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 신율 / PD: 신동진 / 작가: 강정연, 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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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대.. 76년 해로한 노부부의 따뜻한 사랑이 관객 울렸다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진모영 감독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12-16 20:07  | 조회 : 5232 
정면 인터뷰2.
힘든 시대.. 76년 해로한 노부부의 따뜻한 사랑이 관객 울렸다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진모영 감독

[YTN 라디오 ‘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4/12/16 (화) 오후 6시
■ 진 행 : 강지원 변호사

앵커 강지원 변호사(이하 강지원):
76년 간 함께 온기를 나눠 온 노부부, 이 분들의 이야기가 추운 겨울 극장가를 따뜻하게 녹이고 있습니다. 다큐멘터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인데요. 76년을 해로한 부부를 그린 이 영화가 지난 주말 개봉 17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소규모 독립영화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제치고 흥행을 이어가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진모영 감독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진모영 감독(이하 진모영):
네, 반갑습니다. 진모영입니다.

강지원:
120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요. 일단 축하드립니다.

진모영:
네, 고맙습니다.

강지원:
소감 한 말씀 해 주시죠.

진모영:
사실 다큐영화라는 게 1만, 2만 되기가 힘들죠. 다큐멘터리를 보러 극장을 찾아 주시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많이 찾아 주셔서 정말 고맙고요. 힘이 납니다.

강지원:
이렇게 흥행에 성공하실 거라고 예상하셨어요?

진모영:
전혀 못했습니다.

강지원:
몇 만 정도 들면 다행이겠다고 생각하셨어요?

진모영:
글쎄요. 10만 정도 들까말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강지원:
와, 벌써 10배가 넘었습니다. 이렇게 흥행에 성공한 비결은 뭐라고 지금 이 순간에 생각이 드시는지요?

진모영:
사실 굉장히 힘든 시대죠. 다들 좀 따뜻한 사랑 이야기를 원했던 것 같습니다.

강지원:
아, 지금 시대에... 그런데 이상하게도요. 이번 관람객들 중에서 가장 많은 관객이 20대 관객이랍니다. 젊은 관객들 아닙니까? 그게 좀 특이해요. 노부부의 영화에 대해서. 어떻게 느끼십니까?

진모영:
관객들은 이 부부가 노인이라고 해서 노인들에 대한 이야기거나 그렇다고 받아들이시지 않고요. 정확하게 이 노부부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그 부부간의, 커플간의 사랑에 대한 핵심적인 진리를 주고 있다, 라고 받아들이시는 것 같습니다. 연령대가 10대든, 20대든, 30대든, 혹은 그보다 높은 연령대에도 다 똑같이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강지원:
그렇군요. 아직 이 영화를 보시지 못하신 분들도 계십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간단히 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진모영:
이 영화는 강원도 산골마을에서 76년 동안 부부로 살아 온 100살에 가까운 노부부의 사랑, 그리고 이별을 다룬 그런 영화입니다.

강지원:
그런데 이 분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아시고 이걸 영화로 만들어야겠다, 하는 생각을 하셨나요?

진모영:
저도 그 전에 다른 채널에서도 봤는데, 결정적으로는 KBS <인간극장>을 보고 제작을 결심했어요. TV에서 했지만 훨씬 더 진지하고 깊이 있게 이야기를, 부부의 사랑의 실제 이야기들을 더 보자, 라고 해서 영화로 만들어 보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 그리고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진리가 있다고 생각을 해서, 세계인들과 같이 볼 수 있는 콘텐츠들을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작을 했습니다.

강지원:
촬영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셨어요?

진모영:
15개월 정도 걸렸어요. 2012년 8월에 처음 그걸 보고 9월부터 시작을 해서 2013년 11월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까지 촬영을 했습니다.

강지원: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연세가..?

진모영:
98세였습니다.

강지원:
할머니는?

진모영:
89세시고요.

강지원:
그래서 세간에서는 말이죠. 혹시 이 영화 속에서 다정한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는 부분이 있는데, 이게 연출된 게 아닐까,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어떻습니까?

