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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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주치의 “도박과 중독” - 김영호 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7-08-25 12:44  | 조회 : 8237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7년 8월 25일 (금요일) 
□ 출연자 : 김영호 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당신의 주치의 “도박과 중독” - 김영호 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당신의 전성기, 오늘> 4부, <당신의 주치의> 출발합니다. 저희 YTN 라디오에서는 방송 중에 도박 문제, ‘도박,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라는 광고 캠페인 계속 나가고 있죠.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만큼 요즘 도박중독에 대해서 심각성이 대두가 되고 있는데요. 도박중독은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 그리고 사회를 병들게 하는 아주 무서운 질병이라고 하죠. 그래서 오늘 <당신의 주치의> 시간에 도박중독의 원인과 실태, 사례를 살펴보고 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 김영호 교수 모시고 이야기 나눠볼까 하는데요. 안녕하세요. 

◆ 김영호 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이하 김영호): 네, 안녕하세요. 을지대학교 김영호 교수입니다.

◇ 김명숙: 을지대학이 보건의료특성화대학으로 알려졌잖아요. 그 가운데 중독재활복지학과에서 전공으로 가르치시고 계시는데, 어떤 활동을 주로 하시고 어떤 것들을 배우고, 자세히 소개해주세요.

◆ 김영호: 저희 중독재활복지학과는 굉장히 심각한 여러 가지 중독 문제, 도박이나 알코올, 마약, 인터넷 게임 중독과 같은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상담원을 양성하는 전문기관입니다. 그래서 정신과 의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를 전공한 교수들이 융합해서 학과를 운영하고 있고요. 도박 관련해서는 특별히 공공기관인 한국 도박문제 관리센터의 경기 북부센터를 저희 학교가 위탁 운영하고 있고 제가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국의 약 30개 대학에서 ‘대학생 도박문제 예방 활동단’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동아리의 처음 시작이 을지대와 관련 있습니다.

◇ 김명숙: 아주 대단한 일, 중요한 일 하고 계시는데요. 그런데 말씀 중에도 폭력, 알코올, 약물 중독 이런 말씀을 말씀하셨는데, 그런 폭력, 알코올, 약물, 게임 중독을 다 합친 것이 도박중독이다. 그래서 굉장히 위험하다, 이런 얘기들 하는데 얼마나 위험한 건가요?

◆ 김영호: 중독 문제라는 게 단순하고 단편적인 문제라기보다는 굉장히 복잡한 문제입니다. 도박 문제가 있는 분들은 도박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고 다른 여러 가지 것들이 함께 있다고 보시면 되고요. 특히 도박 문제의 경우 개인적인 경제적 문제를 넘어서서 가족들의 정신건강, 그리고 가족들의 경제적인 문제, 더 나아가서는 사회·국가적인 법적 문제도 굉장히 많이 관여됩니다. 예를 들면 개인에게는 경제적 궁핍도 올 수 있고요. 도박으로 인한 실업이나 직업 문제, 그리고 도박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음주나 흡연, 약물사용도 많아지고 경제적 문제로 인한 자살이나 우울증, 정신건강 문제 심해지고요. 가족 내에서는 폭력이나 별거, 또는 여러 가지 다른 가족 문제들. 그리고 사회적으로는 도박이 배금주의나 물질만능주의와 관련된 풍조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노동의식이 상실될 수 있고 실업도 많아지고요. 더 나아가서는 범죄라든지 돈세탁, 고리대금 등 심각한 사회문제들이 있는, 한 마디로 얘기하면 총체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명숙: 그래서 제일 무서운 중독이라고 사람들이 말하나 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도박중독 현황은 어느 정도나 되나요?

◆ 김영호: 국가기관인 사행산업 통합 감독위원회에서 2016년에 ‘사행산업 이용실태’라는 조사를 발표한 적 있습니다. 여기서 보면 20세 이상 성인 100명 중 5명이 도박 문제가 있는 걸로 보고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지금 당장 치료가 필요한 문제성 도박자가 약 1.3%, 49만 명 되는 걸로 추정하고 있고요. 남자가 여자보다는 3.5배 많은 걸로 이야기되고 있고요. 연령에서는 사회·경제적 활동이 가장 왕성한 30~40대가 가장 많은 걸로 나타납니다. 직업적으로 보면 무직보다는 경영관리직이나 기능직, 숙련공 등이 오히려 훨씬 더 도박을 많이 하고요. 월 소득으로 봐도 600~800만 원 구간에 계신 분들이, 그러니까 중산층 계층이 도박을 가장 많이 하는 걸로 조사돼 있습니다.

