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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등교, 학생들의 건강한 삶 보장해줘야"-이준원 경기도 덕양중학교 교장 선생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8-20 09:29  | 조회 : 5559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9시 등교, 학생들의 건강한 삶 보장해줘야"-이준원 경기도 덕양중학교 교장 선생님


앵커:
<투데이 이슈점검> 시간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이 이번 2학기부터 초,중,고 학생들의 등교시간을 오전 9시로 늦추겠다고 밝혔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의 등교 9시 추진 방안을 놓고 교육계가 아주 뜨거운데요. 일선 학교에선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는지, 경기도 덕양중학교 이준원 교장선생님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죠. 안녕하십니까?

이준원 경기도 덕양중학교 교장 선생님(이하 이준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덕양중학교는 개학했나요?

이준원:
네. 내일 개학합니다. 선생님들은 오늘 다 나오셔서 내일 학생들 맞이할 준비하고 계십니다.

앵커:
등교시간을 9시로 늦추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많다보니까 학부모님들도 전화 문의가 많이 올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이준원:
일부 궁금해 하는 학부모님들이 계시는데 저희는 이미 오래전부터 9시 1교시 수업을 시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큰 변화가 없어서 그대로 진행해도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덕양중학교는 언제부터 9시 등교를 실시했나요?

이준원:
이미 굉장히 오래 전부터, 5년 전부터.

앵커:
아무래도 그때 9시 등교를 할 때, 학생들의 경우에는 그만큼 등교시간이 다른 학교보다 늦으니까 학생들은 만족을 했습니까?

이준원:
물론 좋아하죠. 그런데 초등학교에서 이미 8시 40분쯤 등교해서 9시 40분에 수업을 하는 곳이 많아서 큰 변화는 없었지만 다른 중학교에 다니다가 왔다든가 하는 아이들은 무작정 좋아했겠지만, 시행해나가면서 점차 잠자는 시간도 체크해야 하고 시간관리, 건강관리 방법을 함께 병행하니까 필요성과 중요성은 차차 평생 살아가면서 깨닫게 되겠죠. 청소년 시기의 건강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앵커:
그렇군요. 경기도 교육청에서 9시 등교를 추진한다고 해도 실제 등교시간은 각 학교의 교장선생님이 결정하는 거죠?

이준원:
그렇죠. 재량권이 있습니다.

앵커:
덕양중학교는 오래 전부터 9시 등교를 해왔으니까 9시 등교에 대해서 찬성하시는 입장이신 것 같은데 어떤 이유에서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준원:
등교시간 늦추기는 8시 30분에 등교하던 아이들을 9시까지 등교하게 하자는 단순한 제안정도가 아닙니다. 비정상적인 교육을 정상화 해보자. 교육이라는 이름하에 그동안 비교육적이고 비정상적인 모습을 우리사회가 만들어냈다면 그것을 한번 바꿔보자, 왜 아이들이 아침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허겁지겁 학교에 가야하는가. 부모님과의 대화는 왜 할 수 없는가. 부모님들과의 대화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거든요? 그리고 우리나라 아이들이 왜 이렇게 잠이 부족하고 항상 피곤하게 살도록 강요를 당해야하는 가라는, 그래서 교육적인 차원에서는 이렇게 중, 고등학교 때 몰아붙이면 공부 효율도가 떨어져서 대학만가면 공부하지 않고 직장 취업하고 나면 더 공부하지 않고 하는 사회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청소년 시기에 적당히 쉬고, 자신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시기도 좀 주고, 건강권을 보장 해주는 어른들의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청소년들이 잠자는 시간이 실제로 많이 부족합니까?

이준원:
많이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청소년, 교과부와 보건복지부도 함께했던 발표 자료인데요. 우리나라 주중 평균 수면시간이 중학생이 7시간 정도,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들이 5시간 반 정도인데 평균이니까 4시간이 안 되는 아이들도 상당히 많죠. 12시까지 야자, 학원에 다니면서 새벽에 일어나야 하니까. 5시간이면 미국 국립수면재단이 발표한 청소년들의 권고 수면시간인 8시간 반에서 9시간 20분 정도입니다. 거기에 크게 못 미치는 거죠. 수면이 이렇게 부족하면, 우리나라 연구입니다. 흡연, 음주, 스트레스 등 건강에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고 학업성취뿐만 아니라 생활습관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2011년 2013년에 연구 결과들이 나왔는데도 청소년기에 가장 중요한 충분한 잠을 왜 확보해주지 못하는지, 좀 아쉽습니다.

