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전성기, 오늘
  • 진행자: 김명숙 / PD: 신아람 / 작가: 조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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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화병이야 “사춘기 자녀와의 갈등” - 김현옥 푸른숲 심리상담센터 소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6-21 11:43  | 조회 : 9110 
YTN라디오(FM 94.5) [당신의 전성기 오늘]

□ 방송일시 : 2016년 6월 21일(화요일)
□ 출연자 : 김현옥 푸른숲 심리상담센터 소장


문제는 화병이야 “자녀와의 갈등”


◇ 이익선 DJ(이하 이익선): 매주 화요일마다 우리 안의 화를 풀어드립니다. 내 안의 병을 치유하는 관계회복을 위한 프로젝트, 문제는 화병이야, 오늘은 푸른숲 심리상담센터의 김현옥 소장과 함께합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김현옥 푸른숲 심리상담센터 소장(이하 김현옥): 네, 안녕하세요.

◇ 이익선: 오늘은 자녀와의 갈등에 대해서 이야기해볼 텐데요. 김현옥 소장님께 질문 있으신 분들은 #0945번으로 문자 보내주시면 됩니다. 소장님도 자녀가 있으시죠?

◆ 김현옥: 그렇죠.

◇ 이익선: 슬하에 몇 명을 두셨어요?

◆ 김현옥: 4명이에요.

◇ 이익선: 4명을 두셨어요? 그럼 큰 아이는 그럼 몇 살이에요?

◆ 김현옥: 큰 아이는 지금 33?

◇ 이익선: 네? 제가 느끼는 소장님은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으로 보이세요. 그런데 어떻게... 어쨌든 큰 아이가 30대 초반이고요?

◆ 김현옥: 그 다음에 20대, 막내가 20대 초반.

◇ 이익선: 와, 다 지나셨군요? 그런데 오늘 여쭤볼 건 사춘기 아이들이잖아요? 아이들이 최근까지만 해도 같이 영화도 보고 캠핑도 하고 이러던 아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말을 안 듣고, 무슨 벽이 하나 딱 생긴 것 같아요. 이거 왜 그런 겁니까?

◆ 김현옥: 그러게요. 저도 그런 사춘기를 네 번을 겪었는데요. 산전수전공중전을 다 겪은 거죠. 성격도 다르고요. 그런데 인간에게는, 인간이 참 다 다른 것 같지만 인간의 삶에는 공통적으로 똑같이 겪어야 하는 주기 같은 게 있어요. 누구나 겪는, 마치 아이들이 태어나면 뒤집었다가, 기었다가, 섰다가, 걸어가는 것처럼, 모든 인간들이 발달의 주기가 있는데요. 그 주기에는 각각의 특징들이 또 있어요. 그런데 이 사춘기는 굉장히 두드러진 특징을 가진 때죠.

◇ 이익선: 어떤 게 가장 두드러지나요?

◆ 김현옥: 일단 이 때는 모든 인간에게 굉장히 어려운 때라는 거예요. 누구에게나, 그래서 혼란스럽고, 이 과정에서 신체적인 변화, 뇌의 변화, 심리적인 변화들이 굉장히 급격하게 일어나는 때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이것들을 감당하는 것 자체가 힘든 거예요. 부모에게 반항한다, 이런 측면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이런 과정을 겪어 내는 것 자체가 힘든 거죠.

◇ 이익선: 아, 내가 너무 힘드니까 남한테 친절할 수 없는 거군요?

◆ 김현옥: 그렇죠. 그런데 부모님들은 이것을 ‘네가 나한테? 엄마한테?’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너무 배반감이 느껴지고, 힘들고, 나를 무시하는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게 되지만, 이 사춘기라는 것을 이해해보면 이 아이들은 자신의 내면에서 거의 전쟁이 벌어지다시피 하는 그런 때이기 때문에 그런 입장에서 아이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죠.

◇ 이익선: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갑자기 이해가 막 되는데요? 버릇없이 굴던 거, 속상하게 하던 거, 이런 거요. 일단 그런 상황이라는 이해를 전제로 깔고 가야되겠습니다.

◆ 김현옥: 그렇죠.

◇ 이익선: 그런데 우리가 모두 겪었잖아요? 나도 그랬나? 나는 되게 순하게 보낸 것 같은데, 이런 생각도 들거든요.

