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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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인터뷰] 노회찬 “이재용 바보인 척, 정교하게 기획된 무죄입증 논리”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12-06 19:43  | 조회 : 2613 
노회찬 “이재용 바보인 척, 정교하게 기획된 무죄입증 논리”

- 최순실 청문회, 전두환 5공 청문회보다 후퇴한 청문회
- 정권에 기부금 낸 기업만 이익 보고, 국민만 피해 보는 상황
- 3백억 투자해 3천억 번 삼성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최대 수혜자
- 전경련에 돈 안 낸다고 정경유착 근절되는 것 아냐
- 삼성 이재용 경영능력 의심되는 민낯 드러난 청문회
- 바보인 척 하면서 정교하게 기획된 무죄입증 논리
- 이재용 잘 몰랐다는 부분 조사하면 다 나와, 위증죄로 고발할 것
- 박대통령 탄핵 부결·헌재 기각 등 헛된 기대 버려야 할 것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6년 12월 6일 (화요일)
■ 대담 :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연배가 있으신 분들은 28년 전 기억나실 겁니다. 전두환 정권의 정경유착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열린 5공 청문회, 오늘 그와 비슷한 장면이 또 한 번 연출됐습니다. 재계 10위 안팎의 대기업 총수 9명이 국회 청문회장에 나왔고요. 재벌도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의 공범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 연결해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의원님, 안녕하세요?

◆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이하 노회찬)> 네, 안녕하세요.

◇ 최영일> 오늘 청문회 지켜보면서 1988년 '일해 청문회' 떠올린 분들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의원님께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 노회찬> 어떤 면에서 권력형 비리, 재벌과 정치권력이 결탁된 권력형 비리라는 점에서 유사한, 그런 성격을 지닌 청문회인데요. 그때도 다수의 재벌들이 나왔죠. 그때보다 후퇴한 것 같아요. 당시에는 그래도 정주영 회장 등 사실을 뒤늦게라도 얘기하는 분들이 계셨는데, 오늘 청문회에 나온 재벌들은 다 발뺌하기 바빴고, 자기가 모르거나, 아래 사람이 한 일이나, 그리고 강제성이 없었다거나 등등 대단히 애매하게 이야기해서, 정경유착이라는 것이 실체를 인정하지 않았고, 심지어 몇 번이나 청문위원들이 반성하느냐고 유도했는데도 불구하고 반성한다는 이야기는 죄를 인정하는 것이 되니까 그 말을 끝내 선택하지 않는, 대단히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후퇴했다고 단정을 지으셨습니다. 지난 1988년 5공 일해재단 청문회 때 고 정주영 회장 어록은 지금도 회자되던데요. “이치에 맞아서 냈고, 편하게 살려고 냈다.” 이런 말 남겼는데요. 오늘 청문회 증인, 재벌 총수들, 정경 유착의 공범 아니냐, 지난 촛불집회에서도 이 말 계속 나오지 않았습니까? 재벌들도 공범이다, 재벌들을 구속하라는 구호를 외치던데요. 이런 시각이 있고요. 또 다른 시각에서는 경제도 어려운데 애꿎은 기업만 피해 보는 것 아니냐, 이런 시각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정리해주시겠습니까?

◆ 노회찬> 사실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이런 부당한 거래, 불법적 정경유착은 근절돼야 하죠. 이들이 정당하게 돈 벌어서 정당하게 세금 내면 될 일이잖아요. 그런데 세금 올리는 건, 법인세 인상 이런 건 결사반대하면서, 오히려 불법적인 준조세를 내게 되고, 세금 내면 혜택이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지만, 이 사람들이 낸 기부금이나 준조세들은 결국에 사적 이익으로 빨려 들어가고, 기업들은 그 대가로 면세점 혜택이나 기업 총수 사면이나 삼성과 같이 국민연금의 주식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통합하는 데 악용되게 만든다거나 하는, 그러한 자기들의 정당한 경쟁이 아니라 특혜를 보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다른 기업이 오히려 피해를 보는 거죠. 경제가 어려운데 몇몇 기부금 낸 기업만 이익을 보고, 나머지 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국민이 피해를 보는 상황인 거죠.

◇ 최영일> 오늘 청문회를 보면, 재벌 총수들이 국내 굴지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 아닙니까? 경영권과 지분까지. 오너들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분들이 정부 정책에는 반할 수 없다, 정부가 요구하면, 대통령이 요구하면 따를 수밖에 없다, 청와대의 요구 거절할 수 없었다는 얘기를 하는 것 보면, 대한민국이 자유시장경제가 아닌 것 아닙니까?

