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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는 범죄자 아닌 피해자, 철새 굶기면 인가로 내려와 AI확산 부추길 수도”-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 이기섭 박사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1-27 19:43  | 조회 : 3850 
정면 인터뷰1.
“철새는 범죄자 아닌 피해자, 철새 굶기면 인가로 내려와 AI확산 부추길 수도”-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 이기섭 박사


앵커:
전북 고창에서 발생한 조류 인플루엔자, AI라고 하죠? AI가 불과 열흘 만에 전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수도권에도 바로 턱밑에까지 왔다, 이런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와 지자체도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요. 일단 정부에서는 AI의 주 감염원을 야생 철새로 보고 철새의 이동경로에 초점을 맞춰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인데요. 이와 관련해서 철새가 감염원이 아니다, 이런 주장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인 이기섭 박사 연결해서 왜 이런 주장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박사님, 안녕하세요?

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 이기섭 박사(이하 이기섭):
예, 안녕하세요?

앵커:
정부에서는 조류 인플루엔자의 시초, AI의 주범이 일단 철새다, 라고 이런 식으로 설명을 많이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가금류에서 시작해서 철새가 감염된 것이다, 이런 데 원인이 있기 때문에 대책도 다르다, 라고 박사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지적을 하시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이기섭:
네, 그렇습니다. 저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만큼은 철새가 아니라 가금류에서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아마 철새는 오히려 피해자일 것입니다. 그 이유는 야생 조류에게 고병원성은 오래 가지 못하고 곧 소멸됩니다. 보통 가금류와는 달리 병에 걸린 개체들은 야생 조류 같으면 피해서 달아날 수도 있고, 또 병에 걸린 개체는 곧 죽어 없어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래서 오래 지속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가금류 같은 건 좁은 공간에서 한꺼번에 많은 수가 키워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도망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 취약할 수밖에 없고 늘 각종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할 수 있는 지속적인 그런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저병원성과 고병원성 감염원이 확실히 위치가 다르다, 그렇게 보시는 거죠? 그러면 정부에서는 이렇게 설명하지 않았습니까? 철새에서 시작했다고 했는데, 그러면 철새에서 가금류로 확산되었을 가능성은 없지 않습니까?

이기섭:
물론 100%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요. 철새로부터 가금류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확산 되었다, 라는 것보다는 가금류에서 오히려 철새로 고병원성이 전파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 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생각해보면 철새는 현재 가금류 농장에 접근해서 이런 오염된 배설물을 전파한다는 것은 사실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가금류의 배설물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철새에게 전파될 수 있는 가능성은 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비료를 사용할 목적으로 배설물들이 밖에 노출되어서 적재돼 있다거나, 아니면 배설물이 하천에 흘러들어가서 오염되었다고 하면 그런 것들을 철새들이 먹어서 이것이 오염되었을 가능성도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가금류로부터 오히려 철새에게 병이 옮았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렇다면요. 현재 정부의 대책은 철새에 초점을 준 대응책 아니겠습니까? 우선적으로, 그럼 이것이 잘못되었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이기섭:
어느 정도는 그렇습니다. 최근 이런 철새들이 먹이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이런 가축사료를 쓰기 위해서 볏단 같은 것은 최근에 거의 가져가고 있기 때문에 낱곡이 부족한 실정에 있습니다. 게다가 자연습지는 계속 매립되거나 개발되어서 먹이 찾기가 쉽지 않은 상태입니다. 가창오리나 낱곡을 즐겨 먹는 이런 새들입니다. 만약에 이런 기존 철새 도래지에 먹이를 주던 것도 주지 않는다고 하면, 철새들이 지금 먹이가 부족하기 때문에 주변 민가 근처나 농장 근처로 더욱더 가까이 가는 모험을 무릅쓸 수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오히려 철새에게 먹이를 주는 것이 철새들이 더 많이 철새 도래지에 머물게 함으로써, 사람이나 가금류 농장에서 떨어지게 함으로써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지금 정부가 하고 있는 정책이 바로 지금 박사님께서 지적하신 먹이 안 주기 정책이라든지 또 철새 도래지에 방역 약품을 살포하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런 정부의 정책이 오히려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을 더 가져올 수 있다, 이런 주장이신가요?

