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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석면 사태 홍역 “저희들은 그냥 엄마들이에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9-05 11:34  | 조회 : 7056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7년 9월 5일 화요일
□ 출연자 : 이재홍 학부모 위원장,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 과천 재건축 현장 석면문제, 근처 초교 학부모 반발
- 2일부터 석면제거 공사, 석면가루 우리애들 마실라...
- 등교거부, 집안에서 공기청정기도 못돌리는 실정
- 제대로된 생활지침도 없어 불안만 키워

- 석면 샘플 조사, 전문가 배제하고 학부모들만 참여케 해
- 석면지도 제공 않고 보는것만 허가
- 1급 방진마스크 써야... 아이들 갑갑해 해

- 현장 직접 방문해 보니... 고농도 석면제품 확인
- 과천시는 중재 의사 없어 보여
- 환경부는 현장 조사 체계 없는 상황, 총리실 나서야


◇ 장원석 아나운서(이하 장원석): 경기도 과천 초등학교 근처 재건축 건설현장에서 석면을 사용한 제품이 다수 검출됐다고 지적을 하는 환경단체와 학부모단체의 기자회견이 어제 있었습니다. 지난주에 저희도 석면의 위험성에 대해서 여러 사례를 말씀드렸는데요. 그중에 하나를 다시 소개해 드리면요. 석면광산에서 일하는 남편 옷을 빨래했던 아내가 석면암에 걸리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석면은 1차 피해뿐 아니라 2차 피해도 위험한 건데요. 미세먼지가 머리카락 크기의 1/7, 초미세먼지가 머리카락 크기의 1/30, 석면은 1/5000입니다. 석면에 노출된 과천의 문원초등학교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의 이재홍 위원장, 전화 연결돼있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이재홍 학부모 위원장(이하 이재홍): 안녕하세요. 이재홍입니다.

◇ 장원석: 걱정이 참 많으시겠습니다. 어제 기자회견도 하셨고요. 재건축 공사현장이 초등학교 바로 근처에 있다고 들었거든요. 공사가 언제쯤부터 시작됐습니까?

◆ 이재홍: 지금 재건축 현장이 두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어요. 한 구역은 저희 학교에서 500m 정도 떨어져 있는 구역이고요. 다른 가까운 구역은 채 200m가 안 되죠, 직선거리가요. 

◇ 장원석: 공사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까?

◆ 이재홍: 지금 진행되고 있는데요. 9월 2일부터 공사가 시작됐어요.

◇ 장원석: 9월 1일이면,

◆ 이재홍: 9월 2일이요. 토요일부터요.

◇ 장원석: 학생들 개학은 했습니까?

◆ 이재홍: 저희 학교는 8월 22일부터 개학을 했습니다.

◇ 장원석: 하필 또 개학하는 것과 맞물려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아무래도 자녀를 둔 학부모 입장에서 걱정이 많으실 것 같아요. 아이들 등하굣길에 공사현장이 있다 보니까 공기를 마실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어떤가요?

◆ 이재홍: 지금 등하굣길의 도로교통 문제도 아주 큰 문제이기는 한데요. 지금 저희가 가지고 있는 제일 시급한 문제는 9월 2일부터 석면제거 공사가 들어갔거든요. 그런데 석면이라는 게 2009년부터 전면 사용 금지된 물질 아닙니까? 그리고 지금 현재 1급 발암물질로 지정돼 있고요. 이래서 그만큼 위험한 물질이라는 건데, 지금 석면 해체에 대해서 어떤 안전성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대로 검증도 받지 않고 이 해체작업이 진행 중이다. 그리고 지금 당장 해체 작업 이후에는요. 내일부터는 건물 철거가 들어간다고 해요. 그러면 석면 해체 작업에서 완전하게 해체되지 못했던 석면들이 건물 철거 때 그냥 비산될 수가 있거든요. 그러면 그 석면가루를 우리 애들이, 그리고 여기 주민들이 전부 그대로 다 들이마신다는 얘기에요. 그게 얼마나 불안합니까. 그래서 저희는 지금 너무 불안해서 엄마들이 잠도 못자고 오늘부터 당장 학교 못 보내겠다. 애들 불안해서 학교도 못 보내고 다들 창문 꼭꼭 걸어 잠그고 집에 있겠다. 지금 이렇게 결정이 된 상태예요.

