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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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한국경제 위기인가-지금 우리는 디플레이션 진행형, 우려심각. 한국은행 적극적 돈 풀어야-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3-03 19:27  | 조회 : 5094 
앵커:
우리 경제, 지금 어떤 상황일까요? 저도 이게 위기인지 아닌지, 걱정을 많이 해야 될지, 안 해도 될지, 경제 지표만 보면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고, 정말 맨날 들여다보는 저도 헷갈릴 대가 있습니다. 모르겠다 싶을 때도 적지 않고요. 전 세계적으로도 그런 것 같습니다. 통화정책들 나오는 것만 봐도 정말 예상치 못했던 것들이 나오는 걸 보면, 다들 지금 정말 전대미문의 어려운 상황을 거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희 김윤경의 생생경제에서는 항상 좀 더 깊이 있고 조금 더 앞으로 볼 수 있는 분석과 진단을 마련해 보고 있는데요. 오늘은 위기의 한국 경제, 현재를 진단하고 또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나아갈 방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마련해 봤습니다. 생생경제 많은 분들을 모시지만요. 참 모시기 어려운 분들이 있습니다. 여성 경제학자, 정말 모시기 어려운데 오늘 모셨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성 경제학자시고요. 최초의 민간 출신 여성 통계청장을 지내신 분입니다. 여기까지 말씀드리면 다 아실 거 같은데,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이하 이인실):
안녕하세요?

앵커:
네, 날도 궂은데 감사합니다. 저희가 정말 모시기 어려운 분 모셨는데, 통계청장을 하셨으니까요. 제가 더 여쭤보고 싶은 게 경제지표와 통계 보는 법에 대한 이야기들도 좀 듣고 싶어요. 지금 보면 경상수지 흑자도 흑자인지는 벌써 35개월째잖아요? 그런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수출은 조금 늘어나고 수입이 많이 줄고 있어서 불황형 흑자다, 해서 통계의 허점들을 많이 이야기 하고 있는 거 같아요.

이인실:
통계가 사회 경제 변화 현상을 숫자로 나타내는 거기 때문에 아무래도 특징적인 현상만 나타내기 때문에 그 숫자 뒤에 숨은 뜻을 더 많이 이해해야 되기 때문에 쉽지가 않죠.

앵커:
어떻게 봐야지 잘 이해할 수 있죠?

이인실:
통계 자체가 아니라 그 통계 지표가 어떻게 작성이 되었고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어디까지다, 라는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보면 좀 더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겠죠? 이번에 불황형 흑자인 경상수지 흑자에 대한 얘기는 지금 잠깐 드렸고요. 오늘 또 소비자 물가지수가 발표되었는데 사실상 마이너스다, 이런 얘기들 많이 하잖아요? 이건 또 어떻게 설명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인실:
소비자 물가는 여러 개, 800여개 되는 지표들을 가지고 하는 거기 때문에 물론 지금 말씀한 것처럼 디플레 우려는 굉장히 많은 건 사실이고요. 그것이 마이너스로 갔다는 건 굉장히 많은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교수님은 지금 디플레 우려가 심각하다, 라고 인식을 하고 계시는 거네요?

이인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한국은행은 아닌 거 같기도 하던데요.

이인실:
그렇죠. 아무래도 통화 정책을 하다 보니까 다양한 걸 보기 때문에 좀 더 보수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앵커:
디플레 우려라는 게 지금 보면 근원물가는 전월 대비하면 2% 정도 오른 것 같은데, 담뱃값 오른 거 제외하고, 이렇게 하면 사실상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다, 라고 하잖아요? 경제학 이론에서는 정말 물가 상승이 마이너스면 디플레잖아요.