◆ 노회찬> 그렇죠. 어떻게 보면 대통령이 그런 식으로 특정 기업에게 일감을 몰아주라고 지시하거나, 특정 대기업의 부회장을 일선에서 물러나게 만들거나, 사기업인데. 이거야말로 자유시장경제의 기본 질서를 대통령이 무너뜨린 거죠. 헌법을 정면으로 어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최영일> 기업마다 조금씩 사정이 달라 보이는데요. 오늘 보시면서, 한진 조양호 회장, CJ는 손경식 회장이 나왔는데, 피해자라고 보세요?

◆ 노회찬> 글쎄요, 공모 관계라고 봅니다. 그분들이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직에서 물러나거나, 그런 점도 그룹 CEO가 대통령에게 찍혀서 물러나는, 그런 피해도 있었지만. 그 재단에 돈도 내지 않았습니까? 공생 관계였다는 것은 또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 최영일> 그중에서도 오늘 총수가 숫자는 9명이지만, 80% 이상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게 집중된 것 같아요. 노 의원님, 삼성과 악연이 있으시잖아요. 오늘 청문회가 ‘삼성청문회’를 방불케 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는데요. 삼성의 문제, 오늘 청문회에서 핵심적 문제들 뭐라고 보세요?

◆ 노회찬> 삼성은 그야말로 이번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에서 삼성 자체가 핵심적 역할을 했습니다. ‘역시 삼성이다.’라는 역설적 표현까지 등장하는데요. 삼성이 기부금을 두 재단, 미르, K스포츠재단에 돈을 제일 많이 낸 것도 사실이지만, 204억이니까. 그런데 그것 때문만은 아니고요. 다른 재벌들이 하지 않은 일을 했어요. 최순실 씨 딸 정유라에게 말을 사주는 등 약 100억 원 정도 추가로 썼거든요. 삼성이 돈이 많아서 돈을 많이 썼냐. 아니면 돈을 많이 뜯겼기 때문에 가장 큰 피해자냐, 저는 그게 아니라고 보고요. 드러난 것만 놓고 볼 때 삼성이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이익을 얻은 재벌입니다. 이른바 국민연금을 통해서 최순실 씨 딸에 대한 투자와 이런 것들이 결과적으로 삼성이 특혜를 보는 식으로 나타나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통합에 국민연금이 찬성하도록, 손해를 보면서까지 찬성하도록 만들어냄으로써 그로 인해 삼성 이재용 형제들이 본 이득은 약 3천억 이상으로 추산되거든요. 그러면 300억 써서 투자가 3천억 벌었으니, 가장 큰 이익을 남긴 셈이죠. 이런 것들이 삼성이 이번에 가장 큰 무거운 책임을 져야만 하는 이유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최영일> 역시 삼성이다, 이런 말씀 하셨는데요. 오늘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지적한 부분이, 많은 국민들에게 큰 문제의식, 파문을 던진 것 같습니다.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 씨, 당시 삼성이 500만 원을 냈다고 하고요. 정유라에게는 직간접으로 지원한 액수가 수백억 원대에 달한다는 건데요. 고 황유미 씨와 정유라 씨, 그 차이는 뭐였을 거로 보십니까?

◆ 노회찬> 황유미 씨는 삼성에서 산재로 사망한 분입니다. 삼성이 책임을 져야 할 피해자인 거고요. 정유라는 사실 삼성과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정유라 최순실 박근혜로 이어지는, 삼성이 뭔가 정경유착을 통해 경제적 큰 이득을 얻기 위한 고리인 거죠. 그래서 책임을 져야 할 황유미 씨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사람 목숨이 손상 받았는데도, 500만 원 내는 등 책임을 안 지려고 최대한 노력을 했던 것이고, 정유라와 관련해서는 수백억을 투자해서 수천억을 얻으려는, 그야말로 삼성이 자신이 책임져야 할 부분에서는 결코 책임지지 않으면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곳에서는 극히 탐욕스러운 불법 행위를 서슴없이 저지른 것이 드러난 것이 두 사람 사건이라고 봅니다.

