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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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Q&A “중년 소통법” - 김호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8-03-27 12:37  | 조회 : 3989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8년 3월 27일 (화요일) 
□ 출연자 : 김호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더랩에이치 대표)

50+ Q&A “중년 소통법” - 김호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더랩에이치 대표)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50+ Q&A> 다양한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요. 오늘은 말을 잘한다기보다도 상대방에게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내가 잘 듣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이런 것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회사에서는 아래 직원들과의 소통이 어렵고, 그래서 또 불편했던 마음 안고 집으로 돌아오면 가족들과의 소통이 잘 안 되죠. 특히 자녀와는 정말 너무나 큰 담이 세워지는 것 같고, 부부간에도 정말 말이 안 통해서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그냥 집에 돌아오면 침묵으로 일관하는 분들, 혹시 계신가요? 그런 것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도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이 시간 한 번 함께해주시면 어떨까요? 여러분의 고민 함께 나누면서 해결법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50+ Q&A> 소통의 모든 것,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인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호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이하 김호):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명숙: 반갑습니다. 첫마디부터 다르신 것 같아요. 목소리가 정말 좋으세요.

◆ 김호: 실은 비염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 김명숙: 더 매력적이신데요. 제가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라 소개해 드렸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일까요? 물론 잘 말하고 잘 듣고, 이것인 건 알겠지만요.

◆ 김호: 기본적으로 저는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을 하는 사람이고요. 기업도 보면 크게 부서 간에 서로 협력을 해야 하는데 서로 소통이 잘 안 된다든지, 협조가 잘 안 된다든지. 또 나이 든 경영진과 젊은 직원들 사이에 소통이 잘 안 된다든지. 또 혹은 조직이 외부의 이해관계자들, 예를 들면 언론하고 어떤 식으로 소통해야 하는지. 이런 다양한 문제에 대해서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컨설턴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명숙: 크게 봐서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작게는 조직 내에 일하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 간에 커뮤니케이션, 조직원끼리의 관계, 그런 것에도 충분한 도움을 주시고 계신 것 같은데요. 혹시 조언이나 컨설팅을 통해 개선된 사례가 있다면 짧게 하나만 소개해주실까요?

◆ 김호: 아무래도 50대 분들이 들으신다고 제가 이야기를 들어서요. 50대 임원분이었는데, 이분은 굉장히 똑똑하시고 어떻게 보면 공부 못 하는 걸 잘 이해 못 하는 분이셨어요. 본인은 똑똑한데 사람들과의 협력이나 소통에는 문제가 많은 분이셨던 거죠. 이분을 어떻게 할까 하다가 제가 1년 반 정도 코칭했는데요. 이분이 먼저 자신이 잘 듣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게 하는 과정이 있었고요. 그다음에 사람들에게 그것에 대해서 자기가 앞으로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사과하는 과정. 그다음에 직원 중에 8명을 꼽아서 그 직원들과 매달 10분씩 자신이 어떻게 소통을 더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오히려 조언을 듣는 방식으로 유도해서 1년 반 뒤에는 많은 사람이 그분을 조사했을 때 너무 달라졌다는 걸 보여주셨죠. 저도 굉장히 보람 있었던 사례인 것 같습니다.

◇ 김명숙: 그렇게 달라지면 달라진 본인 스스로도 굉장한 힐링이 될 것 같아요.

◆ 김호: 그렇죠. 그분은 지금도 그때의 교훈을 굉장히 크게 생각하셔서, 지금 굉장히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 김명숙: <당신의 전성기, 오늘>을 지금 듣고 계신 청취자분들 가운데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50+들이 많이 계시는데, 아마 말씀 듣고 공감하는 부분 많으실 것 같아요. 특히 요즘에는 부하직원들과의 소통이 참 어려워요. 조직 내에서 뿐만이 아니라 일반 사회에서도 계층 간에 단어도 다른 경우도 많고요. 생각이 참 많이 달라서 소통이 어려운데, 그렇기 때문에 ‘요즘 애들은 왜 저래’ 이렇게 치부하면 안 될 것 같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습관적으로 그런 이야기를 해요. 그래서 관계가 어렵게 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 김호: 그렇죠. 제가 보통 50대 이상의 임원분들이 가끔씩 ‘도대체 젊은 세대들하고 내가 어떻게 소통해야 해?’라고 저한테 조언을 구하실 때 제가 드리는 조언은 사실 딱 한 가지입니다. 보통 우리가 회사의 회식이나 회의를 가보면 50대 이상의 임원분들이 거의 대화의 80~90%를 독식하시는 같아요. 나머지 사람들은 그냥 듣고 있고. 사실 굉장히 괴롭죠. 거의 고문이거든요. 저는 대화의 독점도 사실 언어의 폭력이다, 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과연 나는 대화를 독점하고 있지 않은가. 이걸 한 번 돌아보시면 거기서부터 해법이 찾아질 수 있다, 라고 생각합니다.