앵커:
일부에서는 등교시간 늦춘다고 수면시간이 그대로 늘어나는 게 아니고 오히려 잠드는 시간이 늦어진다고 예상하는 분들도 있던데요?

이준원: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아이들에게 시간 관리하는 방법이나 정상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면 학교에서 억지로 잠자는 시간이 줄지 않겠습니까? 특히 일반계 고등학교에 가면 아침부터 잠자고 있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점심 먹고 5~6교시부터가 아니라 아예 1교시부터 잠자는 아이들이 많은데 이런 측면에서 시간의 효율성 차원에서 등교시간의 타당성을 따져봐야 합니다. 아이들이 졸린 눈을 비비고 무조건 오랫동안 학교에 앉아있는 다고 공부하는 게 아니라, 좀 맑은 정신으로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효과는 별로 없고 7시부터 학교를 나가는 고등학교도 있는데요. 효과는 별로 없습니다. 교사와 학생들을 힘들게 하기만 하는데 이런 몽롱한 상태에서는 탁월한 선생님들도 배움을 이끌어 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너무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있길 강요당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생활패턴과 시간, 건강관리 교육을 함께 하면 많은 학교들, 분당 서현고등학교나 많은 학교들에서는 학교에서 졸지 않고 엎드리지 않고 집에 가서 충분히 자는 교육이 되어있습니다.

앵커:
맞벌이 부부의 경우에는 자녀의 등교시간이 9시로 늦어지면 출근시간과 맞질 않는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있거든요?

이준원:
조사해보니까 이미 경기도의 도서벽지 쪽에 스쿨버스를 운행하는 학교들이 있습니다. 작은 학교가 폐교되면서 스쿨버스를 2~3차례 학교를 등교시켜야 하는 학교에서는 어떻게 하나 봤더니 초등학교는 8시에 나가는 학교도 있었고요. 순차적으로 그다음 차를 타는 아이들이 8시 20분에 나오는 학교도 있고 한데, 저희 이웃 학교도 그러한 상황입니다. 이미 좋은 프로그램이 많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세이프존을 설치해서 예를 들면, 도서관이나 특정 교실에서 책일 읽는다든지 음악 감상을 한다든지. 특히 아침운동을 많이 했습니다. 줄넘기, 축구 다양한 스포츠를 통해서 조기등교 한 학생들을 받아들였고 이것이 더 잘 정리되고 보완되고 강화되어서 9시 등교라고 해서 일괄적으로 9시에 다 나오라는 게 아니거든요. 그러한 맞벌이 부부나 부득이하게 생활패턴이 새벽에 일어나는 아이들은 일찍 올 수 있는 거죠. 그러면 그것에 맞게 프로그램이 잘 진행되고 있더라고요. 그걸 좀 더 보완한다면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9시로 등교가 늦춰지게 되면 집에 돌아가는 시간도 비례해서 늦춰지게 되나요? 아니면 등교시간만 늦어지는 겁니까?

이준원:
학교마다 다 다릅니다. 저희 학교로 예를 들면, 약 15분 늦게 집에 돌아가는 날이 2일 정도 나올 것이고 어차피 방과 후에 학교에 남아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날은 변함이 없게 되는데요. 사교육 시장을 굉장히 의식하시더라고요? 학원가는 시간이 뒤로 늦어진다. 이런 문제들은 우리 아이들의 건강이나 학습 효율성 측면에서라도 사교육과 밤 10시 이후에 학교에 붙잡아 두는 일부 고등학교에서 야자를 시키는 문제까지 함께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끝으로 이번 문제가 총체적인 교육시스템의 문제이지 등교 시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거든요?

이준원:
그렇습니다. 등교 시간을 9시로 한다고 해서 조금 전에 말씀하셨던 총체적인 교육 시스템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 문제 해결의 시작인 겁니다. 상징적인 의미가 큽니다. 지금처럼 무한경쟁 체제로 청소년들을 계속 몰아간다면 우리나라의 미래가 희망이 없습니다. 한해 7만여 명이 학교를 떠나고 많은 학생들이 목숨을 끊는 상황에서 모두가 힘을 합쳐서 문제해결을 같이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경기도 덕양중학교 이준원 교장선생님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준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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