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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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 가수 강원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8-18 11:59  | 조회 : 5185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6 8월 18일(목요일)
□ 출연자 : 가수 강원래


감성 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 이익선 DJ(이하 이익선): 매주 목요일에 우리 안에 숨은 감성을 찾는 시간, 감성 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당신의 전성기 오늘을 하면서 가장 많은 신청을 받은 곡이 바로 클론의 “쿵따리 샤바라”인 것 같은데요. 이 노래가 주는 기운, 에너지 때문에 이 노래가 여전히 사랑받습니다. 정말 이 노래 가사처럼 사는 분이죠. 노래의 주인공, 가수 강원래 씨 모셨습니다.

◆ 가수 강원래(이하 강원래): 안녕하세요. 가수 강원래입니다.

◇ 이익선: 조금 전까지 피곤하다고 하셨는데, 인사하시면서 힘이 넘치시네요. (웃음)

◆ 강원래: 아,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동네 되게 오랜만이에요.

◇ 이익선: 그래요? YTN 사옥 이전하고 처음 아니세요?

◆ 강원래: YTN 라디오는 처음인 것 같아요. 이 동네가 좀 북적북적하고, 방송국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인데, 여기 오니까 기분이 되게 좋네요.

◇ 이익선: 그렇죠. 생기가 있어요. 어떻게 지내셨어요?

◆ 강원래: 저는 항상 잘 지내죠. 라디오 프로그램, 낮에 하나 맡아서 하고 있고요. 그 라디오 프로그램도 한 10년 넘었어요. 그리고 학교에서 공부도 하고 있고요. 학원에서 아이들도 가르치고 있고, 뭐 굉장히 바쁘게 지내죠.

◇ 이익선: 아, 그래서 피곤하셨군요. 이해가 됐어요. (웃음)

◆ 강원래: 피곤은 날씨가 좀 흐리면 좀 그런 거 있잖아요. 어르신들이 빨래 걷어라, 비올 것 같다, 거기에 한 100배 정도 예민함, 그런 게 있어요.

◇ 이익선: 맞아요. 그런데 아들이랑 놀아주느라 피곤한 건 아니에요?

◆ 강원래: 아, 그렇게 피곤한 거면 평생 피곤해도 행복할 거 같아요.

◇ 이익선: 와, 사실 많은 엄마, 아빠들이 애 보는 게 제일 힘들다고 하잖아요.

◆ 강원래: 글쎄요. 그게 힘든 건지, 안 힘든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재밌어요. 그리고 제 아내가 좀 힘들 것 같은데, 제 아내도 항상 신나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렇게 보면 참 신나는 것 같아요.

◇ 이익선: 아드님 이름이 외자잖아요. 선, 선이가 3살 정도?

◆ 강원래: 그렇죠. 한국 나이로는 3살 되었고, 개월 수로는 27개월? 6월생이니까요.

◇ 이익선: 저 생일도 알아요. 6월 11일.

◆ 강원래: 어, 어떻게 알아요?

◇ 이익선: 기사로 봤죠. (웃음) 이때가 제일 예쁘잖아요. 걷다가 속도가 붙으면 쿵 넘어지고, 이럴 때 아니에요?

◆ 강원래: 그런데 아이 넘어지는 거 보면서 저도 많은 걸, 어려운 생각 하면 안 되는데 너무 깊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아이가 태어나서 계속 넘어지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이렇게 휠체어 타고 익숙지 않은 게 저 아이의 걸음마하고도 비슷하겠구나, 아이가 하루에도 열 몇 번을 넘어져요. 그러니까 제대로 걷기까지 천 번 가까이 넘어진다고 해요. 그러니까 저도 휠체어 타고 넘어질 때 힘들어 할 필요 없이, ‘아, 이게 걸음마 단계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되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 이익선: 와, 아이에게서 배운다고 하잖아요.

◆ 강원래: 이상한 생각에 너무 깊이 빠져드는 것 같지만, 그런 생각도 하면서, 참 아이가 예쁜 것 같아요.