◇ 김명숙: 너무 말을 많이 하는 게 결국 안 좋을 수 있는 거죠.

◆ 김호: 그렇죠. 듣지 않는 거죠.

◇ 김명숙: 그러면 짧게 짧게 말을 해야 할까요?

◆ 김호: 아니죠. 전반적으로 우리가 10에 해당하는 대화를 한다고 하면 과연 나는 어느 정도 말하고 어느 정도 들을까 생각해보면, 그게 사실 황금비율은 7을 듣고 3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보통은 그 반대로 하시죠. 거의 9:1로 말을 많이 하시죠. 그런데 그건 사실 절대로 좋은 대화라고 볼 수 없습니다.

◇ 김명숙: 제가 오늘 초반에도 잠깐 멘트를 했는데, 사람이 말하는 걸 배우는 데는 2~3년이면 되지만 잘 듣는 걸 익히려면 80년은 걸려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누가 해서 정말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저렇게 역설적으로 표현한 거구나, 그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 김호: 저는 어떻게 보면 임원분들께서 지금 우리 김명숙 아나운서님처럼, 사실 듣는 게 직업이신 거잖아요. 지금 오늘 저를 불러서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러 이야기를 유도해 주시잖아요. 이런 구조들을 잘 생각해보시면 내가 평소에 대화할 때 어떻게 보면 김명숙 아나운서님처럼 얘기하면 훨씬 더 좋아질 겁니다.

◇ 김명숙: 갑자기 제가 부담이 확 되고 있어요. 저처럼 이야기한다는 게 뭔지. 저는 사실 방송 일을 하지만 항상 나는 말을 잘 못하는데 방송을 한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나를 말 잘하는 사람으로 오해해서 너무 불편할 때가 많아, 이런 생각을 저는 진짜 많이 해요.

◆ 김호: 아니죠. 핵심은 김명숙 아나운서님은 남의 이야기를 굉장히 잘 끄집어내시는 분인 거죠. 그게 사실 대화의 핵심인 거죠.

◇ 김명숙: 역시 컨설턴트답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여러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기본적으로 소통을 잘하려면 꼭 이것은 숙지해야 한다는 것. 아까 말씀하신 듣기가 중요하고요. 7:3의 비율로 듣기와 말하기. 그다음에 공감한다든가 표현이라든가 표정이라든가, 이런 건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 게 좋을까요?

◆ 김호: 저는 기본적으로 공감이니 표정이니 이런 얘기도 있지만, 그게 어떻게 보면 굉장히 인공적일 수 있거든요. 공감도 기본적으로 듣기의 중요성이 있는 거고, 그다음에 저는 ‘취약성의 힘’이라는 말을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자신의 취약성을, 특히 어른이 될수록 인정하지 않으려고 해요. 그런데 사실 자기의 약한 부분도 꺼내놔야 사람들하고 연결될 수 있거든요. 만약 두 사람이 있을 때 두 사람의 강점이 같으면 경쟁자가 되지만, 약점이 같으면 급속하게 친해집니다. 서로 같은 아픔이 있으면요. 그런데 우리 50대 이상의 어른들은, 특히 남성들은 내 약점을 보이면 안 된다고 해서 심지어 본인이 잘못한 경우에도 그걸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죠. 사실 결코 좋은 소통이라고 볼 수 없거든요. 그래서 그런 자기의 취약성을 조금은 드러내야 사람들이 비집고 들어올 수 있거든요. 그런 점들을 한 번 논의해보시면 어떨까. 저는 실제 기업에서 워크숍을 할 때도 나이 든 사장님과 직원들, 임원들이 같이 앉아서 각자 자기의 취약한 부분을 한 가지씩 꺼내놓는, 아픔을. 그런 세션을 갖기도 합니다.

