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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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화병이야 “여자 나이 오십, 봄은 끝나지 않았다” - 박경희 작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8-16 11:36  | 조회 : 6718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6년 8월 16일(화요일)
□ 출연자 : 박경희 작가


문제는 화병이야 “여자 나이 오십...”


◇ 이익선 DJ(이하 이익선): 매주 화요일마다 우리 안의 화를 풀어드립니다. 내 안의 병을 치유하는 관계회복을 위한 프로젝트, 문제는 화병이야, 오늘은 좀 특별한 시간이에요. 내 안에 화가 늘어나는 시기, 바로 중년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고요. 예전에는 중년이라고 하면 40대 이후를 말했는데, 100세 시대인 요즘은 50대 이후를 중년이라고 하던데요. 100세를 산다고 해도 인생의 절반을 산 50, 우리에게 50은 어떤 의미일까요? ‘여자 나이 오십, 봄은 끝나지 않았다’의 저자, 박경희 작가와 함께 50 이후 우리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작가님 어서 오세요.

◆ 박경희 작가(이하 박경희): 네, 안녕하세요.

◇ 이익선: 지금 숏 컷을 하셨는데, 몇 가지 색깔을 넣으신 거예요?

◆ 박경희: 세 가지요. (웃음)

◇ 이익선: 일단 이마 바로 위에 있는 연두? 노랑?

◆ 박경희: 네, 여름이라서.

◇ 이익선: 그리고 밝은 갈색과 어두운 갈색의 조화가 대단하세요.

◆ 박경희: 획기적이죠?

◇ 이익선: 그러네요. 일단, 50대시죠?

◆ 박경희: 50대 후반이죠. (웃음)

◇ 이익선: 그냥 뵙기에는 40대 초반으로 보이는데요.

◆ 박경희: 이익선 진행자님은 옛날 모습 그대로라서 너무 반가워요.

◇ 이익선: 저희 서로 이러면... 채널 돌아가기 전에 얼른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간만에 라디오 부스에 오셨습니다. 원래 라디오 구성작가셨잖아요?

◆ 박경희: 네, 오랫동안 했죠.

◇ 이익선: 기분이 어떠세요?

◆ 박경희: 뭐라고 할까요? 고향에 온 거 같은 느낌 있잖아요. 너무 반갑고, 설레고 그러네요.

◇ 이익선: 가장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진행자가?

◆ 박경희: 김혜자 선생님하고 ‘김혜자와 차 한 잔을’ 프로를 오랫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했죠.

◇ 이익선: 그러셨구나, 한 가지 일을 10년 이상 하시면 할 말이 생긴다고 하는데, 할 말이 많으시겠습니다?

◆ 박경희: 제가 다양한 일을 많이 했어요. 물론 방송 일을 오랫동안 했는데, 그 방송 분야에서 제가 리포터도 했고요. 구성작가도 하고, 진행자도 잠깐 해보고, 그 경험이 지금 글 쓰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 이익선: 리포터라고 하면 라디오 리포터를 말씀하시는 거예요?

◆ 박경희: 라디오 리포터도 했고요. TV 리포터도 잠깐 했어요. 주부 리포터. (웃음)

◇ 이익선: 그러셨군요. 저희가 오늘 모신 건 ‘여자 나이 오십, 봄은 끝나지 않았다’의 저자로 모신 건데요. 원래 첫 번째 에세이는 마흔, ‘여자 나이 마흔으로 산다는 것은’ 이었죠?

◆ 박경희: 그렇죠.

◇ 이익선: 마흔과 오십이 무슨 차이가 있던가요?

◆ 박경희: 제가 두 권을 쓰면서 느낀 것이, 여자 나이 마흔은 꽃으로 치면 능소화 같은 느낌 있죠? 요즘 많이 피잖아요. 농염한 꽃, 그런 느낌이에요. 그런데 여자 나이 오십은 수국꽃, 그러니까 우물 가에 핀 수국 같은 느낌 있잖아요? 뭐라고 딱히 말할 수는 없는데, 그 두 개의 꽃으로 비교 되는 것 같아요. 저뿐만이 아니라 우리 또래의 여자들, 50을 넘긴 여자들, 마흔을 살고 있는 후배들을 볼 때, 제가 그런 이야기를 책 속에 풀었죠.