◇ 이익선: 지금 선이 이야기를 하니까 또 완전 웃으시는 표정이 되시네요. 그런데 사진 보니까 진짜 국화빵이에요. 어쩜 그래요?

◆ 강원래: 그런데 닮기는 닮았는데, 이게 칭찬인지 조금 애매하게 들리는 게, “아, 선이가 아빠를 닮았네요. 왜 이렇게 예쁘죠?” 이러시는데, 나를 닮으면 예쁠 수가 없는데, 이게 은근히 기분 나쁘지만 기분 좋은 칭찬입니다.

◇ 이익선: 그러니까요.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엄마는 좀 서운하겠어요. 엄마가 얼마나 미인이에요. 그런데 엄마 얼굴은 아직 별로 안 나타나는 것 같아요.

◆ 강원래: 인상 쓸 때는 제 아내를 닮았고, 웃을 때는 절 닮았고, 그런 것 같습니다.

◇ 이익선: 그렇군요. 제2의 전성기라고 할 정도로 바쁘시잖아요. 그런데 10여년 만에 래퍼로 녹음을 하셨어요?

◆ 강원래: 10여년만은 아니고요. 랩 피처링을 최근에 한 번 했었는데, 자전거 탄 풍경의 멤버이신 강인봉 씨가 느닷없이 랩 좀 해줄 수 없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무슨 실력이 된다고.. 못 해요.’ 이랬더니 ‘그냥 하면 돼.’ 해서 한 건데요. 랩 피처링은 21년 만이에요. 95년도에 이브의 경고 이후로 처음 한 거예요.

◇ 이익선: 아, 그래요?

◆ 강원래: 네, 한 4~5년 전에 쿵따리 샤바라로 아이유와 함께 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는 그냥 내레이션이라고 하나요? 그냥 자연스럽게 했는데요. 이번에는 랩으로..

◇ 이익선: 노래 제목이 뭐예요?

◆ 강원래: ‘오랜만에 뭉쳐보자’... 제목이 맞나 모르겠네요. 자전거 탄 풍경의 신곡입니다. 레게풍이고, 아주 시원한 노래인데, 그 노래에 제가 랩 피처링을 했죠.

◇ 이익선: (웃음) 그렇군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저희 방송에서 들어보겠습니다.

◆ 강원래: 네, 아주 시원하고 좋습니다.

◇ 이익선: 네, 영화감독으로도 변신을 하세요?

◆ 강원래: 감독까지는 아니고요. 한 장애인 단체에서 축하 영상을 보내달라고, 주변에 유명한 연예인들 있으면, 예를 들어서 ‘000 축하합니다. 이번 영화제 잘 되세요.’ 뭐 이런 거 있잖아요. 그런 걸 좀 찍어달라고 하길래 작년에 찍어 드렸는데, 올해 또 부탁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뭘 자꾸 똑같은 걸 그러냐고 그랬더니 ‘그러면 축하영상 말고 영화를 좀 찍어주실래요?’ 이러는 거예요. ‘내가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했는데, 한 5분 분량이면 된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5분 분량이면 할 수 있겠다, 요즘은 휴대폰으로도 동영상 많이 찍으니까요. 그렇게 시작했는데, 5분짜리가 30분짜리가 되어가지고, 굉장히 스토리도 길어졌는데요. 시나리오도 제가 쓰고, 연출도 하고, 촬영, 편집도 거의.. 촬영하고 편집은 도와주는 분들이 있지만 연출하고 시나리오는 제가 다 했죠.

◇ 이익선: 와, 그야말로 단편 독립영화 한 편 만드셨네요?

◆ 강원래: 그렇게 되었어요. (웃음) 하다보니까 그렇게 되었는데요.

◇ 이익선: 영화제 출품하시는 거 아니에요?