◇ 김명숙: 틈이 있어야 들어갈 기회가 생기는 거죠. 그런데 사실 사회생활 하면서는 지금 말씀하시는 것처럼 잘 듣고 이야기도 상대방 배려하면서 하고 친절하게 소통을 잘하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집에 들어가면 침묵으로 일관하는 분들이 종종 계시더라고요. 그리고 저도 우리 아이들이 그래요. 엄마는 밖에서는 말 잘하고 친절한 것 같은데 집에 오면 자기들하고 대화가 안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무슨 대화가 안 돼. 너희가 엄마 말을 안 듣는 거지’ 제가 그렇게 말하면 벌써 거기서부터 제 대화가 잘못된 거죠, 애들 탓을 하니까. 그럼 아이들이 그러는 거예요, 엄마는 엄마가 듣고 싶은 말만 듣는대요. 그걸 딱 꼬집어주더라고요. 이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집에서는 잘 안 돼요. 그런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녀들과 가정 내에서?

◆ 김호: 글쎄요. 저는 개인적으로 자녀는 없고.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요. 제가 제 아내에게 1년에 딱 한 번 질문하는 게 있습니다. 그걸 아마 아이들에게도 적용해보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제가 1년에 딱 한 번씩 아내한테 ‘내가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남편이 될 수 있겠는가’ 물어보거든요. 그러면 그 질문이 사실 굉장히 큰 여백, 연결, 이런 것들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 김명숙: 상대방으로 하여금 뭔가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것 같아요.

◆ 김호: 그렇죠. 그래서 지금 말씀하신 사례를 놓고 보면 아이들한테 ‘그러면 엄마가 너랑 어떤 식으로 소통하면 너한테 더 좋을까’라고. 그렇게 질문하기 시작하면 아이들로서도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이런 것들을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래서 약간 길을 열어주는. 듣는다는 건 단순히 상대방이 얘기할 때 듣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과연 내가 어떻게 질문을 던져야 저 사람이 나에게 진실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그 질문에 대해서 고민하는 거거든요, 듣기라는 것은. 그런 관점에서 한 번 생각해보시면 아이들과의 관계도 조금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명숙: 많은 부모가 아이들하고 이야기할 때는 내가 말하는 식대로 아이들이 와주길 바라는 마음이 더 커서 그런 것 같아요. 저만 해도 그렇거든요. 그런데 아이들이 탁 꼬집어서 엄마는 다 자세히 안 듣고 엄마가 원하는 것만, 엄마가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고. 그래서 아이들과의 갈등이 생기는 것 같아요.

◆ 김호: 그렇죠. 그런데 아이들의 그 말에는 틀림없이 진실이 있다고 봐야죠. 그걸 인정해주고 들어야 하는 거죠.

◇ 김명숙: 그래서 반성도 많이 하는데 쉽지가 않더라고요. 그런 것들을 우리가 사회생활하면서도 상대방의 말을 내가 원하는 것만 듣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말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려고, 경청이 필요한 거겠죠. 그냥 겉으로 끄덕끄덕하는 것이 아니라.

◆ 김호: 그래서 제가 임원분들에게 주로 주는 과제가 뭐냐면, 직원하고 한 달에 한 번이어도 좋으니까 30분 정도 티타임을 가지면서 질문으로만 대화를 이끌어가 보라고 합니다. 그게 쉽지 않거든요. 사실 듣기를 한다는 것은 질문으로 대화를 이끄는 것을 말합니다. 그 부분을 청취자 여러분들께서 한 번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 김명숙: 질문할 때도 잘해야죠. 어떨 때는 질문하면 듣는 사람이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 하면 곤란할 때가 있어요. 그러면 오히려 대화가 끊어지는 경우도 있잖아요.

◆ 김호: 그렇죠. 그러니까 그렇게 자기가 어떤 질문을 던져야 상대방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과정이 사실 더 잘 듣는 과정인 거죠.

◇ 김명숙: 생각을 늘 열어놓고 있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 저희가 말씀 나누는 중에 구체적인 사연을 통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는데요. 지금 3390님이 이러셨어요. '부하직원들이 제가 권위적이다, 어려운 상사라고 평가하고 제 뒷담화를 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른바 제가 꼰대가 된 건데요. 사실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런 고민 많으실 거예요.

