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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주년 광복절, 위안부 할머니에겐 끝나지 않은 역사"-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8-14 10:42  | 조회 : 3142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69주년 광복절, 위안부 할머니에겐 끝나지 않은 역사"-윤미향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


앵커:
<투데이 이슈점검> 시간입니다. 내일은, 69주년 광복절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도 기쁜 날입니다만 이 날이 마냥 행복하지 못한 분들이 계시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인데요. 오늘 광복절을 하루 앞두고 위안부 할머님들의 바람, 그리고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마련하겠습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상임대표,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윤미향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이하 윤미향):
네, 안녕하세요.

앵커:
8월 14일 오늘이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이죠. 올해로 두 번째를 맞았다고 들었는데요. 소개를 좀 해주시죠?

윤미향:
1991년 8월 14일에 한국에서 김학순 할머니가 용기 있게 내가 위안부 피해자였다고 공개 증언하셨던 것을 우리가 기억하자. 그 날은 단지 김학순 할머니 혼자의 용기로만 끝났던 게 아니고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용기를 줬고, 한국을 넘어서서 필리핀, 인도네시아, 대만 등 아시아 각국의 여성들이 증언을 할 수 있는 용기를 전달했다는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2012년 12월에 대만에서 열렸던 제 11차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아시아여성들이 8월 14일을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로 선정을 했고 세계가 함께 연대하는 날로 지키고 있습니다.

앵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은 광복절을 맞이하셔도 마냥 기뻐하실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윤미향:
피해자할머니들은 이 운동이 시작되기 전부터 우리들은 광복절을 기념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아직 광복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8.15가 되면 저희들은 가장 가슴이 아픕니다 라고 얘기를 하고 계세요. 1945년 8월 15일 우리는 다른 사람들은 손에 태극기를 들로 대한독립만세를 외쳤지만 우리는 그때부터 쥐구멍이 어딘지, 숨을만한 곳이 어딘지를 찾아다닐 수밖에 없었다고 말씀을 하시거든요. 좀 더 안타까운 것은 살아있을 때, 광복을 축하하면서 우리 스스로 기념할 수 있는 날을 맞이하고 싶다고 하셨던 분들이 지금 벌써 고인이 되셨다는 것. 그게 올해 광복절을 맞이하는 할머님들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앵커:
어제 1139차 수요집회 열린 걸로 알고 있습니다. 광복절을 앞두고 특별하게 열렸다고요?

윤미향:
네. 맞습니다. 광복절을 앞두고 맞이한 수요일이고 했지만, 세계 기림일을 맞이해서 한국에서 만이 아니고 9개국 거의 20여개 도시에서 동시에 수요연대집회를 진행했던 날이에요. 특히 한국에서 열렸던 수요시위는 처음 92년에 수요시위를 시작할 때는 피해자들과 몇 여성들이 함께 일본 대사관 앞에 섰었는데요. 어제는 우리나라 청소년들, 대학생들, 일반 시민들이 굉장히 많이 할머니들의 손을 잡고 일본 대사관 앞 평화로에 서서 요구를 일본 정부에게 전달을 했고요. 특별히 작년부터 저희들이 세계 1억인 서명을 모아보자, 서명 캠페인을 해왔습니다. 서명의 92개국에서 156만 명이 넘는 서명으로 위안부 문제 해결 지지를 보내주셨고요. 그 서명을 일본 대사관에 전달했던 뜻 깊은 수요일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많은 피해자 할머님들이 세상을 떠나가셨고 지금도 세상을 떠나고 계신데요. 현재 몇 분이나 생존하고 계신가요?

윤미향:
사실 몇 명이 끌려갔는지는 사실 우리는 아직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어요. 그동안 약 20만 명이 끌려갔다고 추측이 나오고 있었는데, 그렇게 추정한다는 것은 아직도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는 걸 얘기하고 있잖아요? 20여년 동안 내가 위안부 피해자였다고 신고한 김학순 할머니 같은 피해자 분이 237분이에요. 그분들 중에서 이제 54분만 살아계실 뿐입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시간이 급박한 상황을 이야기 하고 있죠.

앵커:
누구보다도 그동안 피해자 할머님들과 가깝게 지켜봐오셨을 텐데 할머님들께서 가장 바라는 점 이 있다면 어떤걸까요?

윤미향:
가장 바라는 것은 내가 살아있을 때 일본 정부의 진심된 사죄, 그리고 잘못했다는 것을 법적으로 책임지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씀하고 계세요. 우리가 돈이 탐나서 이 운동을 했다면 일본 정부가 과거에 위로금 주겠다고 했을 때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거로는 명예가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무슨 돈이 필요해서, 그 어린 시절에, 우리가 돈이 뭔지 알아서 그 험난한 곳으로 자원을 했겠느냐. 그런데 일본 정부가 저렇게 강제성도 부인하고 있으니 너무나 억울하다, 이 억울함을 풀 수 있도록 한국 정부도 나섰으면 좋겠고 한국 국민들도 좀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하고 계세요. 하루속히 할머니들의 호소에 응답하고 우리가 손을 잡아들이는 게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이 아닌가, 많은 생각을 합니다.