이인실:
그런데 지금 한 달 정도만 가지고 얘기할 수는 없고요. 제가 우려하는 것은 한 달 정도가 아니라 최근 3년 동안 쭉 물가가 낮은 성장률을 보였고, 또 경제 성장이 잠재성장률보다 못 미치는 그런 것이 지속되는 그런 가운데 나온 거기 때문에, 사실 물가 하면, 지금 소비자 물가만 말씀하셨는데 생산자 물가, 수출 물가, 여러 가지가 있고 그런 여러 가지를 다 봐서 이것이 디플레인가 아닌가를 진단을 내리게 되죠. 한 달의 마이너스 물가 가지고 우리가 그걸 디플레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앵커:
지금 상황 상 보면 디플레 우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국면이 아닌가 싶네요.

이인실:
그런 경향이 충분히 농후하죠.

앵커:
그럼 지금 디플레이션 우려를 하게 되면 정부에서는 한 때는 최경환 경제팀 들어올 때는 디플레 우려도 많이 했었거든요? 요즘에는 얘기를 많이 안 하는 것 같고요. 한국은행에서도 그다지 걱정스러운 멘트는 많이 안 내 놓는 것 같던데, 그게 아무래도 정책을 하는 쪽이라서 그런 걸까요?

이인실:
그럼요. 제가 지난달에 이주열 총재가 국회 계세정위의 한국은행 업무 보고에서 그렇게 얘기했어요. 디플레이션 압력은 높아지고 있지만 디플레이션에 빠져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렇게 얘기했는데 그 뜻은 뭐냐면 물가 상승률이 계속 마이너스로 가진 않을 거고, 일본형으로 장기 침체로 가진 않을 거다, 그런 의미로 한 건데 우리나라가 사실 일본을 들여다봐도 소비자 물가가 꼭 마이너스로 간다고 해서 디플레는 아니고요. 0%대에 오래 있었다는 거죠. 그러면서 경제가 안 좋아지고, 제조업이 공동화되고, 은행이 굉장히 소극적인, 특히 중앙은행이 소극적인 정책을 펴고, 이러면서 디플레로 갔던 그런 전력이 있어서 저희도 굉장히 조심해야 되겠다, 특히 최근에 유가가 많이 떨어졌잖아요? 이것도 물론 유가가 떨어져서 우리가 수출 경쟁력이 좋아지고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도 있겠지만, 오히려 디플레에 대한 충격이 될 수도 있다는 면에서 지금 아직 진행형이라고 저는 생각이 듭니다. 조심해야 된다, 물론 그런 것을 한국은행도 충분히 알고 있는데 총재가 대놓고 디플레다, 라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입니다.

앵커:
일본처럼 정책적으로 독립되지 않은 중앙은행 총재를 함부로 둬서 허수아비 부리듯이 할 수는 없잖아요?

이인실:
그런 부분에서 저는 조금 더 한국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설 타이밍이 오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타이밍 같다.

이인실:
그렇습니다. 미국의 사례를 보면 지금 지난번에 한 번 그런 얘기 있었잖아요. 최경환 총리가 가 보지 않은 길을 가야 될 것이다, 지금 선진국이 하고 있는 통화정책은 비정상적이라고 해서 지금까지 쓰지 않았던 정책을 쓴 것이고 제일 먼저 그렇게 한 것이 미국 아니었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우리도 과거처럼 교과서적인 그런 논쟁을 하면서 갈 시간은 아니지 않나, 조금 급하지 않나, 그런 의미로...

앵커:
저는 그런 차이는 있는 것 같아요. 버냉키 총재가 했을 때, 금융위기를 맞았을 때 미국이 막 돈을 풀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달러화라는 것이 발권력이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원화 가지고 뭐 하겠어요? 이런 생각이 들어서 이럴 때 함부로 풀어도 되나, 돈을 풀어서 생기는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그런 생각도 하거든요?

이인실:
그것도 충분히 맞는 말씀인 것이 우리나라는 소규모 개방경제고 미국처럼 그렇게 주도적으로 할 수가 없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게 되면 여러 가지 우리 맘대로 거시정책을 편다고 해서 그 거시정책을 쓸 수 있는 그런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가지고 있는 위험만 커지는 그런 요인이 충분히 발생할 수는 있죠. 그런데 그런 걸 감안한다고 해도 그렇다고 해서 지금 아무것도 안 하고 세계 다른 나라가 환율전쟁과 통화정책을 하는데 우리나라가 따라간다, 그것도 답은 아닌 거 같습니다.

