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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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 홍갑표 중남미 문화원 이사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10-20 11:55  | 조회 : 4211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6 10월 20일(목요일)
□ 출연자 : 홍갑표 중남미 문화원 이사장


감성 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 이익선 DJ(이하 이익선): 매주 목요일에 우리 안에 숨은 감성을 찾는 시간, 감성 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시간입니다. 오늘 특별한 손님 모셨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아마 한 가지는 분명히 얻고 가실 시간입니다. 열정이라는 단어가 정말 잘 어울리는, 열정 그 자체라고 수식해드려야 할 것 같아요. 중남미 문화원의 홍갑표 이사장을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홍갑표 중남미 문화원 이사장(이하 홍갑표): 안녕하세요.

◇ 이익선: 방송 나오셔서 좀 떨리시나 봐요?

◆ 홍갑표: 이런 것을 잘 안 해요. 싫어해요. 남이 보면 씩씩해 보여도 그런 것을 별로 안 좋아해요. 그런데 자네가 좋아서 나왔어요.

◇ 이익선: 제가 중남미 문화원을 몇 차례 다녀왔는데, 최근 너무 감동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우리 홍갑표 이사장께서 몇 년 전에 쓰셨습니다.

◆ 홍갑표: 팔순에 썼어요.

◇ 이익선: 3년 전에 쓰신 책을 제가 우연히 봤습니다. 제목은 ‘지금도 꿈을 꾼다. 태양의 열정으로’라는 책을 보다가 그만 울었습니다. 감동을 받고요.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지금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중남미 문화원이 경기 고양시에 있죠? 역사가 얼마나 되었나요?

◆ 홍갑표: 농장 하려고 이 땅 살 때가 1968년 김신조 나올 때, 북쪽에 아무도 안 살 때, 평당 300원 정도 주고 사서요. 그 나무를 다 40대 때 내가 심은 겁니다. 그리고 그 나무가 고목이 되어 나와 같이 늙었습니다.

◇ 이익선: 그럼 지금 그 나무 수령이 40여 년 되겠네요?

◆ 홍갑표: 더 됩니다. 어느 정도 된 것을 샀으니까요.

◇ 이익선: 그 아기 나무들이 커서 울창한 숲이 되었습니다.

◆ 홍갑표: 그걸 바라보는 내 심정이 얼마나 행복하겠어요. 내가 해놓고 내가 놀란다니까요.

◇ 이익선: 중남미 문화원이라고 문을 연 지는,

◆ 홍갑표: 22년 되었어요.

◇ 이익선: 그런데 책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박물관 하나 하겠다고 하니 부군께서 중남미에서 대사로 30여 년 재직하셨던 이복형 대사이시잖아요? 이복형 대사 친구분이, ‘그럼 안 돼, 큰일 난다. 기업이나 되어야 하지, 개인이 어떻게 하냐.’ 말리라고 했답니다.

◆ 홍갑표: 그 분이 대사님 고등학교 동창인데요. 경희대학교 박물관장입니다. 그분을 데려다가 제 기도 제목은, 마지막으로 멕시코 대사 부인을 시켜주면 박물관을 하고 싶어요. 하도 좋아하니까요. 농장이 바뀌는 과정인데요. 그 얘길 남편에게 했고, 박물관장이니까 물어봤습니다. ‘마누라 잡아라. 재벌이나 학교에서나 하지, 땅이나 물건이 있다고 해서.’ 30년 동안 농장에 있으니까. 아파트에서 살면 불가능합니다. 농장이 있으니까 물건을 가져다 놓고. 원래 한국 골동품 수집가입니다. 박물관을 하겠다고 하는 동시에 옛날 한국 것은 많이 팔았죠. 그리고 남미 대사만 30년을 했으니까요.

◇ 이익선: 거기 벼룩 시장을 돌아다니면서요. 그런데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부자니까 했겠지. 이렇게 생각하실 것 같아요.

◆ 홍갑표: 그래서 책을 썼어요. 왜 책을 썼냐면, 알젠틴 대사, 멕시코 대사, 코스타리카 등 처음부터 대사를 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 70년도, 60년도에는 우리나라도 가난했고, 월급도 적었고, 남미 별로 안 가려고 했는데요. 지금 생각하면 축복이죠. 너무 감사하죠.

