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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시간 : [월~금] 15:00~16:00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한국 신성장분야 중국 부품업체 전락위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4-27 18:35  | 조회 : 3599 
[생생인터뷰] 한국 신성장분야 중국 부품업체 전락위험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 김우성> 우리 경제 구조조정과 기업 거듭나기에 정부, 학계, 기업, 온 나라가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원인을 좀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중국의 등장, 가만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 지난번에도 저희가 반도체 분야 인력유출 관련해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중국의 부상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우리 역시 더 큰 위험을 또 다시 맞을 수밖에 없다, 이런 위기의식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가 뭘 준비하고 대처해야 할까요?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박재근 교수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이하 박재근)>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지난번에 반도체 인력 유출 때도 저희가 조언을 구했는데요. 이번에도 중국 1위 서버업체인 인스퍼 그룹의 왕은둥 부회장이 ‘과거에는 중국에서 만든 값싼 부품으로 한국이 최종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이제는 한국 부품으로 중국이 최종 시스템을 만들겠다.’ 즉 우리가 중국에 부품을 제공하는 위치로 전락했다, 이렇게 해석되고 있거든요. 중국의 이런 기술적인 발전, 어떻게 봐야 합니까?

◆ 박재근> 먼저 우리의 주요 산업별로 중국과의 경쟁 관계를 살펴보면, 자동차 산업의 경우는 중국이 현재 2~3년 정도의 기술격차를 가지고 추격을 해오는 상황입니다. 특히 중국 내수시장인 초저가 자동차 시장에서는 이미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었고요. 오히려 전기자동차에 있어서는 중국의 BYD라는 회사가 세계 1위의 판매실적을 나타내고 있을 정도로 한국의 전기자동차 기술을 추월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 또 구조조정 이야기가 되고 있는 조선, 해양산업 분야를 보게 되면, 이미 수주 물량에서는 한국을 추월해서 세계 1등으로 등극했고요. 우리 한국의 주력분야인 초대형 화물선이라든지, LNG선, 해양 플랜트 등에서도 1년 이내의 기술 격차를 가지고 빠르게 따라오고 있습니다. 철강 산업의 경우도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보니까 글로벌 공급과잉을 주도하고 있고, 또 한국에서 경쟁력이 있는 특수강 분야에서도 빠른 추격을 해오고 있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산업도 최근에 빠른 속도로 저희를 추격하고 있고, 디스플레이 산업 같은 경우에는, 대형 LCD 분야는 거의 저희와 동일한 기술 수준과 시장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단지 디스플레이 분야 중에서 OLED 분야는 아직 2~3년 정도 기술 격차가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한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도 현재는 3년 정도의 기술격차를 가지고 있는데, 최근에 어마어마한 자본투자 및 정부의 산업보호정책으로 2020년 정도 되면 아마 저희들과 1~2년의 기술격차까지 따라올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 분야에 있어서 빠른 속도로 저희의 주력산업을 추격해오고 있고요. 오히려 소프트웨어 산업은 거대한 내수시장이 있다 보니까 중국이 우리보다 앞서 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예를 들면 샤오미 같은 경우는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자체 OS를 구축했고, 또 중국 정부의 강력한 보호정책으로 인터넷 사업 같은 경우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회사가 오히려 한국보다 큰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 김우성> 지금 교수님께서 아주 상세하게 말씀해 주셨지만, 이미 중국이 세계 1~2위를 차지한 산업 부분이 있고요. 또 반도체나 여러 분야에서 기술격차가 2~3년이라고 하셨는데, 이건 어느 정도 수준 차이를 말하는 겁니까?

◆ 박재근> 산업 기술에서 2~3년 차이라는 것은 이 산업 분야에서 한국과 중국이 경쟁을 해서 2~3년 차이가 계속 유지가 되면 큰 문제가 안 되겠죠. 그러나 2~3년 차이라는 것은 어느 한 순간, 예를 들어서 한국의 주력업체들이 기술 개발에서 실패를 한다든지, 지연이 된다고 하면 그냥 한 순간에 중국이 동등한 기술 수준에 도달하게 되고, 시장을 점령하게 되는, 그런 아주 위험한 상황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중국의 세계 1위 점유 품목을 보게 되면 섬유제품, 전자기기, 비전자기기 등 1538개 품목이라고 합니다. 아직 우리가 세계 시장 1위를 점령하는 품목이 메모리반도체, 대형TV, 디스플레이패널, 자동차 부품, 그리고 특수선, 특수강 등 65개 품목인데요. 문제는 우리가 잘하는 이 1위 품목을 중국이 빠른 속도로 따라오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리고 우리 주력산업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중국과의 2~3년 기술 격차를 계속 유지하지 못한다고 하면,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어느 한 순간 따라잡혀서 시장을 잃어버리는 아주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우리 기업체들이 중국과 2~3년 간의 기술 격차를 계속 벌일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시장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네, 지금 교수님께서 한 번 더 설명해주셨는데요. 2~3년 격차라는 것은 곧 뒤집힐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대표적인 주력산업인 반도체, 말씀하셨듯이 중국을 2~3년 앞서있다고는 하지만 격차가 좁혀질만한 중국이 막강한 투자를 하고 있고요. 또 우리 정부와 기업에도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얼마 전 조선일보 보도인데요. 3D 반도체 기술 같은 경우에는 이미 과거에 이야기가 되었는데 기업들이 외면했고, 지금 외국에서 활성화되고 있고요. 안드로이드 OS 같은 경우도 삼성에 제안을 했는데 안 받아들여서 지금 구글로 넘어갔죠? 이런 사례를 소개하면서 우리가 기술을 보는 식견이 좁지 않았나? 그리고 반도체 같은 경우도 경쟁력 격차를 벌일 수 있는 기술적 토대와 인식이 부족한 게 아니냐? 이런 비판이 있는데요. 교수님 어떻게 보십니까?