◇ 김명숙: 왜 그러는 걸까요?

◆ 김영호: 도박이라는 게 다른 중독과 다르게요. 인간이 가진 여러 가지 돈에 대한 욕망하고도 관련 있고요.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배금주의나 물질만능주의하고 연결되는 풍조하고도 관련되고 있습니다.

◇ 김명숙: 중산층 정도면 괜찮지, 뭘 욕심내고 왜 도박에 그러는지 모르겠네요.

◆ 김영호: 여러 가지 중독의 가장 큰 문제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소외나 상실 문제하고도 관련이 많습니다. 물질적 풍요는 많이 누리고 있지만, 심리적 소외라든지 상실감, 고립감, 이런 것들이 물질과 연결됐을 때 도박이라는 행위로 나타날 가능성이 많고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로, 국가가 조세를 쉽게 거두기 위해서 합법적으로 허용해준 도박장의 숫자가 현재 전국을 따져 93군데 정도 됩니다. 그리고 1년에 입장료를 내고 출입하는 도박장의 입장객 숫자가, 예를 들면 카지노나 경마장은 입장료를 내야 하거든요. 그 입장료를 내시는 분이 연간 2700만 명 이상이 도박장을 이용하고 계시고요.

◇ 김명숙: 그렇게 많군요. 저는 몇 개 안 되는 줄 알았어요. 알고 있는 강원도에 있는 것, 합천에 있는 것.

◆ 김영호: 합법적인 사행산업의 종류도 우리나라는 7가지나 되거든요. 그 7가지의 총 매출액이 연간으로 따져서 20조 원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 김명숙: 엄청나네요. 거기에는 사회적으로 ‘한탕주의’, ‘한방’ 이런 것도 있을 것 같아요.

◆ 김영호: 청년계층이 최근 도박중독에 굉장히 많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청년계층이 3포세대, 5포세대, 7포세대까지 얘기하면서 어둡고 우울한 청년들이 많은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사회가 대박이라든지 한탕주의 논리가 많기 때문에, 청년들도 도박에 빠지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 게 사실입니다.

◇ 김명숙: 중독재활복지학과에서는 그런 것을 치료하면서 정신적 상담과 함께 치료를 병행해가는 건가요? 연구하는 거죠?

◆ 김영호: 전문가를 양성하는 곳이고요. 치료와 관련해서는 국가기관인 한국 도박문제 관리센터가 전국에 현재 11개 지역센터를 운영하고 있고요. 그중 하나인 경기 북부센터를 을지대학교가 위탁받아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 김명숙: 그럼 도박중독자들 상담도 많이 해보셨을 텐데요. 구체적으로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겠죠?

◆ 김영호: 몇 가지 사례들이 생각날 수 있는데, 한 사례는 고등학교 교장 선생님 사례입니다.

◇ 김명숙: 교장 선생님께서요?

