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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관련 영화는 선거가끝나고 정당구조가 안정적으로 된 후에 나오는 경우 많아"-오동진 영화 평론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5-23 10:26  | 조회 : 3506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시네마인 뉴스 : 오동진 영화평론가



앵커:
요즘처럼 할 얘기가 많은 시기도 그렇게 흔하지는 않은 것같습니다. 오늘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할지, 오동진 영화평론가와 알아보겠습니다. 어서오십시오.

오동진 영화평론가(이하 오동진):
네, 안녕하세요. 할 얘기가 많으면 오히려 영화가, 사실 분위기가 죽습니다.

앵커:
그런가요?

오동진:
신문이 더 재밌거든요. 뉴스가 더 재밌고.

앵커:
현실이 더 재밌다 그거죠? 영화 속 가상보다.

오동진:
영화가 현실보다 따라가지 못하는 거죠. 그래서 오히려 현실의 여러 가지 사건들이 지나치게 다이나믹하게 흘러가면 오히려 극장가는 분위기가 죽고 실제로 매출이 좀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동진:
사건이 벌어지거나 빅이벤트가 벌어지거나. 그러한 대표적인 게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있을 수 있고요. 사실 6월이 그래서 극장가에서는 무덤이라고 불리고 있는데요. 6.4지방선거가 있고 월드컵이 6월에 치러지기 때문에 6월에 개봉하는 영화는 일종의 자살골이라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여러 가지 또 변수가 있는 게 지방선거의 흥행성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다르고요 월드컵이, 이런 이야기하면 큰일 나겠습니다만, 조기에 만약에..

앵커:
성적이 안 좋으면?

오동진:
예. 모르는 얘기니까. 극장가에도 사실 축구를 좋아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그리고 선거에도 굉장히 관심 있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거죠.

앵커:
그리고 이번에 월드컵이 특히 재밌는 게 아직도 공사 중이고, 월드컵 반대시위하고. 지금 브라질이 이러니까 경기자체 보다 외적인 게 재밌는 것 같아요.

오동진:
브라질이라는 국가가 가지고 있는 역동성이 또 있는 것 같아요, 좋은 얘기로 해서.

앵커:
쌈바축제의 열기?

오동진:
우리 같으면 경기장이 안 되면 연기를 하거나 하는데 강행을 하는 것을 보면,

앵커:
남미 특유의 낙천성..

오동진:
네 그러한 열정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가 오늘 월드컵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라 6.4지방선거 얘기도 좀 하려고. 선거관련 영화도 많잖아요?

오동진:
선거관련 영화는 굉장히 많은데요. 해외 영화가 굉장히 많고요. 할리우드 영화는 선거를 직접적으로 다룬 영화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예컨대 JFK의 얘기를 다루면서도 선거전을 다루는 영화도 많고, 닉슨과의 정치적인 투쟁 과정을 그린 얘기도 많고요. 시기마다 그러한 선거, 정치관련 영화가 굉장히 많습니다만 한국이 이상하게 한국 영화계가 다른 장르는 다 잘 만들고 있습니다만 정치 관련해서는, 특히 선거 관련해서는 작품 편수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예전에 기억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1993년도, 94년도? 정확한 년도는 떠오르지 않습니다만 강우석 감독이 만든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하는 작품이 있습니다. 그래서 흔히 영화계에서는 ‘용발톱’이라고 줄여서 부릅니다만 안타깝게도 당시에,

앵커:
그게 선거 관련 영화에요?

오동진:
그 안에서 선거가 주된 내용이죠. 박근형씨가 야당 당수였고요. 선거전도 치르고 선거전을 앞두고 벌어지는 스캔들, 여기자와의 스캔들,

앵커:
돈 문제도 있고?

오동진:
그러한 스캔들을 이용하려는 여야 정치권의 어떤 움직임들 그것을 폭로하려는 언론. 당시 1990년도 초반에 한국에는 정치 스릴러가 없었어요. 그러한 측면에서 볼 때는 강우석 감독의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는 굉장히 획기적인 작품이었습니다만.

앵커:
그런데 흥행이 안 된것 같아요.

오동진:
네. 흥행도 안됐고 비평적으로도 2% 부족했다. 왜냐면 영화를 만드는 짜임새 보다는 국내 정치계가 담고 있는 역동성, 선거라고 하는 것이 갖고 있는 서스펜스를 영화 안에 잘 담아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좀 있었죠. 그래서 그 이후에 2000년대에 끊임없이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를 새로운 버전으로 리메이크 하려는 움직임은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항상 나오는 얘기가 선거판에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진 거죠. 총풍이니 북풍이니 등등. 그러니까 영화가 그것을 건드리기에는 이미 현실에서 너무나 큰 얘기들이 벌어졌기 때문에 감독들이나 제작자들이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를 포함해서 정치 드라마나 선거 드라마를 만들기에 주저했던 것이고 그게 지금까지 와있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그게 일종의 징크스일까요, 뭘까요?