◆ 강원래: 그래서 강릉장애인인권영화제에 출품도 하고요. 상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제 이야기를, 제 경험, 실화거든요. 제 경험에서 있었던 일들을 여러분께 전해드리고 싶어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 장애인이 가지고 있는 피해의식, 그런 주제를 엘리베이터에서 벌어지는 일들로 세 가지 에피소드로 써봤습니다.

◇ 이익선: 듣기만 해도 재밌을 것 같아요. 이거 어떻게 볼 수 있어요? 나중에 유투브 같은 곳에도 올라오나요?

◆ 강원래: 그런 동영상 사이트에 올릴 수도 있고요. 일단 다양한 영화제에 계속 참여할 겁니다. 그리고 힘이 된다면 공중파 독립영화관이라든가, 이런 곳에 한 번쯤 상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일단은 수익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라 제 이야기를 전해드리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나 다 볼 수 있도록 할 겁니다.

◇ 이익선: 와, 기대 됩니다. 여는 말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문화장애인으로 구성된 극단 쿵따리유랑단 결성해서 콘서트 연출가로도 활동하고, 진짜 피곤하시겠어요. (웃음) 그런데 이렇게 끊임없이 활동할 수 있는 에너지, 그 원동력은 뭐예요?

◆ 강원래: 하고 싶은 일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통사고 나서 중환자실에 있을 때 굉장히 후회됐던 것 중에 하나가, 왜 ‘버킷리스트’라는 영화도 있잖아요. 내가 하고 싶은 걸 못하고 그냥 죽나? 왜 자꾸 미뤘을까? ‘내일 하면 되지. 내년에 하자. 다음에 하자.’ 매번 그러잖아요. ‘야, 우리 다음에 한 잔 하자?’ 다음이 어디 있어요. 지금 하지 않으면 할 시간이 없다는 걸 깨닫게 된 거죠. 그래서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을 자꾸 하려고 노력하는 거예요. 못해도 상관이 없더라고요. 잘 할 필요가 뭐가 있어요. 내가 하고 싶었던 건데,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만 그래도 이 세상을 떠날 때 ‘아, 할 거 다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 같아서요.

◇ 이익선: 그렇군요. 갑자기 깊이 반성됩니다.

◆ 강원래: 반성까지 하실 건 없고요. (웃음)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지, 누가 하라고 해서 한다기 보다는, 하고 싶어서 하니까 더 힘이 나요. 하루하루가 신이 나고, 내일 할 일, 모래 할 일, 막 계획이 세워지고요. 그런데 할 일이 없고 뭔가 열정이 없으면 그냥 한숨만 쉴 것 같아서 계속 자꾸 도전을 하는 거죠.

◇ 이익선: 맞습니다. 4991님, “원래 형은 긍정적인 마인드가 보기 좋아요. 항상 송이 누님한테 잘 해주셔야 돼요. 파이팅입니다!” 잘 해주세요?

◆ 강원래: 오늘 안 깨웠어요. 혼자 준비 다 하고, 혼자 짐 싸고, 밥 챙기고, 음료 챙겨서 나오는 길에, 여기 피디님께서 전화 주셔가지고 받지도 못하고 급하게 나왔는데요. 제 아내는... 지금 몇 시죠? 아, 지금쯤 일어났겠네요. 열시 반이면 일어나는 시간이거든요. 조용히 나왔습니다.

◇ 이익선: 잘 해주시네요. (웃음) 0310님, “모두에게 힘과 에너지를 주시는 강원래 씨, 몸은 좀 불편해지셨다고 해도 그 기운은 그대로예요”

◆ 강원래: 네, 뭐, 원래가 원래죠. (웃음)

◇ 이익선: 와, 진짜요. 이름 본명이시죠?

◆ 강원래: 네, 으뜸 원 자에 올 래 자, 제일 먼저 온다는 뜻입니다.

◇ 이익선: 그렇군요. 3220님, “사고 전 후 가장 달라진 게 뭔지 궁금해요. 너무 많이 받는 질문이시겠지만요.”

