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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경제핫이슈] 한국경제, 디플레이션 맞다? 금리인하 골든타임 이미 놓쳐. 다음주 금통위 결단해야-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3-04 19:08  | 조회 : 5371 
앵커:
지난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나마 두 배 가까이 올라간 담뱃값이 아니었더라면 물가상승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뻔했는데요. 상황이 이렇다보니까 경기 침체 속에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에 우리 경제가 빠지는 거 아니냐, 이런 경고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디플레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하지만 “우려스럽다”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최 장관이 우려스럽다는 이야기를 한 것도 처음인 것 같은데요. 현재 우리 경제, 디플레이션에 빠진 것일까요? 어떻게 봐야 할지 전문가 한 분을 모시고 자세히 뜯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연결되었습니다. 권태신 원장님, 안녕하십니까?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이하 권태신):
예, 안녕하세요?

앵커:
지난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15년 만에 최저치인 0.5%에 그쳤는데요. 담뱃값이 크게 오른 걸 뺀다면 사실상 마이너스다, 그렇기 때문에 저물가가 지속되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가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권태신:
예, 맞습니다. 담뱃값 빼고 나면 사실상 마이너스인데, 소비자물가 같은 경우는 작년 7월에는 작년 동월 대비 2.6%밖에 안 되었는데 이게 점점 떨어지기 시작해서 금년 1월에는 0.8%, 생산자 물가도 작년 7월에는 플러스였는데 8월에는 마이너스 0.2% 해서 금년 1월에 마이너스 3.6%로 떨어지고 있으니까 지금 사실상 저물가가 굉장히 오래 지속되고 있다고 봅니다.

앵커:
이런 현상 때문에 우리 경제가 디플레이션으로 가고 있는 거 아니냐, 혹은 이미 디플레이션이다, 원장님께선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권태신:
지금 어느 정도 하락세가 지속되는 건 사실인데, 아직 디플레이션이라 하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의 IMF에서 나온 디플레 경고 지수를 우리나라에 집어넣어 봤더니 지금 2013년 4분기하고 2014년 전체를 비교해보니까 일본의 90년대 초하고 굉장히 비슷해요. 그래서 점차 디플레이션으로 빠지는 걸 주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앵커:
그 IMF의 분석에 원장님께서도 동의하신다, 이런 말씀으로 보면...

권태신:
IMF에서 나온 디플레 경고 지수를 그걸 적용해서 우리나라에 집어넣어 봤더니 디플레 가능성이 나오는 지수가 2013년 4분기에 0.31이었는데 2014년 2분기에는 0.38로 상승해서 일본이 옛날에 92년도에 3분기 연속 0.31 이상을 기록한 이후 디플레가 나왔거든요? 그로부터 5~6년 뒤에 본격적 디플레에 빠졌었는데, 우리도 일본 초기와 지금 비슷한 현상이 보인다...

앵커:
그렇군요. 정부의 진단은요. 앞서 제가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말을 인용을 했습니다만 디플레라고 보긴 어렵지만 우려스럽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직은 디플레는 아니라는 얘긴데, 이런 진단은 어떻게 보십니까?

권태신:
한국은행에서 디플레이션 요건을 국제사례를 가지고 얘기를 했는데, 첫째는 극심한 총수요 부진, 둘째는 부동산 가격의 붕괴, 셋째는 심각한 제조업 공동화, 이런 거라서 사실상 물가로 보면 지금 떨어지고 있고 디플레 가능성이 있는데 문제는 구조적으로 우리가 일본처럼 고령화가 너무 빨리 진전되고 있고 가계부채 문제도 있고 또 전부 기업들이 투자나 생산을 안 하고 있는 그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디플레는 아니지만 디플레를 방지하기 위해서 경제 활성화에 노력해야 되겠다, 그런 생각입니다.