◇ 장원석: 석면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다시피 굉장히 시급한 문제인데요. 학부모님들 걱정이 크시기 때문에 어제 여러분들이 모여서 기자회견도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어제 기자회견 현장에는 몇 분이나 모이셨습니까?

◆ 이재홍: 지금 저희가 예측하기로는 거의 250~300분 정도 오셨던 것 같아요. 정확한 숫자를 세어보지는 못했고.

◇ 장원석: 어제 기자회견 하시면서 몸이 많이 상하셔서 목도 지금 많이 쉬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이재홍: 어제 하루뿐만 아니라 저희가 지금 우리의 이 불안하고 급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서 토요일부터 집회를 강행하고 있거든요. 석면철거 들어가는 현장 앞에서 엄마들이 모여서 계속해서 집회를 하고 있는데도 꿈쩍을 안 하고 있어요.

◇ 장원석: 학교에서는 휴교조치라든지 그런 긴급조치 같은 것은 하지 않고 있습니까?

◆ 이재홍: 지금 학교 측에서는 행정적인 절차 문제도 있고 해서 그걸 급하게 해줄 수는 없는 입장이고요. 저희 엄마들이, 학부모들끼리 불안한 마음 하나로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 장원석: 어제 기자회견에서는 어떤 목소리를 내셨습니까?

◆ 이재홍: 저희가 지금 왜 이렇게 석면에 대해서 불안해하느냐, 이 재건축, 저희 학교 앞에 있는 이 재건축 현장에 대해서, 석면에 대해서 왜 그렇게 불안해하느냐, 이런 걸 물어보셨는데요. 저희가 지금 불안해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몇 가지 말씀 드렸어요.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안전성이 확보가 되지 않았다고 말씀드렸는데,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조합에서 제공한 석면조사 보고서 외에, 그 외에 누락된 부분에 대해서 저희가 샘플조사를 하고자 요구를 했고요. 조합 측에서 받아들였어요. ‘좋다, 석면 샘플작업 하자, 샘플 채취해서 석면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 검사하자’ 받아들였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조건이요. 조건이 너무나 의심스러운 게, 그 조사업체를 학부모들이 정하는 업체는 안 되고 시청에서 정해야 한다. 그리고 시료의 개수도, 샘플 채취할 시료의 개수도 6개로만 제한한다. 그 지금 그 세대 수가요. 1600세대예요. 1600세대에서 6집만 샘플링 하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민간 전문가, 환경단체 전문가 배제하고, 그리고 그 분 아니더라도 석면 전문가 배제하고 아무 것도 모르는 학부모들만, 학부모들만 딱 네 명 들어와서 참여하라, 샘플작업 할 때. 이런 점들을 조건으로 내걸었거든요. 그러니까 저희들은 몰라요. 그냥 엄마들이에요. 집에서 살림만 하는 엄마들. 석면이 어디에 어떻게 있는지 전혀 모르는데요. 그런 엄마들만 들어와서 6군데 정해가지고 석면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 검출하라, 조사하라. 이것은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 장원석: 보다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조사결과, 투명한 조사결과를 내놓길 바라고 계시는군요.

◆ 이재홍: 그렇죠. 그런데다가 무엇보다도 지금 석면지도가 제공이 안 됐어요. 석면지도라는 게 석면조사를 할 때, 샘플링할 때 꼭 필요한 기본적인 자료거든요. 그것도 못 준답니다. 못 보여줬어요. 보여주기만 하고 8권이나 책으로 되어있는 그 자료들을 복사도 안 되고 사진촬영도 안 되고 그냥 보기만 하고 가라더라고요. 그걸 두 시간 동안 어떻게 다 외워서 나옵니까?

◇ 장원석: 알겠습니다. 지금 어떤 점들을 걱정하고 계신지 말씀해주셨는데, 일단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로서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주의를 시키고 계십니까?

