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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긱 워크' 스마트폰 앱이 직장이 된다?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11-02 16:28  | 조회 : 5540 
[생생인터뷰] '긱 워크' 스마트폰 앱이 직장이 된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PD
■ 대담 : 박상래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연구원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새롭고 낯선 개념인데요. 이미 변화하고 있는 경제 현상, 경제 자체를 설명하는 말들을 잘 이해하면 우리 경제 흐름도 알 수 있을 겁니다. 긱이코노미, 긱워크. 앞서 오프닝에도 말씀드렸지만, 처음 듣는 단어 같은데요. 일자리 문제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 직장에 입사해서 직장 테두리 안에서 일을 하고 급여를 받고 은퇴를 하는 노동과 소득, 경제가 아니라 필요할 때 일을 찾아서 하고 그 일에 대한 소득을 받는다는 겁니다. 잠시 후 구체적 사례를 들여다 볼 텐데요. 노동으로부터 소외되지 않고 모두가 돈 벌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실업률도 낮아질 수 있다는 좋은 평가도 있고요. 질 낮은, 사회 보장이 되지 않은 일자리만 많아질 거라는 비판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긱워크, 긱이코노미가 무엇인지, 또 어떤 문제점들 생각해보아야 할지에 대해 박상래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연구원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박상래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연구원 (이하 박상래)>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사실 이름도 생소하고 낯선 개념입니다. 긱워크, 긱이코노미. 이게 정확히 뭔가요?

◆ 박상래> 긱이라는 표현은 1920년대 미국 재즈 공연장에서 필요에 따라 연주자를 섭외하여 공연하는데서 유래했습니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긱이코노미는 필요에 따라 노동자를 임시로 섭외하는 단기 고용시장으로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 김우성> 오래된 건가요? 재즈 현장에서 연주자를 즉석 섭외했던 ‘긱’과 경제 분야에 쓰이는 건 다를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 박상래> 긱이코노미의 시작을 알린 이는 바로 런던 비즈니스 스쿨 MBA 창립자 찰스 핸디입니다. 그의 저서 ‘코끼리와 벼룩’에서는 대기업과 같은 거대한 조직을 코끼리로 표현하고 있고, 독립적인 일자리를 벼룩으로 표현합니다. 찰스 핸디는 향후 인간을 거대 조직에 기대지 않고 독립 생활자로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요. 찰스 핸디가 벼룩으로 표현한 근로 형태가 곧 긱워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코끼리 벼룩, 사이즈 차이는 엄청나지만 소속되지 않고 자유롭다는 의미도 있는 것 같은데요. 청취자분들께서 그래도 잘 와 닿지 않으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긱이코노미, 긱워크 사례가 있나요?

◆ 박상래> 국내 긱워크 사례는 숙련되지 않은 노동자를 위한 플랫폼과 숙련된 노동자를 위한 플랫폼으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습니다. 우선 미숙련 노동자를 위한 플랫폼으로는 올해 8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우버이츠(UberEATS)가 있고요. 우버잇츠는 맛집 음식을 배달해주는 서비스인데요. 전문적인 배달원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배달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 김우성> 누구나 배달을 할 수 있다. 

◆ 박상래> 예를 들어서 오토바이가 없는 사람은 자전거 등 도구로도 배달 파트너가 될 수 있으니까 노동시장 진입장벽이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외에는 숙련 노동자를 위한 플랫폼이 있는데요. 대표적으로는 ‘숨고’나 ‘크몽’같은 플랫폼이 있습니다. 특정 분야 전문성을 가진 긱워커들이 소비자를 연결해주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PPT 제작을 잘 하는 분이 있다면 자신의 재능을 플랫폼에 올려놓고 소비자가 그들을 선택해 단기 고용이 이뤄지는 형태입니다. 

◇ 김우성> 약간 감이 잡히실 것 같습니다. 지금은 많이 없겠지만 과거에는 마취과 의사분들은 특정 병원에 소속되지 않고 필요하면 병원을 다니며 업무를 했는데, 비슷한 것 같고요. 기술 발전에 따라 일자리가 많이 변하고 있고, AI 같은 신기술들이 확대되면서 사라질 수 있는 직업이 있다는 얘기도 많이 나왔습니다. 긱워크, 역시 기술적 변화가 배경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어떻습니까?

◆ 박상래> 기존 말씀하신 프리랜서라든지 일용직 파트타임도 사실상 긱워커와 비슷한 형태인데요. 차이점이 하나 있다면 중간에 노동을 중계하는 디지털 플랫폼이 있다는 점입니다. 노동력의 수요와 공급을 연결시켜주는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이 증가할수록 앞으로도 긱이코노미의 규모가 계속 확대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그렇다면 디지털 플랫폼이라는 게 배달 앱 같은 앱 종류를 말씀하시는 거죠?

◆ 박상래> 그렇습니다. 긱워커들에게 디지털 플랫폼은 곧 직장과도 같은 의미입니다. 그래서 긱워커들은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에 자신의 노동력을 소개하는 프로필을 올리게 되고, 수요자와 단기 고용을 체결할 수 있습니다. 