앵커:
앞서 일본 사례를 얘기해 주셨고요. 지금 많은 전문가들이 일본 19990년대 초를 얘기하고 있는데, 일본의 경우는 디플레이션인지 모르고 있다가 장기 경기 침체로 접어들었다, 이런 분석이 많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미 여러 전문가들이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니까 이걸 준비를 하면 일본처럼 될 것이다, 이런 우려는 단순히 얘기하면 안 해도 되는 것 아닙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권태신:
그렇습니다. 우리가 미리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하려면 사람들이 소비를 많이 할 수 있도록 되어야 하고, 또 소비가 많이 되려면 기업들이 투자를 많이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투자를 하려고 해도 각종 규제에 묶여서 못하고 있고, 또 투자가 오르지 않고 외국인 투자가 오르지 않으니까 일자리가 생기지 않으니까 사람들이 소비를 하지 않고, 또 정년퇴직 하고도 30년 이상 더 살아야 하니까 사람들이 소비를 점점 더 줄이고, 이런 상황이니까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안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니까 걱정스럽습니다.

앵커:
디플레이션 이야기를 할 때 흔히 저물가 이야기를 하잖아요?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는 거, 그런데 좀 단순하게 생각을 하면요. 우리가 점찍어 뒀던 물건도 세일할 때 싸지면 구입을 하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저물가가 지속된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지갑을 열 수 있는 상황일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도 단순하게 드는데 이게 왜 위험한 건가요?

권태신:
그것은 물가가 하락되는데 내가 일자리를 계속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유리하죠. 그렇지만 내가 일자리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물가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지금 안 사고 앞으로 1년이나 2년이나 더 떨어졌을 때 사야 하니까 소비가 점점 이연이 될 거고, 안 사고 기다리니까 그러면 상점에서 물건이 안 팔리니까 공장에서 그 물건을 생산을 안 하게 되죠. 그러면 공장이나 상점에 있는 직원들도 감원을 해야 하죠. 그러면 그 감원한 사람들은 돈이 없으니까 더 소비를 못하죠. 그러니까 생산을 더 줄이고 기업에선 투자를 안 하게 되고, 그러니까 제일 심각했던 때가 1930년 미국의 대공황 때인데 실업률이 40%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 빠지면 굉장히 위험한 겁니다. 그리고 일본도 장기 침체 늪에 빠져서 20년 동안 성장을 못 하고 또 실업은 계속 늘어나고 해서 최근 작년부터, 재작년부터 아베노믹스로 돈을 무한정 풀고 있는데 아직도 완전히 살아나는 보장이 없거든요? 그러니까 디플레, 물가가 떨어진다고 해서 무조건 좋아할 일은 아닙니다.

앵커:
이게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자산 가격도 떨어질 거고, 미래 소득도 줄어드니까...

권태신:
그렇죠. 자산 가격이 떨어지니까 돈 빌려서 집 산 사람들이 큰일이죠. 집값은 3억에서 2억으로 떨어졌는데 대출금을 못 갚잖아요?

앵커:
소비도 줄고, 소비도 줄면 기업들이 생산을 또 안 하게 되고, 임금도 낮아지고, 자꾸 악순환 되는 거군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저희들이 디플레이션이 무엇인지, 지금 우리 상황이 어떤 건지 간단히 진단을 해 봤는데, 그렇다면 이제 해결책을 좀 얘기해야 될 것 같습니다. 어떤 부분으로 접근을 해야 될까요?

권태신:
우선 단기적으로는 사람들이 소비할 수 있게 하고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낮춰서 소비와 투자를 늘려야 할 거고, 또 재정 지출을 확대해야 하는데 재정 지출은 이미 최경환 부총리가 들어와서 어느 정도 할 건 다 했는데, 문제는 결국은 우리나라의 투자가 늘어나야 되는데 우리나라가 투자가 안 늘어납니다. 예를 들어서 작년까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에 투자한 금액은 4천억 달러입니다. 반면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금액은 1300억 달러입니다. 그만큼 3배 이상 우리 일자리가 해외로 나가 버렸고, 그러니까 사람들이 소득이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럼 왜 나가느냐, 또 외국에선 안 들어오느냐, 우리나라가 기업하기 어려운 겁니다. 왜 어렵냐, 기업하는 데 온갖 규제가 많아요. 수도권에는 공장을 짓지 마라, 뭐를 하지 마라, 수도권 규제가 몇십년째 있죠. 또 대기업은 서비스 산업 못하도록, 지금 세계적으로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나 페이스북, 다 대기업인데 그 대기업들이 다 서비스업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있는 대기업을 서비스업 못하게 한다, 또 세계적으로 노동시장이 제일 경직적으로 WEF나 IMD나 세계에서 다 얘기하고 있으니까 제일 중요한 거는 사람들이 투자하고 외국 기업이 들어올 수 있도록 규제 완화를 해야 하고 정부에서 약속한 노동시장 개혁, 공공부문 개혁, 이런 걸 차질없이 하는 게 가장 근본적인 방법입니다.

