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빚 갚느라 빛 못보는 청년세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10-10 16:13  | 조회 : 3679 
[생생인터뷰] 빚 갚느라 빛 못보는 청년세대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한영섭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대표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청년을 부르는 이름이 많습니다. 그런데 아름다운 이름보다 씁쓸한 이름이 더 많은데요. 어제오늘 일은 아니죠. ‘이태백’이라는 말도 청년을 지칭했는데요. 그 이태백이라 불리던 사람들, 이제 40대가 넘어갑니다. ‘흙수저’라는 표현은 정치인들마저 스스로 칭할 때 쓰는 말이고요. 그중에 실신 세대라는 말, 기억하실 겁니다. 실업과 신용불량, 이중고를 겪는 청년을 부르는 말입니다. 출발선에서 이제 출발해야 할 청년들이 벌써부터 대출과 연체의 고통, 장기화된 실업으로 힘든 상황에 빠져있습니다. 어제 국감에서도 학자금 대출의 고금리 문제, 청년의 양극화 문제가 지적되는데요.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고 계신 전문가 연결해서 문제에 대한 본질, 해법에 대해 공감하는 시간 마련해보겠습니다. 한영섭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대표 전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한영섭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대표(이하 한영섭)>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청년들의 금융, 부채에 관련해서 현장에서 활동하고 계신데요. 현재 학자금 대출만 놓고 봤을 때도 250만 명이 5년간 7조 원을 빌렸더라고요. 거기서 50만 명은 5%대 높은 금리를 아직도 적용받고 있다는 말이 있는데요. 청년층의 부채 문제, 현재 어떤 상황입니까?

◆ 한영섭> 말씀해주신 것처럼 학자금대출 문제가 심각하죠.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반값 등록금이나 이런 것을 시행해서 학자금 대출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등록금뿐만 아니라 생활비 대출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최근 가계금융복지조사에 의하면 20대의 경우 10가구 중 5가구가 부채를 보유하고 있고요. 30대도 10가구 중 7가구, 70% 부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지금 청년층의 큰 문제, 학자금 문제도 있겠지만 생활비 대출, 그만큼 생활비를 소득에서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인가요?

◆ 한영섭> 그렇죠. 실업률도 굉장히 높고, 저소득 상태에 빠져있다 보니 부채 상환 등 어렵게 되어있죠.

◇ 김우성> 실업 문제, 그리고 소득 자체가 적다는 것이 원인인데요. 기본적으로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은행 문턱은 턱없이 높지 않습니까? 은행은 기본적으로 신용, 소득 이런 것들을 과소 대출을 해주는데요.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고 금리가 높은 제2, 3금융권을 통해 대출을 하지 않습니까?

◆ 한영섭>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참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습니다. 저희 센터도 상담이나 교육을 하다 보면, 제2, 3금융권, 대부업체를 이용해서 하는 경우가 있어요. 당장 돈이 필요해서 그렇게 하지만, 장기적으로 상환할 수 없게 되다 보니, 심각한 경우 신용불량이 되든지, 혹은 파산 상태가 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 김우성> 심각한 문제인데요. 생활비입니다. 사치를 위해 빌리는 것이 아니라 생활비를 위해 빌리는 분들이 많은데요. 대략 금액이 어느 정도인지 조사나 상담을 통해 들은 바는 어떻습니까?

◆ 한영섭> 한국은행 가계금융복지조사에 의하면, 20대의 경우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평균적으로 2,600만 원 정도 보유하고 있고요. 30대의 경우 대략 6,500만 원입니다. 굉장히 심각한 상태죠.

◇ 김우성> 얼마 전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라는 곳에서도 한 2,000명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더니, 20대가 금융에 대한 이해도, 금리나 이런 것에 대해 60대보다 몇% 이상 낮아서 꼴찌를 기록했다는 게 나왔는데요.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제2, 3금융권을 쓰는 것만으로도 신용도가 떨어지고, 은행 이용이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인데요. 그런 부분에 대해 교육을 하거나 도움을 줘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들거든요.

◆ 한영섭> 맞습니다. 사실 청년들을 상담해보면, 금융 부분에 취약한 점이 많아요. 워낙 금융 회사의 정보의 비대칭이라고 할까요, 금융 회사 상품도 굉장히 복잡하고, 상대적으로 청년들은 정보를 습득하기 어렵고, 문제는 청년 부채의 경우 청년들이 금융지식이 조금 부족해서라기보다 어떻게 보면 구조적 문제이잖아요. 소득이 적고 지출은 많아지고, 어쩔 수 없이 부채를 지는 경우가 있기에 이런 부분도 같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 김우성> 사실 지금 대학생이 신용카드를 만들려고 하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소득 증빙이 필요한데요. 이런 상황이라면 결국 안 좋은, 질 낮은 금융권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인데요. 현장에서 많은 상담도 받아보고 청년들의 어떤 경제적, 금융 부분 어려움을 접하실 텐데요.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문제점이나 패턴이 있나요?

◆ 한영섭> 대부분 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크게 있습니다. 우리가 미래를 그릴 수 없잖아요, 청년들이. 이 막연함이 재정 관리를 어렵게 만드는 측면이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문제가 해소될 수 있지만, 너무 문제를 크게 인식하다 보니까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고립되거나 악성화되는 점도 있습니다.

◇ 김우성> 신용 불량 문제, 어떻게 회생하고 변화하는 게 아니라 더 큰 공포감에 사로잡혀 해결이 안 되는 경우, 그래서 그런지 신용회복위원회 자료를 보니 워크아웃을 신청한, 개인이 나 빚 못 갚겠다고 신청한 20대가 한 해 대비 20% 늘어난다는 얘기도 나오거든요. 시작부터, 출발도 못 해 본 상태에서 불이익을 받고, 부담을 지는 건데요. 사회적으로 이 문제, 대안을 가지고 들여다봐야 하지 않나 싶은데요.