◆ 김호: 기본적으로 세대 차가 나게 되면 나이 든 사람들은 어떻게 해도 꼰대가 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 같아요. 

◇ 김명숙: 외로워하시는 분들 많을 것 같아요.

◆ 김호: 그렇죠. 내가 꼰대가 아니라고 인정 안 하기 시작하면 사실 거기서 문제가 생기는 거죠. 이런 경우에도 결국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그걸 그냥 터놓고 이야기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솔직히 내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간접적으로나마, 내가 이걸 개선하고 싶다. 내가 어떻게 하면 조금 나아질 수 있을까, 자네들하고 소통하는 데 있어서. 이렇게 물어봐 주실 수 있다면. 그런데 그런 질문도 두려워하시는 분들이 있죠. 그런데 그걸 깨야 하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직원들한테 도움을 요청하는, 내가 당신들처럼 될 수는 없지만 당신들과 더 좋은 분위기에서 잘 일하고 싶은데 내가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소통할 수 있을까, 이렇게 물어보는 과정이 제가 보기엔 중요할 것 같아요.

◇ 김명숙: 자기를 일단 깨고 나와야죠. 쉽지 않지만 쉽지 않기 때문에 해야 하는 거겠죠. 쉬우면 누구나 할 수 있으니까요.

◆ 김호: 이런 경우에 어디 가서 강의를 들으시고 책을 읽고, 아무 소용없습니다. 그 불편한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뭔가 열리기 시작하는 거죠.

◇ 김명숙: 행동으로 빨리 옮기셔야겠네요. 4958님, 지금 문자 주셨어요. ‘기업 내의 소통과 부부 간의 소통이 많이 다르네요. 환갑이 다 되어가니 마누라 잔소리 톤은 높아가고, 내 목소리는 작고 없어지고 참고 넘어갑니다. 늙은이 남편 소통법, 팁 좀 주세요. 인천에 사는 59년생 김석철입니다’ 하셨어요. 59년생이면 올해 60? 늙은이 아니세요, 아직도 청춘이신데. 이런 고민 있는 분들 많으실 것 같아요. 

◆ 김호: 저는 우리나라의 많은 어른들이 사실 직장을 다니는 동안 거의 가족들과는 제대로 소통을 안 하거나 시간을 안 보내다가, 퇴직 후에 갑자기 시간을 많이 보내려니 시간만 있으면 같이 여행도 다니고 좋을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거든요. 가족들과의 시간이라는 것도 사실 연습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이분을 포함해서 많은 청취자분들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사실 평상시에 연습이 필요한 거다. 그리고 지금 60이 되신 이분도 아직 젊으시기 때문에 지금부터 조금씩이라도 내가 과거에 안 하던 걸 가족들을 도와준다든지, 집안일을 조금 더 해서 아내가 조금 더 편하게 해준다든지. 그런 걸 하지 않고 단순히 소통이 잘 되길 바란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욕심일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명숙: 목소리는 작고 없어지고 참고 넘어갑니다, 이거 좋은 방법인가요?

◆ 김호: 저는 우리나라 전반적으로 가장 우리가 개선해야 할 부분이, 갈등을 회피하는 것 같아요. 갈등을 해결하려면 사실 갈등을 끄집어내야 하거든요. 이런 점에서 내가 잘 소통도 안 되고, 대화도 잘 안 되고, 내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도 모르겠는데 자기가 날 좀 도와줘, 라고 사실 아까 말씀드린 자기의 취약한 부분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하는 거죠.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시도해보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김명숙: 그리고 6624님은 '눈엣가시인 부하직원이 하나 있습니다. 언제나 불평불만에 시키는 일에 군말도 많고 꼬치꼬치 따지고 듭니다. 그렇다고 지각을 하거나 맡은 일을 소홀히 하는 일은 없어서 주의를 시키기도 어려운데요. 기분 나쁘지 않게 태도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을까요?' 이것도 고민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칭찬하는 건 쉽지만 이런 걸 끄집어서 말하기 어렵죠.