◇ 이익선: 그래서 대사 부인 시절에 현지 벼룩시장을 돌면서 발품을 팔아 모았던 그 유물들을 때가 되면 사돈 농장 땅에 가져다 두고. 원래는 박물관 안 하려고 했던 거잖아요.

◆ 홍갑표: 할 생각도 없었죠.

◇ 이익선: 그런데 하도 오시는 손님들이

◆ 홍갑표: 너무 좋아하죠.

◇ 이익선: 그래서 해볼까 하다가 하신 일인데요. 이렇게 힘들고 큰일인 줄 알았으면 안 하셨겠죠.

◆ 홍갑표: 내가 좋아서 한 거니까요.

◇ 이익선: 박물관에 몇 점 정도 전시품과 유물이 있습니까?

◆ 홍갑표: 엄청나요. 숫자로 계산하면 몇천 점이라고 하지만 3천 점. 조각들이 와있죠.

◇ 이익선: 조각, 그림, 조각 공원.

◆ 홍갑표: 내가 미술 공부를 했으면 좁아지죠. 그쪽 분야만 알죠. 그런데 그게 너무 좋다 보니까 실제로 시장에 다니며 다 보고 배우다 보니까 공부한 사람 보다 실체적인 것은, 몇십 년을 그것만 연구했으니까.

◇ 이익선: 그렇게 땅을 사고 일구다가 묘목 심다가 유물 갖다 놓고, 박물관을 해보자. 저희가 이런 글을 인용해드렸어요. 가장 가슴 아픈 일이 부군 되시는 이복형 대사의 퇴직금까지 탈탈 털어서 연금도 못 받고 사는 그런 상황이 되셨다고요.

◆ 홍갑표: 우리 대사님은 외교관으로서 대한민국 최고 외교관입니다. 저는 일꾼, 우리는 환상의 커플, 대사가 없어도 안 되고 대사도 내가 없으면 안 되고요. 너무 행복합니다.

◇ 이익선: 대사 부인이면 굉장히 화려하고 파티만 하고, 좋은 일만 할 것 같은, 고생은 안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이 책을 봤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대사의 수입만으로는 유지하기 어려워서, 현지에서 따로 일을 하셔야 했고요.

◆ 홍갑표: 현지에서 일은 안 하고요. 어려서부터. 제가 13살에 동아일보 1호 신문팔이입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안동 이조참판에 한림학사를 했는데요. 큰아들에게 재산을 주지 않아, 우리가 교육적으로 잘 생각해야 합니다. 룰루랄라 하다가 고기 잡는 법을 못 배우고 다 없애 버렸습니다. 다 써버렸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둘째인데 희문 학당 나오면 고위공직자 아들 아닙니까. 아들 넷에 딸 넷을 낳았는데 저를 50에 나았습니다. 그러니까 여자들 넷은 공부 안 시켰습니다. 공부를 너무 하고 싶어서 서울로 올라왔을 때 고학하면서 공부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가난은 축복이야.

◇ 이익선: 13살 그 당시 신문팔이를 하는 여자는 없었을 텐데요.

◆ 홍갑표: 1호입니다. 광화문에 보급소 있을 때 다니면서 받아서 팔았죠.

◇ 이익선: 이 책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학비 마련을 위해 신문팔이를 했고, 전쟁 중에는 소녀 가장으로 밥벌이를 했고, 시집에 와서는 남편 뒷바라지로 걸레 납품, 임대업, 시멘트 장사. 이런 일들을 쭉 하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글을 통해 느낀 것은 순발력, 재치, 기지, 바지런함, 된다는 믿음. 이런 단어들이 떠오릅니다.

◆ 홍갑표: 맞습니다.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리고 대사님을 6.25사변 때 피난통에 고등학교 졸업반을 하고, 고등학교 1학년이 같이 공부를 하고, 유학을 가고.

◇ 이익선: 몇 살 차이이세요?

◆ 홍갑표: 두 살 차이입니다.