진모영:
그런 생각들이 많으시고요. 그런 질문들도 많이 하셨어요, 관객과의 대화 가면. 이분들이 한복을 입고 사는 건 굉장히 특이한 일이죠. 또 부부가 나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닭살스러울 정도의 다정하고 사랑을 표현하는 부분이 많이 나오는데요. 이 부부가 가지고 있는 굉장한 장점이고 특성이라고 봐요. 한복을 입고 사는 건 이 부부가 원래 이렇게 삽니다. 옛날에 없이 살 때야 못 입었지만, 이제 자녀들 다 성장하고 부부도 70, 80 되면서 생일날 선물을 해 주겠다고 했을 때 우리가 한복을 입고 지냈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 때부터 커플 한복을 입고 살았고요. 그러고 나서 이 부부가 늘 그 좋은 옷을, 예쁜 옷을 같이 입고 읍내 5일장에 다니는 걸 그렇게 좋아하시는데, 거기서 지역 신문에 사진에 찍히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죠. 이 부부의 한복이 세상에 이 둘을 나오게 한 그런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강지원:
혹시 말이죠. 영화에 담지 않으셨지만 정말 인상적인 장면이 있다든가, 무슨 사정이 있었다든가, 이런 장면 없습니까?

진모영:
영화 속에 없는 부분을 궁금하게 많이 생각하시는데요. 86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그 분들 뜻을 충분히 넣기 위해서 노력을 했어요. 버리기 아까운 장면들이 많았는데요. 그래도 완성하고 나서는 그런 아쉬움에 대한 미련들을 버렸습니다.

강지원:
과거에 독립영화 <워낭소리> 말이죠. 그 영화가 흥행하고 나서 주인공들이 굉장히 홍역을 치른 일이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번에 할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할머니는 살아 계신데, 혹시 또 그런 일은 생기지 않을까요?

진모영:
그런 부분들이 저희들한테는 공포에 가까울 정도의 걱정이죠. 그래서 오늘 감독으로서 언론과 관객들에게 호소문을 보냈습니다.

강지원:
네, 어떤 내용입니까?

진모영:
이분들이 과도한 관심으로 할머니의 남은 여생이 당신 뜻대로 살 수 있으셔야 되는데, 그게 걱정이 되었어요. 그래서 취재도 삼가 주시고, 그리고 위로든 뭐든 찾아가시는 것을 가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할머니도 그것을 원하고 온 가족이 원하셔서 그걸 요청을 드렸습니다. 많이 도와주셨으면 좋겠어요.

강지원:
글쎄요. 많이 호응을 할는지 걱정이 되네요. 그런데 앞에 말씀하신 것이 할아버지 돌아가실 때까지 촬영을 하신 건데, 이 때 그 주인공의 죽음을 다루실 때 참 감독으로서도 마음이 특별했을 것 같아요.

진모영:
예, 만나서 그렇게 반갑게 맞아 주시고, 저희 떠날 때는 아쉬워서 그렇게 끝까지 손 흔드시고, 그러셨던 분이 아파서 돌아가시고... 그런데 저희들이 죽음을 표현할 때는 담담하게 했어요. 사실 죽음을 어떤 극적인 긴장감을 높이거나 슬픔의 소재로 사용할 수는 있는데요. 여기에서는 이 분들이 보여주려고 했던 것은 당신들의 한없이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것들을 보여주는 것이고, 죽음은 그 주제와는 좀 다르다고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할머니께서 죽음은 사랑의 완성이고 그리고 영원한 사랑으로 가는 과정으로 표현을 하셨어요. 그래서 저희들은 죽음의 전 과정을 압축해서 두 컷만 사용했고요. 그래서 핵심적인 주제인 사랑을 살려서 보여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강지원:
이 작품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남기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진모영:
사실 굉장히 어려운데요.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보내 주신 메시지라고 생각해요. 사랑도 어렵지만 오래도록 지키는 건 더 어렵죠. 시대가 어려울수록 가장 가까운 부부, 연인, 가족들이 더 사랑 속에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라는 그런 메시지 같습니다.

강지원:
따뜻한 메시지이군요. 고맙습니다.

진모영:
네, 고맙습니다.

강지원:
지금까지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감독이시죠. 진모영 감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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