◆ 박재근> 매우 어려운 질문입니다. 저도 반도체를 30년 동안 해왔는데요. 30년 전에 반도체를 처음 시작할 때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정책으로 계속해서 주도를 했었죠. 그런데 그 패스트 팔로워 정책을 펴는 과정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넘어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래 전에 예를 들어서 3차원 랜드 플래시 같은 기술이 대학에서 개발되어서 국내에 있는 반도체 회사에게 생산해야 되지 않냐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그 당시에는 패스트 팔로워 정책을 펴다보니까 그런 것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반도체 기술이 한국이 글로벌 리딩을 하는 퍼스트 무버의 포지션이 되다보니까 더욱 더 기술 개발이 힘들어지고 리스크가 많은 현실을 가지고 있는데, 향후에도 한국에 반도체 업체들이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기술 개발을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까지 한국의 메모리반도체의 경우에 그 경쟁자들이 일본과 대만이었는데요. 대만의 경우는 실패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중국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것에 굉장히 위기감을 느낀다는 거죠. 그 이유는 뭐냐면, 아시는 것처럼 최근 중국의 급격한 성장은 주로 정부주도로 산업육성정책을 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의 경우는 정부에서 주장하는 것이 무엇이냐면, 2020년도까지 중국 내에서 사용되는 반도체의 50%를 중국 내의 기업이 생산하여 공급하자는 정책입니다.

◇ 김우성> 좀 배타적이네요?

◆ 박재근> 네, 그렇기 때문에 우선 중국 정부에서 세제혜택뿐만 아니라 공장을 지을 때 부지제공, 또 어마어마한 정부 자본을 투자해주고, 또 나오는 제품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국내에서 소화를 해주게 되면 감세라든지 여러 가지 정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중국 정부 정책과 이미 커다란 자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빠른 속도로 따라오게 되면, 우리가 기술 격차를 계속 벌여야 하는데, 이것을 유지하는 데에 굉장히 힘이 들지 않겠느냐? 그것이 걱정된다는 것입니다.

◇ 김우성> 네,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이야기인데요. 왜냐면 조선, 건설, 철강, 이런 부분들에 대한 중국의 공급 과잉으로 인한 구조조정을 이야기하면서 그 대안으로 미래 신기술, 신산업을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이 역시 중국이 이만큼 따라잡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조선, 철강은 접고 신산업은 살리자, 이렇게만 말 할 수도 없을 것 같은데요. 중국이 미래 산업 분야에서는 사실 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죠. 우리가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요?

◆ 박재근> 맞습니다. 주력산업의 구조조정도 빠른 속도로 해야 하고, 지금 잘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도 중국과의 기술격차를 통해서 계속해서 중국의 추격을 뿌리쳐야 합니다. 그러나 아시는 것처럼 기술이 바뀌면서 산업구조가 바뀌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이 계속 앞으로 열리게 될 텐데, 예를 들면 드론이라든지, 전기자동차, 인공지능, 이런 여러 가지 분야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중국은 정부의 주도, 그리고 거대한 자본을 가지고 이런 미래 산업 분야에 대해서도 과감한 투자를 하고, 또 오히려 한국과의 경쟁이라기보다는 글로벌 경쟁을 하는 개념을 가지고 접근하고 있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드론의 경우는 중국의 DJI라는 회사가 이미 세계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대부분의 원천기술도 가지고 있어서 한국 기업들이 드론 산업을 추격하기는 쉽지 않은 환경입니다. 다만 전기자동차의 경우에는 여전히 저희도 커다란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자동차의 하드에어 기술 및 전기부품 기술은 힌국이 굉장히 앞서가 있고, 배터리 기술은 아시는 것처럼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만 전기자동차의 무인자율주행 같은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많이 뒤쳐져 있기 때문에 이런 분야를 보강한다고 하면 중국과의 경쟁이 아니라 세계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지 않느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네, 지금 지적해주신 대로 신산업, 신기술에 대한 투자도 오래된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보다 더 열심히 박차를 가해야 되겠다는 것, 정책 당국자들도 계속 긴장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박재근>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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