면 어땠을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강지원:
노태우 대통령도 당선되면 1년 안에 중간평가 받겠다고 큰소리 뻥 쳤어요. 매니페스토로 내 놨었거든요. 1년 후에 흐지부지 없애 버렸죠. 이렇게 대통령 되겠다는 사람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거짓말 정치 때문에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오늘 좋은 말씀을 주셨는데, 이런 약속의 정치를 해 나가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할까요? 그저 사람이 생각만 바꿔서 당신이 바꾸세요, 이렇게 말한다고 바로 될까요?

설훈:
지키지 못할 약속이 있죠. 지키지 못할 약속이 있는데...

강지원:
그런 걸 저희들은 뻥치는 공약이라고 부르죠.

설훈:
그런 건 아예 안하셔야 되는데 우선 급하니까 하고 내가 되면 다음에 생각하지, 이런 생각이 누구든지 할 수 있게 되어 있죠. 그 유혹에서 벗어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강지원:
방금 말씀하신 것인 사람이 그렇게 유혹에서 벗어나서 그렇게 해 주면 좋죠. 우리 정치가 정말 한 발씩 진보하기...

설훈:
그런 사람도 점점 나올 겁니다.

강지원:
결국 사람이 바뀌어야 된다고 보시는 거에요?

설훈:
박근혜 대통령도 그걸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 같은데, 그런데 못 지키게 되면 못 지키게 된 것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죄송하다는 말씀을 하시면 좋은데 그걸 생략하니까 참 문제에요. 측근들이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죠.

강지원:
지금은 야당 하시니까 입 떼셨다 하면 대통령 바뀌어야 한다, 이런 말씀을 하시는데... 하하하.

설훈:
지금 우리 사회가 제대로 되려면요. 박근혜 대통령이 정말 바뀌셔야 됩니다. 그게 최선의 방법이에요. 대통령이 바뀌어서 국민과 대화를 해 내는 이게 되면요. 훨씬 나은 사회가 될 거라고 생각합닌다.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서 꼭 권하고 싶어요.

강지원:
그래서 우리가 좀 더 장기적으로 약속의 정치를 해 나가기 위해서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으면 좋을까, 라고 질문을 드리고 있는데, 결국 사람이 바뀌는 수밖에 없나요?

설훈:
사람이 바뀌어야죠. 다행히 비서실장이 바뀌었으니까요. 이병기 실장은 전 개인적으로 조금 압니다만 훌륭한 분으로 전 알고 있습니다. 물론 정치에 개입하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인간적인 품성으로 보면 아주 좋은 분으로 평이 나 있어요. 그래서 기대하는 바가 있습니다.

강지원:
알겠습니다. 이제 아무래도 우리 정치는 앞에도 말씀하셨지만 대통령 중심제니까 정치하면 우선 대통령이 잘 움직여줘야 하고, 그리고 또 여당이 잘 움직여야 하는 거고, 또 야당이 잘 움직여주길 기대하겠죠. 그래서 순차적으로 말씀을 해 봐 주십시오. 앞에 청와대는 말씀하신 것처럼 소통에 나서라, 대화의 정치에 나서라, 이런 부탁을 하시고 싶으십니까?

설훈:
대통령은 제일 먼저 그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소통이 되면요. 우선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올라갑니다. 그럼 정국이 훨씬 풀기 쉬워집니다. 그럼 별 문제가 없어요. 대통령이 소통을 시작하게 되면 야당과 대화를 하고, 야당의 얘기에 귀를 기울인다는 얘기거든요? 그러면 별로 싸울 일이 없어집니다.

강지원:
그렇다고 야당의 의견을 다 들어줄 순 없잖아요.

설훈:
물론 다 들어줄 순 없죠. 대화를 해 보면 야당이 왜 그런 주장을 하는지, 대통령이 모르는 정보들을 우리는 많이 갖고 있습니다. 지금 대통령께 정확한 얘기가 들어가는 거 같지만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훨씬 더 많아요. 그래서 대화를 해야 합니다. 세상을 보는 눈은 사람이 있으면 앞에서 보는 사람과 뒤에서 보는 사람이 전혀 다르지 않습니까? 사람의 전체를 다 볼 수 있어야 하거든요. 똑같습니다. 세상 이치라는 것은 어떤 문제가 있으면 A시각이 있고 B시각이 있는데 결정권자는 A, B를 다 보고 결정을 해야 제대로 된 결정이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한쪽에 경도되면 안 되고 대통령은 특별히 야당 얘기를 잘 들으면 훨씬 문제를 풀기 쉬워집니다. 지혜로운 판단을 할 수 있으시죠. 그걸 정말 권하고 싶어요.