앵커:
그리고 일본화라는 얘기가 몇 년 전부터 상당히 외신에서도 많이 나왔어요. 그래서 유럽 경제도 일본처럼 가고 있다, 이런 얘기가 나왔는데 우리나라가 일본 같이 가고 있다는 위험은 상당히 많이 보이거든요?

이인실:
그거는 정말 굉장히 닮은꼴이 많습니다. 1990년대 일본이 20년, 30년 장기 불황으로 들어갈 초반에 했던 모습과 거의 비슷한 모습을 한국 경제가 지금 가고 있거든요. 그런데 또 어떻게 보면 다른 모습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지금 신 3저 얘기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이게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가고 있는데, 일본을 닮지 않았던 다른 걸로 하나는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에요. 그 당시 일본이 플라자 합의 하면서 2년 사이 엔이 거의 절반 가격으로 떨어졌는데, 그 때 그런 형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미국 경제 의존이 굉장히 높았습니다. 미국 말을 듣지 않고 일본 경제가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본이 그렇게 자존심이 없어서 미국 말을 들은 게 아니라 미국 경제 의존도가 높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금 우리나라 제가 수출경쟁력, 대기업 얘기하는데 지금 미국이 우리나라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12%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비해서 중국은 25%입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좀 더 우리가 다양화되어 있고요, 수출 경쟁력이. 그리고 우리나라 대기업 경쟁력이 그 때보다 많이 나아져 있고, 그 밖에 다른 여러 면에서 우리나라가 아직 해외로 그렇게 많이 일본처럼 자산을 옮겨 놓은 상태가 아니고 이제 시작이에요. 경상수지 구조 자체도 다르고, 그런 면에서 일본하고 똑같이 안 갈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여러 가지로 있다.

앵커: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중앙은행의 조금 더 적극적인 통화정책?

이인실:
제일 중요하는 건 일단 내수 부진에서 헤어 나오는 길이 제일 중요하고요. 그리고 정부가 했던 경제혁신 계획이 저는 방향은 정말 맞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느 만큼 그걸 실현하느냐의 문제거든요. 단기적으로도 일을 해야 하고요. 그리고 장기적인 혁신을 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는 거죠.

앵커:
그런데 정말 내수를 살리려면 소득이 먼저 늘어야 된다, 라는 것은 거의 정답이잖아요? 소득주도형으로 하겠다는 게 정부의 의도이기도 했어요. 그런데 소득이 늘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이인실:
제일 중요한 것은 사실은 토탈로지일 수도 있는데요. 제일 중요한 건 고용을 늘리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앵커:
역시 기업이 일자리를 늘려주는 것?

이인실:
기업이 일자리를 늘려줘야 되고, 그래서 사실은 정부의 정책 목표에 첫 번째도 고용, 두 번째도 고용, 이렇게 가야 되는 거죠. 이를테면 저는 한국은행의 정책 목표도 물가 안정이 아니라 고용을 가지고 가면 보는 눈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은행이 적극적으로 하라는 그런 주문을 꼭 하고 싶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게 미국 연준에 보면 물가 안정과 함께 고용이 거기에는 전체 목표에 들어 있잖아요? 한국은행에는 그게 빠져있죠?

이인실:
그렇죠. 저희는 물가 안정이 최고의 목표로 되어 있고 아직까지 그걸 바꿀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번 기회에 고용이라는 것도 한 번 신경을 쓰는 것도 생각을 해봄직하네요. 앞으로 생각을 한다면요. 그런데 지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고 하셨는데, 중국도 부양에 엄청 나선 거 같아요. 기준금리를 두 번씩이나 내릴 줄도 몰랐고, 아마 이번 양회를 통해서도 재정적인 부양책도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중국 경제는 어떻게 갈 걸로 보시나요?