◆ 이재홍: 저희 아이들에게는요. 지금 석면이라는 게 너무 위험한데 이거 너무 위험하다고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방법이 아직 어리니까 이해를 못하니까요. 그런데 우리 애들은 마스크를 잘 못써요, 갑갑해서. 그런데 이 마스크라는 게 미세먼지 마스크도 안 되고 황사 마스크도 안 되고, 1급 방진마스크를 사용해야 한 대요. 혹시 한 번 써보셨어요? 정말 숨도 못 쉴 정도로 갑갑하고, 아직은 덥지 않습니까? 마스크를 쓰는 것만이, 그것도 딱히 대응방법은 될 수 없지만 그것만이 방법인데 그걸 갑갑해서 못쓰고 있고요. 그래서 저희 엄마들 지금 학교도 못 보내고 집에 있는 거고요. 집에서도 창문 열면 안 된다, 청소기도 돌리면 안 된다, 어쨌든 공기청정기도 위험할 수 있다, 무조건 물걸레로 청소하고 버려야 한다, 이런 식의 생활요령들이 엄마들 사이에서 돌고 있어요. 구체적인 지침을 어디서 받은 건 없고 우리가 조사해서 알음알음으로 전달전달하고 있습니다.

◇ 장원석: 알겠습니다. 지금 걱정이 많으시겠습니다. 저희도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겠습니다. 건강관리 잘 하시고요.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 이재홍: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문원초등학교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의 이재홍 위원장이었습니다. 실제로 문원초등학교에 학생이 있는 학부모였고요. 이어서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최예용 소장님 전화연결 하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이하 최예용): 네, 안녕하십니까.

◇ 장원석: 학부모님 전화연결을 해보니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신데, 이미 지난 6월에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지금 얘기를 하고 있는 과천시의 해당 주공아파트와 상가 석면 검출조사 보고서를 발표하셨더라고요. 그 당시에 결과가 어땠습니까?

◆ 최예용: 석면 철거를 하려면 사전에 어디어디에 석면이 있다 하는 석면 사전조사보고서와 어떻게 철거하겠다는 계획서가 나오고, 그것에 의해서 승인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과천 주공아파트의 현장을 가서 살펴보니까 사전에 석면 철거계획서에 없는 아주 고농도의 백석면을 함유한 석면 제품들을 다소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농도가 무려 25%, 35% 굉장히 고농도였는데요. 사실은 석면 철거를 하면서 사전에 조사가 엉터리로 진행되면 실제 철거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문제가 심각해지죠. 석면이 없는 걸로 일반 철거를 하게 되면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진행되는 거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해지기 때문입니다.

◇ 장원석: 환경부가 지난 2009년에 석면 사용금지 함유기준 상한선을 0.1%로 했다가 2014년에 1%로 좀 완화를 했는데 그럼에도 25~35%면 굉장히 고농도 아니겠습니까? 30배가 넘는 거니까요.

◆ 최예용: 그렇습니다. 사실 농도를 완화한 건 잘못된 것이고요. 어떻게 보면 사용금지는 되돌릴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석면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표현에 다름이 아닙니다.

◇ 장원석: 그런데도 재건축 허가가 났네요?

◆ 최예용: 그러게요. 그게 문제입니다. 지금 재건축 허가를 내는 직접적인 인허가 기관은 노동부입니다. 그런데 노동부의 근로감독관이 커버하는 지역과 현장들이 워낙 많다 보니까 일일이 현장검수를 하지 못하는 거예요. 사실은 그러니까 거의 서류상으로만 한다고밖에 볼 수가 없는 상황인데, 문제는 그렇게 해서 큰 문제가 없으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다는 게 이번 사례에서 확인된 것처럼 엉터리로 석면 조사가 이루어지고 인근 주변에 학교도 많고 지역주민도 많은 상황이라면 석면에 노출되는 위험한 상황이 계속 반복되는 거죠.

◇ 장원석: 재건축이라든지 철거가 이루어진 곳에서 석면이 나와서 피해를 본 사례도 실제적으로 나오고 있나요?