◆ 한영섭> 맞습니다. 학자금대출부터 시작해 청년들이 부채를 지게 되는데요. 이건 사실 우리나라 교육 철학과 맞닿아 있습니다. 우리가 대학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미래세대를 위해, 교육 복지라는 말을 쓰기도 하죠. 교육 복지를 대학까지 할 것인가, 이런 고민. 독일이나 스웨덴과 같은 나라는 대학은 저렴하거나, 그런 경우가 있죠. 국정운영 철학과 관련되어 있죠. 현재 발생되는 부채도 있고, 이 부분들을 조속하게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김우성> 지금 예를 들어주신 북유럽이나 선진국을 보면 학비는 무료인데 학생들이 생활비 대출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 정책적, 철학적으로 관대한 원칙을 세우고 있죠? 어떻습니까?

◆ 한영섭> 맞습니다. 우리나라도 든든학자금 같은 것을 시행하고 있지만, 최소한 교육은 국가가 시키겠다는 관점이 강한 거죠. 그러다 보니 대출을 해줄 때도 유연하게, 기간도 굉장히 길게, 이렇게 보통 되어있습니다.

◇ 김우성> 조금 더 숨통을 트이고, 학생들과 청년들은 시작하는 입장이기에 여유를 마련해주고 있는데요. 지금 비단 대학생 학자금 대출뿐만 아니라 많은 청년들이 생활에서 빚을 지지 않으면 어려운 구조를 지적해주셨습니다. 이런 청년들의 부채에 대해 조금 다른 시각으로 도움을 주자고 했더니 주류 학자들뿐만 아니라 관계자들은, 이미 갚은 사람에게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금융 원칙 상 이런 것을 허용해주면 안 된다, 이렇게 반대하는 입장이 다수입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한영섭> 그런 시각도 있기는 한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채무자, 돈을 빌린 사람에 대한 책임을 굉장히 강요하죠. 도덕적 해이와 같은 낙인을 찍기도 하는데요. 그런데 미국의 경우 오히려 더 개인 파산이나 회생 기간이 훨씬 짧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가 5년이라고 하면 미국은 3년, 이렇게 단축되어 있습니다. 금융의 논리로 보더라도 채무 문제 때문에 경제생활을 못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보면 손실일 수 있거든요. 경제생활을 조속히 할 수 있게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더 크게 보면 사회적 선인 거죠. 미국의 경우 파산이나 회생 제도가 생각보다 잘 되어 있습니다.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보다 채권자의 도덕적 해이도 같이 고민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죠.

◇ 김우성> 앞서 지금 현재 기준금리가 1.25%인데, 5% 고정 금리 학자금 대출 이자를 내고 있는 학생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도대체 빌려주는 사람들은 뭐하고 있나, 이런 생각 드셨을 겁니다. 세대적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거든요. 청소년, 청년, 장년, 노년 다 입장이 다르지 않습니까. 또 사회적 요구도 다른데요. 청년층을 상대로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상담도 하고 계신데, 이 분들을 들어보면 이러한 금융 원칙과 부채 관리 방안이 필요한데, 이런 것들 떠오르실 텐데요. 어떤 것들이 있나요?

◆ 한영섭> 돈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구체적인 경제 부담 해소를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했을 때,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이 뭔지 우선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청년들이 주변 관계망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들이 끊어져 있다 보면 어떤 금융위기가 왔을 때 혼자 끙끙 앓는 경우가 있어요. 사실 그렇게 하면 문제가 더 악성화되니까,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행위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서울시 금융복지 상담센터나, 저희 같은 센터도 있고요. 전국에도 그런 센터가 만들어지고 있어요. 그런 것을 통해 무료로 상담을 받거나, 이런 것도 필요합니다.

◇ 김우성> 사회적 인식 자체가 빚을 못 갚으면 개인에게 도덕적 부담,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데요. ‘괜찮아, 다시 일어설 수 있으니 같이 해결해 보자.’ 이런 시각이 필요하네요.

◆ 한영섭> 맞습니다. 정확하게 짚으셨습니다. 가난이 죄가 아니듯, 신용사회라고 하죠. 누구나 부채를 보유하고 있으니까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조금 품을 크게 생각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 김우성> 구조조정에 10조, 20조 돈이 오가는 것을 보면 청년들이 용기를 내서 나는 괜찮다는 생각을 해보면 좋겠고요. 지금 구조적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의 금융, 부채의 어려움, 근본적 문제는 사실 일자리, 내가 버는 돈, 학비의 적정성일 텐데요. 이런 부분은 잘 안 건드리고 있거든요. 여기에 있어서 원칙과 방향성,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제안해주신다면요?

◆ 한영섭>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학자금 대출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은 국가가 책임지는 형태로 가져가야 되지 않을까 싶고요. 두 번째는 기본적 의식주라고 할까요. 주거비나 생활비, 이런 기본적으로 누구에게나 필요한 자금들은 대출의 형태로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복지의 형태 등으로 해소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정부 기조 자체가 대출로 그런 것을 하다 보니, 거기에 매여있는 것을 풀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기회를 얻기 위해 대출을 얻는 것은 그럴 수도 있죠. 일반 시중 은행에서 대출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장치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생계에 있어서는 사회에서 혜택을 줄 수 있는, 일반 은행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이런 것들을 먼저 짚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한영섭>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한영섭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대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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