이인실:
중국 경제는 미국 경제와 비슷하게 주도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단 규모 면에서 크기 때문에 정책을 실행하고 그 실행에 대한 완성도가 높은 나라입니다. 그래서 금방 경제가 허물어질 것이 아니고, 적어도 7% 성장을 가져갈 거고요. 그 정도만 가져가줘도 충분히 크게 충격을 주지 않고 갈 수 있는 그런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입장에서 볼 때 중국이 7% 성장만 가져가 줘도 한국 경제가 그 사이에서 뭔가 살아남을 길을 만들 수 있는 그런 여지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앵커:
7% 정책 목표를 정하면 어떻게든지 또 맞춰내는 게 중국이잖아요? 정책적 완성도가 높다는 건 또 사회주의이기 때문에 가능한 거 아닐까요?

이인실:
그렇죠. 이를테면 도시화율을 높인다든가 재정 부분을 푼다든가 이런 부분이 가능한 나라이기 때문에 중국이 그나마 7~8%, 점점 떨어지고 있지만, 그런 성장을 하고 있을 때 한국경제가 조금 더 기반을 단단히 가져가야 되고, 그러려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 부문의 개혁 문제에 있어서 확고하게 되는 시간을 벌어줄 때 해야 되는 그런 절체절명한 과제가 있죠.

앵커:
중국 얘기를 하다 보니까 제가 사이드로 질문 하나 드리고 싶은 게요. 저는 중국 쪽 통계를 굉장히 잘 안 믿어 왔거든요. 항상 마사지를 한다, 라고들 표현을 많이 하잖아요, 속어로? 어떻게든지 통계를 맞춰내서 경착륙은 안 한다, 이런 것들도 만들어 내는데 중국 쪽의 통계만 그런가요? 통계청장을 하셨으니까 제가 여쭤보고 싶었던 질문이에요.

이인실:
저희 통계는 왜냐면 다른 나라에서 다 와서 검사도 하고 심지어 저희 물가 통계, GDP 통계 바로 3~4년 전에 IMF에서 와서 다 아주 세세하게 들여다보고 최고의 통계고 잘 하고 있다고 검증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건 IMF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평가해 놓은 게 있습니다. 그걸 보시면 아실 수 있고요. 우리나라 통계는 제가 볼 때 이제는 수준급이다, 그런데 중국 통계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분이 많은데요. 제가 통계청장 시절에 중국 통계청하고 같이 교류를 많이 해서, 그리고 제가 중국 통계청도 가 봤거든요? 실제로 만드는 것도 저희가 같이 교육도 시키고 이런 걸 했는데, 우리나라도 과거 3~40년 전에 통계 수준이 엉망이었고 지금 계속 발전해 나가고 있는데 중국도 제가 보기에 굉장히 빠르게 발전해 나가고 있는 것 같고요. 물론 중국은 아주 철저하게 당의 지배하에 있고 국가가 하는 통계이기 때문에 약간의 그 부분에 대해서 의심을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 제가 보기에는 굉장히 빠르게 갖춰 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한 나라가 통계를 제대로 못 만들면 국가가 제대로 설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중국도 그런 부분에 대한 문제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계속 개선해 나가고 있는 걸로 보여집니다.

앵커:
그리고 우리나라 정부에서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 제가 아까 뭐가 필요할까요, 라고 물었을 때 교수님은 일자리죠, 고용이죠, 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정부는 말은 명확하게 안 하지만 부동산이죠, 라고 하는 것 같이 느껴지기는 하거든요. 부동산 살리기 위해서 대출 규제들도 상당히 많이 완화를 했고요. 그런데 이게 맞는 걸까, 라는 의구심은 드는데 교수님은 어떻게 보시나요?