◆ 김영호: 2006년에 ‘바다이야기’ 사건이 심각했을 때 그 바다이야기에서 7억 정도 빚을 지셨어요. 그런데 그 빚을 가족들이 대리 변제 해주는 상황이었습니다. 바다이야기 사건이 계기가 돼서 다른 도박에 발을 담그셨고 결국 경마장 도박을 열심히 하셨는데, 아들이 교통사고가 나서 응급실에 실려 가는 상황이 벌어졌어요. 그런데 경마장을 떠나지 않으셨어요. 그리고 결국 아들이 중환자실에서 사망하게 되는, 그런 걸 경험하면서도 도박을 계속하셨고요. 이후에도 경마 도박 외에 스포츠 토토라고 하죠. 그런 것에 빠지셨고, 부인은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보니까 암에 걸리는 그런 문제도 있었고요. 이 분은 나중에 도박 빚을 갚기 위해서 조기 퇴직 하시는 사례도 있었고요. 한 사례만 더 말씀드리자면 대학생 사례인데요. 대학교 1학년이었습니다. 그런데 프로야구라든지 축구 같은 스포츠 도박에 빠져서 여러 가지 돈 문제가 발생하니까 인터넷 중고 사이트에 허위물건을 올려서 범죄와 연결되기도 하고요. 이 친구 같은 경우 부모님 카드를 몰래 사용해서 채무가 많아져서 상담실을 방문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 김명숙: 아까 30~40대가 많다고 하는데 전 연령층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안타깝네요. 제 아는 분 같은 경우, 딸이 암 진단을 받고도 그날도 경마장에 가셨다고 하더라고요. 가족들은 딸이 암 선고를 받았으니까 정신 차리시겠지, 했는데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 김영호: 도박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집착이라는 게 있습니다. 도박 행동, 다른 중독도 마찬가지인데요. 집착 행동에 빠지게 되면, 흔히 저희가 ‘오리엔테이션’이라고 하는데, 시공간개념도 모두 다 그 행위 속에 들어가 버리고요. 현실세계에서 자기의 책임이나 역할 같은 건 망각한 채 도박세계 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고, 도박을 하지 않으면 더 불안하고, 사실 도박에서 잃은 돈의 규모가 현실세계에서는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이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 다시 도박에 빠지는 악순환 속에서 굉장히 강박적인 행동이 나타나는 게 도박의 특징입니다.

◇ 김명숙: 지금 2238님께서 문자 주셨는데, ‘저는 남편의 도박으로 인해서 지금 27살인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이혼한 엄마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이혼한 지 18년쯤 되시는 것 같아요. 아이가 2학년이면 아홉 살 정도 되니까. ‘‘도박은 치료가 필요한 질병입니다’ 캠페인이 나올 때마다 지금도 가슴이 아려옵니다. 아이는 어릴 때 아빠에 대한 상처로 지금도 남자에 대한 반감이 있습니다. 가정파탄뿐 아니라 자식의 장래에도 영향을 미칩니다‘라고 하셨네요.

◆ 김영호: 그렇죠. 결코, 도박을 하는 사람 개인의 경제적·심리적 문제를 넘어서는 문제고요. 중독자를 바라보는 가족들은 굉장히 심각한 심리적인 문제를 경험합니다. 나중에는 중독자가 회복하더라도 가족 자신의 문제를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누군가의 중독 문제를 경험하는 가족들은 반드시 함께 치료받아야 하고요. 중독자의 중독 문제만 해결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 김명숙: 가족 전체가 상처죠.

◆ 김영호: 맞습니다. 상처받은 가족 전체가 상담받고 치료받아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명숙: 그런데 도박 당사자는 자신이 질병을 갖고 있다는 생각조차 못한다는 게 큰 문제잖아요.

◆ 김영호: 도박이라는 게 결국 도박자의 여러 가지 도박과 관련된 문제를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거든요. 그 사람이 도박과 관련해서 본인의 일상생활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든지, 가족이나 대인관계에서 갈등이나 문제가 발생한다든지, 또는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재정적인 문제나 법적인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도박 행동을 조절하거나 그만두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인지하셔야 하고요. 그게 중독증상의 핵심입니다. 그리고 대개의 사람들이 그것을 부정하고요. 도박과 관련해서는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도박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자산을 다 쓰게 되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돈을 빌리는 목적으로 굉장히 많은 거짓말과 변명을 일관하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도박중독의 가장 큰 증상이라는 걸 꼭 기억하셔야겠습니다.

◇ 김명숙: 그렇다면 벌써 치료시기가 좀 지난 거라고 봐도 되는 건가요?

◆ 김영호: 그렇지만 또 가장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른 시기거든요. 그때라도 전문기관을 찾으셔서 상담하시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 김명숙: 그렇다면 성향상 도박이나 이런 데에 취약한 성격이나 기질이 있나요?

