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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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 가수 이동우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11-10 11:18  | 조회 : 3308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6년 11월 10일(목요일)
□ 출연자 : 가수 이동우


감성 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 김명숙 DJ(이하 김명숙):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노래도 잘하던 개그맨이 있었습니다. 큰 사랑을 받으며 바쁘게 활동하던 중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을 받고 결국 실명하게 되는데요. 어떻게 됐을까요? 일을 그만뒀을까요? 여러분이 잘 알고 계신 틴틴파이브 멤버였던 이동우 씨의 얘깁니다. 아시다시피 이동우 씨는 실명 이후에도 재즈음반을 발표하고 라디오 DJ로 또 철인 3종 경기에도 도전하며 왕성할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게다가 영화에도 출연했는데, 바로 오늘이 개봉일이라고 합니다. 매주 목요일에 우리 안에 숨은 감성을 찾는 시간, ‘감성 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오늘의 주인공 이동우 씨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가수 이동우(이하 이동우): 안녕하세요.

◇ 김명숙: 반갑습니다.

◆ 이동우: 이번 주 월요일에 시작하셨잖아요. 새롭게 진행 맡으신 거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마침 제가 그 방송을 들었어요.

◇ 김명숙: 감사합니다. 오늘 추운 날씨에, 추위 많이 타시나요? 체격 보면 안 타실 것 같은데요.

◆ 이동우: 여름, 겨울, 혹독한 계절을 되게 좋아했었는데요. 40대가 지나고 나서부터는 그 계절을 견디기가 체력적으로 부담스럽더라고요.

◇ 김명숙: 너무 왕성하게 활동을 하셔서 그러신 거 아니에요?

◆ 이동우: 어렸을 때 다 써버렸나봐요.

◇ 김명숙: 지금 체격 보면 전혀 추위 안 타실 것 같아요. 오늘이 영화 개봉일이라고요?

◆ 이동우: 네.

◇ 김명숙: 영화 제목이?

◆ 이동우: ‘시소’요.

◇ 김명숙: 어렸을 때 둘이 함께 타는 시소, 그거 말씀하시는 건가요?

◆ 이동우: 맞습니다.

◇ 김명숙: 어떻게 그 제목을 선택하셨어요.

◆ 이동우: 네, 다큐멘터리 영화 ‘시소’는 임재신이라고 하는 아주 멋진 친구하고 제가 제주도 여행을 하면서 지내는 여행기죠. 그걸 담은 영화인데요. 여행 중에 문득 생각이 났어요. 시소가. 곰곰이 생각해보면 시소라고 하는 놀이기구는 절대적으로 거리를 지키고 유지해야죠.

◇ 김명숙: 그리고 절대 혼자는 탈 수 없어요.

◆ 이동우: 맞습니다. 그리고 매력적인 게, 상대방을 재밌게 해주지 않으면 나도 재미가 없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놀이기구죠. 친구 임재신과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나치게 멀어지지 않고, 또 지나치게 가까이 들어가서 간섭하거나 구속하지 않고, 서로의 거리를 절대적으로 지켜주면서 균형을 이루고, 그렇게 마주보고 소통하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게 어떻게 영화 제목까지 되었네요. 그리고 또 하나 재밌는 건, 시소가 see, saw의 현재형, 과거형이더라고요. 저는 봤던 사람이고, 재신이는 보는 사람이고, 그런 의미로도 맞아 떨어지는 것 같고요. 절묘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요.

◇ 김명숙: 네, 제목에 참 좋은 의미가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은데요. 임재신 이라는 분이 진짜 절친이세요? 어떤 분이시죠?

◆ 이동우: 2010년에 만나게 되었는데요. 이제 6년째가 되었죠. 근육병 환자예요. 진행성 난치병입니다. 그래서 눈 밖에 기능을 할 수 있지 않아요. 몸이 많이 불편하죠. 저한테 눈을 기증하고 싶다는 연락을 해오면서 임재신이라는 친구하고 만남이 시작되었고요. 그렇게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는데, 자연스럽게 절친이 되고, 더 깊은 친구가 되기 위해서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던 거거든요. 그걸 카메라에 담았던 거고, 그것이 영화가 된 겁니다.