이인실:
과거부터 가장 부동산이 건설하고 연계되어 있고 그래서 관련한 규제를 건드리면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그러한 것이 부동산이었습니다, 사실은. 그런데 최근에는 그런 관련 규제를 풀거나 이런 게 쉬운 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물론 작년에 LTV나 DTI를 정부가 풀면서 부동산을 부양하려고 노력을 했는데, 정부가 이제는 규제 정도 건드린다고 해서 민간이 움직여지는 그런 시대는 지난 것 같아요.

앵커:
그게 혹시 성장률이 예전 같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을까요?

이인실:
그렇습니다. 옛날처럼 그렇게 조금만, 이미 주택 보급률이 상당 부분 올라와 있고 그래서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의해서 움직이는 그런 시장이 되었고, 정부가 작년에 부동산 관련한 법 바꾸겠다고 했는데 그것도 이제 겨우 되지 않았습니까? 지난 연말에 되어서 그게 구체적으로 효과로 나오기에는 좀 쉽지가 않았고, 일단 심리효과를 노린다, 전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앵커:
그래도 부동산은 좀 끌어 올려야 되는 건가요? 어떻게 보시나요?

이인실:
이게 모든 정책이라는 것이 풍선효과라는 게, 한 쪽을 누르면 한 쪽이 늘어나게 되어 있거든요? 정부로서는 부동산 정책을 하고 싶어 하는 그런 의지를 알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왜냐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보통의 사람들이 70%로 부동산을 가지고 있거든요. 특히 베이비부머들이. 그래서 그게 가격이 떨어지게 되면 자산 감소 효과가 크기 때문에, 자산 감소 효과가 크면 아무래도 소비를 늘릴 수 없는 그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적정한 수준으로 부동산 가격을 유지시켜 주는 것은 필요합니다.

앵커:
그런데 조금 더 장기적으로 본다면 부동산이 과거와 같이 우리가 개발을 상당히 많이 했던 그런 성장시대에 비해서는 오른다, 라고 생각할 만큼 오르지는 못하지 않을까요?

이인실:
그런데 그것도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게요. 물론 과거처럼 그렇게 급격히 오르는 일은 없겠지만, 그러나 지금 사람들이 소득 수준이 올라가는 것에 비해서 점진적으로 상승할 필요는 있을 거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요.

앵커:
자산의 70%가 부동산이고, 그것 때문에 부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도 내수에는 상당히 부담이 될 거 같아요. 그 밖에 지금 우리나라 경제가 처하고 있는 상황 중에서 조금 시급한 부분으로 보인다, 이런 건 또 어떤 게 있을까요? 지금 저희가 부동산도 살펴 봤고, 고용도 살펴봤고, 소비도 살펴봤는데요.

이인실:
어쨌든 전반적으로는 경제가 너무 침체되어 있다는 부분이 저는 걱정이 됩니다. 그러니까 대외적으로도 그렇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옛날에는 전 세계 성장률의 2배 정도 교역이 성장했습니다. 세계 교역 성장률이. 그런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그 패턴이 확 바뀌었어요. 세계 경제 성장률보다 교역 성장률이 더 떨어지는, 우리나라처럼 수출로 먹고 살고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한테는 심각한 상황이라는 거죠. 그래서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내수시장을 살려야 하지만, 그러나 그건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걸 소홀히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저희가 말하는 구조개혁 문제를 꾸준히 해 나가면서 지금 현재 닥치고 있는 저성장 문제, 그 다음에 아까 말한 디플레이션 문제, 생각보다 더 심하게 다가올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문제를 동시에 해 나가야 하는 지금 아주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골든타임이겠죠? 그러면 뭔가를 바꿔내야지 되는 골든타임이다, 라고 한다면 지금 말씀하시는 구조개혁 이야기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을 필요도 있을 거 같아요.