◆ 김영호: 특별히 중독문제에 아주 독특한 기질이나 성격이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도박 문제는 개인의 심리적 문제, 성격적 특성이 관여되고요. 가정환경 내에서의 학습도 관여됩니다. 또 하나는 사회환경적인 면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우리 사회가 도박을 허용하고 쉽게 접할 수 있고, 사회적 규범이 도박에 대해서 관대하다면 많은 사람이 도박을 하게 되는 것이고, 자연히 연결되는 건데요. 도박을 하게 된 이유를 보면 ‘재밌으니까’, 또는 ‘친구들을 사귀기 위해서’ 이 정도의 이유라면 저희가 일반적인 이유라고 얘기합니다. 그런데 중독문제를 가지신 분들의 특징 중에는 그런 사교성이나 유희성의 도박 외에도 자신이 도박과 관련된 쾌감을 느끼기 위한 흥분 동기라든지, 일상생활에서 탈피하고 싶은, 회피 동기라든지, 지나치게 돈을 추구하는 금전적인 동기로 도박할 때 도박중독이 심각해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명숙: 상담도 많이 하시다 보면 스스로 ‘나는 도박중독이다’라고 깨우친 분들도 계시던가요? 스스로 고쳐야겠다, 하시는 분들도 계시던가요?

◆ 김영호: 어떻게 보면 중독 문제의 특징이 본인이 중독자임을 쉽게 인지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중독자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자신한테 부정적이고 나쁜 결과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 행동에 계속 집착하는 게 중독이거든요. 그래서 알면서도 계속 집착하는 게 중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입니다. 알면서 하는 행동을 반복하는 게 바로 중독이고요. 도박중독자 자신이 도박에서 돈을 딸 수 없으며 자기 인생이 도박 때문에 황폐해졌다는 걸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부정하고요. 자기 문제를 남 탓을 하면서 투사를 하기도 하고요. 왜곡해서 많이 표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를 통해서 이것이 도박 문제고 더 나아가서는 중독이라는 질병이라는 걸 알 수 있도록 상담받고 교육받는 걸 빨리 시작하셔야 합니다.

◇ 김명숙: 마음속 깊은 곳이 얼마나 깊은 곳에 있길래 꺼내지를 못하나요. 본인 스스로 ‘나는 치료 받아야겠다’ 하는 분들은 거의 없다는 얘기신가요?

◆ 김영호: 있습니다. 대개는 중독 문제와 관련해서 상당수는 가족에 의해서 강제적으로 상담기관에 오시는 분들이 많지만, 현실적으로 도박과 관련된 행위중독의 문제인 경우는 스스로 인지하고 상담실을 찾는 분들도 꽤 많이 계시고요.

◇ 김명숙: 그런 분들은 치료 효과가 빠르겠어요.

◆ 김영호: 스스로 인지하시는 분들은 치료 효과가 굉장히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알코올이나 마약 같은 심각한 물질중독자의 자연치유율이 도박중독보다는 훨씬 낮다고 볼 수 있고요. 도박중독은 그런 마약중독보다는 훨씬 치료 성공률이 높고요.

◇ 김명숙: 그렇군요, 의외로.

◆ 김영호: 네, 의외로. 다만 도박중독은 개인의 심리적인 성격적인 문제를 넘어서서 경제적·법적 문제와 관련돼있기 때문에 굉장히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도 아셔야 합니다. 하지만 본인이 자기 문제를 인정하고 치료 기관을 방문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고요. 특히 GA라고 해서 도박중독자들의 자조 모임이 있습니다. 그 자조 모임을 스스로 방문하시는 분들은 치료 회복률이 굉장히 높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김명숙: 도박중독의 경우 치료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김영호: 결국 중독문제는 신체적인 문제이면서 또 정신적인 문제이고 가족 문제이고 대인관계 문제, 사회적인 문제입니다. 그래서 종합적으로 해야 합니다. 결국 개인에게 신체적 문제가 있다면 치료해야 할 것이고요. 심리적으로는 도박과 관련된 잘못된 사고, 잘못된 신념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카지노 기계 앞에 앉아계신 분들 중에 이런 생각을 하세요. ‘내가 시간과 돈만 많으면 반드시 돈을 딴다’ 이게 잘못된 생각이거든요.