◇ 이익선: 이복형 대사께서 여든다섯, 홍갑표 이사장님이 여든셋. 피난이 맺어준 커플이군요. 사진을 보니 굉장한 미남이시고, 이사장님도 보기 드문 패셔니스타입니다.

◆ 홍갑표: 고쳐 입은 거지요. 싸게 사서 고쳐 입고. 그게 있어서 오늘날이 있습니다.

◇ 이익선: 재미있는 대목은요. 대사 시절에 그림을 걸긴 걸어야 하는데, 형편은 여의치 않고, 한국에서 온 달력을 오려서 동양화를 걸어놓으셨다고.

◆ 홍갑표: 걸어놓고 선물하고. 김종필 총리가 코스타리카 초대 대사를 할 때 대통령 오셔서 거기에 어렸을 때 있던 사람이 이번에 왔어요. 그런데 나는 행사나 그런 곳에 잘 못 가잖아요. 날 보러 일부러 며칠 전에 문화원에 왔어요. 그런 행복이 있어요.

◇ 이익선: 0416님이, “같은 종씨입니다. 홍 씨 집안에도 이런 분이 계셨는지 아주 훌륭하십니다. 할아버님인 줄 알았는데 할머니시네요. 존경합니다.” 성함 때문에 오해가 있으셨죠?

◆ 홍갑표: 갑술년에 낳아서 갑, 오십에 낳았으니 원치 않은 자식이지. 그러니까 갑술년 갑이고 표는 돌림입니다. 우리 언니들은 예쁜 이름을 지어줬는데요.

◇ 이익선: 대사 부인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한 사람, 그의 아내로서 해야 할 일들이 많으셨잖아요? 내조 외교를 하셨는데요. 어떠셨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시다면요?

◆ 홍갑표: 글쎄요. 기억에 남는 일은 많지만, 코스타리카 초대, 저희가 신설했어요. 교포들이 농장을 하고, 농업인이라 너무 가난하잖아요. 그래서 그 중에서는 알젠틴이나 이런 곳에서 내려오다가 아이들 때문에 코스타리카에 왔을 때 자살하려는 사람도 있었고. 그런데 제가 가난이 축복이라고 하는 건, 어려운 사람을 잘 알아. 같이 장사도 하고, 뜨개질도 밤에 가서 해주고, 가게도 만들어 주고. 그 당시에 똘똘 뭉쳐서 기도회도 하고요. 교회가 없을 때인데요.

◇ 이익선: 그 대목 기억납니다. 자살을 결심하던 한 여인에게 ‘너 무엇을 잘 하냐.’, ‘뜨개질을 잘 합니다.’ 뜨개질 거리를 주면서 이게 모아지면 장사를 해볼 테니 장사를 좀 해봐라. 충분히 모아져서 파니까 잘 팔려. 가게를 내주셨다는 얘기를 봤어요. 십시일반. 가난하지만 서로서로 모은 경험 때문에 서로 잘 뭉치시게 되었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 홍갑표: 그런 계기가 있어서 집사 집에 모여 예배도 드리고 하는데요. 다음 주는 관저에서 보자. 그때 같이 일했던 영사가 얼마 전까지 안보수석도 하고, 지금 사랑의 교회 장로인데요. 아이일 때 왔어요. 같이 기도를 하고 주보도 만들고. 어떻게 생각하면 인복이 있다고 하죠. 그것 없었으면 오늘날 문화원 없어요. 서로가 돕는 겁니다. 그리고 여권을 찍어달라고 하면 찍어서 가져다주기까지 합니다. 지금 불란서 대사 관두고 70에 가까운데요.

◇ 이익선: 대사 내외의 열정을 보고 따라 하시는 거겠죠.

◆ 홍갑표: 그건 있어요. 교포들에게 잘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저는 알젠틴 대사 부인을 할 때 교회도 가고, 성당도 가고, 절도 가고 다 다녀요. 나라에서 월급 주는 것을 개인의 종교를 보고 줘요? 다 다녀야죠. 그게 오늘날 문화원이 생기게 된 기반입니다.

◇ 이익선: 사실 타국 먼 나라, 주요 국가도 아니고요. 고국이 품지 못하는 그곳에 있는 우리의 교포들을 품어주셨던 일만으로도 박수를 받아 마땅한데요.

