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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실시, 혼탁 선거 되지 않으려면" -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2-27 09:36  | 조회 : 3119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사상 첫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실시, 혼탁 선거 되지 않으려면" -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앵커:
<투데이 이슈점검> 시간입니다. 다음 달 11일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실시되는데요. 조합장 선거가 치러진 이례 사상 처음으로 전국동시선거로 치러지게 됐죠. 조합장이란 자리가 워낙 권한도 막강하고요. 선거 규모도 워낙 크다보니 또 하나의 총선이란 이야기까지 나옵니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뉴스를 통해 많이 접하셨을 텐데, 처음 열리는 선거기 때문에 도대체 이게 뭐고, 어떤 의미가 있는 선거인지, 궁금해 하는 분들 많을 것 같아서요. 차근히 정리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이광재 사무총장,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이하 이광재):
네, 안녕하세요.

앵커:
올해 첫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열린다는데요. 먼저, 청취자 분들을 위해 ‘조합장 선거’란 게 어떤 거고, 선거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되는지부터 말씀해 주시죠.

이광재:
네, 농, 축협, 수협 등의 조합장을 뽑는 선거인데요. 흔히 조합장 선거는 조합원들의 선거라고 알고 계신데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실은 우리의 안전먹거리를 지켜내기 위한 선거이기도 한데요. 가공, 유통, 금융 등을 농, 축협, 수협 등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규모가 하도 커서 제2의 총선이다. 이렇게도 불리고 있는데요. 농, 축협과 상 산림조합, 수협 등 총 1426곳에서 동시에 치러지고 있고요. 280만 조합장이 조합원을 뽑는 대규모 선거입니다. 25일 후보등록이 마감되었는데요. 3522명의 후보가 등록해서, 2.7: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기도 합니다.


앵커:
농협, 축협, 수협, 우리 모든 국민이 이용하는 만큼, 조합원의 선거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수도권 상황도 어떤 지도 궁금한데, 간단히, 서울, 경기, 인천 정도 살펴보면 어떻습니까?

이광재:
네 서울 지역도 21개 조합에서 선거가 치러지고 있고요. 51명이 후보자로 등록해서, 평균 2.4대 1의 경쟁률 기록하고 있습니다. 경기지역 같은 경우에는 161개 조합에서 361명이 등록해서 2.1:1이었고요. 인천 지역의 경우에는 21개 지역에서 63명이 등록해서 평균 3: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이야길 듣고 보니까 만만하게 볼 선거규모가 아니구나 싶은데요. 그런데 그동안은 개별적으로 이뤄지던 선거였는데 올해부터 사상 최초로 전국단위 선거로 진행되는 거죠?

이광재:
네, 그렇습니다. 올해부터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로 치뤄지고요. 그동안 개별로 지역에서 분산되어서 선거가 치뤄지다보니까요. 관리주체가 농협이 되었고, 그에 따라서 부패비리, 선거비리 문제가 심각해서, 올해부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관리주체가 바뀌어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동안 개별적으로 선거를 치를 때 문제가 많았던 모양이죠?

이광재:
이 방송을 어린 학생들이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6~70년대에 있었던 고무신, 막걸리 선거와 비슷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오명이 있는데요. 89년 전국동시선거 이후에 조합마다 개별적으로 선거가 치뤄지다보니까, 국가적 관리가 어려웠고요. 돈 선거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힘들었습니다. 조합장 임기가 4년인데요.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조합장이 생기면 신임 조합장에게 잔여임기를 채우눈 대신 다시 4년의 임기를 다시 보장해서, 매년 많게는 수백개의 산발적 선거가 실시되었습니다.

앵커:
조합장 선거를 두고, 5당 4락이란 우스갯소리도 있다던데, 선거 과정에서 5억원을 쓰면 당선되고 4억원을 쓰면 떨어진다. 이런 뜻이라고요.