◆ 김현옥: 우리가 자라날 때는 우리의 사춘기 심리적인 문제들을 표출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왜냐면 부모님들이 어떻게 보면 살고, 뭔가 돈을 벌어야 하고, 집을 사야하고, 생존하는 데에 굉장히 바쁘셨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그보다는 조금 더 여유 있는 시대가 되었어요. 그리고 심리적인 문제가 훨씬 민감하게 삶에 영향을 주는 시대가 되었단 말이죠.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가만히 부모님들도 자기 자신의 사춘기, 청소년기를 생각해보시면 이해가 돼요. 그게 표출이 안 되고 부모님들이 안 받아줬다고 하더라도 우리 역시 얼마나 내면에 갈등이 많았나요? 친구가 뭔가 나에게 조금 나쁜 사인을 주면 얼마나 고민했나요?

◇ 이익선: 일주일 동안 잠 못 자죠.

◆ 김현옥: 공부는 얼마나 잘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안 되죠. 이런 순간들을 기억해본다면 아이들을 이해하기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요. 그런데 가장 문제가 되는 엄마들이 사춘기를 안 겪다시피, 착하고 모범적으로 살아온 엄마나 아빠들이 사실 아이들을 가장 많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 이익선: 그렇군요? 모범적인 엄마, 아빠일수록 아이들의 변화가 더 당혹스럽게 느껴진다?

◆ 김현옥: 그렇죠.

◇ 이익선: 저희한테 사연이 하나 들어와 있어서, 이 사연을 먼저 듣고 가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중3 딸을 둔 엄마입니다. 우리 딸이 현재 가장 애착을 품는 것들은 스마트폰과 모 남성 3인조 가수, 그리고 죽고 못 사는 친구들인데요. 아이의 하루는 스마트폰 문자를 확인하는 것으로 시작해 문자에 답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친구를 너무 좋아해서 어떤 때는 학원도 빼먹고 놀다 저한테 혼난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 벌로 스마트폰 일주일 사용금지를 시켰는데, 인터넷만 되는 구형 폰을 몰래 자기 방으로 가져가서 쓰다가 걸려서 아빠한테까지 혼나,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사실 딸 아이 친구들도 그리 탐탁지 않습니다. 그리 모범생이 아니거든요. 특히 친구들을 만난 뒤에 몇몇 남자친구도 만난 것 같고요. 그나마 성적이 그리 떨어지지 않아서 뭐라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성적을 올려야 할 때에 이러고 다니니 제 속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희도 맞벌이인지라 더 뭐라 하면 엇나갈지도 몰라 친구까지는 안 건드리고 있는데요. 스마트폰 사건 뒤로 딸은 우리와 말도 안 하려 하고, 말을 걸면 짜증만 냅니다. 집에 오는 시간도 점점 늦어지고요. 딸이 우리 집의 가장 큰 걱정거리가 되었다보니 저희 부부의 말싸움은 더 잦아지고, 집안 분위기는 무겁기만 합니다. 요즘 아이들, 뭐라 하면 집 나가겠다고 협박까지 한다고 하는데, 남의 일 같지가 않아요. 저희 딸 괜찮은 건가요?”

네, 청취자 여러분도 함께 고민해주시죠. 소장님은 이 사연 어떻게 들으셨어요?

◆ 김현옥: 너무 자주 들어보는 사춘기 자녀를 둔 집에서 일어나기 아주 좋은 그런 사건이죠.

◇ 이익선: 그렇군요. 그냥 폭발직전으로 보이는데요?

◆ 김현옥: 이제 이렇게 사춘기 이전에는 “야, 너 하지마!” 이러면 자녀들이 숨을 확 죽여요. 그런데 사춘기가 되면 “야, 하지마!” 이러면 애들이 욱하고 세게 나와요.

◇ 이익선: 그러더라니까요. 표정이 달라졌어요.

◆ 김현옥: 그러면 이 부모들이 당황하죠. ‘아니, 얘가 이러지 않았는데..’ 그런데 여기서 두 가지 반응이 있어요. ‘아, 우리 애가 사춘기구나. 내가 좀 조심해야지.’ 이러는 엄마들이 있는가 하면, ‘네가 나를?’ 이러면서 데시벨을 더 높여가지고 소리를 지른단 말이에요. 그러면 애들이 어떻게 할까요? 수그러들지 않아요. 그래서 점점 갈등이 고조되고, 잘못하면 이제 폭력적인 사태까지 일어나고, 이렇게 된다는 거죠. 이게 사춘기예요. 그래서 이때는 가장 생각해봐야 할 게 뭐냐면, 내가 아이에게 이래라 저래라 시키는 게 문제가 아니라 지금 이 아이와 나와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보면 예금 통장이라고 볼 수 있어요. 정서적 예금통장에 얼마가 들어있나, 정말 내가 얘에게 이걸 시켰을 때 들을 만큼 우리 둘의 관계에 뭔가 쌓인 게 있나? 아니면 자원이 거의 고갈되어서 이제 뭐라고 하면 싸울 일밖에 안 남았나? 이 집도 지금 바닥이 보여요. 이렇게 계속 가면 부도나는 거예요. 관계의 부도죠.