◆ 홍갑표: 대사는 토, 일요일에 골프 안 쳐요. 그리고 교회만 다녀요. 알젠틴에 있을 때 교회가 18곳, 절 하나, 성당. 대사님이 성악을 하세요. 대사가 하면 서로 눈물을 흘립니다. 그런 어떤 것이 있기에 문화는 나눔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박물관을 하지, 93년에 외무 산하에 시작도 하기 전에 기증을 안 했으면, 사회 환원을 안 했으면 IMF 때 문을 닫았어요.

◇ 이익선: 사회 환원을 하신 거네요?

◆ 홍갑표: 93년 멕시코 대사 끝나고.

◇ 이익선: 그 땅 내 돈 들여서 샀어요. 전 재산을 다.

◆ 홍갑표: 퇴직금까지 다 써서 대사님이 매달 받는 것 없어요.

◇ 이익선: 자식들 있으시잖아요?

◆ 홍갑표: 자식을 주면, 대한민국에 세습하는 건 없어져야 하니까요. 우리 아이들은 오히려 나를 많이 도와줘요. 외국에서 공부를 해서 그런지 엄마, 아버지가 하는 일을 굉장히 도와주지.

◇ 이익선: 문화는 나눔이라는 대목이 있었군요.

◆ 홍갑표: 나눔이지 소유가 아니야. 100억짜리 그림을 가지고 있으면 뭐해. 많이 같이 봐야죠. 아세아에서 하나가 아니라 세계에서 하나야.

◇ 이익선: 중남미 문화원이요?

◆ 홍갑표: 그럼. 얼마 전에 오재희 대사님 부인이 일본 대사할 때 알았던 총리 부인들 데리고 얼마 전에 왔어요. 놀랍니다. 그럴 때 나는 너무너무 행복합니다. 이렇게 행복하기 전에는 사실 전기 값도 IMF 이후에 경매도 맞아보고, 별거 다 당해봤어요.

◇ 이익선: IMF 때 빚을 많이 진 상태였는데, 이자는 너무나. 제가 뭉클했던 대목은. ‘아무도, 아무도 없었다. 내 곁에.’ 그 고난의 시간에 너무 힘들어서 우울증도 앓고,

◆ 홍갑표: 그때 시신 장기 기증도 다 했잖아요.

◇ 이익선: 어떻게 이겨내셨어요?

◆ 홍갑표: 병원에 가니까 큰일 났다고 합니다. 대사도 놀라고요. 우울증에 걸리니까요. 전기 값도 못 내죠. 월급도 줘야지. 97년. 그러니까 옛날에 가발, 속눈썹 수출하고 그래서 번 돈으로 방배동, 지금은 내방동이죠. 몇백 억 하는데 이자를 못 내서 18억에 경매를 맞았습니다. 60억을 준다고 해도 안 팔았던 땅입니다. 내가 신문팔이도 하고요. 그런데 주유소를 하면 돈을 준다고 하기에 돈을 받아서 미술관을 짓고, 일의 욕심이죠. 그리고 두 달 만에 IMF를 만났으니 24% 이자를 무엇으로. 망했다고 하면 아무도 돈을 안 꿔줍니다. 그래서 그대로 18억에 경매 맞았습니다. 그런 서러움. 그때 병에 들더라고요. 바로 시신기증 했어요. 그 당시에는 시신기증을 하면 내 몸의 일부를 쓸 수 있잖아요.

◇ 이익선: 모두 돌려주겠다는 마음인 거죠. 내 평생 모은 재산으로 구입한 보물이든, 문화재든, 내 땅이든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마음이죠.

◆ 홍갑표: 몸도, 돈도, 땅도. 저 유물은 돈 주고 못 삽니다.

◇ 이익선: 저는 놀랐던 것은 큰 기둥도 왔어요. 그걸 어떻게 가져왔어요?

◆ 홍갑표: 컨테이너로 오죠.

◇ 이익선: 분해했어요?

◆ 홍갑표: 종교관 성전을 4년이 걸렸습니다. 여덟 토막이지. 컨테이너로 왔죠.

◇ 이익선: 큰 구조물을 절단한 상태로 가져와 다시 정교하게 조립하신 거죠.

