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현의 생생경제
  • 방송시간 : [월~금] 09:00~10:00
  • 진행 : 조태현 / PD: 김세령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한진해운 사태 준비 못한 정부, 결론이라도 빨리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9-08 17:58  | 조회 : 3374 
[생생인터뷰] 한진해운 사태 준비 못한 정부, 결론이라도 빨리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정영석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법학부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한진해운의 배들이 지금 항구에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표류한다는 말이 어울릴 것 같은데요. 물류 대란이 현실화 되면서 정부에 대한 책임론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나, 이런 비판도 함께 하고 있죠. 한진해운의 담보 제공을 조건으로 천억 원 긴급 자금 지원하겠다, 대체 선박 추가 투입하겠다고 얘기했지만 가시적으로 대책이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대책 해결이 되지 않는 상황이고요. 관계 장관 회의를 열고 있기는 하지만 핵심적 지원 대책에 대해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더욱이 정부와 채권단, 법원이 요청한 긴급 자금 지원까지 거부했습니다. 한진 사이 책임 공방만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관련 업체뿐만 아니라 물류 전체에도 큰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이 가장 심각한 문제인지, 시급한 문제는 무엇인지, 관련해서 정영석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법학부 교수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정영석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법학부 교수(이하 정영석)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지금 한진해운 살리기 부산 시민 비상대책위원회가 만들어졌고, 서울까지 와서 집회를 열고 있다고 하는데요. 분위기와 전체적 위기감, 아무래도 일반 국민들이 잘 모르실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 정영석> 특히 부산의 경우 해운 항만 중심이며 한진해운은 세계적 컨테이너 선사이기에 부산에 미치는 영향은 큽니다. 지역 해운 항만 업계 중심으로 불안감도 팽배하고 정부에 대한 불신도 커져 있습니다.

◇ 김우성> 전체적으로 체감하고 있는 상황은 더 심각하다고 설명해주셨는데요. 물류 대란이 벌어질 것을 설마 몰랐느냐, 대부분 생각하셨는데 지금은 거의 모르는 상태처럼 진행되고 있거든요. 담보 제공 조건으로 천억 원 긴급 자금 지원하겠다, 대체 선박이나 항공기 편수 늘리겠다고 하는데, 지금 이것이 대책이 될 수 있을까요?

◆ 정영석> 답답한 얘기죠. 사실 법정관리를 검토할 때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든 안 들어가게 되든 이에 따른 각각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아무런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았어요. 지금 정부가 내놓은 한진해운 담보 제공 조건도 이미 법정 관리 신청을 한 상태이기에 법원의 허가가 없으면 담보 제공이 불가능 하다는 거죠. 그렇게 되면 이것도 자금 지원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고요. 대체 선박이나 항공기 투입도 편수를 증편할 수는 있는데 현재 당장 문제가 되는 한진해운의 선적된 화물이 표류하는 일을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 대안이 전혀 나와 있지 않습니다.

◇ 김우성> 정부의 경우 항구 근처에 가 있는 한진해운의 배에서 다른 배로 해상에서 이적하거나 대체 항구로 옮기겠다고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이게 지금 긴급 자금이나 지원 대책과 맞물렸을 때 실효성이 있나요?

◆ 정영석> 일단 물리적으로 가능한 방법은 한진해운 선박이 압류가 되지 않는, 다른 대체 항구로 들어가 이것을 다른 선박으로 이적해 운송하는 방법밖에 없고요.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은 상당히 높아지겠죠. 그래서 방법은 되는데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 있는 그림을 못 그리고 있어요.

◇ 김우성> 천억 원의 긴급 자금, 그룹 차원에서도 물론 담보 제공이 있기는 하지만, 모으겠다, 이런 비용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나요?

◆ 정영석>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제가 볼 때 가장 큰 문제는 한진 해운이 기존 각 항구마다 항만 사용료, 하역료, 도선비 등을 외상 형태로 하고 있기에 채무가 굉장히 많이 발생되어 있어요. 이 선박이 들어가는 순간 각 채권자들이 채권 확보하기 위해 압류조치를 하기에, 현실적으로 당장 법원에서 1,700억 정도 추정한 것은 현금으로 당장 배가 입항해 화물 하역하는 비용을 추정한 것 같은데요. 그것으로 해결할 수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 김우성> 그간 외상이나 지급해야 할 비용까지 보면 어불성설이 되는 면도 있는데요. 정부와 채권단, 지금 과거에도 경제위기 때 우스갯소리로 법정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법원이 재계 서열 5위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는데요. 법원에서도 시급하게 자금 지원해야 한다고 했는데요, 정부와 채권단, 지금 팽팽하거든요. 한진 쪽도 마찬가지고요. 풀리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정영석> 각각 입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법원이 요청하는 것은 현재 선적된 화물을 급하게 처리하는 비용을 채권단이나 한진해운에서 부담하라는 얘기인데요. 이것도 채권단에서 봤을 때 나중에 청산 절차에 들어가면 채권 회수 불가하게 되며 청산 재산은 채권으로 묶여버리기에 결국 배임죄와 횡령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래서 그것을 판단하기 어렵게 되겠죠.

