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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으로 희망이 되는 축제, 2014 세계수학자대회"-박형주 2014 국제수학자대회 조직위원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8-22 09:46  | 조회 : 3451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나눔으로 희망이 되는 축제, 2014 세계수학자대회"-박형주 2014 국제수학자대회 조직위원장



앵커:
<투데이 이슈점검> 시간입니다. 서울에서 개최된 2014 세계수학자대회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전 세계 백여 개국, 5천여 명의 수학자가 참가한 그야말로 '대규모 축제'였는데요.
이번 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박형주 교수 전화로 연결해서 이번 대회의 성과와 의미를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형주 2014 국제수학자대회 조직위원장 (이하 박형주):
네, 안녕하세요.

앵커:
지난 화요일에 저희 방송에 출현하셔서 수학자대회에 대한 말씀을 해주셨는데 대단원의 막을 내렸어요?

박형주:
네. 어제 끝났습니다.

앵커:
참여했던 나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박형주:
122개국에서 참여했는데요. 정말 너무 좋았고요. 그리고 제가 아는 분 중에 1986년 버클리 세계수학자대회에서부터 총 26년간 참여한 분이 있는데요. 8개 대회에 다 참석하셨던 분인데 자기가 참석했던 대회 중 가장 좋았다는 찬사도 있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워낙 큰 대회이다 보니까 이것저것 신경 쓸 일이 많으셨을 텐데. 어떻습니까, 시원섭섭하십니까?

박형주:
정확히 그 말씀입니다. 시원섭섭합니다.

앵커:
섭섭한 건 어떤 점이 섭섭하세요?

박형주: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아쉬움들. 우리 수학자가 우수상도 받고 조금 더 드러났으면, 우리에게 더 큰 자산이 됐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겠죠. 하지만 젊은 수학자들이 성장하는 모습이나 세계 수학자들과 같은 눈높이를 맞춰서 크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에 시원했습니다.

앵커:
대회가 끝났는데 조직위원회는 해체되나요?

박형주:
아닙니다. 앞으로 1년 정도 더 존속하면서 저희가 백서를 발간하려고합니다. 행사 하나로 끝나면 수학계가 얻는 게 없으니까요. 여기에서 배운 것들을 기록으로 남겨서 다음 세대들에게 전달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이번 대회가 아시아에서는 네 번째로 열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가장 큰 성과는 어떤 걸 들 수 있을까요?

박형주:
저희가 처음부터 목표했던 두 가지 토끼를 어느 정도 잡았다고 생각하는데요. 두 가지 토끼를 결국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수학 강국이 되겠다는 건데요. 수학 강국이 되려면, 우리가 축구 강국이 되겠다고 하면 세계적인 축구 선수가 필요하고, 그렇지만 동네에서 축구를 즐기는 동네 축구장도 역시 필요한 거거든요. 그래서 세계적인 수학 강국이 되려면 세계적인 수학자가 배출되어야 할 것이고 수학이 문화의 한 부분이 되어서 즐기는 문화를 만들어야 하는 것인데 이 두 가지를 이번 준비 끝에 여러 가지 콘텐츠들이 제시됐는데 어느 정도의 가능성은 확인됐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보통 이런 대회를 유치하게 되면 그 나라의 수학 수준이 높아진다고들 얘기 하는데 이번 대회 유치가 우리나라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박형주:
저희가 역대 대회들을 조금 분석을 했는데요. 양적으로만 따지면 수학 논문의 숫자라거나 국제회의 숫자, 수학을 전공하는 박사의 숫자가 되겠는데요. 이런 것들이 양적인 척도로만 보면 역대 개최국들이 전후로 해서, 스페인 같은 경우도 12위권에서 7위권으로 급상승했고. 중국도 10위권에서 2위권으로 10년 안에 올라갔죠? 이런 것들을 보면 양적인 성장은 분명하고요. 하지만 저희는 이미 양적으로는 많이 커왔기 때문에 질적인 성장을 해야 할 것인데. 즉 세계적인 연구결과가 나오고 세계 수학계에 충격을 주는 게 나와야 하는데 그런 계기가 분명히 된 것 같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의 수학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나요?

박형주:
양적인 기준은 측정 가능하죠. 세면되니까요. 대충 10위, 11위 정도 나옵니다.

앵커:
그렇다면 수학 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는 어딘가요?

박형주:
여러 가지 양적인, 질적인 상을 받는 수학자 같은 걸 세어보면 현재는 압도적으로 미국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은 또 국적은 외국에서 온 분들이 많기 때문에 미국 수학계의 성과라고 보긴 힘들 것 같고요. 그 다음으로 보통 많이 나오는 나라는 프랑스입니다.

앵커:
청취자 여러분들이나 일반 국민들은 수학은 어렵다고 많이들 생각하시는데, 신용카드를 쓸 때, 이동통신사 요금제나 보험 가입할 때도 수학이 적용된다고요?

박형주:
그렇죠. 저희가 이전에 특히 신용카드를 쓴다. 가장 걱정되는 게 해커와 피싱아닙니까? 그래서 자기 개인정보를 잘 보호해야 하는데, 보안에 사용하기 위해서 수학의 암호학이라는 이론이 쓰이죠. 이동통신에서도 멀리 가다보면 신호가 공기에 부딪히고 벽에 부딪혀서 디지털 신호가 바뀌거든요? 그 신호를 원래의 신호로, 어디에 에러가 났는지를 분석해서 자동으로 고치는 코딩이론이라는 것으로 원래 소리를 다 들을 수 있게 되거든요. 최근에는 금융 또는 보험 쪽에 수학과 출신의 진출이 아주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보험 상품은 잘못 개발하면 보험회사가 망합니다. 사람들에게 너무 많이 줘야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보험 상품을 개발하는 일은 수학적인 방법을 씁니다. 특히 계리사라는 분들이 이런 일을 하는데 이분들 대부분이 수학과 출신이죠.