◆ 홍갑표: 설계도 내가 하고요. 누구 시키지도 않아요.

◇ 이익선: 가장 힘들 때 어떻게 이겨내셨어요?

◆ 홍갑표: 일에 미치는 겁니다. 그러니까 공사하는 사람과 같이 아침 일찍 와서 라면도 같이 먹고, 막걸리 한 잔같이 먹고요. 대사 부인이 아니라 동료였어요. 그래서 그들과 공통분모가 있었어요. 가난했기에 그것을 할 수가 있어요. 가난이 축복이라니까.

◇ 이익선: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나는 내 인생을 창조적으로 직조하며 살았다.’ 왜 이사장님을 모셨냐면, 이사장님의 성공담도 중요하지만 사실 이사장님이 가진 철학 중 어느 부분 우리가 닮고 싶은 것이 있거든요. 특히 자녀들에게 창조적으로 직조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 세상이라서요. 부모님들에게 뭔가 좋은 말씀 해주실 것만 같아서요.

◆ 홍갑표: 많은 젊은 어머니들에게, ‘우리 라면 먹고도 행복하자.’ 그리고 아이들 앞에서 자꾸 돈 얘기 심하게 하지 말자. 유치원 아이들이 너희 몇 평에 사느냐고 물어본다고 하잖아. 저는 문화원에서 그런 소리 많이 듣잖아요. 그러면 속상합니다. 아이들 오면, ‘할머니가 너희들 시집가고 장가갈 때까지 살 수가 없어, 그러니 너희들이 다음에 커서 너희 아이들을 데리고 올 때 이거 만든 할머니 봤다고 할래?’ 이렇게 물어보면 ‘네’라고 대답해요. 그게 내 행복입니다.

◇ 이익선: 6422님, “연세 듣고 깜짝 놀랐어요. 그렇게 끊임없이 열정적으로 사시는 비결이 뭔지 궁금합니다.” 여든셋 되셨으면 아이고 하실 텐데요.

◆ 홍갑표: 아니에요. 지금도 꿈꿔요.

◇ 이익선: 지금도 다 맞이하시잖아요.

◆ 홍갑표: 힘들면 못 하는데요. 저는 인생 마무리할 나이거든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 팔순이 넘으면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라는 책을 읽고 거기서 얻은 것이 많아요. 그래서 그런 것을 읽고는 ‘내가 마무리를 지어야겠구나.’ 그렇게 했을 때 오는 그런 것은 지금이 기쁘지, 칠순 잔치도 한 번도 못했어요.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지금도 이제 와서 마무리 지으며 행복한 겁니다. 목적이 더불어 가고, 문화는 나누고. 사람들이 와서 ‘이걸 어떻게 하셨어요?’라고 물으면 내가 좋아서 했죠. 그 과정에 서러웠던 것은 말할 필요가 없어요. 오늘 그 얘기를 물어보니 괜히 울컥해지잖아요.

◇ 이익선: 7320님, “행복한 말씀 들으니 행복해져요.” 4572님, “중남미 문화원 제가 너무 좋아하는 곳인데요. 이런 부부의 헌신이 있었는지 몰랐네요. 감사합니다.” 1142님, “역시 젋게 살려면 부부가 애정이 좋아야하는군요.” 7941님, “홍갑표 여사님 연약해보이시는데 하시는 일은 대장부세요.” 오늘 약속된 시간이 거의 다 되었습니다. 매번 하시는 말씀 있으시죠?

◆ 홍갑표: 지금 여든세 살에 꿈을 꾸고 있어요. 지금도. 또 할 일이 있어요. 옛날 20여 년 전 왔던 분들이 와서 자꾸 놀랍니다. 그런데 위치도 안 좋고 하니까 볼거리도 많이 줘야 합니다. 저는 계속 꿈을 꿀 겁니다. 꿈꾸는 데 돈이 들어가니?

◇ 이익선: 귀한 박물관을 세계 속에 자랑거리로 만들게 해주시고 이 사회에 환원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셔야 합니다.

◆ 홍갑표: 여러분들이 문화원 지켜주세요.

◇ 이익선: 중남미 문화원의 홍갑표 이사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갑표: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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