◆ 강원래: 달리진 점은 위에서 보다가 밑에서 보게 된 거죠. 시선이 달라진 거죠. 그래서, 글쎄요. 이것도 건방진 이야기로 들릴 수 있겠습니다만, 저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는 거. 저는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를 타고 살아야 하지만, 그래도 더 힘든 사람을 보면서 느낀 게, 볼 수도 있고, 들을 수 있고, 말 할 수 있고, 저 혼자서 여기까지 올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서울이 어디 있는지, 경상도가 어디 있는지, 제주도가 어디 있는지 안다는 거죠. 그런데 저보다 더 힘들게, 어렸을 때부터 장애를 가지고 살았던 친구들 중에는 잠실대교가 어디인지, YTN이 뭔지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그래도 저는 다행히도 중도장애인이기 때문에 그래도 세상을 사는 방법을 좀 알고 나서 다쳤다는 게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 이익선: 그렇군요. 8989님, “반갑습니다. 인간승리를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조심하시고, 응원합니다. 사랑합니다.”

◆ 강원래: 번호가 8989예요? 번호 좋네요. (웃음)

◇ 이익선: (웃음) 0374님, “언젠가 TV에서 뵈었는데, 부모님이 손자 때문에 엄청 행복해하시더라고요. 큰 효도 하셨어요.”

◆ 강원래: 제가 여태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큰 효도가 아이를 낳은 것, 어떻게 보면 효도뿐만 아니라 애국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제 나이 마흔 다섯이었고, 제 아내 나이 마흔 셋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혹시라도 지금 노산이라고 걱정하시는 분 있으시면 걱정 마시고 나으시면, 아이 키우는 이 행복은 진짜 다른 세상입니다. 너무 행복합니다.

◇ 이익선: 맞습니다. 아이 하나 낳으셨죠?

◆ 강원래: 네, 하나 더 준비를 하려고 하는데, 제 아내가 그렇게 선뜻선뜻 하지 않네요.

◇ 이익선: (웃음)

◆ 강원래: 아니, 선이가 군대 갈 나이 되면 저 70 정도 돼요. 그럼 외로울 거 아니에요. 그래서 하나 더 노력을 해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아내가 좀...

◇ 이익선: 안 도와주세요?

◆ 강원래: 도와줬으면 좋겠습니다. 말을 못 꺼내요. 무서워서.

◇ 이익선: (웃음) 그런데 이제 백세시대이기 때문에, 70대 쯤에 군대 갈 아들 두면 그 이후가 신날 것 같기는 해요.

◆ 강원래: 그렇죠.

◇ 이익선: 사람들이 극복과 희망의 아이콘이라고 부르잖아요?

◆ 강원래: 그런데 극복이라는 단어는 물론 응원의 메시지로, 힘내라는 의미로, 긍정적으로 저는 받아들이지만요. 장애를 가지신 분에게 극복이라는 단어는 좀 삼가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 이익선: 아, 그래요?

◆ 강원래: 그러니까 ‘장애인이시라고요? 장애, 잘 극복하세요.’ 이 말이 예를 들어 ‘아, 한국인이세요? 한국인임을 잘 극복하세요.’ 어떻게 보면 이렇게 장애인임을 더 깎아 내리는 것일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제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 재활과정 중에 네 가지를 거친대요. 맨 처음에는 부정, ‘아니야, 나는 장애인이 아니야. 나는 나을 거야.’ 그 다음에는 분노, ‘진짜 내가 못 걷나?’ 이러면서 화가 나고요. 그 다음에 좌절, 그 다음에 수용이라는 과정이 있어요. 부정, 분노, 좌절, 극복이 아니라 수용. 그러니까 내 자신을 인정하고, ‘그래, 뭐 장애인이면 어때? 나는 내 나름대로 개성이야.’ 또 다른 개성이고 또 다른 멋인 거지, 내가 이걸 숨겨야 하고, 이겨내야 하고, 이런 느낌은 아닌 거 같아요. 그래서 그렇게 배우다보니까 극복이라는 단어보다는 수용이라는 단어가 더 괜찮겠구나.