앵커:
병원에서 MRI 찍을 때도 수학이 적용된다는 것은 무슨 얘기인가요?

박형주:
MRI는 우리 몸에 자기장을 쏘면 자석이죠? 자석 사이에 우리 몸을 두면 자석을 잘 보면 자기장이 흐르는데요. 자기장이 우리 몸을 훑으면서 휩니다. 우리 몸에 있는 각종 장기가 자기장을 휘게 하거든요. 우리가 자기장이 휜 걸 관찰하지 않겠습니까? 자기장이 휜 모습을 잘 보면 저 안에 도대체 뭐가 있길래 휜 모양을 만들었을까 라고 거꾸로 유추할 수 있겠죠? 그런 걸 하는 수학 이용을 역이론이라고 하는데요. 역문제이론을 써서 원래 그 안에 있는 모양을 써서 그걸 그려내는 겁니다. 그게 MRI입니다.

앵커:
수학이 관련 없는 분야가 거의 없는 것 같군요.

박형주:
현대, 특히 21세기에 와서 산업 문제의 돌파구를 수학이 주는 경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앵커:
지난 번 방송 나오셨을 때 청취자 한 분이 이 질문 꼭 드려 달라고 요청했는데. 아이들이 수학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박형주:
사실 이 문제를 이번 세계수학자대회 기간에 세계적인 수학 석학들과 자주 얘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공통의 관심사이고 우리 사회가 처한 중요한 주제이니까요. 그런데 그분들이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몇 개 얘길 하더라고요. 첫 번째,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칠 때 답을 절대 먼저 주지 말라는 얘기를 꼭하더라고요. 그 다음 두 번째, 흔히 하는 말이지만 사실 실천은 어려운 건데요. 아이들이 실수를 꾸짖지 마라. 두려움을 주지 말라는 건데. 무슨 뜻이냐면 특히 객관식, 사지선다형 문제가 99%맞아도 1%틀리면 답이 틀리거든요. 그러니까 아이들이 실수를 두려워하게 됩니다. 실수를 안 하는 식으로 공부를 하게 되거든요. 그렇게 해서 어떻게 이게 재미있어지겠습니까? 그래서 우리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잘 조심하면, 그리고 아이들이 수학을 하면서 수학이 역사적으로 출현했던 당시 배경, 미적분이 출현할 때 뉴턴이 천체의 운동을 조사하려고 고민하다가 결국 미적분을 만들어내고, 그런 것들을 같이 가르쳐주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어느 정도 까지 상당히 흥미를 갖게 됩니다.

앵커:
보통 아이들이 수학에 흥미를 갖기 시작하는 연령대를 언제로 볼 수 있나요?

박형주:
개인차가 조금 있을 텐데요. 사실은 조금 어리게도 봅니다. 유치원 들어가기 전에도 예를 들어서, 아이들을 시장에 데리고 가서 5개를 같이 사면 가격이 얼마인데 하나씩을 따로 사면 가격이 얼마에요? 어떤 걸 사면 얼마가 이익일까를 애들에게 물어본다든지. 이런 것들을 어릴 때부터 물어보게 되면 적어도 숫자는 두려워하지 않게 됩니다.

앵커:
정부가 수학계를 위해서 이런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점도 있으십니까?

박형주:
이번 필즈상 수상자 몇 분을 보면서 몇 가지 부러움이 있었는데요. 그 중 이번 필즈상 받은 4분 중에 3분이 1995년에 고등학생이었는데 같이 한자리에서 만났었다고 합니다. 국제수학올림피아드대회에서 경쟁하면서 만났던 모양인데요. 그런데 19년 만에 한날 한시각 한장소에서 같이 필즈상을 받은 거예요. 그래서 19년 만의 재회라는 느낌이었는데 이분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 특히 회교권의 여자 분은 칭찬에 인색한 문화에서 자기가 수학을 잘 못하는 구나, 해서 수학을 싫어하게까지 됐었다고 했는데 결국 국제대회에서 자기가 잘 하고 두각을 나타내고 주위에서 칭찬을 받으면서 새로운 자신감이 생겨서 그 힘이 자기를 여기까지 이끌고 왔다는 말을 했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여러 가지 채널로 경쟁도 하고 즐기기도 하는 채널을 자꾸 열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리고 브라질 수학자가 한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남미 최초의 필즈상 수상자인데. 이분은 16살에 임파(IMPA)라고 하는 브라질 수학연구소에 학생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리고 5년 만에, 21살에 거기에서 박사를 받았거든요? 비상한 천재에게는 비상한 교육 과정을 제공하는 면이 있더군요.

앵커:
우리나라에는 그런 게 없나요?

박형주:
저희는 연구소에서 학생을 길러내는 제도가 없습니다. 대전에서 공통으로 하는 UST라는 곳이 있긴 하지만 이렇게 수학에 특화된, 특히 천재성이 있는 학생에게 맞춤 과정을 주는 경우는 없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2014 세계수학자대회 박형주 조직위원장과 얘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박형주: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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