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플러스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경유값 인상, 환경은 살리고 서민은 죽이고?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5-25 16:35  | 조회 : 4156 
[생생인터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 김우성> 대통령까지 나서서 미세먼지 특별대책을 요구했습니다. 정부가 앞 다퉈서 해결책을 내놓고 있는데요. 주로 해결책이 한 군데로 모여 있는 것 같죠. 특히 뜨거운 이슈가 된 부분이 바로 경유 가격 인상입니다. 디젤 요금을 올리겠다는 이야기인데요. 이 안에는 복잡한 문제가 있습니다. 또 단순히 경유 값을 올린다고 경유차가 줄어들까? 이런 의문도 있고요. 미세먼지의 원인에 대한 납득할만한 분석도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여론은 미세먼지는 곧 디젤차다, 이런 식으로 몰려가는 측면도 있는데요. 본질적인 문제와 대안,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생생경제와도 인연이 깊은 자동차 전문 기자입니다. 오토타임즈 권용주 기자 연결합니다. 기자님 안녕하십니까?

◆ 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이하 권용주)>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저희가 지난 월요일에도 관련 인터뷰를 한 번 했는데요. 친환경차로 각광받던 디젤차가 지금은 대기오염의 주범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디젤차로 논란이 옮겨가는 배경이 어떻다고 보십니까?

◆ 권용주> 아마 최근에 디젤차가 많이 늘어나니까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2014년 국토교통부 기준을 한 번 보겠습니다. 2천만대의 자동차 중에서 경유를 연료로 쓰는 자동차가 784만대입니다. 그러면 39.2%죠. 그런데 이 많은 경유차 중에서 경유를 실제로 가장 많이 쓰는 곳은 어디냐? 경유의 절반 이상은 버스와 화물차입니다. 그래서 국립환경과학원도 2012년도에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여기에서 보면 연간 배출되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제조업 연소라고 규정을 내렸고요. 미세먼지 전체의 64.9%, 초미세먼지는 52%가 산업현장에서 나온다고 결론을 낸 적이 있습니다. 이어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건설기계라든가 항공기, 농기계, 여기서 나오는 먼지가 11.9%와 17.3%로 두 번째로 많았고, 지금 논란의 중심에 있는 자동차, 여기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는 10.8%, 초미세먼지는 15.6%로 세 번째 비중이었다는 거죠. 그렇다면 자동차 부문에서는 누가 배출을 많이 하는지도 찾아봐야 하지 않겠어요? 환경부에 따르면 단연 화물차입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68%를 화물차가 뿜어내고요. 그 다음에 이제 디젤 RV나 SUV가 최근에 많이 늘어났죠. 이쪽에서 나오는 게 22.5%, 그러니까 둘을 합치면 자동차가 뿜어내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91.4%가 화물차와 디젤 SUV에서 나오는데, 그 중에서도 화물차와 버스 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 김우성> 다른 오염원들도 있기는 합니다. 물론 대중적인 파급력이 높은, 연관성이 높은 주제를 정부가 건드리는 것도 이해는 되는데, 이렇게 디젤 자동차를 콕 짚어서 대책을 세운다는 것이 의아한 분들도 많으시거든요.


◆ 권용주> 그러니까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지금 환경부에서는 어떤 대책을 내놔야 하는 입장인데, 그 입장에서, 뭔가 비용이 들어가려면 비용대비 효과를 따져야 하지 않겠어요? 그러니까 측정 가능한 효과를 따질 수 있는 것은 자동차 밖에 없다는 겁니다. 앞서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산업현장에서 질소산화물, 미세먼지가 70% 가까이 배출되는데, 그쪽은 뭔가 비용을 들여도 나중에 얼마 들어갔는데 얼마가 절감되었더라, 이런 효과 측정을 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런데 자동차 같은 경우에는 얼마를 들여서 정책을 세우면, 여기서 나오는 배출가스 물질이 얼마가 줄었다, 이렇게 계산하기가 쉬우니까, 그 효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자꾸 자동차 쪽을 건드리는 게 아닌가?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거죠.