◆ 최예용: 그렇습니다. 이미 저희 서울·수도권을 비롯해서 전국적으로 재건축·재개발이 수십 년 간 거의 유행처럼 진행되고 있는데요. 그 결과로 석면에 의한 질병 중에 가장 심각한 것이 폐암과 악성 중피종 암입니다. 특히 중피종 암은 석면에 의해서만 발병하는 치명적인 암인데요. 발명하면 평균 1~2년밖에 살지 못합니다. 이러한 악성 중피종 암에 걸려서 구제법에 인정된 사람들 중에 분석을 해보니까 재개발·재건축 지역에서 2km 이내에 거주하다가 악성 중피종에 걸린 사람이 무려 78명이나 됐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 장원석: 저희도 지난주에 이런 부분을 지적한 바가 있는데, 실제로 심각하더라고요. 그런데 8월 중순에 신계용 과천시장이 현장을 찾아서 ‘정보공개도 투명하게 하라’고 얘기했는데, 시공사에서는 가능한 한 공사를 지속하려는 것 같기도 하고요. 시에서는 후속조치 없습니까?

◆ 최예용: 사실 시가 과천의 경우에는 몇 년 전부터 거의 과천시내 전역이 몇 개 블록으로 나뉘어져서 계속 재건축·재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게 개선이 거의 안 되고 있는 것은 재건축을 시행하려고 하는, 그래서 전체를 도시를 리모델링하려고 하는 시의 의지, 이런 것이 관철되기 때문에 이렇게 석면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 학부모들의 민원, 이런 것들을 적당히 처리하려고 넘어가는 그런 흐름 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 장원석: 아까 학부모님 말씀 들어보니까 석면 지도도 제대로 공개를 안 하고 석면 관련된 보고서를 반쪽짜리로 발표를 하던데, 그 부분은 왜 그럴까요?

◆ 최예용: 그러니까 말입니다. 앞서 말씀하신대로 지난번 저희가 6월 달에 발표한 조사보고서, 엉터리 같은 석면 사전조사, 이런 것들을 주민들도 우려하고 저희도 우려합니다. 때문에 빨리 기초적인 정보 제공을 해서 공개적이고 투명한 행정을 펼쳐도 석면 문제는 위험성이 또 있게 마련인데, 이것을 처음부터 쉬쉬한다는 것인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 장원석: 지금 과천시나 노동부가 중재를 해야 될 상황인 것 같은데, 중재를 못하고 있는 건가요? 안하고 있는 건가요?

◆ 최예용: 과천시는 중재를 할 의사가 별로 없어 보이고요. 노동부는 조금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상태고요. 또 환경부가 중요합니다. 사실 노동부는 석면 철거하는 작업자들, 노동자들의 보호에 1차적인 의무가 있는 기관이고 사실 인근 학교나 주변 주민들에 대한 석면 노출 문제는 환경부가 책임져야 할 부서인데, 환경부는 현장에 손발이 없어요. 이런 현장에 나와볼 수 있는 체계가 전혀 없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이참에, 이게 여러 부처가 관계되는 것이기 때문에, 국무총리실에서 나서서 여러 부처를 모아서, 자치단체까지 포함해서 과천을 시범적인 석면 안전 철거, 재건축 과정에서의 석면 안전 정책이 시범적으로 이루어지는 사례로 만드는 역할을 중앙정부, 국무총리실에서 해야 한다고 봅니다.

◇ 장원석: 지금 당장 시급한 것은 그러면 더 상급기관에서 철거중단이라든지 재조사 같은 것을 지금 당장 시행해야 된다는 말씀이신가요?

◆ 최예용: 그렇습니다. 그런 내용을 포함해서, 왜냐하면 부처 간에 계속 떠넘기기 하고 자치단체에서는 적당히 넘어가려고 하고, 이러기 때문이죠. 그러는 사이에 주민들의 석면 위험도는 점점 높아가고 있고, 심지어는 학교를 안 보낸다고 하는 학부모들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니까 심각한 거죠. 

◇ 장원석: 알겠습니다. 오늘 석면 문제에 대해서 과천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부분 짚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예용: 감사합니다.

◇ 장원석: 지금까지 최예용 환경보건센터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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