◇ 이익선: 그렇군요. 일단 진단까지 해주셨는데요. 자세한 해결책, 2부에서 이야기해보고요. 먼저 광고 듣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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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익선: 당신의 전성기 오늘, 2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사춘기 딸을 가진 부모님의 사연을 듣고 있었는데요. #0945로 여러분 문자도 많이 들어왔습니다. 0321님, “저는 연년생 아들이 있는데요. 첫째 아들은 완전 모범생이어서 사춘기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둘째는 사춘기 병을 앓고 있습니다. 모범생인 첫째는 이런 둘째를 이해 못해 둘이 심각하게 싸우기도 하고요. 어떻게 첫째를 이해시키고, 어떻게 둘째를 잘 보살필 수 있습니까?” 하고 질문을 주셨네요.

◆ 김현옥: 첫째 아들은 아마 둘째의 그런 사춘기의 방황하는 마음이 없었을까? 저는 그게 궁금하네요.

◇ 이익선: 있었을 거예요.

◆ 김현옥: 그렇죠. 그런데 얘는 아마 참았을 거예요. 왜 참았는지가 참 궁금해요. 그런데 나는 참았는데 너는 왜 안 참아? 이런 거죠. 그래서 실은 부모도 그렇거든요. 나도 사춘기 때 착하게 잘 자랐는데, 엄마 도와주면서 자랐는데 너는 도대체 뭐야? 이런 마음 때문에 부모가 화가 나거든요. 그래서 큰 아들의 마음속에 있는 사춘기의 마음이 무엇인지, 그리고 얘가 왜 참고 있는지, 둘째는 막 표현하잖아요? 떼도 쓰고, 그런 것들을 첫째에게도 기회를 주는 것.

◇ 이익선: 아, 오히려? 이게 관점이 다른데요. 둘째를 어떻게 고쳐볼까가 아니라 첫째에게도 참았던 것을 슬쩍 내놓게 하는 거군요?

◆ 김현옥: 네, 본인도 하고 싶으면 해도 된다고 말해주고, 그렇게 하는 게 두 사람의 관계를, 둘째를 어떻게 하느냐 하는 문제보다는 첫째를 조금 더 이런 마음으로 품어주면 둘째를 보는 마음이 조금 더 관대해질 수 있겠죠.

◇ 이익선: 그렇군요. 이래서 저희가 전문가 선생님들을 모십니다. 이해가 팍팍 되잖아요. 4511님, “저는 사춘기를 심하게 앓아서 우리 두 자녀도 그럴 것 같아서 마음의 준비를 지금부터 하고 있어요. 혹시 사춘기도 유전입니까?” 그러니까 심하게 앓는, 이런 부분을 말씀하신 것 같은데요.

◆ 김현옥: 글쎄요. 꼭 유전이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그런데 엄마가 사춘기를 심하게 했기 때문에 아이가 그렇게 뭔가 반응을 나타낼 때 엄마가 잘 이해할 것 같아요. 잘 이해하는 마음으로 지켜봐주면 되레 사춘기가 조금 더 줄어들 수도 있죠.

◇ 이익선: 그렇군요. 3041님, “저는 아이가 좋아하는 야구를 같이 하기 위해 무척 노력했어요. 제가 야구 룰을 직접 공부하면서요. 노력 끝에 지금은 아주 친합니다.”

◆ 김현옥: 와, 잘하셨는데요?

◇ 이익선: 이거 어려운데요.

◆ 김현옥: 네, 아이에게 관심도 있고, 실은 부모들이 관심이 있으면서도 자기에게 끌어오려고 하거든요. 이렇게, 이거하자, 그런데 이 부모는 아이를 따라가셨잖아요.

◇ 이익선: 이거 진짜 어렵고도 힘든 일을 잘 하신 것 같아요. 청취자 여러분들, 가슴에 손을 얹고 아이가 좋아하는 걸 한 번 해보려고 하셨는지 생각해보셔야 하겠어요.