◇ 김명숙: 내 머리로는 할 수 있다는 거죠.

◆ 김영호: 내 머리로는 할 수 있다고, 내가 머리 똑똑한 사람이기 때문에 남한테 이길 수 있다는 그런 생각들을 깰 수 있는 인지행동치료 같은 것들이 필요하고요. 도박문제는 경제적인, 돈 문제와 관련되기 때문에 재정과 법률적인 상담이 꼭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주변의 가족들이 겪는 여러 가지 심리적·정서적 고통이 크기 때문에 가족이 함께 상담받아야 하고요.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회복을 위한 자조 모임, 도박중독자 자신들을 위해서는 GA 모임, Gamblers Anonymous라는 자조 모임이 있고요. 도박중독자 가족을 위한 ‘갬 아논(Gam-Anon)’이라고 하는 가족을 위한 자조 모임이 있는데 여기 꼭 오셔야 합니다. 그리고 도박중독자 중 일부는 우울이나 불안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를 가지신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정신과에서 약물치료도 병행하시는 것이 좋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명숙: 중독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갑자기 좀 무서워졌거든요, 너무 많은 중독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중독 중에 좀 괜찮은 중독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 김영호: 저희가 중독이라는 개념보다 몰입이라는 단어를 쓰기를 원하시는 분들이 꽤 많으세요. 긍정적인 중독이 꽤 있죠. 예를 들면 자원봉사활동에 중독되신 분들이 계시고요. 행복에 중독된 행복바이러스를 가진 분들도 계시죠. 그래서 그런 긍정적인 중독, 봉사활동이라든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방송에서 아나운서 선생님들 같은 경우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시는 그런 중독 바이러스를 많이 주시면 좋겠죠.

◇ 김명숙: 우리 교수님 같은 경우 어떤 중독에 빠져보신 적이 있는지, 아니면 지금 어느 중독에 빠지고 있는지요?

◆ 김영호: 저는 여러 가지 중독에 빠졌는데요. 첫 번째는 제가 체격이 크고 약간 당분중독에 빠져서 단 것을 너무 좋아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사람중독에 빠져서 많은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 하는 그런 상태에 있습니다.

◇ 김명숙: 그건 너무 좋은 중독이죠. 우리가 오늘 너무 무서운 도박중독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괜찮은 중독은 없을까 갑자기 생각이 났는데요. 사랑중독은 좋은 것 같아요. 사랑행복, 이런 것들은 좋죠.

◆ 김영호: 그럼요. 긍정적인 사랑중독은 굉장히 좋고요. 사랑행복, 그런 중독들. 봉사활동과 관련된, 행복바이러스와 관련된 것들은 굉장히 사람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죠.

◇ 김명숙: 그렇죠. 우리가 긍정의 에너지를 많이 발산하는 데에는 중독이 정말 필요하지만, 도박이라든가 폭력, 알코올, 약물중독, 이런 것들은 정말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죠.

◆ 김영호: 꼭 기억해야 할 건요. 본인이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꼭 전문가에 의해서 상담받아야 하는 것이고, 가족이 중독자를 치료할 수 없다는 것도 인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명숙: 저희가 이렇게 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 김영호 교수와 함께 도박중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요. 문자도 많이 보내주고 계십니다. 잠깐 노래 한 곡 듣고 나서 이야기 계속 이어나가도록 할게요. 엉클의 노래 준비했어요. ‘그대와 함께라면’

(음악: Uncle - ‘그대와 함께라면’)

◇ 김명숙: <당신의 전성기, 오늘> 4부, <당신의 주치의> 오늘은 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 김영호 교수와 함께 도박중독에 관한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저희가 아까 중독 중에 행복중독, 사람중독, 사랑중독, 이런 걸 얘기했더니 우리 PD가 “사랑도 너무 중독되면 안 되잖아요” 이러면서 저한테 콜이 왔는데요. 어떤가요. 사랑도 중독되면 힘들긴 하겠죠?