◇ 이익선: 그렇군요. 우리 PD가 30대인데요. 여자 나이 30대, 꽃도 아니죠? (웃음)

◆ 박경희: (웃음) 본인들은 장미라고 생각하지만.

◇ 이익선: 장미죠. 장미. 그런데 오십, 어른들이 보기에는 한창이라고 하시지만, 왜 힘들다고 느껴질까요?

◆ 박경희: 제가 ‘여자 나이 마흔..’을 쓸 때는요. 폐경 이야기를 하면서도 막 이론적인 이야기를 썼던 것 같아요. 어디서 주워들은 것, 제가 그때 아직 폐경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여자 나이 오십...’을 쓸 때는 이미 완경, 요새는 완경이라고 하잖아요. 그걸 절절히 격고 나니까, 정말 여자 나이 오십은 정말 나와 똑같은 절절한 심정의 여성들, 그런데 이건 여자들만이 아니라 그 여자들과 사는 남편들이 더 같이 그런 걸 느끼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여자 나이 오십은 뭔가 좀 특별한 나이이긴 한 것 같아요.

◇ 이익선: 그러니까 여성으로서의 마무리?

◆ 박경희: 마무리, 끝 인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러나 내 마음 속에서는 아직은 아니야. 나는 끝까지 여자이고 싶어, 이런 게 누구나 다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 이익선: 그렇군요. 3526님, “박경희 작가님 반갑습니다. 좋은 이야기 많이 들려주세요.” 하셨고요. 0101님이 “작가님 헤어스타일 어떤지 정말 보고 싶어요. 저도 더 늦기 전에 파격적인 헤어스타일 해봐야겠어요.”

◆ 박경희: 굉장히 좋아요.

◇ 이익선: 일부러 그렇게 하시는 거예요?

◆ 박경희: 머리라고 좀 자유로운 영혼이고 싶어서? (웃음) 우리가 늘 자유로움을 꿈꾸지만, 사실 엄마라는 자리, 아내라는 자리, 저는 또 지금 할머니거든요.

◇ 이익선: 설마요?

◆ 박경희: 진짜예요. 우리 아들이 너무 일찍 결혼해서 저를 할머니로 만들었어요. 그러다보니까 실질적인 삶은 그렇게 살 수 없지만, 이 머리라도 자유로우면 진짜 자유로운 것 같아요. 그리고 편해요.

◇ 이익선: 그렇군요. 앞서 잠깐 이야기를 했는데요. 사실 저도 폐경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지 않거든요. 폐경과 완경은 어감이 너무 다르고요. 폐경은 뭔가 쓸모없어졌다는 느낌이 드는데, 완경은 뭔가 해냈다, 도달했다는 느낌이잖아요?

◆ 박경희: 그렇죠. 그리고 나의 몸속에서 내가 역사를 이뤄낸 게 너무 많잖아요. 특히 저는 아들 둘을 낳았는데, 큰아들이 대학교 4학년 때 결혼을 했어요. 그러면서 손자를 봤어요. 그런데 그 손자를 봤는데, 내가 이 땅에서 여자로서 완벽한 삶? 이런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러니까 할머니가 되었다는 게, 나는 할머니가 됐어, 늙은 것 같아, 이게 아니라, 여자로서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순간? 그러니까 이 느낌이 참 다른 거예요.

◇ 이익선: 그렇군요. 그런데 그렇게 느끼면 좋지만, 그것을 슬픔으로 받아들이고, 우울증이 오기도 하잖아요. 이럴 때는 남편이나 자녀가 위로가 되어줘야 하는데, 위로는커녕, 요 무렵의 자식들이 말 안 할 때잖아요.

◆ 박경희: 그리고 몰라요. 솔직히 말해서 자녀들이 엄마의 갱년기 증상이 엄청 심하잖아요. 저 같은 경우는 엄청 심했어요. 한 번 누워 있으면 일어날 수가 없어요. 땅바닥에 내 몸이 붙은 거 같은 느낌 있잖아요? 냉장고를 열고 물을 꺼내 먹을 수조차 없을 정도로 갱년기 증상을 심하게 앓았는데요. 그런데 저만 그런 게 아니더라고요. 많더라고요. 이익선 진행자님은 바쁘셔서 그걸 잘 모르실 거예요. 늘 나와야 하니까요.