◆ 김현옥: 그거 중요하죠.

◇ 이익선: 1부에서 소개해드렸던 사연의 해결책도 한 번 풀어봐야 할 것 같아요.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들이 너무 많잖아요. 앞서 사연 속의 여학생도 그랬거든요. SNS, 게임, 이런 거 하는데, 이걸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 김현옥: 인터넷이나 게임 때문에 다투지 않는 집이 별로 없어요. 그런데 실은 인터넷이나 게임, 스마트폰, 이런 것들은 아이에게 거의 물고기의 물과 같아요. 그러니까 버려야 하고, 안 해야 하고, 어떤 집은 그래서 인터넷도 끊고, 그러는 집이 있는데요. 그건 아니라는 거죠. 이건 어디까지나 나타나는 증상, 열매이지, 뿌리가 있다는 거죠. 뿌리에서 우리가 살펴봐야 할 건 뭐냐면, 실제로 나와 아들, 나와 딸 사이의 정서적인 관계는 어떤가? 진짜 만나고 있는가? 아이가 부모를 통해서 위로를 받고 있는가? 그런 거예요. 그러니까 게임중독도 들어가 보면 거기에 관계의 문제들이 많아요.

◇ 이익선: 외로움, 심심함, 이런 거죠?

◆ 김현옥: 그렇죠. 만나고 싶은데 어려운 거예요. 부모님도 안 만나주고, 친구도 만나기 힘들고요.

◇ 이익선: 이게 물리적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만나는 그런 만남이 아니고, 진짜 만남이 맞는가?

◆ 김현옥: 그렇죠. 그런데 인터넷 게임 속에서는, 우리나라 아이들이 인터넷을 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관계예요. 그렇게 빠른 속도로 게임을 하면서도 채팅을 합니다.

◇ 이익선: 맞습니다. 하면서 하더라고요.

◆ 김현옥: 네, 어떻게 보면 놀랍죠.

◇ 이익선: 정말 대단한 능력입니다.

◆ 김현옥: 그런데 그러면서 팀을 만들어요. 그리고 스마트폰을 하는 게 아니에요. 스마트폰으로 SNS를 하는 거죠. 이 관계에 대한 정서적인 목마름, 이걸 어떻게 해소해줄 수 있느냐? 어느 정도 부모님들이 아이와 마음을 나누면서 그것들을 향해서 걸어가고 있는가? 근본적으로 이런 질문을 해야지 스마트폰을 어떻게 못하게 할 것인가? 이건 정답이 아니라는 거죠.

◇ 이익선: 저한테 야단치시는 것 같아서 뜨끔하네요. 저는 스마트폰 시간을 제약하고 이랬거든요.

◆ 김현옥: 해도 돼요. 그런데 근본적으로 그걸 못하게 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라는 거죠.

◇ 이익선: 네, 지금 이 사연의 주인공, 따님 같은 경우에는 중학생인데,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이성 친구를 만나게 되고, 귀가가 늦어진다, 부모님으로서는 가장 큰 걱정 중에 하나일 것 같은데, 그렇다고 나가는 아이를 못나가게 할 수도 없고요.

◆ 김현옥: 아이들의 마음이 있는 곳에 자기 몸이 가는 거예요. 집에 늦게 들어왔다고 부모님이 또 야단치면 집은 더 어려운 곳이 돼요. 그러면 귀가 시간이 더 늦어지죠.

◇ 이익선: 그러면 핑계를 찾고 거짓말을 하겠군요?

◆ 김현옥: 그렇죠. 그래서 실은 전체적으로 이렇게 해야 한다, 이런 경계선은 정해줘야 하지만, 그걸 계속 반복해서 ‘여기까지가 선이야. 여기까지가 맞아’ 이런 말을 반복해주는 것을 좋지만, 그걸 가지고 지적하고, 뭐라 그러고, 싸우고, 이러면 점점 엇나가요.

◇ 이익선: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차갑게, 냉정하게 이야기해야 하나요? ‘너 오늘 30분 늦었다. 9시까지는 와.’ 그 다음날도, ‘오늘 늦었네? 9시까지는 와.’ 이렇게 해야 하나요?

◆ 김현옥: 그렇죠. 그렇게 그걸 보여주는 게 좋고요. 그 다음에 그걸 9시까지 들어오게 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냐는 거죠. 가정이 들어오면 따뜻하고, 먹을 게 있고, 부모가 반겨주고, 이런 공간이어야 한다는 거죠. 집에 오면 야단치고, 간섭하고, 꼬치꼬치 묻고, 조금 늦으면 또 야단치고, 그게 아이를 빨리 들어오게 하는 방법이냐는 거죠.