◇ 김명숙: 그러면 이 영화가 다큐멘터리 형식이라고 들었는데, 어떤 내용을 주로 담고 있나요?

◆ 이동우: 누구든 여행을 떠나게 되면 그 여행지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일상이 있잖아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편안하고, 즐겁고, 평소에는 잘 나눌 수 없는 대화들,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는 그런 시간들이 제공되잖아요. 여행지에서는. 임재신과 저도 마찬가지거든요. 서로 몸이 불편하기 때문에 여행을 굉장히 부담스러워하면서 지내왔죠. 그런데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이 함께해주시고, 영화 스텝 분들도 함께 해주시고, 그래서 큰 용기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제주도에 갈 수 있었던 거예요. 더군다나 임재신이라는 친구는 제주도에 처음 가는 거였고, 저는 여러 번 다녔지만 눈을 감고 가는 제주도, 거기서 제가 소리로 느끼는, 그리고 손으로 만지면서 느끼는 제주도의 아름다움, 제주도라고 하는 것이 가지고 있는 힘, 에너지, 이런 것들을 많이 경험하고 왔죠.

◇ 김명숙: 네, 지금 문자가 계속 들어오고 있어요. 3999님 “이동우 씨 파이팅입니다.” 0321님 “오빠, 틴틴 시절부터 다른 멤버 말고 저는 오빠만 좋아했어요. 그때보다 지금이 더 멋지세요.” 네, 제가 지금 뵀는데 정말 스타일이 너무 좋으세요. (웃음) 3633님, “저도 장애아를 둔 엄마인데, 이번 주 금요일 힘들지만 아이들 데리고 가서 영화 봐야 되겠어요.”

◆ 이동우: 네, 고맙습니다.

◇ 김명숙: 네, 저도 보고 싶더라고요.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세요?

◆ 이동우: 저는 장애를 갖게 되면서 우리 주변에 많은 분들이 얼마나 많이 아파하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어요. 되게 안타까워요. 어떤 사람들은 세상의 사람들을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이렇게 나누던데요. 저는 그렇게 나누고 싶지 않고요. 제가 보는 관점에서는 아픈 사람과 건강한 사람, 이렇게 나누고 싶어요, 아픈데 아프다고 고백하지 못하면 그것이 곧 분노로 표출이 되어요. 지금 보면 분노와 분노가 만나서 모든 관계가 형성되고, 그러다보니까 결국 1분 1초도 지나지 않아서 멱살을 쥐게 되죠. 사람들은 나쁘다고 이야기하는데, 알고 보면 아팠던 거고, 그 아픔을 성장하면서 계속 치유 받지 못했던 거죠. 누구든 경험하는 거지만, 그 아픔을 치유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곪을 대로 곪아서, 나중에는 짜증이 납니다. 화가 나죠. 지금 그런 채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참 많아요. 영화를 통해서 많은 분들이 나는 지금 어디가 아픈가? 그렇다면 누구한테 내 아픔을 고백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런 용기를 한 번 갖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제일 큽니다.

◇ 김명숙: 내가 아프면 아프다고 이야기해야 하고, 그렇게 용기낼 줄 알아야 하고, 또 아픈 사람을 배려할 수 있어야 한다는 느낌도 들어요. 어디서 보니까 삶이란 덜 아픈 사람이 더 아픈 사람을 껴안으면서 가는 거다, 이런 말도 있더라고요.

◆ 이동우: 양희은 씨 노래 중에 아픔이 아픔을, 슬픔이 슬픔을, 눈물이 눈물을 안아줄 수 있죠. 이런 가사가 있어요. 굉장히 가슴에 와 닿죠. 선생님께서 지금 말씀해주신 거랑 똑같네요.