◇ 김우성> 방금 해주신 말씀이 개념 정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앱이 직장입니다. 아직 보편적으로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많이 늘어나는 상황인데요. 정부는 지금 일자리 정책에 힘을 쏟고 있잖아요. 정규직 확대 이야기도 하고요. 국민 대다수가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 분야에 일을 하는데요. 상황을 보면 긱워크가 더 확대될까, 아니면 새로운 형태로만 잠깐 등장하고 말까, 궁금증이 있습니다.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박상래> 기본적으로 긱워크, 긱이코노미의 확정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미숙련 노동자를 위한 일자리부터 숙련 노동자를 위한 일자리까지 향후 긱이코노미 모든 형태의 노동이 거래되는 시장으로 확대될 것 같은데요. 예를 들면, ‘크몽’이라는 플랫폼에서는 현재 17만 명의 긱워커가 일하고 있습니다. ‘숨고’라는 플랫폼에서는 7만3천 명이 활동 중이고 500개가 넘는 서비스 카테고리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인식이 확대될수록 더 많은 분들이 긱워커로 일하게 될 것 같고요. 서비스 카테고리도 훨씬 더 확장될 거로 생각됩니다. 

◇ 김우성> 사실 직원을 고용해서 월급을 주는 것 자체가 애매한 1인 자영업자의 경우 긱워크를 활용할 여지가 충분하겠네요?

◆ 박상래> 네, 그렇습니다. 

◇ 김우성> 일본 프리터족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간다는 개념이죠. 이러한 일자리가 등장할 때마다 나오는 게, 단기적인 데다가 사회보장이 잘 되지 않는 이른바 질 낮은 일자리라는 비판이 있는데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

◆ 박상래> 실제로 긱워크를 1인 기업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고, 찌꺼기 노동으로 인식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긱이코노미가 확대되는 것은 노동유연성이 보장되고 개인 자신들이 원하는 역량을 강화시키면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기도 하는데요. 긱워커 자체가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있고 자신의 노동을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공존하고 있습니다. 긱워커를 위한 사회보장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과 고용안정이 보장되지 않는 두 가지 문제는 앞으로 우리 사회가 풀어나갈 숙제이기도 합니다. 

◇ 김우성> 사실 택배 기사분들 인터뷰도 했고요. 화물차 운전자분들도 개인 사업자 성격이라서 노동권 보호를 못 받는다고 하는데요. 지금 현재 긱워크 등장해서 활동하시는 분들 역시 같은 위치에 있다는 상황인 거죠?

◆ 박상래>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최초경력을 긱워크로 시작하려는 분들이 있다면 만류하고 싶습니다. 우선 시스템을 갖춘 기업에서 자신이 일하고 싶은 분야의 전문성을 쌓아가는 것이 우선이고요. 긱워크에서는 사실상 1인 기업과도 동일합니다. 사업가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업하고 긱워커는 자신의 재능을 사업하는 일입니다. 본인의 재능을 시장에서 평가했을 때 고용안정성도 유지될 수 있으며 어느 정도 수익이 보장될 수 있는지 테스트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자유로운 일자리를 꿈꾸고 들어갔지만, 결국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자유와 방황의 거리가 참 가깝습니다. 박상래 연구원이 말씀해주신 것처럼 처음 아예 직업을 긱워커로서 내가 필요할 때 노동을 제공한다는 방식으로 가기보다 시스템에서 새로운 일을 모색하는 보완제로서 생각해보자. 그런 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일단 긱워크, 긱이코노미 추세, 변화, 긍정적 뱡향으로 발전하려면 제도적 보완들, 사회적 노력들도 필요할 것 같아요. 어떤 점이 필요할까요?

◆ 박상래> 저는 세 가지 측면에서 노력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긱워커 개인이 노력해야 합니다. 자신의 노동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긱워크에 도전하는 것은 무리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자신의 노동력을 전문화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져야 하고요. 둘째는 사회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합니다. 긱워커들은 4대보험과 같은 혜택에서 사각지대에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라는 구분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는 사회인데요. 중간 과정에서 긱워커와 같은 독립 노동자라는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 개념이 필요할 것 같고요. 이들이 현재 정규직이 받는 혜택의 일부라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미국에서는 프리랜서 노조를 조직해서 사람들끼리 서로를 위한 단체사회보험제도에 가입하거나 지원하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구호가, 혼자 할 수 없는 일을 함께하라는 건데요. 긱워커가 혼자서 일을 하지만 실제로 그들이 감당하는 문제는 혼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는 노동조합 결성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미국에서 프리랜서 노동조합, 혼자 할 수 없는 일을 함께하자는 얘기이군요. 오늘 얘기를 보면서 긱워크나 변화하는 노동에 대해 이해를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요. 향후에 어떤 형태의 긱워크, 긱이코노미가 등장할 수 있는지 전망하거나 예측 가능한 부분이 있을까요?

◆ 박상래> 저는 긱워커들이 너무 부담을 갖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별거 아닌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모두 긱이코노미 시장에서는 거래될 수 있거든요.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은 글쓰기라는 재능으로 일을 할 수 있고, 다른 분들에 비해 깔끔하고 청소를 잘 하시는 분들은 가사 일에 대한 긱워커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직장으로 긱워커로 삶을 살아가는 건 무리가 있지만, 계속 이쪽 시장을 바라보시고 본인의 재능을 어디에 발휘할 수 있는지 계속해서 보신다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분야에서 본인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 김우성> 저는 정리정돈을 잘 합니다, 이런 것만 가지고 계신 분이라도 별도로 그 재능을 사고 팔 수 있다.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고 한편으로 보호도 필요하고 여러 가지 숙제와 재미있는 점들이 많네요.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박상래>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박상래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연구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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