◇ 이익선: 네, 그러네요. 그러니까 지금 드러나는 결과, 열매라고 표현하셨는데, 그 열매의 문제가 아니라 더 안으로 들어가서 도대체 어떤 종자고 무슨 토양인지를 보라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 김현옥: 그렇죠.

◇ 이익선: 4149님, “아이의 거짓말을 어디까지 용인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자녀는 키울수록 어렵습니다.” 이렇게 보내주셨어요. 모른 척 해줘야 할까요?

◆ 김현옥: 거짓말을 꼬치꼬치 캐내고 그걸 추적하고, 그걸 가지고 맞냐, 틀리냐를 너무 자세히 하면 어떻게 될까요?

◇ 이익선: 더 정교해지겠죠?

◆ 김현옥: 그렇죠. 더 정교하고 교묘해집니다. 그러니까 자꾸 겉에 드러나는 행동, 물론 그런 말은 해야죠. 이건 아니다, 이렇게 해라, 이건 계속 해야 하지만, 그걸 계속 하기 위해서 내가 아이를 어떻게 도울 것인가, 얘가 도대체 지금 무슨 문제 때문에 거짓말을 하고 자꾸 나가나? 집에 있는 게 뭐가 불편하지? 집에 있는 게 아이한테 뭐가 갈등이지?

◇ 이익선: 복에 겹다는 말 많이 하잖아요. ‘네가 지금 복에 겨워서..’ 이런 이야기 많아 하시는데요.

◆ 김현옥: 아이의 마음을 정말 이해하고자 하는 과정이 있었는가? 나 때에 비하면 요즘은 천국이야, 이런 건 정말 아이의 마음을 모르시는 겁니다.

◇ 이익선: 그러면 드러나는 문제들이 여러 양태를 띄고 있지만, 그것보다는 그 원인을 봐야 하고, 부모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하고,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셨거든요. 저희는 요약하는 것 좋아합니다. 부모의 역할, 요약을 좀 해주시죠.

◆ 김현옥: 일단 아이와 관계를 시작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느냐? 우리가 대화를 하라고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대화를 하라고 하면 부모님들은 너무 무겁고 진지한 걸 이야기해요. 그러니까 앞서 야구 룰을 머리 아프게 배웠던 부모님처럼 이 아이가 지금 관심 있는 게 뭐고, 아이가 좋아하는 게 뭐고, 이런 관심을 기울이자는 거죠. 아이들이 이름만 불러도 문이 꽝 닫히죠. 그 다음 부모 말은 정해져 있죠. ‘TV 그만 봐라, 컴퓨터 꺼라, 스마트폰 하지 마라, 숙제 했니?’ 이 말 말고 사소하고 그냥 재밌는 이야기, ‘그 게임 그거 어떻게 되었더라?’ 이런 것도 물어보고, 어떤 엄마나 아빠는 게임을 배워요.

◇ 이익선: 저도 배우다가 포기했어요. (웃음)

◆ 김현옥: 같이 하면서 물어보는 거예요. 이게 왜 이렇게 되는 거야? 캐릭터가 왜 이래? 이거 엄마 틀린 거야? 이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 이익선: 멋진 부모님이시네요. 자, 관계를 시작하라, 첫 번째 팁이었고요. 하나만 더 팁을 주신다면?

◆ 김현옥: 그 다음에 아이들과 대화를 할 때는 지적하지 말고 아이의 말을 따라가면 좋겠어요. 아이가 말을 시작할 때 정말 말이 되지 않는 말을 하더라도, 이런 거 있잖아요. ‘아, 그랬단 말이지?’

◇ 이익선: ‘어,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네?’

◆ 김현옥: 그렇죠. ‘아니야, 그게 아니잖아.’ 이게 아니고요. 전문 용어로 트래킹이라고 하는데요. 반영한다고도 해요. 아이가 하는 말을 그냥 한 번 같이 따라가 보는 거예요.

◇ 이익선: 알겠습니다. 오늘 두 가지 팁, 관계를 시작해라, 지적하지 말고 아이 말을 따라 해라, 두 가지 팁을 주셨습니다. 정말 요긴한 시간이었어요. 소장님, 또 나와 주셔야 합니다. 지금까지 푸른숲 심리상담센터의 김현옥 소장님이셨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현옥: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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