◇ 이익선: 정말 공감합니다.

◆ 강원래: 예를 들어 못 생긴 걸 극복하라고 하면 그게 더 상처를 주는 이야기 아닌가..

◇ 이익선: 그렇죠.

◆ 강원래: 그래서 ‘넌 장애인이 아니야.’ 이런 이야기도 간혹 하시는 분도 있으신데요. 이게 비교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흑인한테 ‘네가 무슨 흑인이야? 넌 백인이야?’ 하지만 거울 보면 나는 진짜 흑인이거든요. 제 지갑에도 지체장애1급 장애인증이 있단 말이에요. 국가에서 인정한 장애인데 ‘장애인이 아니다.’ ‘극복해라.’ 이런 건 물론 응원의 의미셨겠지만 조금은 더 무시하는 느낌도 약간 받는 분들이 계세요.

◇ 이익선: 그렇죠. 아마도 그건 외형적인 부분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그 상황을 이겨내고 수용의 단계에 이른, 그 마음을 칭하시는 거겠죠.

◆ 강원래: 네, 그런 말씀 조금은 더 조심해서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이익선: 맞습니다. 2692님이 강원래로 삼행시를 지어주셨어요. 운을 띄워주시죠.

◆ 강원래: 강

◇ 이익선: “강한 정신으로 꿈을 이뤄나가는”

◆ 강원래: 원

◇ 이익선: “원숙한 말솜씨로 긍정적인 감성을 깨우신”

◆ 강원래: 래

◇ 이익선: “내일을 향한 힘찬 꿈, 행복하게 이루세요.”

◆ 강원래: 와, 고맙습니다.

◇ 이익선: 1775님, “긍정 마인드 항상 배우고 싶어요. 열심히 살아가시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습니다.” 4210님, “가족 말고 강원래 씨에게 가장 힘이 된 사람은 누구인가요?”

◆ 강원래: 제 주변에 있는 장애인들이죠. 그런 느낌 있잖아요. 외국 여행 갔을 때 한국 사람 만난 느낌. 왠지 모르게 내 힘든 마음을 조금은 이해해줄 것 같고요. 예전에 한 번은 휠체어 탄 장애인을 만났는데, 그때 제가 장갑을 끼고 있었어요. 휠체어 타는 게 손이 아파가지고요. 그런데 장갑을 벗고 악수를 하는데 그 분 손에 굳은살이 너무 많이 배어 있는 거예요. 그때 딱 반성을 했죠. 이렇게 힘들게 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있는데 내가 왜 이렇게 게으를까? 건방져졌을까? 그래서 장갑을 벗고 더 열심히 휠체어를 밀게 되었는데요. 그런 분들 만나면서 힘이 되었던 것 같아요.

◇ 이익선: 그렇군요. 뭐 사람에게 닥친 시련과 고난의 크기를 젤 수는 없지만 각자에게는 가장 큰 거니까요. 하지만 정말 큰 시련을 겪으시고 일어서신 건데요. 다시 힘 낼 수 있었던 결정적인 한 방이 있었습니까?

◆ 강원래: 글쎄요. 그냥...

◇ 이익선: 어느 날 갑자기 거울을 보다가 수염을 깎자?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의사 분들이, 환자가 거울을 보는 순간이 일어나겠다는 의지의 순간이라고 하더라고요.

◆ 강원래: 그런데 저도 글을 많이 쓰고, 혼자 있는 시간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래서 사회적으로 부정, 분노, 좌절, 굉장히 왔다 갔다 하면서 세상을 향해서 욕도 하고, 화도 내고, 짜증도 내고, 투정도 부리고,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지치더라고요. 다시 친구도 만나고 싶고, 어떻게 보면 결정적 한 방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말 있죠. 시간이 약이다. 그리고 나를 좀 바꾸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누가 그랬죠.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데 자기를 바꾸려고는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뀌겠다는 생각에, 나도 바뀌자, 긍정적인 마음을 갖자고 생각하는데요. 지금도 가끔은 부정, 분노, 왔다 갔다 할 때가 있어요.