◇ 김우성> 네, 오늘 관련된 기사에도 댓글이 많이 달리고 있는데요. 요소수 쓰고 있지 않느냐? 매연 저감장치 쓰느라 차 값 비싸게 줬는데? 클린디젤 있지 않느냐? 이런 사람들은 다 바보냐? 이런 반응들이 있거든요. 이미 디젤이 환경을 위한 비용을 좀 쓰고 있는데도 주목되는 것을 보면, 실제 미세먼지 대책에 조금 미흡한 수준입니까? 어떻게 봐야 하죠?

◆ 권용주> 그동안 많이 돈을 썼습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우리나라에서 2005년에 디젤 승용차를 허용해줬을 때, 그때 많은 분들이 디젤 승용차 허용되었으니까 디젤차가 늘어나는 것 아니냐고 말씀들을 하셨는데요. 이게 조금 왜곡된 측면이 있는 게, 그 당시에 허용해 준 것은 세단형 디젤차였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디젤차가 많이 늘어났다고 할 때는 많은 분들이 세단형 디젤을 생각하시는데, 세단형 디젤이 아니고 소비 패턴의 변화 때문에 RV나 SUV가 증가한 겁니다. 그런데 RV나 SUV는 이전부터 디젤엔진을 쓰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상황에서 나름대로 배출가스 기준을 강화해주면서 왔는데, 그러면 왜 그 당시에 허용을 해줬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겠죠. 2000년대 들어서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보자는 움직임이 성황리에 일어났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그런데 디젤차가 가솔린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으니까, 이 디젤 차 쪽의 판매를 완화시켜주는 게 탄소 배출 저감에 도움이 된다는 정책적인 판단 하에 세단형 경유 승용차 판매를 허용해준 것이거든요.

◇ 김우성> 지구 온난화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한다는 논리였죠?

◆ 권용주> 그렇죠. 그러다가 최근에는 보건의료 측면에서, 이산화탄소보다는 지금 나오는 미세먼지라든가 질소산화물이 인체에 직접적인 폐를 끼친다, 그렇다면 보건의료 측면에서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을 잡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여론이 등장하니까 이제 이걸 어떻게 잡을까 고민하다가, 가만히 보니까 자동차 쪽에 정책의 포커스를 맞추면 되겠다 싶어서 지금 자동차 쪽으로 여론이 몰아가고 있는 겁니다.

◇ 김우성> 네, 이런 여러 가지 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겠는데요. 뜨거운 감자가 경유가격 인상입니다. 환경부가 지금 주장하고 있고요. 기재부는 아직 반대 입장입니다. 이게 단순히 경유값을 올린다고 디젤차가 줄어드느냐? 이런 반문뿐만 아니라 앞서 말씀하셨던 산업용 자동차, 또 대중교통, 이런 부분이 연결되어 있거든요. 실제로 경유값 인상의 효과, 어떻게 보십니까?

◆ 권용주> 지금 나오는 이야기가 휘발유 값을 조금 낮추고, 경유 세액을 조금 높이면 어느 정도 수요가 휘발유 쪽으로 이동하지 않겠냐는 말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했을 때 경유차의 수요가 줄어들겠냐고 판단해보면, 제가 아주 사견을 전제로 보면, 그렇게 크게 줄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면 경유의 역사적 배경을 알 필요가 있는데요. 경유가 우리나라에서 세액이 왜 싸냐면 국내에서 만들어가지고 아무래도 산업 현장에서 많이 쓰니까, 산업 경쟁력을 위해서 경유는 세금을 조금 낮춰주겠다고 해서 산업용으로 많이 쓰였던 연료입니다. 그런데 조금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화물차나 버스도 결국은 산업용 아니겠어요? 그러다보니까 그쪽의 연료를 조금 낮게 보급했던 것이고, SUV 같은 경우도 초장기에는 사실 지금처럼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레저용으로 쓰는 것 보다는, 개별적으로 짐을 많이 싣고, 그런 용도로 많이 쓰였기 때문에 해주다가, 어느 순간에 와서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변하고, 그러면서 디젤차의 특성을 좀 이해하면서 타기 시작했는데, 이 상황에서 디젤 값을 올린다고 그런 소비 패턴, 이른바 라이프스타일이 변하겠느냐? 쉽게 보면 SUV나 디젤, 세단을 사신 분들은 경유값이 올랐다고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250만 대에 달하는 1톤 소형화물차, 유가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서민층은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겠죠.

◇ 김우성> 이른바 용달차를 운영하시는 분들이겠죠?