◆ 김호: 실은 이것하고 99% 똑같은 고민을 어저께 한 고객한테 받았는데요. 우리가 소위 이런 경우 피드백을 준다고 할 때 많은 분들이 판단을 상대방한테 전달하는 걸 피드백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6624님은 잘 모르지만, 이런 경우 많이 저지르는 실수가 뭐냐면 그 직원한테 이렇게 얘기하는 겁니다. ‘야, 너는 참 애가 싸가지가 없니’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예요. 이렇게 되면 사람은 굉장히 마음이 닫히거든요. 뭘 더 안 바꾸게 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기보다는, 

◇ 김명숙: 그런데 이분은 ‘기분 나쁘지 않게 태도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물어보신 걸 보니까 그래도 좀 좋게 얘기하고 싶으신 것 같아요.

◆ 김호: 그렇죠. 좋게 얘기한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거냐면, 이분의 객관적인 행동과 그때 내가 든 느낌을 분리해서 이야기하는 겁니다. 예를 들면 ‘지난번 회의 때 A씨가 이렇게 이야기했을 때 내가 이런 점에서 조금 불편했다. 우리가 이걸 어떻게 서로 개선해갈 수 있을까?’ 이런 방식으로 해야지, 처음부터 판단으로 가게 되면 오히려 잘못될 수 있다. 그래서 구체적 사례를 들어야지, ‘너 평소에 조금 이래’ 이렇게 판단해버리면 사람은 더 마음이 닫히게 됩니다. 그래서 구체적 사례를 들어서 ‘지난번 무슨 모임 때, 무슨 회의 때 당신이 이렇게 이야기했을 때’를 그대로 인용해주시면서 ‘그때 내가 실은 이런 점에서 조금 불편한 마음이 들었는데 이 점을 조금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이렇게 하시는 게 나은 거죠.   

◇ 김명숙: 판단은 뒤로 미루고, 구체적인 사례를 먼저 이야기해서 그렇게 대화를 유도하는 게 좋다. 괜찮은 방법인 것 같아요. 괜찮은 게 아니라 좋은 방법이네요. 이런 단어도 구사를 잘해야 하는 거예요, 말을 잘하려면. 우리 김호 대표께서는 <나는 왜 싫다는 말을 못 할까>라는 책을 내기도 하셨잖아요. 싫다는 말 못하는 분들 참 많이 계세요. 거절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 그래서 거절 못 하고 본인은 힘들어하면서, 그런 경우 많이 있죠. 특히 직장에서 상사가 뭘 할 때 부당하다고 생각하는데 이거 어떻게 거절할까, 고민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을 거고요. 어떻게 거절하는 게 좋을까요?

◆ 김호: 사실 저도 거절을 잘하는 사람은 결코 아니거든요. 다만 예전보다는 훨씬 더 거절을 지금은 잘하지,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거절을 잘한다고 볼 수는 없고요. 제가 40대 중반에 이 책을 썼는데 이 책을 쓰고 나서 제가 깨달은 한 가지가 뭐냐면 내가 연령으로나 혹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는 성인일지 모르겠지만 심리적으로는 성인이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건 왜 그러냐면 제가 평생 거의 매일 두 가지 거짓말을 했던 거예요. 하나는 싫은데도 ‘괜찮아요. 그렇게 할게요’ 그다음에 또 한 가지 거짓말은 저 스스로에게 ‘너는 그렇게 싫다는 말을 못하니까 착한 아이야’ 두 가지 거짓말을 했던 거죠. 사실 저는 심각한 거짓말쟁이였던 거죠, 착한 사람이 아니라. 그러니까 그런 관점에서도 상사가 어떤 부당한 지시를 하거나 했을 때 그것을 이야기 못 한다는 건 사실 심리적으로 내가 아직 성인이 아니구나, 라는 걸 한 번 생각해보실 필요가 있어요. 그러면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까. 두 가지를 이야기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하나는 ‘스탑의 사인’입니다. 이렇게 하지 말아주세요, 라는 거고요. 또 한 가지는 ‘연대의 메시지’입니다. 이건 뭐냐면 제가 부장님하고 잘 지내고 싶고 부장님을 잘 도와서 일을 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저에게 이렇게 하지 말아주세요, 라고 얘기해야 합니다. 그 말하는 게 굉장히 불편합니다. 

◇ 김명숙: 그렇죠. 두려울 것 같아요, 그런 말 꺼내기가.

◆ 김호: 그런데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만큼 그렇게 이야기해도 크게 문제가 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그 얘기를 꺼내지 않으면 상대방은 절대로 변하지 않습니다.

