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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행 : 김우성 / PD: 김우성 / 작가: 이혜민

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 집값 1억 오르면 출산율 0.04하락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6-04-12 16:27  | 조회 : 4236 
[생생인터뷰] 집값 1억 오르면 출산율 0.04하락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황진영 한남대 경제학과 교수


◇ 김우성> 우리나라 젊은 층들이 결혼과 출산이 어려워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가장 큰 원인이 뭘까요? 지금은 나이가 많든 적든 경제문제가 이유라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이게 실제 조사에서도 드러났습니다. 주택의 매매나 전세 가격이 높을수록 초산 연령이 늦고 출산율은 낮다고 하는데요. '주택가격과 출산의 시기와 수준' 보고서를 낸 한남대 경제학과 황진영 교수 연결해 얘기 나눠봅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황진영 한남대 경제학과 교수(이하 황진영)> 예. 안녕하세요.

◇ 김우성> 집값 오르고 먹고 살기 힘들면 아이를 낳기 어렵다. 이런 이야기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데요. 이번에 연구를 통해서 이것을 증명해 보였다는 것이 화제가 되었더라고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된 것인지, 연구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 황진영> 우리가 상식적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면 결혼도 미루고 출산도 미루는 경향이 있다고 예측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다양한 자료를 가지고 실증적으로 분석을 시도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가 일반적으로 예상한 사항이 그대로 나타났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김우성> 그렇다면 일반적인 주택 가격과 출산율을 어떤 방식으로 연구해서 이 결과가 나온 건가요?

◆ 황진영>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 가격을 사용했고요. 이건 한국감정원에서 주택가격지수를 매년 발표하고 있거든요. 그 자료를 이용해서 주택평균 가격을 16개 시도지역별로 환산해서 계산했고요. 그다음에 합계출산율과 초산 연령은 통계청에서 매년 인구동향조사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 자료를 가지고 16개 시도를 대상으로 해서 주택 가격하고 합계출산율, 그리고 초산 연령 간의 관계의 실증적으로 분석했습니다.

◇ 김우성> 주택의 매매, 혹은 전세 가격이 높을수록, 다시 말해 주거비용이 높을수록 초산 연령이 높고 출산율이 낮다, 이렇게 밝혀졌는데요. 상황이 어느 정도 심각하죠?

◆ 황진영> 네, 상당히 어려운 질문인데요. 사실 한 가지 문제로 출산율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고 상당히 다양한 문제에 의해서 출산율이 결정되기 때문에, 이것을 얼마다 하고 말씀드리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알다시피 주택가격은 가격을 몇 원, 이렇게 측정하고요. 출산율은 한 명, 두 명, 이렇게 측정하기 때문에, 측정 단위가 어렵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움이 있는데요. 대략적으로 말씀드리면, 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주택 가격이 1억 정도 상승하면 합계출산율이, 합계출산율이라는 것은 여성이 가임기 동안 낳는 아이들 수를 이야기하죠. 이 합계출산율이 0.042 정도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김우성> 네, 1억이 오르면 0.042명 정도 하락한다, 이렇게 하락하는 수치가 증명된 것이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일 것 같은데요. 내용을 보니까 아파트 매매 가격이 상승할수록, 또 전세 거주자가 자가 거주자에 비해서 자녀 출산이 더 낮다, 이렇게 나왔더라고요. 지역별로도 좀 다르고요. 이 내용 좀 소개해주시죠.

◆ 황진영> 상당히 다른데요. 합계출산율 같은 경우에는, 2013년 자료를 보면 서울 같은 경우 0.968명으로 우리나라 16개 시도에서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반대로 주택 가격은 상당히 높은 수치고요. 반면 충남이나 전남 같은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주택 가격이 낮고, 합계출산율은 충남의 경우 1.442명, 전남은 1.518명 정도로 상대적으로 높게 관측되었습니다.

◇ 김우성> 또 전세거주자가 자가 거주자보다 출산율이 낮다, 어떻게 보면 전세거주자는 상대적으로 젊은 분일 텐데, 이것도 조금 독특하더라고요?

◆ 황진영> 출산이라는 것은 가임기간이 있기 때문에, 젊은 남녀에 많이 해당될 텐데요. 바꾸어 말하면 자가 같은 경우에는 젊은 사람들도 물론 있겠습니다만 상대적으로 이미 출산이 끝난 나이의 연령층이 많이 소유하고 있고, 전세는 훨씬 더 젊은 사람들에게 해당되기 때문에, 전세 가격이 출산율과 더 큰 관계가 있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됩니다.

◇ 김우성> 네, 집을 소유한 분들보다 전세로 사는 사람들이 출산율이 떨어진다, 이런 것도 참 독특한 상황인데요. 경제의 불확실성, 또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여부와 초산연령이나 출산율이 관계가 있다고요?

◆ 황진영> 네, 당연히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가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아무래도 생계문제가 큰 문제일 것 같아요. 직장의 안정성도 문제가 되고요. 그러면 아무래도 출산율이 하락하게 되고요. 여성의 경제활동이 증가하게 된다는 것은 그만큼 자녀의 양육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자연히 출산율 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많은 연구 보고서를 보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증가가 단순히 출산율 하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어느 시점이 지나고 나면 오히려 여성의 경제활동이 증가할수록 출산율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어느 정도 되고 난 다음부터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증가하면 사회적 양육의 인프라가 상당히 잘 갖춰질 수 있다, 이렇게 예상할 수 있고요. 또 한 가지는 실업률이 출산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보다 훨씬 더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경제활동의 불확실성이 증가된다는 이야기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많은 가정일수록 훨씬 더 크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김우성> 네, 결과적으로 지금 집값과의 관계를 밝힌 논문이 화제가 되었지만, 다시 말하면 큰 틀에서는 경제가 어렵고, 개별 가구의 소득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불확실할수록 아이를 안 낳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이해할 수 있겠네요?

