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현의 생생경제
  • 방송시간 : [월~금] 09:00~10:00
  • 진행 : 조태현 / PD: 김세령 / 작가: 강정연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우리은행 비싸게 팔려다 못팔면 더 손해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8-23 18:00  | 조회 : 3030 
[생생인터뷰] 우리은행 비싸게 팔려다 못팔면 더 손해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박상용 연세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전 공적자금관리위원장)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외환위기 때 정부에 인수되었던 우리은행, 4전 5기, 지난 네 차례 매각 실패 끝에 이번에는 조금 더 잘게 쪼개어 파는 방식으로 민영화가 추진됩니다. 잘게 쪼개면 가격이 낮아지는 만큼 사겠다는 회사를 찾기 쉬울 것이라는 건데요. 그러한 전망들도 조금씩 나오고 있기는 합니다. 이번 방안에 대해 시장은 대체적으로 민영화에 대한 현실적 방안이다, 드디어 시장의 요구에 입맛을 맞췄다는 얘기가 나오는 반면 또 매각에 집착하고 쪼개다 보면 평가가 낮아지는 것 아니냐, 가격이 낮아지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내놓은 지분이 매각되더라도 여전히 정부가 최대 주주이기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6년간 매각에 실패한 우리은행,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까요? 지난해까지 우리은행 민영화를 추진해 온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 위원장을 역임하셨던 박상용 연세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박상용 연세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이하 박상용)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우리은행은 민영화하는 것이 원칙상 맞는 얘기인데요. 2010년부터 시도를 했는데 계속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간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간략하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 박상용> 우리은행은 잘 아시다시피 97년 외환위기 맞이하면서 대기업들이 부실해지니까 대부분 시중 은행들도 같이 부실해지고, 다른 시중 은행들은 여기저기 인수가 되었는데 그 당시 한일 은행과 상업 은행만 인수시키지 않고 두 은행을 합병해서 한빛 은행으로 만들고 한빛 은행에 경남, 광주, 평화 은행 등 부실한 금융 기관들을 모아서 우리금융지주라는 지주회사 산하에 넣었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투입한 공적 자금이 한 12조, 이렇게 대규모 자금이 들어갔는데요. 이것을 2010년부터 매각을 추진했는데 지난 몇 차례 매각을 시도했을 때 전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통째로 매각하는 식으로 했습니다. 2010, 2011, 2012년에 우리금융지주 자체를 통째로 매각하려다가 실패했고요. 2014년에는 네 번째로 추진을 했는데, 이때 2013년 공자위 결정에 의해서 우리금융지주 전체를 통으로 파려니 규모가 너무 커서 우리은행과 지방 은행, 증권 계열사로 분리해서 매각하면 규모가 작아지니까 매각이 수월하지 않겠나, 그래서 분리 매각으로 방향 전환을 했습니다. 2013년 말, 경남은행, 광주 은행 매각을 했고, 증권 회사와 계열사들도 부분 성공을 했는데, 은행 자체를 통으로 매각하려다 보니 아무리 금융 지주 회사를 여러 조각으로 분리를 했지만 우리은행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2014년에도 결국 경영권 지분 매각하려고 하려다 실패하고, 일부 소수 지분만 매각했습니다. 작년에 공자위에서 결정해서 또 한 번 큰 방향 전환을 했는데요. 1차로 2013년에 우리금융지주 자체를 쪼개서 팔기로 한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은행도 통째로 팔려고 하니까 안 된다, 그래서 경영권 지분을 프리미엄 받고 파는 것이 사실상 어려우니, 4~10%씩 쪼개서 과점 주주들에게 분할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 전환을 했고요. 그리고 실제 과점 주주들에게 분할해서 매각하는 실행을 이번에 최초로 추진하는 그런 단계에 와있습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과정, 배경까지 잘 설명해 주셨습니다. 사실 그간 30% 정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통 매각을 계속 고집하다가 바꾼 것은 역시 시장의 사정 때문인데 그 전에는 왜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매각을 추진해왔는지 알 수 있을까요?

◆ 박상용> 아무래도 경영권 지분 30% 이상을 팔면 경영권에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에 시장에 형성된 시가 보다 20~30% 더 높은 값에 팔 수 있기에 공적 자금 회수를 더 많이 하자는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확실한 투자자에게 경영권을 매각해야 매각 후에도 소유 경영의 안정성이 담보될 수 있기에 그래서 가급적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계속 유지해왔습니다.

◇ 김우성> 이 공적 자금 회수 극대화가 민영화 3원칙 중에서도 중요한 부분이고요. 당연히 투입된 금액에 대해서는 정당하게 받아야 하는데, 사실상 지금 공적자금관리 위원회에서는 예금보험공사 지분을 쪼개서 매각하는 방안을 내놨습니다. 이렇게 의사를 확인한 구매자도 꽤 있다고 알려지고 있는데요. 쪼개서 할 경우 방금 설명해주신 경영권 프리미엄은 없기에 시가 이상 받기는 어렵고, 말 그대로 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서 가격을 높게 받기는 어렵다, 이런 제약이 있지는 않을까요?

◆ 박상용> 당연히 그렇습니다. 경영권 쪼개서 파는 것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파는 것은 아니기에 경영권 지분 30~40%를 통으로 한 투자자에게 파는 것에 비해서 값이 낮을 수밖에 없겠죠. 그렇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고 팔겠다고 시도하다가 실패하고 또 실패하고 시간이 지연되니까 그동안 공적자금 투입한 것은 그냥 하늘에서 돈이 떨어져서 투입한 것이 아니고, 예금보험공사에서 채권을 발행해서 자금을 투입한 것이기에 그 자금이 회수될 때까지 예금보험공사가 채권에 대해 이자 부담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조금 더 비싸게 팔려고 하려다가 팔지 못하고 시간이 많이 지연되면 그 자체가 공적자금회수에서,

◇ 김우성> 이자비용까지 나가니까요.