강지원:
여당, 여당은 어땠으면 좋겠습니까?

설훈:
여당은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여당은 어떤 용기를 가져야 되느냐, 대통령께 직언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대통령이 원하는 식의 말씀만 하게 되면 나라는 엉망이 됩니다.

강지원:
직언 잘 못합니까?

설훈:
못하고 있어요. 절대로 못하고 있어요. 대통령이 워낙 강하시기 때문에 대통령 입맛에 맞는 얘기만 골라서 하려는 작동이 본능적으로 있는 거 같습니다. 특히 인사문제 같은 것 과감하게 얘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건 대통령이 잘못하신 건...

강지원:
아니, 인사 문제 같은 건 청와대에서 하는 거지 여당이 하는 게 아니잖아요?

설훈:
조언은 해야죠. 조언을 해야 합니다. 이런 분이 좋은 사람입니다, 대통령이 그걸 귀 기울여 다 들어야 합니다. 일방적으로 정해서 하시오, 이게 아니에요. 그러면 좋은 결과가 안 나온다고 봅니다. 그래서 여당은 용기를 가지고 대통령이 싫어하더라도 말씀을 해야 합니다. 그게 진짜 대통령을 이해하는 거에요. 그렇게 안 하고 그냥 두면 계속 일이 안 풀리고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잘못된 결과가 나오는 거죠.

강지원:
청와대와 여당과의 관계, 당청관계라고 말하지 않습니까? 당청관계가 늘 정권 때마다 그러지 않았나요?

설훈:
대통령 권한이 워낙 세기 때문에 그런데요. 그 다음에 개인적 대통령 품성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격과 관련이 있죠. 박근혜 대통령은 제가 정확히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결과를 나오는 걸 보면 제일 안 되는 게 소통입니다. 그리고 인사가 제일 안 돼요. 우리가 인사 결과를 봤지 않습니까? 청문회 할 때마다 탈락자가 쏟아져 나오고, 이런 현상이 왜 생기느냐, 여당이 제대로 된 직언을 못 했기 때문에 생기는 결과라고 전 생각합니다.

강지원:
당청관계를 어떻게 바꾸면 좋겠습니까? 직언 잘 듣고 잘 하라는 말씀 하셨는데 상시적으로 채널을 만든다든가, 지금은 정무장관이 없는데, 여러 가지 그런 창구를 만드는 것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을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설훈:
이를테면 대통령께서 독대를 안 하셨지 않습니까? 지금은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독대를 통해서 얘기를 들으셔야 합니다. 독대가 아니면 미팅을 하셔도 좋습니다. 일방적으로 당신 말씀만 하실 게 아니고 말하는 사람 얘기 다 들어보고 당신 말씀도 하시고 회의를 자주하고 미팅을 자주 하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방적으로 읽어만 두실 게 아니고 들어 보고 저 얘기가 좋구나, 흉금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독대죠. 여러 사람과 독대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강지원:
대통령이 바쁜데 그렇게 시간을 쓸 수 있습니까?

설훈:
바쁘셔도, 그렇습니다. 대통령은 사실 잠을 잘 시간도 없어요. 대통령이 엄청 힘들고 괴로운 자리에요 그런 일들을 하셔야 하기 때문에 힘듭니다. 저는 대통령을 쭉 지켜봤기 때문에...

강지원:
김대중 대통령이 잠도 안 주무셨나요?

설훈:
힘들죠. 너무 힘들어요. 김영삼 대통령께선 제가 알고 있기로 임기 끝날 쯤에는 빨리 안 끝나나, 이렇게만 생각하셨어요. 임기가. 대통령 자리란 그런 자리입니다.

강지원:
빨리 그만두고 싶다는 얘기네요?

설훈:
그렇죠. 대통령은 창살 없는 감옥이에요. 5년 간 감옥에 사신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강지원:
그런데 왜 이렇게 다 대통령을 하려고 해요?

설훈:
몰라서 그런 거죠. 하하하하. 정말입니다. 정말 창살 없는 감옥인데...

강지원:
설훈 의원님은 출마 한 번 안 하십니까?

설훈:
저는 알기 때문에 안 합니다.

강지원:
하하하하. 그런데 앞에도 말씀하셨지만 미국은 연방제 대통령이기 때문에 지금 우리나라의 대통령에 비해서 업무가 훨씬 더 적다고 보는 게 맞는 거 같아요. 왜냐면 웬만한 일은 주 정부에서 다 하거든요. 집을 짓고 도로 놓고 하는 건 다 주 정부 지사가 하지 대통령은 손도 못 대는 일이거든요. 교육 문제도 거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것처럼 우리나라 대통령이 일이 너무 많다면 그 권한을 과감하게 장관들에게, 책임장관제 얘기도 있지 않습니까?