오동진:
이런 면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뭐냐면 우리 국민들은 매일,

앵커:
정치를 보는군요.

오동진:
그러니까 TV에서 YTN에서 보죠, 신문에서 보죠 그리고 사람들 만나면 정치얘기 하죠. 이번에 서울시장 누가된데 그러고 단순하게 자기가 선호하는,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서만 얘기하는 게 아니고 어디서 들었는지 ~하더라, 그리고 무슨 후보는 무슨 문제가 있다더라 하는 것을 너무 많이 알거든요.

앵커:
그렇죠.

오동진:
영화가 2시간 안에 우리가 알고 있는 너무 많은 것들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앵커:
그런 경우도 있군요.

오동진: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잘 모르는 거거든요 영화가. 내지는 이렇게 매일 정치 얘기를 우리가 하고 있는데 또는 지금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거의 점심, 저녁시간에 매일 얘기가 나오는 거거든요. 매일 얘기가 나오는데 또 영화에서도 그런걸 봐야해? 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그래서 이런 시기에는 선거 영화보다는 좀 다른 쪽으로, 예를 들어서, 선거와 전혀 관련 없는 액션 영화나 아니면 멜로 영화나 심지어 에로 영화나 이런 쪽으로 정서적으로 기울게 되는 것이 사실인 것 같고요. 선거와 관련된 진지한 영화들은 그것이 끝난 다음에, 실제로 선거가 끝나고 정당구조가 안정적으로 된 후에 재평가 하는 과정, 사회를 평가하는 분위기에서 그런 영화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아까 할리우드에서는 선거관련 영화 많다고 하셨잖아요?

오동진:
관련영화도 많고 감동적인 작품도 많고요. 제가 사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 이럴 때마다 여러분께 꼭 소개해드리고 싶은 영화가. 베리 레빈슨 감독에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맨 오브더 이어>라는 작품입니다. 2002년쯤에 나온 영화입니다. 국내에서는 개봉도 못하고 바로 DVD로 직행했는데 DVD가 있는지도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이건 직접적인 대통령 선거를 다룬 작품입니다.

앵커:
가상인물을,

오동진:
그렇습니다. 매우 그럴듯해요. 가상현실이. 그러니까 톰 돕스라는 SNL의 호스트입니다. 진행자죠. 매일 저녁마다 그 프로가 있을 때마다 정치 평론 아닌 정치 평론을 하게 되요. 왜냐하면 대통령 흉내를 내기도 하고 상원, 하원의원 흉내를 내면서 그 사람을 비판하거나 조소하거나 희화하잖아요. 풍자하고. 이 사람이 그걸 너무나 잘 하는 거죠. 정치권을 희화화하고 풍자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정치적 식견이 있다는 거죠.

앵커:
그렇죠. 맞습니다.

오동진:
시청자들에게 그 시간대가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었어요. 어느 날 톰 돕스가 방송에 나와서 양당의 후보가 자기가 볼 때는 모자란데 차라리 내가 할까 이렇게 얘기한 거죠. 그리고 그 다음날 열화와 같은 반응이 오고,

앵커:
그 사람이 로빈 윌리엄스 인거죠?

오동진:
네. 로빈 윌리엄스가 스탠딩 코미디언 출신이고 영화 속에서도 워낙 스탠딩 코미디를 많이 하거든요. 그렇게 대중들을 아주 재미있게, 가깝게 끌어나가는데 결국은 대통령 선거를 나갑니다. 무소속으로 해서 나간 거죠. 그러니까 미국은 양당제가 너무나 뚜렷하게 정립되어있는 나라고 그동안 랄프 네이더가 미국에서 제3당 후보로서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만 한자리수의 지지밖에, 사실 그런 지지를 받는 게 쉽지 않죠. 그런데 무소속 후보로 나가고요. 더 중요한 것은 선거유세 과정에서 지금 아시는 것처럼 미국의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자신의 어떤 지원기금이 얼마나 많으냐에 따라서 당락이 결정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펀드를 얼마나 조성하느냐에 따라서. 왜냐하면 TV광고를 해야 하고 미디어 광고를 해야 하고 등등 해야 하니까. 그런데 로빈 윌리엄스가 그런 형식을 다 깹니다. 마치 락스타처럼 버스로 전국순회를 하는 거죠. 그러한 파격적인 방식으로 선거전에 나서는데 문제는 뭐냐면, 된다는 거죠. 대통령이 됐습니다.

앵커:
그걸 잘 됐다고 봐야하나,

오동진:
쉽게 말하면 영화배우 출신의 레이건이 대통령이 된 건 레이건 대통령은 그전에 주지사를 했었으니까.

앵커:
그리고 사실 영화배우로 유명하다기 보다는 영화인 노조위원장으로 유명한 사람이었으니까.