◆ 박상용> 그렇죠. 외형적으로 규모를 키워서 값을 비싸게 받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신속하게 매각하는 것이 결국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서 도움이 된다는 논리가 굉장히 중요하기에 우선순위 면에서 방향 전환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우성> 우리은행의 실적도 많이 호조세를 보이고요. 아직 정부가 기대할 만큼의 수준은 아니지만 3개월 동안 수요 조사도 했고요. 이런 방식에 대해 투자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2017년에 새로운 CEO가 선임되어서 운영되어야 할 텐데, 어떻게 보십니까, 연내 계획대로 잘 추진될까요?

◆ 박상용> 제가 직접 업무를 관장하지 않기에 자세한 이야기는 잘 모르지만, 이미 한 4~8% 정도 지분 인수를 희망하는 투자자들 숫자가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실제 2차 단계까지 두 달 반, 석 달 정도 시간이 있을 텐데요. 이 기간 동안 국제금융시장에 큰 요동을 치는 위기적 상황이 오거나, 국내 경제에 위기적 상황이 오거나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이번 추진하는 것이 한 30% 내외 얘기하는 것이기에 이번에는 성공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지 않나 생각합니다.

◇ 김우성> 특별한 대외변수가 없다면, 지금과 같은 방식이면,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보셨는데요. 정부가 그래도 여전히 20% 가까운 지분을 가진 최대 주주인 상황이거든요. 사실 금융권, 시중 은행에 대해서도 정부의 입김, 당국의 압력, 이런 것도 지적된 부분인데요. 이런 상황은 어떻게 장애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박상용>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요. 우선 우리은행에 대해서 어떤 공식적으로 공적 통제가 이뤄지는 채널은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이기에 예금보험공사가 우리은행과 이른바 경영에 대한 여러 가지 MOU라는 약정을 맺어서 거기에 따라 은행 경영을 통제하는데요. 이번에 30% 매각하면 그래도 상당한 지분을 예금보험공사가 보유를 하지만, 그 MOU를 즉시 해제한다고 어제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예금보험공사의 공적 통제의 줄 자체가 끊어지는 것이고요. 그 다음에 그 공식적인 경영의 개입이 아니더라도 다른 채널을 통해서 개입하는 일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번 과점 주주로 입찰에 성공해서 주주가 되는 투자자들에게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터주고 그 이사회에 참여하는 과점 주주들이 다음 행장까지 실질적으로 선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기에, 사실 대단한 의지의 표현을 한 겁니다.

◇ 김우성> 지금 이사회 구성에 대한 부분만 보아도 예보가 굉장히 민간에 경영을 넘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고 설명해주셨는데요. 보니까 여러 해외 자본들도 참여한다고 되어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딱히 우려할 부분은 없을까요?

◆ 박상용> 외국 자본이라는 것은 항상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봐야 하지만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봐야 하지 않습니까, 이런 대형 시중 은행, 시중 은행이라는 것은 우리 경제의 지배적 측면에서 보면 최상위에 있는 회사거든요. 그래서 이러한 경제에서 지배력을 행사하는 대형 시중은행을 이미 재벌에게 경제력이 집중되어 있는데 재벌이 통제하게 해서는 안 되고, 외국 자본이 이것을 통제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가 굉장히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 팽배했고요. 그래서 외국 자본이 이 은행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어렵다고 모든 국민들이 공감하기에 외국 자본에 이것을 넘기는 것은 굉장히 어려울 겁니다. 그렇지만 4~8% 정도 지분에 참여하는 거라면, 외국 자본이 30%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에 그런 경우는 일어나지 않도록 세밀하게 조심을 해야겠죠. 전체 매각의 반 정도를 외국 투자자들이 가져간다, 그런 정도는 수용할 수 있는 정도라고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절대 지분은 문제가 있지만 소수 지분이나 반 정도라면 그런 정도는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공적 자금 회수와 금융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위해서도 민영화에 대한 시급성은 대부분 학자들이 주장하는데요. 끝으로 민영화 빨리 추진해야 할 상황이나 근거에 대해서 확인 말씀 부탁드립니다.

◆ 박상용> 지금 잘 아시다시피 우리 경제는 대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지 않습니까. 과거의 경제 모델이나 패턴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죠. 수출중심 국가였는데 수출도 지금 계속 감소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경제 체질이 대대적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경제 체질이 바뀔 때 선도해야 하는 입장에 있는 조직은 당연히 자금줄을 쥐고 있는 금융회사들이고, 그중에서도 은행 아니겠습니까. 은행이 정상적으로 시장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탈바꿈을 해야 하는데요. 정부 통제 하에 있는 우리은행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하루빨리 민영화가 되어야 우리 실물 경제가 올바르게 가도록 견인하는 역할을 우리은행이 좀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학자들이 생각하고 있고요. 그렇게 하기 위해 민영화는 조속히 추진되어야 한다는 방향에 대해서도 학계에서 상당히 많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 김우성> 시장에서의 정상적인 기능, 이런 말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셨을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박상용>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박상용 연세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radio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목록
  • 이시간 편성정보
  • 편성표보기
말벗서비스

YTN

앱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