◇ 김우성> 이번 주에도 여러 가지 골든타임이라는 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자금 지원 집행 여부, 시기 이런 것들은 시간적 면이 중요한데, 물류 대란, 지금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한진 해운 해법을 찾아 나가기 위해 이번 주 내로 결정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런 방식, 시간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 정영석> 일단 배에 실려 있는 것을 처리하는 것은 시급한 문제인데요. 골든타임이라는 것이 있는지 지금 제가 잘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고요. 여기서 자금 지원이 한진해운을 정상화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 어떤 부분인지 구분되어야 합니다. 법원이 요청한 긴급 자금과 정상화 자금은 현재 실려 있는 화물을 처리하는데 소요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한진해운을 정상화 한다는 것은 기업을 정상화 시키는 것이기에 구분되어야 합니다. 당장 급한 것은 현재 실려 있는 화물을 어떻게 빨리 화주들에게 전달해주느냐, 이것이기에 이 부분에 대해 집중해 처리할 수 있는데요. 여러 가지 법률적 부분, 현실적으로 협상을 항구마다 채권자들과 협의하고 항만 당국과 협의를 해서 풀어야 하기에 생각처럼 쉽게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김우성> 말씀하신 것처럼 시급한 상황, 시급하게 해야 할 것들을 순서를 둬서 바라봐야 하는 데 그조차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룹 차원에서의 지원을 하게 되면 여신법상 배임죄 문제도 생기고 여러 가지 상황이 있기에 금융 당국의 통큰 결정. 이런 얘기도 돌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정영석> 그건 굉장히 어렵다고 보는데요. 왜냐면 근본적으로 우리가 금융 당국에서 통큰 결정을 한다는 것은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부족해 문제가 생겼을 때 유동성을 보충해서 회사가 정상화되고 당장 이익이 생기지 않더라도 손실을 보지 않아야 하는데요. 근본적으로 한진이나 해운 사태는 해운 호황기에 굉장히 비싼 용선료를 주고 장기 용선을 했기에 현재 매출이라고 할 수 있는 운임의 5배 이상의 용선료를 주고 있습니다. 원가가 5배 이상이 된다는 겁니다. 일단 살려놓는다고 하더라도 손실 구조가 지속적으로 발생되기에 여기에서 우리가 근본적으로 이 회사를 살렸을 때의 이익과 정리했을 때 이익을 객관적 기준을 가지고 판단해야 하기에 당장 이 위기를 몇 천억, 몇 조를 집어넣어 살린다고 해결 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 김우성> 해결책이 아니다, 지금 이렇게 딱 나오는 표현이 적합할 것 같은데요. 여러 상황들을 지적해주셨습니다. 법정 관리에 들어간 한진 해운 관련해서 어느 항구를 들어가든 채권자들이 와서 배를 압류할 수 있고, 여러 상황인데요. 사실 궁금증이 드는 것은, 정부와 금융 당국은 법정관리까지 진행되는 과정에서, 물론 한진 측도 의도적인 팽팽한 줄다리기를 했지만 미리 이런 부분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지 않습니까? 압류 금지에 대한 부분을 협의한다든가, 여러 가지 대체 운송 수단에 대한 부분도 합의를 해야 하는데 지금 이렇게 당장 상황이 터졌는데, 아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거든요.