◇ 이익선: 그러시군요. 참 솔직하세요. 2737님이 앞서 그 극복이라는 단어가 잘못 들릴 수 있다는 부분을 지적하셨더니 딱 공감하세요. “맞아요. 정말 생각지 못한 말을 해주셨어요.”

◆ 강원래: 네, ‘힘내세요’ 하는 응원도 좋지만, 만나면 ‘잘 생겼네요.’ 이런 칭찬이 훨씬 더 기분 좋으니까요. ‘힘든데 어떻게 사세요?’ 이런 것보다는 ‘오늘따라 굉장히 잘 생겼네요.’ 이런 칭찬이 더 기분 좋습니다.

◇ 이익선: 원래 사춘기 때부터 좀 긍정적이셨어요?

◆ 강원래: 그렇지는 않은데요.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은 그랬던 것 같아요. 항상 웃으면서, 그래서 이런 이야기가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왔을 때 이런 이야기 많이 해요. ‘야, 준엽이가 사고 난 거 보단 네가 사고 나서 다행이다. 너는 견딜 수 있어’ 이게 칭찬인지, 욕인지..

◇ 이익선: 그렇군요. 시간이 이렇게 빠를 수 있나요? 많은 이야기 하고 싶은데, 이거 질문해 달래요. ‘강원래 씨도 부부싸움 하세요?’

◆ 강원래: 그럼요. 이제 부부싸움이 일방적이죠. 제 아내가 뭐라고 하면 저는 아무 말 못하고 깨갱. 서열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일단 우리 집 서열 1위가 제 아내, 그 다음이 선이, 그리고 택배 아저씨?

◇ 이익선: (웃음)

◆ 강원래: 많아요. 그 제일 밑이 제예요. 제 아내가 ‘선이 자니까 조용히 해.’ 하면 저는 숨도 못 쉬어요. 부부싸움 많이 하지만 그래도 거의 일방적으로 제가 지는 편인데요. 그런데 뭐 사실 지는 게 이기는 거죠.

◇ 이익선: 지금 이 미소를 보셔야 하는데요. 저만 혼자 보는 게 아깝습니다. 3210님, “클론 신곡은 언제쯤 들을 수 있어요? 휠체어 댄스는 제가 본 것 중에 최고였습니다.”

◆ 강원래: 고맙습니다. 구준엽 씨가 요즘 DJ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고, 저도 나름대로 강선의 아버지로 활동하고 있지만, 언젠가 또 다시 뭉칠 것 같아요. 이 친구와 저는 친구니까, 해체는 없고 계속 함께 갈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신나는 노래로 여러분과 만나 뵙기를 저도 기대합니다.

◇ 이익선: 네, 꼭 만나게 될 것 같아요. 강원래 씨의 전성기는 언제였습니까?

◆ 강원래: 제 전성기요? 아직 안 온 것 같아요. 제가 최근에 영화를 찍고 있고,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공부할 게 더 많은 것 같고, 그래서 한 60대 쯤에는 제대로 된 걸작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아직까진 준비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익선: 그 다음 질문이 앞으로의 계획인데요.

◆ 강원래: 앞으로의 계획은, 그냥 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재밌게, 신나게 사는 게 제 꿈이고요. 앞으로 가장 큰 계획은 신나게, 재밌게 살았던 강원래라는 사람이 있었다. 휠체어 타고도 재밌게 살았다. 이런 모습 꼭 보여드리고 싶어요.

◇ 이익선: 네, 이 방송 들으면 강릉 내려가신다면서요?

◆ 강원래: 일단 여주에 들렀다가요. 국군 교도소 가서 제소자들과 이야기 좀 나누고, 그리고 강릉 가서 편집도 좀 하고, 아직 할 일이 많습니다.

◇ 이익선: 동선이 긴데 잘 다녀오시고요. 오늘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성 토크쇼 청춘을 깨워라, 가수 강원래 씨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강원래: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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