◇ 이익선: 저 아직 안 갔거든요. (웃음)

◆ 박경희: 아, 그런데 요새는 마흔 살부터도 와요.

◇ 이익선: 아, 그런데 그 느낌은 알아요. 누웠을 때 온 관절에 추를 메달아 놓은 것처럼 일어나기가 힘든 거, 그런 건 알 거 같아요.

◆ 박경희: 그러니까요. 그런데 그러면 남편이나 아들이 어디가 힘든가보다 하고 좀 알아서 해주면 좋은데, 절대로 그렇지 않죠. “또 누워있어?” 이러기나 하고요.

◇ 이익선: 이런 시기가 오기 전에 미리 좀 알려줘야 하나요? 배우자나 자녀에게, 내가 아마 그럴 수 있어. 그때 좀 도와줘, 그럼 고마울 거 같아. 미리 좀 알려줘야 할까요?

◆ 박경희: 그래서 제가 책 두 권을 내고 굉장히 보람을 느꼈던 게 뭐냐면, 자녀나 남편들이 이 책을 보고 자기 아내를 이해했다는 사람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특히 딸들, 아들들에게, 엄마를 이해하고 싶으면 이 책을 좀 봐라, 제 책 홍보하는 것 같아서 좀 그렇지만, 정말 리얼하거든요. 그러니까 폐경이 된다는 게 뭐고, 갱년기 증상이라는 게 뭐고, 그때 바라보는 남편이라는 존재는 어떤 거고, 이런 것들을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 걸 좀 알아야 하는데, 알려고 하지 않는 게 좀 있죠.

◇ 이익선: 얼마 전에 저희 코너에 나오신 전문가가, 실력을 쌓아야 한다는 표현을 하셨어요. 다툴 때 화해하는 것도 실력이고, 우울할 때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실력이고, 이해하는 것도 실력이고, 실력을 쌓으라는 말을 해서 굉장히 감동을 받았는데요. 지금 주신 말씀도 일맥상통하네요. 이해시키고, 이해하려고 정보를 얻으려고 하고, 이런 것도 다 실력이잖아요.

◆ 박경희: 그렇죠. 실질적으로 제가 지금 50대 후반인데요. 내 친구들을 보면 저와 똑같은 시기를 겪어서 왔을 거 아니에요. 화를 속으로 삼고, 막 남한테 표현 안 하고, 특히 가족에게 안 하고, 이런 친구들은 지금 몸이 아파요. 실제로. 안타까울 정도로. 그런데 그때마다 표현하고, 엄마 너무 힘들다, 여보 나 지금 힘들어, 좀 도와줘, 이렇게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그때그때 풀려고 노력했던 사람, 그러니까 아까 그 실력이라는 말이 너무 맞는 것 같아요. 그런 사람들은 건강하게 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되게 안타까운 게, 쟤는 늘 착해 보이고, 늘 참고, 남을 배려하고, 이런 친구들은 아파요.

◇ 이익선: 그러니까 풀어야 하는군요.

◆ 박경희: 그렇죠.

◇ 이익선: 그런데 여전히 우리 사회, 특히 연세가 높으신 어르신들 가운데 남성, 우리 오라버니 세대들은 이런 말씀 하세요. “아니, 예전에는 애들도 훨씬 많이 낳고, 지금처럼 문명의 이기가 없었고, 일도 너무 많이 하고, 다 견뎠는데 왜 이렇게 유난이냐?”

◆ 박경희: “편해서 그렇다.”

◇ 이익선: 그렇죠. 어떤 분은 “일거리를 더 줘야 한다.”고 이야기도 하세요. 그 세대에서는 그렇게 이해가 되신 거지만, 지금은 달라졌기 때문에 그런 시선에 대해서 간극을 줄이는 게 필요한 거 같아요.