앵커:
대부분 디플레이션을 타개할 방법으로 선제적인 대응으로 금리 인하를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리고 그렇게 하는 나라들도 실제로 있고요. 그런데 원장님께서는 그것보다도 일단 우리나라가 투자가 워낙 안 되고 있고, 된다 하더라도 해외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국내에서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그런 여건들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이게 먼저 필요하다는 그런 입장이신가요?

권태신:
그렇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러면 전통적인 방식이라고 이야기되는 금리 인하에 대해서도 좀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요. 금리 인하를 이미 단행한 나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행은 지금 동결 상태거든요? 지난 해 한 번 인하하고, 다음 주에 금통위가 또 열리는데요. 어떻게 전망을 하십니까?

권태신:
제 생각은 저도 경제학을 몇십년 한 이코노미스트인데, 우리가 옛날에 배운 경제학이 지금 시대에 안 맞아요. 우리가 배운 경제학은 미국에서 하고 있는 QE, 지금 유럽에서 하고 있는 QE, 일본의 아베노믹스 같은 건 없습니다. 옛날부터 중앙은행은 물가만 관리하면 된다고 했지, 인플레만 막으면 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 상황이 다 달라졌잖아요? 전 세계가 다 달라지고 또 미국이 경제가 좋으니까 살아남기 위해서 국제금융센터 자료에 의하면 작년 1월 이후 지금까지 18개 나라, 최근에는 덴마크, 호주가 다 금리 인하를 하고, 이런 식으로 전 세계가 다 디플레이션이라든지 또 자국의 수출을 돕기 위해서 금리 인하를 통해서 자국 가치 평가를 떨어뜨리는 이런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는데 우리는 너무 타이밍이 늦은 게 아닌가, 그런 걱정을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다음 주에 이건 나와봐야 알겠습니다만 적극적으로 금리 인하를 해야 한다, 라고 생각하시는군요?

권태신:
저는 하루라도 빨리 하는 게, 작년부터 우리는 빨리 하자고 계속 이야기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논쟁은 계속 되풀이됩니다만 금리 인하와 함께 걱정되는 게 가계부채 문제거든요?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심각한 것은 여러 차례 지적되었고요. 또 금리가 낮아져서 돈을 많이 풀어도 이게 실제적으로 그 시장에서 돈이 많이 굴러가느냐, 유동성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이런 얘기도 많은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권태신:
그 얘기도 경제학 책에 나오는 얘긴데, 금리를 아무리 많이 떨어뜨려도 기업이 투자를 안 한다는 그런 게 유동성 함정인데 아직까진 우리는 그런 상황은 아니고, 그 다음에 가계 부채 문제도 결국은 지금 1060조가 넘었고 자꾸 늘어나고 있는데 가계부채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자꾸 얻어야 하고 공급이 올라가서 그걸 갚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계속 일자리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둬야 된다는 생각이고, 둘째는 부동산에 옛날에 2004~2005년 과열되었을 때 온갖 규제를 해서 지난번에 부총리가 얘기를 하고 해서 두세 개는 풀어졌는데 아직도 부동산이 정상화가 돼서 가격이 좀 올라야 빚내서 집 산 사람들이 그 집을 팔고 은행 빚을 갚을 수가 있고 그렇게 되면 가계 빚이 줄어드니까 부동산 시장도 빨리 정상화를 해야 되고, 그리고 가계부채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건 일자리를 만드는 거니까 일자리 만들기 위해서는 아까 제가 말씀드린 규제 완화하고 구조 개혁을 안 하면 안 되는 거죠.

앵커:
예, 알겠습니다. 오늘 디플레이션에 대한 진단을 해 봤는데요. 권태신 원장님은 일단은 타개책으로 국내 투자를 활성화시켜야 된다, 그래서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이것이 소비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것으로 저희들이 마감하도록 하겠습니다. 권태신 원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권태신:
예, 감사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한국경제연구원의 권태신 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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