◇ 김명숙: 지금 6817님께서는요. ‘내 반쪽에게 딱 필요한 방송이네요. 일방적이고 이기적인 대화 하면서 고민입니다. 지금 방송 듣고 좀 고쳐준다면 내 삶이 행복일 텐데’라고 하셨는데요. 6817님, ‘고쳐준다면’도 좋지만 ‘고쳐보시면’ 어떠실까요? 저희가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6817님은 정말 고민이셔서 문자 보내신 것 같아요.

◆ 김호: 그런데 거기서 ‘고쳐준다면’이라는 게 이렇게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게 가족이든 직장 동료든 상사든 간에 지금 나를 굉장히 불편하게 만드는 그 사람은요. 절대로 변하지 않습니다. 내가 변할 수 있는 건 딱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내가 그 사람을 대하는 방식만 바꿀 수 있거든요.

◇ 김명숙: 나를 바꾸는 거죠.

◆ 김호: 그렇죠. 내가 그 사람을 대하는 방식을 바꾸는 거죠. 그걸 바꾸지 않으면서 그 사람이 바뀌길 바란다? 절대 그런 일은 생기지 않습니다. 그동안 내가 불편함을 표시 안 했다면 표시해야 할 것이고, 잘 듣지 않았다면 잘 들어야 할 것이고. 내가 그 사람을 대하는 방식을 바꿀 때 그 사람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바뀔 가능성이 그나마 높아지게 됩니다.

◇ 김명숙: ‘이거 이렇게 고쳤으면 좋겠어’ 그런 방식이 아닌, 다르게. 어떻게?

◆ 김호: 기존의 방식이 아닌 아까 말씀드린 대로 판단으로부터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내가 이런 게 불편하다고 얘기하신다든지, 그런 것들을 써보시는 거죠.

◇ 김명숙: 이런 느낌이었는데 이러이러해서 이런 느낌을 받아들이게 됐으면 좋겠다든가. 그리고 생활 속의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7725님, '친한 친구 중에 식사하면 다음에는 자기가 산다면서도 카드가 없다거나 갑자기 전화를 받거나 해서 결국은 제가 사게 하는 친구가 있어요. 고작 2~3만 원 정도이긴 하지만 빌려놓고 까먹기 일쑤입니다. 가끔 말하면 주긴 하는데 매번 말하기도 제가 속 좁은 사람 같아요. 어떻게 얘기해야 좋을까요?'

◆ 김호: 저는 7725님께는 죄송하지만, 친구분보다 7725님이 더 문제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왜 자꾸 돈을 빌리고도 갚지 않고, 항상 돈 낼 때는 다른 짓하고, 이걸 계속해주느냐 이거죠. 이것은 끊어야 하는 겁니다, 그 행동을.

◇ 김명숙: 거절할 줄 알아야 하는.

◆ 김호: 그렇죠. 그리고 빌려주지 말아야 하는 거죠. 기본적으로 건강한 관계란 교환이거든요. 그런데 이건 교환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당하시는 거거든요. 이 고리를 내가 끊어줘야지, 이 친구는 절대로 끊지 않을 겁니다.

◇ 김명숙: 얘기를 똑 부러지게 하란 말씀이시죠?

◆ 김호: 네. 매번 이렇게 하는 것은 내가 아닌 것 같다.

◇ 김명숙: 그런데 그러다 관계가 단절될까 봐 두려워하실 것 같아요.

◆ 김호: 그렇게 해서 유지되는 관계가 과연 의미 있는 관계일까, 저는 그 질문을 던지는 거죠. 내가 당하는 걸로만 유지되는 관계라면 그 관계는 친구가 아닌 거죠.

◇ 김명숙: 그렇군요. 오늘 소통에 관한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요. 혹시 마지막 정리 차원에서, 시간이 없어서요. 어려움이 있거나 상처받고 있는 분들을 위해서 조언을 하신다면 어떻게 짧게 해주실 수 있을지?

◆ 김호: 저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특히 거절과 관련해서는 착하게 살려고 하지 말고 솔직하게 내 생각이 어떻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성숙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성인이 되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다. 이 한 가지 포인트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명숙: 두려움 갖지 말고 자신감이 있어야 이런 말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호: 그럼요. 갈등을 피하지 말고요.

◇ 김명숙: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인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김호: 감사합니다.

◇ 김명숙: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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