이광재:
그러니까 우리나라 선거에서 6~70년대에서 성행했던 막걸리, 고무신 선거, 이제는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조합장 선거에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피해는 생산자인 농민 뿐만 아니라 먹거리 소비자인 전 국민이 고스란히 받게 된다고 봅니다. 동네 강아지들도 돈봉투를 물고 다닌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자기 편 조합원에게 10만원, 부부조합원은 50만원, 표심이 유동적인 조합원은 20-30만원식으로 돈봉투의 공정가격이 정해질 정도로 아주 혼탁하게 치뤄졌습니다.

앵커:
도대체 조합장이란 자리가 얼마나 대단한 자리기에 이런 일들이 있었을까요?

이광재:
생각보다 상당히 막강한데요. 왠만한 기관장보다 났다는 말이 나올 정도인데요. 조합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조합장 연봉은 약 1억 안팎이고요. 약 200만원 정도의 업무추진비도 지급됩니다. 특히 수억원의 사업 지원비 지출도 조합장 전결로 처리되고 있고요. 이러다보니까 지역 국회의원들이나 시장군수도 조합장 눈치 볼 정도라는 말들이 나오고요. 사실은 지역 정치인들과 조합장 사이에 검은 거래들이 형성되기도 합니다. 선거 때 도움을 주고 받는 경우도 있고요. 감시하는 곳도 전혀 없어서 조합장의 자녀를 서류전형이나 면접으로만 취직을 시키거나, 지인에게 규정된 한도와 상관없이 수십억원씩 대출을 해 줘서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굉장히 막강한 자리이고요. 국회의원도 눈치를 본다고 이야기 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조합원 수가 많은 농촌 같은 경우는 조합장이 지역 의원에 도전하는 사례도 있고요.

이광재:
지역의원뿐 아니라 단체장에도 도전해서 당선되는 사례도 있죠.

앵커:
공정한 선거도 중요하지만 이런 조합장의 권한부터 좀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듭니다.

이광재:
그렇습니다. 권한조정이 시급히 필요한데요. 조합장은 보통 생각하는 민주적 권한하고는 많이 다릅니다. 조합장이 이사회와 대의원회의의 의장을 겸하고 있고요. 경영권을 포함한 모든 권력이 조합장에 집중된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따라서 조합장은 이사회와 대의원회의의 의장만 맡고, 경영은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는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은 거고요. 또 사업별 의결서도 공개되어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제대로 공개되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조합장의 권한을 조정해야 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어쨌던 이런 문제들을 보완하기 위해, 일단 공정한 선거부터 치뤄보자고 해서 사상 최초로 전국동시조합장 선거를 하게 됐는데요. 그런데도 여전히 혼탁한 선거가 될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요?

이광재:
일부 조합장 선거에서 그렇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아직은 그런 말을 하기가 곤란합니다. 중앙선관위는 기부행위를 제한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9월 21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위법행위로 적발된 것이 329건입니다. 그 중 68건을 고발했고, 13건을 수사의뢰했습니다. 나머지 248건에 대해서는 관련자들에게 경고조치했고요. 경기도내 후보들도 50여명이 수사를 받고 있고요. 후보자 마감날에도 한 식당에서 조합원 6명에게 18만원 가량의 음식물을 대접한 후보자가 검찰에 고발당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네, 이렇게 부정 선거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막기 위해서는 어떤 제도 보완이 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이광재:
인물과 공약으로 선택받도록 선거법이 개정될 필요가 있는데요. 그래서 매니패스토 선거로 바뀌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현행 공직선거법에는 공직선거일을 13일로 제한되어 있고요. 이러다보니까 합동토론회나 연설회를 아예 할 수 없고요. 이런 자기알리기 수단이 막혀있기 때문에, 혼탁한 선거양상이 가열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고요. 또 현재 선거법은 현행 조합장에게 프리미엄을 주는 선거제도이다. 이런 비판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관리 위주의 선거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인물과 정책을 놓고 뽑을 수 있는 선거법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앵커:
선거법상 제약도 굉장히 많더라고요.

이광재: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후보자가 돌아다니면서 명함 정도로 알릴 수 있는 건데요. 선거라는 것은 정책공약을 중심으로 대의를 위임하는 것이니까요. 그런 쪽으로 선거법이 바뀌어야 되겠죠.

앵커:
알겠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조합원의 선거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만큼, 이번 만큼은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지금까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이광재 사무총장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광재: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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