◆ 김영호: 지나치게 집착하는 사랑을 문제로 삼는 거고요. 사실 인간이 사랑할 때 뇌 속에 여러 가지 기분을 좋게 만드는 쾌락물질인 도파민이나 엔도르핀 같은 뇌 호르몬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게 다른 중독자들이 중독물질을 사용하거나 중독 행동을 할 때 하는 것과 비슷하긴 하거든요. 그래서 긍정적인 사랑은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고 건강하게 만들기 때문에 문제가 전혀 없습니다.

◇ 김명숙: 아셨죠, 우리 김PD? 사랑하세요, 많이. 1051님, ‘합법적으로 게임을 조장하는 정부 정책을 바꾸든지, 10만 원 이상 베팅할 수 없도록 주민등록증을 제시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해요. 탁상공론만 하는 건 소용 없어요’ 하셨네요.   

◆ 김영호: 도박과 관련된 정부 정책은 굉장히 엄격하게 규제를 하는 나라도 있고요. 일부에서는 규제하면서 절충주의적인 입장에서 조세를 거두는 쪽도 있고요. 완전히 시장경제에 따라서 개방을 하고 있는 마카오나 라스베가스 같은 곳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절충주의적인 입장에서, 한편으로는 도박을 국가가 허용하면서 조세를 확보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도박과 관련된 폐해를 없애기 위해서 한국 도박문제 관리센터를 국가가 운영하기도 합니다.

◇ 김명숙: 눈 가리고 아웅 거리는 느낌이 살짝 들기는 하는데요. 아무튼 그래도 치료할 수 있는 관리센터가 있다는 건 다행이죠. 3646님, ‘저는 일주일에 한 번 지인들과 점200 짜리 치고 노는데, 이것도 중독인가요?’ 고스톱 말씀하시나 봐요. 이런 경우 많을 것 같은데요.

◆ 김영호: 중독이라고 할 수는 없고요. 저희가 점100 수준의 고스톱을 민속놀이라고, 우리나라 법원에서 판결 내린 적이 있습니다. 200은 점100은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에 판을 조금만 작게 하신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 김명숙: 195원 이렇게요. 그런데 얼마 안 있으면 추석이에요. 추석 명절 되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민속놀이 개념에서 많은 가족들 모이면 고스톱 치잖아요. 그럴 때도 점200 치면 안 되나 봐요?

◆ 김영호: 가능하면 돈을 걸고 고스톱을 치기보다는 돈보다 여러 가지 다른 걸 걸었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면 설거지라든지, 집안 청소라든지, 이런 걸 목적으로 하는 고스톱이었으면 더 좋겠고요. 또 하나 기억하실 것은 점100 고스톱일지라도 그 사람의 한 달 생활비의 1/20을 넘어서는 범위의 판돈이 걸려있다면, 즉 20~30만 원밖에 수입이 없는 분이 5만 원 이상의 도박판을 벌인다면 그건 아무리 규모가 작더라도 도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명숙: 이렇게 해서 오늘 도박중독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질문을 반 정도밖에 못 드린 것 같아요. 다음에 또 한 번 다시 나오셔야 할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요. 나와주실 거죠?

◆ 김영호: 네, 감사합니다.

◇ 김명숙: 그럼 오늘 끝으로 도박 관련 상담이나 치료센터, 어떤 곳이 있는지 안내를 해주시죠.

◆ 김영호: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한국 도박문제 관리센터가 전국에 11개의 지역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전주, 청주, 제주에 새로 3개 센터를 준비하고 있고요. 총 14개 지역센터에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국번 없이 1336, 한국 도박문제 상담센터의 콜센터를 활용하시면 도박중독과 관련된 모든 교육·정보·상담·치료에 이르기까지 국가가 무료로 도와주기 때문에 1336 전화로 반드시 도움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명숙: 네. 그리고 이것은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솔선수범해서,

◆ 김영호: 가장 중요한 건 당사자가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가족이 먼저 상담센터에 전화하시고 방문을 하셔서 가족이 먼저 도박문제에 대한 인식과 교육을 받으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김명숙: 오늘 이렇게 해서 <당신의 주치의>, 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 김영호 교수와 함께 도박중독에 대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재미있게 잘 들었어요. 고맙습니다.

◆ 김영호: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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