이기섭:
예. 정부의 정책이 나쁘다기보다는 철새 분산을 막을 수 있는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오늘 정부에서는 철새 도래지 몇 곳에 항공 방제를 하겠다고 발표를 했고 실제로 방제를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것이 과연 효과적인지 좀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비행기들이 철새 도래지 위를 날아다니면 철새들이 놀라서 사방으로 흩어질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오히려 조류 인플루엔자가 더 확산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 않겠는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철새들이 먹을 것도 부족해서 이리저리 다니고 있는데다가, 또 쫓겨 다니게 된다고 하면 철새들이 스트레스를 받아서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철새들은 오염된 물을 마시는 것이 조류 인플루엔자에 걸리는 주요 원인입니다. 예를 들어서 청둥오리 같은 경우는 물을 계속 걸려서 거기에 걸리는 작은 소동물들을 먹습니다. 그래서 숲새하고 달리 물새들이 유독 이런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에 많이 걸리는 것도 물에서 먹이를 찾는 것과 관련이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항공 방제를 한다고 해서 철새 도래지의 모든 것을 소독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이렇게 사람들이 계속 왔다 갔다하고 비행기가 날아다님으로 인해서 새들이 오히려 자꾸 흩어지게 됨으로써, 조류 인플루엔자를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더 분산시키는 역효과를 내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앵커:
그러면 일단 현 상황에서 봤을 때 정부는 철새에서 시작되어서 가금류로 전파된 것으로 보고 있고, 박사님 주장은 가금류에서 시작되어서 철새로 간다, 이렇게 주장을 하시는데 결론적으로 보면 일단 철새가 감염된 것은 맞지 않겠습니까?

이기섭:
예, 그렇습니다. 유감스럽게 지금 철새들이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에 걸린 것은 맞습니다.

앵커:
그러면요. 철새 이동경로나 현황, 이런 걸 볼 때 어떻게 대책을 수립해야 될까요?

이기섭:
현재 우리는 철새들에 대해서 이동경로를 사실은 잘 알지 못합니다. 그것은 그만큼 철새에 대한 이동 연구가 잘 이루어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이 됩니다. 따라서 우리가 일기예보 하는 것처럼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한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그런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환경부에서 지금 현재 전국 철새 센서스도 하고, 이동경로를 파악하지마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조류 인플루엔자에 관해서 좀 더 많은 모의 트레이닝도 필요할 것이고, 조류 인플루엔자와 관련해서 어떻게 철새와 연관되는지에 대한 것을 연구하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국가와 국가 간의 정부 협력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어쨌든 간에 어떤 경로를 통해서 가금류에서 철새, 혹은 철새에서 가금류로 전파될 수 있는지에 대한 그 가능성에 대한 연구는 꼭 해야할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앵커:
연구는 당연히 필요하겠죠. 앞서 철새 이동경로를 우리가 제대로 모른다고 지적해주셨는데, 흔히들 남에서부터 북으로 철새가 올라간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런 것이 많이 틀린가보죠?

이기섭:
일반적으로 여름 철새들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가고, 겨울 철새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옵니다. 그러니까 시기에 따라서 이동이 달라진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앵커:
새의 종류에 따라서도 다르죠?

이기섭:
예,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주로 겨울 철새가 많이 오고 있는데, 이 겨울 철새들은 대부분 사람하고 크게 관계가 없는 시베리아 쪽이라든가 넓은 중국 북부 지역의 아무르 습지 같은 곳에서 여름을 나고 우리나라로 내려오는 것이 보통입니다.

앵커:
일단 감염지역을 보면 남북, 동서로 확산되는 분위기인데 정부가 오늘 이른바 스탠드스틸이라고 하죠? 일시 이동중지, 이것도 다시 발동하는 등 계속해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는데 정부의 대응, 책임,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이기섭:
저는 현재 정부 관계자들이 각 부서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고 있습니다. 다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국민들이 철새에 대해서 너무 걱정하거나 우려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야생 조류는 고병원성 인플루엔자가 발생하더라도 그렇게 오래 존재하지 못합니다. 곧 사라지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그래서 좀 시간을 두고 기다린다고 하면 야생 조류에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는 곧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철새 서식지를 보호하고, 생태계를 보호하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먹이를 줘서 분산되지 않도록 하는 그런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가금류에서 철새로 전파될 수 있는 경로를 파악하고 방제하는 노력 또한 필요하겠죠. 그것이 오히려 이런 가금류 농장하고 철새와의 접속을 최소화하고 그래서 앞으로 더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될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애꿎은 철새에게 감염원이다, 이렇게 몰아세우지 말라는 주장이신데, 가금류가 원인인지는 좀 더 파악을 해 봐야 되겠네요?

이기섭:
네. 철새에 대해서 좀 더 정확하게 파악을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이 철새에 대한 인식을 너무 철새가 범죄자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박사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기섭:
네, 고맙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인 이기섭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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