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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리턴제, 알고 보면 토지담보 대출?"-류권홍 인천경실련 정책위원장/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4-07-16 10:13  | 조회 : 5657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토지리턴제, 알고 보면 토지담보 대출?"-류권홍 인천경실련 정책위원장/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앵커: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인천시가 재정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토지리턴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토지리턴제'가 인천시의 재정 상황을 오히려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천경실련의 류권홍 정책위원장 전화로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류권홍 인천경실련 정책위원장/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하 류권홍):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토지리턴제도는 어떤 제도입니까?

류권홍:
토지매매계약을 일반적으로 체결하면 10%정도의 계약금을 물리죠? 매수인이 줍니다. 그러면 그 계약을 이행하지 않겠다고 하면 10%를 매도인이 회수하는데요. 토지리턴제는 정반대입니다. 매수인이 계약금을 주는데요. 매수인이 일정 기간 안에 계약해지권을 행사한다, 나는 이 계약을 끝내겠다고 한다면 원래는 매도인이 10%를 취득해야 하는데 매도인이 10%를 반납하고 여기에 이자까지 지급해야 하는 계약을 토지리턴제 라고 합니다.

앵커:
현재 토지리턴제가 인천시에서 실행하고 있는데, 인천시의 부채 상황이 어느 정도 인지 파악되나요?

류권홍:
지금 심각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번에 새로 취임하신 유 시장님 인수위원회의 희망인천준비단이 보고한 서류에 따르면, 지금 인천시 부채가 12조 8천억 정도 되고 있고요, 2009년에 최고 7천 400억 원이었던 게 4년 만에 66%, 5조 1천 200억 원 정도 증가했습니다. 그중 인천시 자체가 4조 7천억 원 정도 되고 나머지 공사와 공단들이 8조 좀 넘습니다.

앵커:
토지리턴제도는 결국은 토지담보대출의 다른 이름이라고도 하는데 대출로 본다면 이자가 얼마나 될까요?

류권홍:
이자는 합의하기 나름이겠죠. 인천에서 송도 68공구를 리턴제로 매각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그걸 예로 들면 이렇습니다. 매각체결일로부터 35개월 이내에 매수인이 해지권을 행사하면 매각대금이 8천 520억 정도 되는데요. 10%에 대해서는 원금만 주니까 이자가 없고 나머지 85% 대해서는 이자액이 5.19%정도 된다고 하거든요? 요즘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5%고 부동산담보대출이 3%정도 되니까 최소한 1.5%에서 2%정도는 다른 일반적인 담보대출보다 높다고 생각됩니다.

앵커:
인천시가 토지리턴제를 도입하게 된 이유는 뭘까요?

류권홍:
인천시가 부채 비율과 부채 규모가 크다보니까 자금을 융통해야 합니다. 쓸데는 많고요. 그런데 새로운 부채를 늘이려면 시의회의 승인도 얻어야하고 중앙정부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이걸 피해나가는 길은 새로운 대출이 아니라 매매였겠죠. 매매는 통제대상이 아니니까요. 일종의 돈을 빌리는 데 편법적인 수단이라고 생각됩니다.

앵커:
그렇다면 인천시가 토지리턴제를 통해서 매각한 토지가 얼마나 되는지 집계가 되고 있나요?

류권홍:
정보공개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몇 건이고 금액이 얼마라고 현실적으로 제대로 파악은 안 되지만 일단 송도 68공구가 있고, 인천도시공사가 청라국제도시아파트단지와 영종하늘도시단지를 리턴제로 매각을 했습니다. 문제는 이 두 건이 매수인들이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 올 7월하고 10월입니다. 즉시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기가 왔다는 거죠.

앵커:
그렇다면 토지들이 말 그대로 리턴 됐을 때 인천시가 입을 수 있는 피해는 어느 정도인가요?

류권홍:
송도를 예로 들면, 당장의 이자가 400억 정도 추가적으로 지불돼야 합니다. 이 이자가 문제가 아니고 8천 900억이라는 현금을 당장 반환을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돈을 어떻게 마련 할 것이냐, 어디서 대출을 받거나 땅을 매각하거나 해야 하는데 아시다시피 부채 비율이 높아서 신규 대출은 불가하고요. 또 다른 땅을 팔아야 하는데 그것도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즉시 부채 비율 40%를 넘어서 재정위기단체로 지정될 위험이 커지는 거겠죠.

앵커:
하지만 토지들이 리턴이 되지 않고 제대로 개발이 된다면, 인천시는 토지도 매각하고 개발도 하는 장점이 있는 게 맞는 얘긴가요?

류권홍:
그렇습니다. 가장 희망적인 시나리오인데요. 그런데 어떤 징표들을 보면 68공구의 매수자인 교보증권 컨소시엄이 지금까지 부동산을 매수하고 투자, 개발의 조치를 한 소식을 전혀 접해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컨소시엄은 여기를 개발해서 부동산 수입을 올리고 신규기업을 유치하기 보다는 돈을 빌려주고 5.19%의 이자를 취득하려고 하는 재무적 투자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런 성격이 강한 자금으로 보여서 현실적으로 개발이 될 거라는 생각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어떤 해법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류권홍:
인천시만 놓고 보면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재정위기단체로 지정하는 부채 비율 40%의 여유를 좀 늘려주는 것. 현실적으로 돈을 빌려서 부채를 일시적으로 융통할 수 있게 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아시안게임 등으로 인해서 인천시의 부채는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게 있거든요. 중앙정부가 좀 풀어줘야 할 것이고요. 두 번째는 이러한 편법적인 토지리턴제에 대해서 시의회의 통제, 중앙정부의 통제가 있어서 이런 식의 매매는 이뤄지지 않도록 규제가 돼야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시의회에서는 그동안 견제가 없었나요?

류권홍:
못했죠. 보증이나 담보, 채무부담행위적인 성격이 아니라 나타나는 형식은 매매였기 때문에 굳이 시의회의 통제를 받지 않아도 됐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금도 시의회가 통제하긴 어려운 거 아닙니까?

류권홍:
하지만 시의회는 행정부에 대한 총괄적인 감독권과 통제권이 있기 때문에 시의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적절하게 이것을 통제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고요. 경실련도 정보공개운동을 통해서라도 이러한 문제점들을 지적해 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류권홍 인천경실련 정책위원장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류권홍: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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