앵커:
할머니들께서는 최근 일본의 잇단 우경화 행보를 보면 많이 속상해 하시겠어요.

윤미향:
그렇죠. 어느 누구보다도 일본이 저지른 전쟁이 자신들의 몸에 기억과 역사로 남아 있잖아요? 그게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더 알고 있고요. 그런데 한쪽에서는 너희들이 자원하지 않았느냐면서 일본 정부에게 사죄를 요구하느냐, 정부에서는 사죄나 배상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를 하고요. 또 다른 한쪽에서는 전쟁을 하려고하는 여러 가지 시도들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할머니들이 입만 여시면 우리가 평화를 지켜야 한다, 전쟁을 다시 하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전쟁이 나면 우리와 같은 피해자가 또다시 생길 수밖에 없으니 막아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계세요. 그건 전쟁을 겪은 분들로서 우리들에게 주는 굉장히 소중한 교훈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내년이 한국과 일본의 국교정상화가 된지 5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에 위안부 문제에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겠냐는 추정도 있습니다만, 어떻게 보십니까?

윤미향:
한일 국교정상화 50년이기도 하고요. 또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나라가 광복 된지 70년이잖아요? 한일 국교정상화가 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일제 식민지는 제대로 청산되지 않은 게 있다고 저희는 평가하고 싶습니다. 진정으로 한일 국교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과거의 일본 정부가 잘못했던 게 제대로 청산되는, 그래서 어느 누구도 우리는 광복이 되지 않았다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진정한 광복을 느낄 수 있게 우리가 준비하고 만들어 나가는 게 2015년을 준비하는 우리들의 자세여야 한다고 보고요. 저희들도 그렇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정말 피해자들에게도 좋은 해방의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은 윤 대표께서는 어떤 게 부족하고, 바뀌었으면 하는 점이 있으실 텐데요. 어떻습니까?

윤미향:
저는 늘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떠오르는데요. 한국 정부가 90년대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피해자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외교 활동을 해오지 않았다고 저희들은 보고 있어요. 미국으로 UN으로 유럽으로, 그 연로한 몸을 이끌고 민간 외교 활동을 스스로 외치면서 일본정부에게 사죄와 배상을 요구할 때도 한국 정부는 피해자들 뒤에 숨어있었다고 저희들은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오죽하면 피해자들이 우리가 대한민국 국민인데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국 정부는 외교 활동을 하지 않는 거냐고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해달라고 2006년에 소송을 낼 정도였으니까요. 그때까지만 해도 한국정부는 정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고요. 다행이 헌법재판소가 5년이 지난 2011년 8월 30일에 한국 정부는 위헌이었다. 외교적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려주셨습니다. 그 이후로 이명박 대통령 때부터 일본 정부를 향해서 위안부 해결 문제를 요구하기도 하고, 외교부 장관이 UN에서 발언을 하기도 하지만 피해자들과 저희들이 보기에는 여전히 한국 정부가 외교 활동이나 국제적인 공존을 얻어내는 활동, 일본 정부를 향해서 당당하게 이 문제는 전쟁 범죄이다, 인도에 반하는 범죄이다, 때문에 범죄인 것을 인정해야 한다, 법적인 책임을 져야한다고 요구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앵커:
최근에 위안부 피해할머님들이 백악관에도 가시고 위안부 기림비 제막식도 참여하신걸 보면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많이 달라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어떻습니까?

윤미향:
세계 곳곳에서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일본 정부에게 따끔한 충고를 하고 있죠. 최근 UN에서도 굉장히 강력하게 일본 정부는 피해자들에게 법적 배상을 해야 한다, 다시는 그런 망언을 해서는 안 된다는 권고를 내리기도 했고요. 말씀하셨듯이 미국 의회의 정치가들도 일본 정부에게 고노담화를 검증했던 결과에 대해서도 반발을 했었죠. 이러한 일들은 위안부 문제는 이미 일본정부가 얘기하는 것처럼 한일 간의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다. 보편적이고 세계적인 여성인권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인식은 일본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세계 각지로 퍼져나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요. 가장 세계적으로 관심 있는 주제들이 전쟁 중에 자행되고 있는 인권 침해, 인권 유린 범죄이거든요? 그건 그만큼 지금도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걸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들은 더더군다나 지금의 현 상황을 해결해나가기 위해서도, 전쟁을 멈추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이 땅에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저희도 있는 힘을 다해 국제 여론을 만들어 나가면서 활동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상임대표였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윤미향: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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