이인실:
지금 골든타임이라는 말은 대통령이 올해 3년차고, 그리고 또 올해 선거가 없고, 그런 여러 가지로 인해서 개혁을 할 수 있는, 경제에 몰두할 수 있는 그런 의미에서 골든타임이라는 것이지 꼭 지금이, 항상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국정개혁이 아주 골든타임이기는 한데 아까 말한 그런 네 가지, 공공 부문, 노동 부문, 금융 부문, 그리고 교육 부문에 있어서의 구조 개혁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이건 의미가 없는 골든타임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특히 첫 단추인 공무원 개혁이 있고, 노동개혁도 지금 국회에서 특위가 마련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과거까지 한 행태를 본다면 희망적이지 않은 게 문제이죠.

앵커:
그런 얘기들도 많이 해요. 정책을 하시는 분들도 그렇고 다들 서민경제를 너무 모른다, 시장에 한 번 가 본다고 서민경제를 다 알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 라고 얘기를 많이 해요. 지금 다들 먹고 살기도 어렵고 경제 자체도 어렵고 글로벌도 어렵고, 이러면 참 막막한 그런 심정을 갖게 되는데, 여기서 우리가 어떤 좌표를 가지고 가야지 될지 그 점을 좀 알려주셔도 좋을 거 같아요. 서민의 입장에서, 한 명의 서민이 우리 경제를 바라보고 세계 경제를 바라볼 때 어떤 입장을 가지면 좋을까요?

이인실:
저는 정부 입장에서는 좋은 얘기만 많이 해 줘야지 되고, 정치인의 입장에서도 희망을 자꾸 보여줘야지 되는데 벌써 우리가 지금 꽤 오랫동안 정부가 온갖 정책을 다 했고, 좌든 우든 상관없이 모든 정권들이 경제 살리겠다고 했고, 이 대통령도 마찬가지고 전임 대통령도 경제 대통령이라서 뽑아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이렇게 나아지지 않고 서민 살림살이가 이렇게 팍팍한 거는 이유가 있는 거죠.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진솔하게 설명을 해야 되는 겁니다.

앵커:
정책도 설명이 굉장히 중요한 거 같아요.

이인실:
그래서 지금 당장 경제가 나아질 거라고 얘기하지 않고, 우리가 지금 구조적으로 어려움에 있으니 이 구조적인 문제를 헤쳐 나갑시다, 라고 좀 진솔하게 얘기를 해서 가야 하는 거죠.

앵커:
장밋빛 전망만 계속해서 얘기하고 있다면 점점 더 괴리감만 깊어지겠죠.

이인실:
그렇죠. 우리가 고성장이 굉장히 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상황인데 자, 이제 저성장 사회로 갑니다, 그러려면 많은 것들이 바뀌어야 하거든요. 그리고 이런 세계 글로벌 경제가 경쟁이 치열해지니까 양극화가 점점 심해지잖아요? 그런데 그것도 우리나라 문제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이니까 이걸 위해서 우리가 이렇게 갑시다, 라고 우리가 솔직하게 얘기를 해야 되지 양극화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결할 것은 아닌 거죠. 그건 굉장히 지난한 과정인 거죠.

앵커:
할 수 있다면 차라리 구체적인 안을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이인실:
그렇죠. 그래서 예를 들어서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과도한 복지 같은 거, 사실 안 받아도 되는 복지를 내 돈 아니기 때문에 막 받는 그런 부분이 있잖아요?

앵커:
복지 구조조정을 지금 말씀하시는 건가요?

이인실:
그렇습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저는 개인적으로 요즘에 증세 논란이 매우 치열한데, 전 재정학자이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재정을 들여다 본 사람인데, 증세를 할 것이 아니라 도대체 정부가 쓰고 있는 돈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써서 국민한테 세금을 좀 덜 걷을 것인가, 이걸 고민해야 되는 그런 상황인 거죠.

앵커:
마지막에 중요한 주제가 나왔는데 마쳐야 될 시간이 나왔네요. 오늘 말씀, 우리 경제에 대한 진단 진솔하게 잘 들었고요.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지 될 길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들려주신 것들 잘 들었습니다. 서강대 경제대학원의 이인실 교수였습니다.

이인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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