◆ 황진영> 그렇습니다.

◇ 김우성> 평균 초산연령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추세인데, 초산 연령이 어느 정도까지 높아졌나요?

◆ 황진영> 이 경우도 제가 통계청의 인구동향조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요. 이게 정확한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만, 여하튼 초산 연령이 현재는 우리나라 전체 평균이 30.7세 정도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경우에는 가장 높은 상태인데, 서울의 경우에는 31.5세, 반면 충남이나 전남 같은 경우에는 29.8세 정도로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입니다.

◇ 김우성> 경제활동의 기반이 서울에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만, 이렇게 아이도 낳기 어렵고, 집도 구하기 어렵고, 이런 것들이 과연 좋은가 하는 의구심이 들긴 합니다. 저출산이 결국 경제에도 큰 부담을 주지 않을까요? 지금 세대가 노령화된 세대를 먹여 살려야 하는 문제도 있을 텐데요.

◆ 황진영> 맞습니다. 사실 저출산은 경제 전반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 내용이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전부를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여하튼 저출산이 되면 미래의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고, 노동공급이 감소하고, 노동공급이 감소하면 경제성장이 감소하고, 경제성장이 감소하면 세금징수가 어려워져서 재정적자가 심화되고, 연금 부담이 어려워져서 노인 문제가 발생하고, 이런 것들이 상당히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 나아가서 한 가지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만약에 이렇게 세금이 높아지고 연금이 어려워지면 근로 의욕이 상실됩니다. 우리가 열심히 일을 해도 많은 부분이 세금으로 징수되기 때문에 근로 의욕이 상실되고, 근로의욕이 상실되면 또 다른 노동공급이 감소되고, 또다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런 순환이 계속 일어나기 때문에 아마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문제가 미래에 발생하지 않을까, 이런 것도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 김우성> 네, 결국 경제 전반에 상상하고 싶지 않은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우려를 해주셨는데요. 정부가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긴 합니다. 누리과정을 지원하겠다, 양육비 지원하겠다, 또 지금 저희 상암동 라디오 스튜디오 근처에도 있지만 행복주택 같은 것도 지어서 지원하겠다고 하는데요. 정작 큰 호응은 없는 상황입니다. 어떤 문제가 있어서 이럴까요?

◆ 황진영> 그 문제는 두 가지 부분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첫째로는 만약에 이런 지원 정책이 없었다면 출산율은 더 떨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고요. 두 번째로는 기본적으로 정부가 하는 경제 정책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예전에는, 불과 3~4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가 저출산이 문제가 아니었고, 저출산을 위해서 정부가 캠페인을 했거든요.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이런 구호도 있었습니다. 그건 무슨 말이냐면 국가에서 이런 정책을 통해서, 우리 국민들의 의식 변화를 통해서 인구 구조가 변한 것이거든요. 지금도 기본적으로 돈을 조금 더 주고, 돈을 지원하고, 양육비를 지원하고, 이런 형태를 가지고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출산이 얼마나 중요하고, 지속가능한 경제를 위해서 이게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의 전환을 위해서, 교육이나 어떤 형태로든지 문화의 변화가 이루어져야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그 말씀도 옳은 말씀이지만, 또 하나는 그래도 젊은 층이 결혼하려면 평균 드는 비용이 2억 원 이상이라고 하는데요. 그 돈을 마련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주저하는 면이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사회 전체가 주택 문제 해결, 출산율 제고를 위해서 어떤 대안을 찾아야 할까요?

◆ 황진영> 근본적으로 뭐라고 찾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 같아요. 그래도 정책이라는 것은 몇 가지 기본적인 방향만 정해놓아도 이 문제가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과연 지금의 정책이 우리 젊은이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느냐? 또한 지속 가능할 것이냐? 만약에 예를 들어서 정권이 바뀐다든지 하면 이게 가능할 것인가? 또 이런 예산 확보를 위해서 우리 기성세대들, 이미 출산을 끝낸 세대, 나이 많은 세대들이 과연 그 고통을 같이 분담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 이런 문제들이 어느 정도 합의가 이루어져야만, 사실 양육비 지원이라든지, 공공주택 건설이라든지, 이건 정책만 결정되면 쉽게 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어떤 정책 방향으로 갈 것인지 설정하는 것, 거기에 대한 공감대가 없이 그때그때 하다 보니까 정책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우리가 출산 문제에 대해서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많은 토론이 먼저 이뤄지고, 그다음에 목표를 설정하고, 공공재를 투입하는 방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우성> 네, 맞습니다. 교수님 말씀하신 것처럼 저출산의 원인이 무엇인지 말만 분분했는데, 이번에 교수님의 연구를 통해서 주택 가격과 밀접한 영향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고, 그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심 환기를 통해서 이 문제를 모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출발점일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황진영>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황진영 한남대 경제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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