오동진:
이미 그런 경력을 쌓고 대통령이 된 것이고요. 영화에서는 방송 MC에서 바로 넘어간 거죠. 그런데 이 영화가 굉장히 재밌는 것은 이것이 사실 개표 오류였어요. 제가 거기까지만 말씀드리는데요. 그래서 나중에 알게 되는거죠. 누군가가 알게 되고 대통령 스스로도 알게 됩니다. 그랬을 때 대통령에 당선된 톰 돕스가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 이 영화가 그런 이야기를 펼치면서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직, 공정함, 휴머니즘,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 같은 원론적인 얘기를 주는데요. 우리가 늘 이론은 잘 알지만 잘 못 지키는 것처럼 이 영화를 보면 우리가 정치권에서도 지금 잃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파당적으로 나뉘어서 매일같이 분열된 싸움만 하고 있는 정치권을 보고 있으면 원론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러한 측면에서는 <맨 오브 더 이어>에서 보여주는 대통령역의 로빈 윌리엄스가 정말로 우리시대에 필요한 인물이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선거를 앞두고 아직 후보자를, 지지자를 결정하지 못하셨다면 <맨 오브 더 이어>같은 작품 보시면서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금 여러분이 보내주신 문자 중 하나가, 5412님이신데요. ‘<맨 오브 더 이어>저도 재미있게 봤어요. 그런데 우리나라에 그러한 방송이 있다면 방송통신위원회에 걸릴 거예요.’

오동진:
한동안 사실은 방송에서도 정치를 풍자하는, 우리나라가 약간 여러 가지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전에 군사 독재시절, 권위 주의시절을 겪었기 때문에 남아있는 잔재도 있고요. 하나는 우리 국민들에게 유교적 정서가 아직도 굉장히 강하게 남아있는 겁니다.

앵커:
사실이죠.

오동진:
그래서 사실은 윗사람, 정치권에서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들에 대해서 함부로 말하는 것이 옳으냐는 것을 은연중에 정서적으로 깔고 있는 것 같아서요. 어떤 정치인을 가지고 풍자하고 그러면 자기 검열부터 하고 하는 것 같아요. 내가 이래도 될까? 사실 그 얘기해도 되거든요. 사실 그런 부분도 언론자유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코미디 쪽에서 또는 희극쪽에서 많이 개발되거나 많은 대중들에게 많은 상식도 알려주거나 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제가 솔직한 얘기로 정치인이 말이에요, 사실 어떤 면에서는 희화화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거고. 욕먹는 것도 정치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에요.

오동진:
노이즈 마케팅도 되고.

앵커:
그쵸. 그런데 우리나라의 보편적 정서중 하나는 뭐냐면 정치는 왠지 모르게 항상 올발라야 하고, 그런데 정치는 원래 올바를 수가 없는 거거든요. 왜냐면 권력적 현상이기 때문에 단지 국민이 있고 선거라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올바르게 보여야 한다고 이 사람들이 얘길 하는 거지, 그냥 놔둬 보세요. 그리고 2230님이 이런 문자 보내주셨네요. ‘저는 <광해>를 제일 재밌게 봤어요. 그런 대통령 어디 없나요?’ <광해>.. 좀 위험한 얘기네.

오동진:
<광해>나 <변호인>은 다소 직접적인 후보를 거론한, 인물을 거론한 영화였고 사실은 그 영화들이 갖고 있는 내용들이 보편적이냐고 했을 때 저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고요 그게 아마 이 영화를 둘러싼 논쟁이 있는 것 중 하나인데. 저는 사실 이러한 논쟁이 있다는 것 자체로 저는,


앵커:
건강한 거죠. 그건 맞는 얘기에요.

오동진:
영화를 보면서 사실 현실에서 부딪히는 것보다 그것을 가지고 논하고, 논쟁을 하고, 자기입장을 개진하고 하는 것들은 민주사회에서 가장 정상적이고 기본적인 기능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까 풍자 말씀하셨는데요. 할리우드 스타 같은 경우에는 가끔 그런 것도 합니다. 유투브에도 그러한 동영상이 뜨는데 좋은 댓글만 자신이 받지 않거든요. 악플도 많이 받잖아요. 악플을 다 모아서 사람들 앞에서 악플을 스스로 읽어요. 본인이 본인을 욕하는 악플을 읽는데 그게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습니다. 본인도 굉장히 유쾌해 하고. 그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라고 생각하나 봐요. 영화 속에서 또는 다른 풍자극 속에서 정치권을 조롱하고 희화화 시키는 것에 대해서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이 좋은, 건전한 사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그럼요. 선거얘기 하다가 정치얘기의 아주 중요한 부분으로 넘어갔는데 진짜 맞는 말씀이세요. 정치를 우리가 너무 도덕적 잣대로, 물론 비윤리적인 측면이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있는 그대로 봐야지 고칠 점이 드러나거든요. 오늘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동진:
네. 감사합니다.

앵커:
영화 속의 뉴스를 찾는 시간이었죠. 오동진 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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