◇ 김명숙: 그러네요. 우리가 영화를 통해서 앞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데 사실 용기내기도 쉽지 않고요. 나한테 어떤 고난이 닥치면 내가 감당할 무게가 너무 버거워서 힘들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어떤 때는 나의 힘듦으로 인해서 주변 사람들이 더 아파하고 더 힘들어하면 어떡할까 하는 생각 때문에 더 힘든 경우가 있거든요. 우리 이동우 씨도 처음에 발병했을 때, 처음에 당장 가족들에게는 말을 못했다고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 이동우: 굉장히 후회스러워요.

◇ 김명숙: 아, 그러세요?

◆ 이동우: 네.

◇ 김명숙: 그러면 용기를 내서 바로 말하는 게 좋다는 말씀이신가요?

◆ 이동우: 그래야만 한다고 주치의께서도 제 병을 진단하시면서 제일 먼저 해주셨던 이야기예요. 제일 먼저 해야 하는 것은 가족에게, 가까운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 왜 그래야 하는 건지 잘 몰랐어요. 마치 아픈 것이 죄가 되는 느낌이었어요. 왜냐면 다른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는 거니까, 나만 힘들면 되는 건데 내 병을 알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더 힘들어지면 어떡하나? 그건 내 병이 곧 죄가 되는 것 아닌가? 그런 두려움에서 고백하지 못했던 건데, 참 바보 같은 세월이었습니다. 굉장히 오랫동안 말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했던 시간들이 나중에 결국은 고백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서 깨달았어요. ‘아, 선생님 말 들을걸..’

◇ 김명숙: 네, 아픔을 고백하고 함께 나누다보면 그 아픔도 덜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런데 그럴 때 가장 힘이 되는 말, 지금 기억나는 거 있으세요?

◆ 이동우: ‘사랑해.’

◇ 김명숙: 아, 정말 언제 들어도 힘이 되는 단어죠.

◆ 이동우: 사랑 말고는 힘이 될 수 없습니다. 모든 인류가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밥을 먹고 산다, 돈을 벌면서 멋진 소비 생활을 하면서 산다, 만족하면서 산다, 이렇게 이야기하지만, 결국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지금 현재 누군가가 나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고, 내가 또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 김명숙: 사랑의 힘,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 같네요.

◆ 이동우: 네, 잘 먹고, 잘 살고, 명예나 지위가 높은 사람들도 극단적인 행동을 하거나, 그런 생각을 품거나,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는 이유는 제가 볼 때 딱 하나예요. 사랑이 없기 때문에.

◇ 김명숙: 네, 사랑해야 되겠습니다. 사랑합시다. (웃음)

◆ 이동우: 지금 우리는 사랑 말고는 별로 할 게 없어요.

◇ 김명숙: 그렇습니다. 가슴이 따뜻해지네요. 5794님 “요즘 다시 재결합해서 활동하는 그룹도 참 많던데, 틴틴파이브는 안 하나요? 중년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데 하시죠.”

◆ 이동우: 네, 계획 없습니다. (웃음)

◇ 김명숙: 정말요?

◆ 이동우: 제가 멤버들에게 했던 이야기는 있어요. 종종 그런 이야기 하는데, 아마도 내 예상이 틀리지 않다면, 전부 다 할아버지가 되었을 때 분명히 뭔가 하기는 하게 될 것 같다. 그런데 그 전까지는 계획이 없고요.

◇ 김명숙: 아, 할아버지가 언제부터 할아버지인지 모르겠어요. 손자를 보면 할아버지인가? (웃음) 일본에서는 그야말로 나이 많은 할아버지들이 그룹을 결성하기도 하잖아요. 그렇게 될 수도 있겠죠?

◆ 이동우: 네, 저도 알고 있습니다. 저는 할아버지, 할머님들이 새롭게 도전하고 뭔가 일을 계속해서 하시고,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려고 애를 쓰시는 모습을 가끔 보는데요. 정말 멋지고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 김명숙: 그렇죠. 이동우 씨가 할아버지가 되어서 또 그때 제3, 제4의 전성기가 펼쳐질 그 날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 이동우: 고맙습니다.