◆ 박경희: 저도 그런 편이지만, 내 친구들은 오히려 40대보다 더 팔팔하게 자기 관리를 엄청 하려고 해요. 그러지 않으면 정말 처질 수밖에 없고, 일단은 몸으로 오니까, 갱년기라든가 이런 것들이 굉장히 몸이 아파서 힘들거든요. 그러면서 그때 정신이 드는 거예요.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다 보면, 앞으로 100세를 살아야 하는데, 이렇게 30년을 아파서 살면 안 되잖아? 이런 결심들을 하시는 거 같아요.

◇ 이익선: 그렇죠. 6464님, “자유롭고 싶지만 보이지 않는 벽이 너무 많아 씁쓸합니다.”

◆ 박경희: 그런데요. 자유롭고 싶다고 하지만 자신이 자유를 못 깨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예를 들어서 여자들이 여행을 혼자 하고 싶어 하거든요. 그런데 가족 생각하면서 못 가요. 그런데 제 친구나, 저도 그러려고 하는데요. 이제는 가요. 혼자 가긴 힘드니까 친구들끼리. 내가 떠나고 나면 우리 집이 안 돌아갈까요? 아니에요. 와서 보면 너무 잘 돌아가요. 밥 한 번 안 차려먹던 남편이 밥해서 아이들을 먹이고요.

◇ 이익선: 그건 맞아요.

◆ 박경희: 그러니까 자유라는 건 쟁취고 습관인 거 같아요. 아까 이야기했던 훈련시키기죠.

◇ 이익선: 맞아요. 3526님, “50을 바라보며, 아이가 커가며, 이제 나를 생각하게 되는데, 작가님은 어떻게 자아를 찾아가게 되셨나요?” 이거 정말 중요한 질문 해주셨네요.

◆ 박경희: 저도 그런 생각 많이 했거든요. 저는 한 계단을 밟는 심정이라고 생각해요. 가만히 있으면 제가 쟁취하는 건 하나도 없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에는 방송 일을 오래 하면서도,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고 싶다는 엄청난 꿈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마흔에 다시 소설 공부를 했어요. 그래서 신춘문예를 계속 두드렸고, 떨어지니까 그럼 일반 문예지로 등단하자, 그래서 제가 43에 등단했거든요. 등단을 하고 나니까 너무 유명한 작가가 많은 거예요. 그래서 제가 나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청소년 소설 쪽으로 보게 된 거예요. 그래서 저는 지금도 전성기다, 이 프로 제목처럼, 아직도 쓸 거 너무 많다. 한 계단씩 자기가 갈 수 있는 목표를 정하고 가는 게 우리 나이에도 정말 필요한 것 같아요.

◇ 이익선: 그런데 그 탈북 학생들도 가르치신다면서요?

◆ 박경희: 네, 제가 그렇게 소설을 쓰다보니까 탈북학교에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써주시고, 아이들을 가르쳐 달라고 해서, 지금 탈북학교에서 6년째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 이야기를 책으로 계속 써내고 있고요.

◇ 이익선: 자신의 인생을 100% 완수하시는 거 같으세요.

◆ 박경희: 하려고 노력해요.

◇ 이익선: 문자로 고민이 들어왔어요. 4557님, “저도 여자 나이 오십이에요. 저도 손자가 5살입니다. 남편은 퇴직하고 저와 함께 가게를 하는데 잔소리 때문에 너무 지쳐요. 죽을 정도로 힘들어서 살아야할까 싶을 정도입니다. 폐경한지 3년 됐고, 우울증인 것 같아요. 저한테 조언 한 마디 해주세요. 제가 요즘 너무 아픕니다.”

◆ 박경희: 진짜 그럴 것 같아요. 이해가 돼요. 남자들이 나이 먹으면서 진짜 쪼잔 해져요. 그리고 아기가 돼요. 나한테 막 잔소리를 하고 있는 그 뒷면을 보면 ‘나도 힘들고 아파, 네가 나 좀 알아줘.’ 이런 거거든요. 그런데 당할 때는 굉장히 화가 나요. 그래서 방법이 뭐냐면, 같이 있는 시간을 적어도 피해봐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같이 가게를 하니까 힘드시잖아요. 그러면 교대로, 한 분이라도 동사무소에서 하는 탁구 교실이라도 갔다 오라고 남편을 민다든가, 내가 가서 요가라도 하고 온다든가, 이렇게 억지로라도 그런 시간을 만들어야지, 같이 계속 있다 보면 서로가 병들고 할퀴고 그런 경우를 너무 많이 봤어요. 그래서 부디 그런 시간을 내가 만들어야지, 누가 나한테 만들어주지 않거든요. 앞서 말한 그 자유로운 영혼처럼, 뭐든 자기가 쟁취해야 하는 거 같아요.