◇ 최영일> 정유라는 정경유착의 고리였다. 그런데 오늘 이재용 부회장, 국회의원들의 압박에 나온 답변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삼성은 전경련에 기부금을 내는 것을 지금부터 중지하겠다.” 이렇게 전경련 활동 중단 얘기가 나왔고요.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대목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 노회찬> 전경련에 기부금을 내지 않게 하는 건 잘한 일이지만, 전경련을 통하지 않고 하는 정경유착도 있지 않습니까. 정경유착을 근절하겠느냐는 다짐을 받아내는 청문위원들의 재촉에 대해 한 번도 시인하지 않았어요. 정경유착이 없었다는 일종의 웅변인데요.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전경련에 돈을 안 내는 것만으로 정경유착이 근절된다는 의지로 볼 수 없다. 이제까지 전경유착에 대해 사실대로 시인하고 앞으로 그것을 절대 안 하겠다고 국민 앞에 다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저는 보고요. 그다음에 전경련 문제 이외에도 미래전략실의 경우도 여태 구조조정본부가 미래전략실이라고 또 계속 이름만 바꿔 온 것 아닙니까? 그래서 미래전략실 없앤다고 해서 진짜 그런 의지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 최영일> 그런데 대부분 질의에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앞으로 잘하겠다.”, “좋은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 특히 “송구스럽지만,” 이 이야기가 정말 많이 나와서 ‘삼송구’라는 별명이 벌써 나왔고요. ‘송구왕’ 이런 별명도 SNS에 돌아다니는데요. 제가 가장 주의 깊게 본 것은, 청문회에 임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모습이라면, 삼성 면접에서 반드시 탈락한다는 얘기가 많더군요. 일부 의원들, 삼성을 이끌어 갈 경영능력이 의심된다는 지적을 했는데요. 어떻게 보셨어요?

◆ 노회찬> 그야말로 세습 받아서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지, 자기 실력으로 올라간 자리가 아니지 않습니까? 어떠한 경쟁도 거치지 않은, 왕이 세습되듯, 재산이 세습된 거고요. 우리나라 재벌 구조라는 특이한 제도 때문에 실제 지분은 얼마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도 지배권을 가지고 있는, 그런 상황인 거죠. 그런 사람의 실체 민낯이 어떠한가가 잘 드러났다고 봅니다.

◇ 최영일> 기업 총수들이 외압은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은 일관되게 부정하는 모습, 서로 짠 듯한 것 아니냐, 그럼 뇌물죄 성립을 피해갈 수 있도록 서로 짰다고 생각합니까?

◆ 노회찬> 그렇습니다. 오늘 답변들은 대단히 바보인 척 하면서, 잘 모르는 척하고, 무조건 고개 숙이는 식으로 보이긴 했지만, 아주 정교하게 기획된, 무죄입증 논리였어요. 자신들은 일단 어떤 법망에도 걸리지 않겠다, 그런 것을 목표로 하는 잘 기획된 제스처였다고 봅니다.

◇ 최영일> 오늘 증인들 중에 향후에 위증죄로 고소, 고발당하는 사례, 나올 거로 예상하세요?

◆ 노회찬> 저는 뭐 대표적으로 이재용 부회장부터 잘 몰랐다는 것들은 제대로 수사하게 되면 드러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최영일> 내일 청문회가 있는데요. 정작 이름은 최순실 청문회인데, 최순실은 없는 최순실 청문회 아닙니까? 내일은 어떤 양상 펼쳐질 거로 예상하세요?

◆ 노회찬> 그야말로 핵심 증인들이 다 빠진 상황이기에, 우리 국민들이 기다리는 국정 논란의 실체가 무엇인지, 어떤 사람들이 어떤 심리 상태로 어떤 일을 했는지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기회가 사실 망가진 거죠.

◇ 최영일> 핵심적 기회를 놓친 것이다.

◆ 노회찬> 그렇습니다. 저는 이 문제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책임도 크다고 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과 연관된 이 일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국민들에게 지금이라도 사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청문회 나가도록 했어야죠. 청문회 이렇게 발뺌함으로써 문제를 자꾸 축소시키고 은폐시키려고 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과 최순실 씨 등 변호인들 사이 어떤 밀약, 이런 것들이 분명히 존재했을 거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 최영일> 대통령 언급하셨는데요. 오늘 박 대통령,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정진석 원내대표와 회동이 전해졌는데요. 사흘 앞 탄핵 표결인데, 결과 뒤집힐 수 있을까요?

◆ 노회찬> 뒤집힐 수 없을 겁니다. 지금 국민 80% 이상이 원하는 무거운 요청을 뒤집을 장사는 없다고 보고요. 박근혜 대통령이 자꾸 미련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미련을 갖고서 탄핵 부결에 대해 뭔가 기대를 갖고 있고, 또 통과되더라도 헌재에서 또 기각되지 않을까 기대를 갖고 있는, 헛된 기대를 이제는 버려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최영일>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노회찬> 네, 감사합니다.

◇ 최영일> 지금까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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