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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해 놀이터 폐쇄 조치? 놀이터마저 빈익빈부익부!" - 편해문 놀이터운동가 (아동문학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1-28 10:57  | 조회 : 3581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아이들을 위해 놀이터 폐쇄 조치? 놀이터마저 빈익빈부익부!" - 편해문 놀이터운동가 (아동문학가)


앵커:
<투데이 이슈점검> 시간입니다. 국민안전처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전국의 놀이터를 대상으로 안전검사와 개보수를 의무화하는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법이, 아이들의 놀 공간을 없애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합니다. 놀이터 운동가이자 아동문학가인 편해문 씨, 전화로 연결해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편해문 놀이터운동가(이하 편해문):
네, 안녕하세요.

앵커:
제가 놀이터 운동가라고 소개해드렸는데, 놀이터운동가란 게 뭔가요?

편해문:
올해 한국에 놀이터가 여러군데에 난개발처럼 지어질 것 같거든요. 제가 한 10년 정도 놀이터를 살펴보면서 상상력이 전혀 없는 획일적 놀이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또 새로운 놀이터의 개념은 무엇이고, 무엇이 담겨야 하는지, 놀이터를 새로 지을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그런 담론을 만들어가는 일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전국에 있는 놀이터 숫자, 어느 정도나 됩니까?

편해문:
지금 6만개 정도 되고요. 그 중 주택이나 주거지역 가까이에 있는 놀이터는 3만개 정도 됩니다.

앵커:
그러면 폐쇄위기에 놓인 놀이터는 어느 정도나 되죠?

편해문:
주거지역에 가까이 있는 3만개 중에서 10% 정도, 2~3000개 정도가 폐쇄와 철거 상황에 놓여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왜 폐쇄위기에 놓인 건가요?

편해문:
2008년에 어린이 놀이시설 안전관리법이 재정되어서, 이게 이번 26일까지 검사들을 다 받도록 법이 집행 되고 있는데요. 안전문제 때문에 폐쇄와 철거,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안전검사를 받지 못한 놀이터들이 꽤 있는 모양이죠?

편해문:
네, 전국적으로 한 2~3000개 되고 있습니다. 서울에도 꽤 많이 있고요.

앵커:
안전검사를 받지 못한 이유는 검사 비용이 비싸기 때문인가요?

편해문:
이름있는 아파트 같은 경우는 자체 관리 비용을 놀이터 개보수에 쓸 수 있지만, 영세한 아파트나 주택단지에 있는 놀이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왜냐면 검사를 받자니 비용이 부담이고, 안 받으면 불합격이 되어서 이용중단되고, 그러면 새로 지어야 하는데 놀이터를 짓는대에 비용이 꽤 많이 들거든요.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았나, 문제는 폐쇄나 철거 위기에 놓여있는 아파트나 주택단지들이 정말 어려운 여건에 있는 곳들이어서, 그런 곳은 아이들이 놀 곳이 정말 없거든요. 형편이 좀 나은 동네는 스포츠센터도 갈 수 있고, 레저 체험도 할 수 있는데, 이 동네에 사는 아이들은 그곳이 유일하게 아이들이 쓸 수 있는 대지이거든요. 그것이 조금 문제입니다.

앵커:
비용문제 때문인지, 철거 문의도 많이 늘었다고 하죠?

편해문:
참 답답한 현실인데요. 철거를 많이 하면 아이들은 어디서 놀라는 것입니까? 저는 꼭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위험하면 고쳐서 아이들이 놀도록 해 주어야지, 위험하니까 철거한다, 폐쇄한다, 이런 상상력이 정말 끔찍합니다.

앵커:
만약에 놀이터가 어쩔 수 없이 폐쇄될 경우, 그 공간은 그냥 공터가 됩니까? 어떻게 되는 것이죠?

편해문:
저는 놀이터의 철거와 폐쇄가 이 공간을 다른 공간으로 쓰기위한 전 단계 정비작업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왜 놀이터여야만 하는가, 이게 조금 답답한데요. 놀이터를 철거해가지고 그곳에 주차장이나 주민 편의시설 등을 넣으려고 합니다. 전형적인 아이들 코 묻은 돈 빼앗는 치졸한 행정집행이라고 생각하고요. 정말 아이들을 생각하지 않는 사회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 이렇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놀이터를 처음에 만들 때, 민간 아파트 단지 만들 때 지방자체단체나 이런 공공기관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파트 단지 만들 때 같이 만들게 되나요? 어떻게 되는 것이죠?

편해문:
네, 관에서 만드는 것도 있고, 아니면 아파트나 주택단지에서 만드는 것도 있는데요. 저는 둘로 나뉘어 있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놀이터가 공공영역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야 이 문제를 풀 수 있는데, 너희 동네 놀이터니까 너희가 고쳐라, 이래서는 돌봄의 사회적 토대를 스스로 무너트리는 것 아닌가, 아이를 돌보는 출발이 놀이터에서 시작되어야 하지 않나, 그런 시각이나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민간의 놀이터에선느 관리비용이라든지 예산이라든지 정부에선 지원이 전혀 없습니까?

편해문:
정부 지원이 일부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공공주택관리비용이라든지 장기수선충당금, 이런 것이 조금 있는데요. 이게 실제로 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앵커:
앞서 말씀하신대로 놀이터가 없어지면, 노는 공간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최근 강조하는 창의력이라든지, 이런 것을 기르기도 어려울텐데요.

편해문:
지금 한국에서 창의를 부르짓는데, 한국의 놀이터를 한 번 가 보면 이게 거짓말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런 획일적인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어떤 상상력을 가지고 세상을 살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저는 놀이터를 새롭게 보려는 사회적 합의기 필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지금 말씀하시는 중에 8495번이 문자를 보내주셨는데요. "초등학생 학부모입니다. 놀이터가 없어지면 아이들이 pc방이나 그런 곳에 틀어박히는 것 아닌지 걱정됩니다." 이런 의견을 보내주셨네요.

편해문:
네, 그게 놀이터는 도시에서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갈 수 있는 대지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곳 마저 폐쇄, 철거, 이런 무지막지한 말을 쓰면서 집행하려고 하는데, 저는 이것에 반대하고요. 그리고 아이들에게 당장 26일이 지나서 놀이터가 폐쇄되면 펜스가 처지는 곳이 있을텐데, 그러면 아이들이 물어보거든요. 어떻게 된 거냐? 그런데 이것에 아이들에게 설명할 수 없다면, 이건 아이들을 위한 법이 아니라 악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네, 사실 안전문제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겠습니다만, 또 어린이들이 놀 공간이 없어지는 것을 그대로 바라보기도 그렇죠. 어떻게 해야 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까요?

편해문:
놀이터는 두 가지를 동시에 봐야 되거든요. 하나는 안전이고 하나는 도전입니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안전과 도전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하고요. 이것에 대해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데 안전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아이들은 성장할 수 없습니다. 도전할 때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이거든요. 놀이터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해 주어야 하는 것이거든요. 그런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앵커:
끝으로 놀이터, 아이들의 놀 공간에 대한 바람이 있으시면 해주시죠.

편해문:
한 사회가 놀이터를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면 그 사회가 아이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안전만 생각하면서 굳어진 현재의 재미없고 지루하고 획일적인 놀이터가 좀 바뀌어야 할 것 같고요. 놀이터는 안전교육이 아니라 도전과 성장을 해야 하는 곳이거든요. 그런 것에 대한 생각을 이번 기회에 가다듬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놀이터운동가 편해문 씨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편해문: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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