◇ 이익선: 두 분이 함께 계셔서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떨어져서 생기는 이득이 훨씬 많은 거죠? 수입이 조금 줄더라도요.

◆ 박경희: 네, 그러다가 병들어요.

◇ 이익선: 네, 떨어질 시간을 좀 가지셔야 하겠네요. 3369님, “맞아요. 50이면 철근도 차이로 끊을 수 있겠어요. 50대 정말 전성기죠.” 하고 주셨어요. 사실 50세 이후에 새로운 재능을 발견해서 꿈을 찾을 수 있을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꼭 유명한 사람들이 기를 죽이잖아요. 코코 샤넬이 70대에 패션계를 평정했고, 히치콕은 환갑에 사이코를 찍고, 빅토 위고는 60세에 레미제라블을 발표했고, 뭐 이렇게 우리를 기죽이는 뛰어난 사람들이 많은데, 평범한 우리는 50세 이후에 어떤 것을 발견해서 꿈을 찾을 수 있을까요?

◆ 박경희: 저는 추상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실질적인 이야기인데요. 제 친구들이 지금부터 공부를 해서 부동산 중개 자격증을 딴다든가, 아니면 요양사 자격증을 딴다든가, 아니면 미용 자격증을 딴다든가, 이렇게 자격증 따는 거 있잖아요? 그런 거에 도전해서 지금 너무 제2의 전성기를 누리면서 산다고 할까요? 즐거워해요. 그래서 돈을 번다기 보다, 나도 할 수 있구나, 이런 친구들을 많이 봤어요. 그래서 저도 마흔 셋에 등단했거든요. 그러니까 다시 공부해서 재도전 하는 거잖아요. 작은 거라도 내가 하고 싶었던 걸, 어떤 사람은 연극 하는 사람도 봤어요. 그림 그리는 것도 봤고요. 물론 저처럼 글쓰기 위해서 50대 이후에 하는 사람들 많아요. 다시 동화 공부를 해서, 내가 이제 손자를 보니까 동화를 쓸 수 있잖아요. 그 심정으로 글을 써서 동화 작가로 등단하는 경우도 보면서, 너무 높은 추상적인 거 말고, 내가 진짜로 할 수 있는 거, 거기서부터 시작해보면 정말 늦지 않은 거죠.

◇ 이익선: 그렇군요. 앞서 전성기가 지금이라고 하셨는데요. 앞으로의 꿈, 계획은 어떤 건가요?

◆ 박경희: 손자가 태어나고, 손자랑 의사소통이 되니까, 저는 그 손자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 그 교과서나 그런 곳에 내 동화가 들어가도록,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는 동화책을 정말 쓰고 싶고요. 지금 준비하고 있습니다.

◇ 이익선: 와, 몇 년 남았나요?

◆ 박경희: 한 4년?

◇ 이익선: 아, 왠지 이루어질 것 같은 기분은 뭐죠?

◆ 박경희: 저도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웃음)

◇ 이익선: 네, 이제 마칠 시간이 다 됐는데요. 청취자 여러분께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세요?

◆ 박경희: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내 인생은 나다, 나는 나, 내가 나를 정말 지켜주지 않고 사랑하지 않으면 옆에 있는 자식, 남편은 정말 몰라요. 그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 이익선: 사실 특별한 교육 경험도 있으시기 때문에 그 이야기도 여쭤보고 싶었는데요. 아쉽습니다. 다음에 기회를 한 번 더 주세요.

◆ 박경희: 저도 또 뵙고 싶어요.

◇ 이익선: 네, 오늘 박경희 작가님과 함께 했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 박경희: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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