설훈:
책임장관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책임총리제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강지원:
좀 위임해 주고, 이렇게 하는 방법은 어떻습니까?

설훈:
당연하죠. 지금 우리 헌법 상 책임총리제처럼 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게 기능이 잘 안 되고 있죠.

강지원:
책임장관제, 책임총리제 같은 걸 활성화하면 대통령도 훨씬 더 편해질 것이고 일을 더 잘 할 수 있을 거고 지지율도 높아질 거다.

설훈:
원리원칙대로 제대로 일을 한다고 치면 대통령이 잠 잘 시간이 없습니다. 그렇게 하면 안 되니까 그냥 하시는데 권한을 대폭 떼어서 밑으로 내려 보내야 합니다.

강지원:
대한민국 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은 또 어떻게 변해야 합니까?

설훈:
우리는 정책에 대한 개발을 좀 더 열심히 해야 합니다.

강지원:
그 동안에 정책 개발 안 했나요?

설훈:
하고 있죠. 열심히 하고 있는데, 연구소 기능을 더 확대시키고 그리고 정책 개발하는 데 더 많은 투여를 해야 되고 정책으로 승부하겠다는 결심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에는 여당과 싸우느라고, 당장 눈앞에 있는 싸움 때문에...

강지원:
당 내 강경파들이 많아서 위기 때마다 목소리가 크다, 이런 얘기가 있던데?

설훈:
그런 지적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강경파에 분류될 거라 생각합니다만...

강지원:
강경파세요?

설훈:
전 모르겠습니다. 강경파가 왜 나오느냐...

강지원:
이렇게 뵈어서는 전혀 강경할 거 같지 않으신데요. 하하하.

설훈:
저는 합리주의자입니다. 그런데 어쨌든 여당이 저거 틀렸다고 보이는데 그냥 지적 안 하면 못 참습니다. 지적합니다. 그 점이 드러나는 거 같은데 어쨌든 여당과의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풀려고 노력을 해야 되고 특히 그걸 정책으로 승부하겠다는 결심을 해야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야당이 해야 할 일입니다.

강지원:
어차피 야당은 집권당이 아니니까 힘을 발휘하기 어렵지 않습니까? 그런데 야당이 주장하고 싶은 정책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그렇다면 여당과 타협을 하려고 자세를 가지면 다는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3분의 1이나 몇분의 1은 얻어낼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설훈:
타협은 원래 사실은 물론 정치인은 다 타협입니다. 타협이지만 타협의 주도권은 여당이 쥐어야죠. 내가 타협하겠다, 여당이 타협한다는 건 정치에서 양보한다는 거거든요? 그게 정국을 쥔 사람이 해야 할 기본 자세인데...

강지원:
여당의 정책의 양보를 이끌어내는 것은 야당의 역량 아닙니까?

설훈:
야당의 지혜죠. 그걸 우리가 잘 해 내려면 기본적으로 여러 가지 테크닉이 구사가 되겠죠. 그건 그거고 기본적으로 정책에서 우리가 앞서 가야 합니다. 과거에 김대중 대통령 출마하실 때는 정책적으로 성공해 나갔거든요. 그런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우리도 지금도 앞으로 점점 더 정책으로 먼저 얘기하고 정책을 제시하면서 이렇게 나가야 하는데 사실 그게 어려운 게 정책 얘기하면 금방 카피를 해 버립니다, 여당에서. 누가 했는지 잘 몰라요. 국민들이 잘 몰라서 봐라, 해 봐야 소용없지 않느냐, 이런 비관론에 빠질 수 있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지원:
그럼 이제 새정치연합도 정책 정당으로 변모해야 한다, 그 동안에는 좀 부족한 점이 있으시다고 보시는 거죠? 정책 정치 안 하고 무슨 일을 하셨습니까? 싸움박질 하셨습니까?

설훈:
싸우기에 급급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상대가 있으니까. 여당이 좀 성숙했으면 좋겠어요. 싸움판으로 자꾸 끌고 가는 일은, 정국은 안 만들어야죠.

강지원:
알겠습니다. 말씀을 너무 잘 하시는 과정에서 시간이 다 되어 버렸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마쳐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설훈:
고맙습니다.

강지원:
지금까지 새정치민주연합의 설훈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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