◆ 권용주> 그렇죠. 그런 분들이 경유세 인상의 타격을 받으면 당연히 물류비가 올라갈 것이고요. 물류비가 올라가면 여러 가지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겠죠.

◇ 김우성> 네, 미세먼지라는 인자를 보면 사실 경유차가 줄어드는 게 확연하게 효과를 주는 부분도 있을 겁니다만, 경유가격 인상이라는 게 사실 여러 가지 문제와 엮여 있다는 특정이 있다는 겁니다. 장기적으로는 이렇게 산업적인 발전, 특혜를 위해서 조금 낮춰줬던 경유 가격과 휘발유 가격을 조금 조정해야 한다, 이런 이야기가 있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권용주> 이 문제도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조금 접근을 해야 하는데요. 왜 그러냐면, 지금까지 휘발유와 경유와 LPG 같은 에너지 정책을 왜 이렇게 해왔는가? 이런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거든요. 그렇다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휘발유는 만들어서 거의 자동차가 사용을 합니다. 그러다보니까 자동차는 자가용이고, 자가용은 어느 정도 세액 부담을 해도 큰 영향이 없다고 해서 휘발유에 비싼 세액을 매겼던 것이고요. 산업용은 말씀드린 것처럼 산업에도 써야 하고, 화물이나 버스, 용달을 해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 세액을 좀 낮춰준 것이고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경유는 100% 국내에서 생산을 합니다.

◇ 김우성> 네, 국내에서 생산한 경유를 100% 사용하는 군요?

◆ 권용주> 그렇죠. 경유의 생산량의 36%를 수출하고 있고, 나머지는 다 국내에서 소비합니다. 그런데 LPG같은 경우에는 60%를 해외 수입에 의존합니다. 그러다보니까 이게 어느 한 쪽의 연료에 집중되어서 사용하게 되면, 그 연료 가격이 국제적으로 급등한다든가, 이렇게 될 경우에 국내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죠. 그런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이런 세액 조정이 이뤄졌던 겁니다.

◇ 김우성> 네, 사실 이렇게 에너지에 걸려 있는 문제가 여러 가지입니다. 특히 지금 경유차 관련해서 불거진 경유 가격 인상도 마찬가지인데요.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시장이 바뀌는데, 정책은 자꾸 들쭉날쭉하고, 사람들은 쳐다보고만 있고, 이런 상황인데요. 이 부분은 바꿔보자는 이야기를 하셨더라고요. 시장에 맡기면서 정책적인 영향을 줄여보자는 이야기를 하셨던데, 어떤 이야기입니까?

◆ 권용주> 그러니까 우리가 이렇게 보는 겁니다. 2000년 초반에 1차 에너지 세제 개편, 그리고 2005년에 2차 에너지 세제 개편을 거치면서, 결국 어떤 연료를 사용하게 될 것인가를 예측한 것은 결국 정부의 몫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뭐냐면, 정부가 세액을 가지고 휘발유로의 쏠림 현상, 디젤차로의 쏠림 현상, LPG차로의 쏠림 현상을 조절할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어떤 특정한 연료의 쏠림 현상을 조절해버리면 이와 같은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화석 연료를 쓰지 않고 살 수 없는 시대에 있다면, 적어도 자동차 연료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선택을 하게 해주자는 겁니다. 무슨 이야기냐면, 휘발유 차를 1년 타나, 경유차를 1년 타나, LPG 차를 1년 타나, 기본적으로 연료비는 비슷하게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기 선택에 따라서, 지금은 디젤이 싸니까 많이 타지 않습니까? 그런 게 없다면 ‘굳이 내가 디젤을 탈 필요가 있겠어? 나는 휘발유 탈래.’ ‘나는 LPG 탈래’ 이렇게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거죠. 그렇게 되면 연료의 균형성이 맞춰지게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경유차의 소비가 조금씩 줄지 않겠느냐는 거죠.

◇ 김우성> 네, 지금 논란이 되는 것도 사실 차량 구매나 이용의 동기가 경제라는 부분으로 한정되어 있거나, 환경이라는 부분을 지나치게 외면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논란이 커지는 건데요. 이런 방식으로 조절이 되면 알아서 선택을 할 수 있고, 이런 논란에서 조금 자유로워 질 수 있다, 이런 대안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다음 기회에 저희가 또 연결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권용주>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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