◆ 정영석> 가장 큰 문제라고 봅니다. 정기선 운송은 해운에서도 특수한 구조를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들이 법정 관리를 들어간다, 안 들어간다, 해운 회사를 살리겠다, 아니면 정리하겠다고 결정할 때는 정부의 협업이 이뤄져야 합니다. 금융 당국에서는 금융 지원을 했을 때 이게 살 수 있을지, 아니면 어려울지, 판단을 해야 하고요. 해운과 관련된 정부 당국에서는 살린다고 했을 때 후속 조치를 어떻게 해서 빠르게 정상화할 것인지, 만약에 살릴 수 없어 정리한다면, 이 절차에 들어갔을 때 혼란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절차, 그다음 단계로 갔을 때 특정 기업이 아닌 한국 해운을 정상화 시킬 시나리오, 이런 각각의 단계별로 마련해야 하는데요. 제가 볼 때는 특히 법정관리와 관련해서는 이미 예상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법정관리에 대비한 해운과 관련해 시나리오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보이거든요. 이게 지금 나타난 문제에서 보면, 우선 법정관리 신청할 때 선박이 압류되지 않도록 각국 법원에다가 압류 금지 처분을 해야 하는데, 금지 명령을 내리기 위해서는 법정관리 신청 들어갈 때 같이 신청을 해야 하는데 그것을 전혀 하지 않았고요. 이런 것을 검토할 때는 한진해운이 속해있는 해운 동맹 선사들이 같은 항로를 운항하기에 한진해운에 화물이 최대한 실리지 않게 하여 대체해서 다른 선박으로 운송할 수 있도록 사전 물밑 협상이나 이런 대책을 가지고 있어야 했는데, 전혀 하지 않았다고 보이거든요.

◇ 김우성> 지금 어떻게 보면 한진 측에서는 이런 상황을 내다보고 의도적으로 발을 빼는 것 아니냐, 이런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한진에게 정부가 말려들었다는 표현도 나오는데요. 지금 상황을 보자면, 그런 의도도 의심해 볼 수 있지 않나요?

◆ 정영석> 가능성은 있죠. 우리를 살리지 않으면 이런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했을 가능성도 있는데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해양수산부라는 해운 전문 정부 기관이 있지 않습니까? 정부는 그런 것까지 예측해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시나리오를 마련했어야 하죠. 당연히 정리 대상에 있는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예상하고 있었어야 하는데요. 예상을 하지 못 했거나 하지 않았다는 것은 문제가 크다고 봅니다.

◇ 김우성> 해수부라는 해운 주무부처가 있는데도 기재부나 금융위를 중심으로 법정관리 절차가 진행될 때 대비가 안 되었다는 부분도 지금 문제 지적이 가능합니다. 지금 정부에서는 계속 어쨌든 한진 그룹, 한진 해운 측에서 책임져라, 조 회장 일가에서도 더 많은 돈을 내어 책임을 지라는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도 고개를 끄덕이는 분들도 있기는 하거든요. 이런 부분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정영석> 2008년 금융 위기가 오기 전까지만 해도 세계 역사상 유례가 없는 해운 호황기를 15년 이상 누렸거든요. 그런 기간을 지나고 해운 경기가 어려워졌는데, 단기간에 해운을 급속도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은 경영상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오너 일가에서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있다고 보고요. 단지 지금 기업 구조를 볼 때 한진 그룹에 속해있다고 하더라도 개별 법인에서 여기 손실을 감수하고 지원하라는 것은 상당히 무리가 있지 않나, 임원들이 그런 결정을 했을 때 배임죄 성립 여부도 있고요. 국가에서 만약에, 지금은 다른 쪽에서는 배임죄 성립 여부가 있기에, 금융 당국이 행정 명령이나 이런 것을 통해 기업이 지원하도록 해라고 하지만 그것도 역시 법정 근거가 없는 얘기이기에 현실성은 없다고 봅니다.

◇ 김우성> 지금 현실성 없는 대안을 계속 붙잡고 한진을 압박하는 것보다 빨리 대책을 세워야 하는 데요. 끝으로 지금 당장 복잡한 상황이지만 첫 단추부터 끼워보자면, 어떤 것을 가장 시급하게 신경 써야 할까요?

◆ 정영석>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선에서는 신뢰를 상실하면 경영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진 해운이 이런 상태에 들어가면 정기선 회사로서 당장 상당히 운영하기 어려워집니다. 회생 절차로 들어가든, 청산 절차로 들어가든, 이 절차를 빨리 진행해서 결론을 내줘야 한다는 겁니다. 당장 시급한 문제는, 현재 실린 수출입 화물이라든지 외국기업 화물들이 바다에서 표류하고 있기에 이것을 대체 선박을 투입하더라도, 지금 이런 방식이 아니고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선박을 용선하여 운송해준다든지, 이런 방식을 통해서라도 빠른 시일 내에 딜리버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요. 이게 안 되면 문제가 되는 것이죠.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들이, 각 화주들이 들어있는 보험이나 이런 것이 커버되는지 확인해야 하는데요. 지금 보험에서 보상이 되기 어려운 상황이기는 해요. 하지만 그 보상이 가능하다면 그것을 통해서라도 비용을 빠른 시간 내에 확보해 이런 조치를 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 김우성> 바다에 떠 있는 상태로 지속하는 것이 아니라 빨리 이 상황을 결정하고 종결짓는 것부터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정영석>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정영석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법학부 교수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