◇ 김명숙: 그런데 지금 틴틴파이브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아마 이동우 씨가 생각하기에는 틴틴파이브 시절이 이동우 씨의 전성기였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동우: 일면 그런 게 있죠. 분명히. 돈도 많이 벌고, 인기도 많았고, 우리가 생각하는 전성기의 기준으로 놓고 보면 그때가 분명히 전성기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정말 행복했느냐? 하고 한다면 약간 갸우뚱 할 수도 있어요.

◇ 김명숙: 어떤 면에서요?

◆ 이동우: 바빴죠. 물론 재미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불안하고 초조했어요.

◇ 김명숙: 네, 어떤 면에서는 지금 이렇게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지금이 또 다른 전성기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동우: 네, 제가 제 자신을 놓고 평가할 때는 지금이 훨씬 더 행복한 전성기예요.

◇ 김명숙: DJ로도, 가수로도, 그리고 본업은 개그맨이셨고요. 지금은 또 영화배우로도 활동하시고 있고, 철인3종경기까지 하셨다고 하는데요. 못하시는 게 뭔지 모르겠어요.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게 또 있다면?

◆ 이동우: 도전,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왜냐면 도전은 그저 시작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도전을 잘 못하는 이유가, 결과를 자꾸 생각해요. 꼭 해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거죠. 나는 기타를 좀 배우겠다고 하면서 결국 기타를 배우지 못하고 삶을 마감하거나, 다이어트 좀 해야지 하면서 평생 다이어트를 못하고, 그 이유는 꼭 기타를 배운다고 하면 훌륭한 기타리스트가 되어야 하고, 누구 앞에서든 뽐을 내야하고, 그런 결과지상주의, 이런 것 때문에 우리가 시작조차 못한 게 많죠. 그런데 그렇게 살 이유가 있나요? 하고 싶은 거 그냥 하는 거죠. 저는 뭐든 괜찮아요.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 거예요.

◇ 김명숙: 요즘 그렇게 사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전에 너무 망설인 게 후회돼서, 이제는 해봐야 되겠다.

◆ 이동우: 그럼요. 하다가 재미없으면 말면 되는 거죠.

◇ 김명숙: 그렇습니다. 오늘 좋은 거 또 다시 배웠습니다. 오늘 정말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갔죠. 더 많은 이야기 하고 싶은데 시간이 아쉽습니다. 오늘 저희가 끝 곡으로 이동우 씨 노래 들려드리려고 하는데요. 이동우 씨 노래 중에 ‘Definition of love’라는 노래 있잖아요. 어떤 노래인지 소개 좀 해주시죠.

◆ 이동우: 최근에 발표한 음원입니다. 오피누아라는 해외 뮤지션이 있는데요. 굉장히 역량 있는 뮤지션입니다. 그분이 지금 제 앨범 작업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 많이 참여해주신 분이에요. 그분하고 같이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그분의 노래죠. 함께 노래를 불렀는데요. 굉장히 트렌디하지 않은 음악이에요. 그런데 어떻게 이걸 고르셨는지, 좋아하시는 분만 좋아하시더라고요.

◇ 김명숙: 사랑하자고 하셨잖아요. (웃음) 이 노래는 저희가 끝 곡으로 준비해 놓겠습니다. 끝으로 청취자에게 한 말씀 짧게 해주시죠.

◆ 이동우: 네, 짧게.. 사랑해요. (웃음)

◇ 김명숙: 네, 최고의 말씀입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우리 안의 숨은 감성을 찾는 시간, 감성 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실명 후에도 여러 가지 도전을 멈추지 않고, 가수로, 배우로, 더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이동우 씨를 만나봤습니다. 오늘 개봉일이라고 하니까 영화 ‘시소’ 많이 봐주시고요. 서로 서로 따뜻한 마음도 많이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동우: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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