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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곽정수 기자의 기업이야기]“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기업가정신, 되짚어 볼 것은?”-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11-25 18:14  | 조회 : 5589 
[곽정수 기자의 기업이야기]“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기업가정신, 되짚어 볼 것은?”-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7:00)
■ 진행 : 김윤경 기자
■ 대담 : 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김윤경> 한겨레신문 경제부의 곽정수 선임기자 연결해서 기업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이하 곽정수)> 네. 안녕하세요.

◇김윤경> 오늘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태어난 지 100주년 되는 날이더라고요.

◆곽정수> 예. 그렇습니다.

◇김윤경> 현대그룹 차원에서 행사도 열리고 홍보도 열리고 있는데. 일단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아산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어떤 사람인가, 부터 얘기를 해볼까요?

◆곽정수> 사실 많은 국민들이 알고 계시죠. 현대그룹의 창업자시고. 한국 현대 경제사에서 어떻게 보면 삼성을 일군 호암 이병철 회장과 함께 창업 1세대의 성공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가 손을 댄 자동차, 조선, 중공업, 석유화학, 건설, 전자 등 이른바 중후장대형 전통 제조건설업은 한국의 경제 지금 중추 산업들이잖아요. 그리고 또 정주영 회장이 시작해서 줄기를 내고 가지를 친 소위 범 현대 그룹이 현대차 그룹,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등등 해서 지금 8개 그룹에 달해요. 그래서 우리 국민들 여론조사를 해보면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 중 하나고요. 그 분은 원래 1915년 아까 말씀하시다시피 11월 25일 강원도 통천에서 출생을 했는데. 이 탄생 100주년을 계기로 해서 우리 사회에 어떻게 보면 정주영 열풍 같은 게 부는 것 같아요. 그 주요 언론들이 정주영의 기업가 정신, 흔히 ‘이봐 해봤어?’. 이 말이 유명한데.

◇김윤경> 해보기나 했어?

◆곽정수> 그렇죠. 사람들이 하라고 하면 자꾸 안 된다, 어렵다. 이런 이야기하잖아요. 그것을 굉장히 시달렸다고 해요. 그 분은. 그래서 이런 말로 상징되는 불굴의 도전 정신. 이런 것들이 그의 생애와 경영 철학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윤경> 이것을 상사들이 악용하기도 하죠. 해보기나 했어? 해보고나 지금 이렇게 가져온 거야. 이렇게 악용하기도 하는 것 같은데. 저는 어쨌든 굉장히 좋은 정신이라고 보고요. 저는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이런 말도 굉장히 기억에 남는데. ‘아침이 오는 게 너무 기다려진다’는 거예요. 일을 해야 되기 때문에.

◆곽정수> 대단한 분이죠.

◇김윤경> 예. 대단한 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승부사 기질이랄까. 약간의 일 중독 기질도 있고. 개척자 이미지도 있는데. 일화들도 재밌는 게 많잖아요.

◆곽정수> 예. 유명한 일화들도 많은데.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이봐, 해봤어?’로 상징되는 불굴의 도전 정신을 보여주는 몇 가지만 살펴보면. 1971년도에 조선소 건립 사업 계획서 한 장. 또 예정 부지인 울산 미포만의 백사장 사진. 그것만 달랑 들고 영국으로 건너가서 이 거북선이 그려진 우리나라 500원 짜리 지폐를 그 쪽 은행가들에게 보여주면서. 우리는 이미 400년 전에 이러한 철갑선을 만들었다고 아주 당당히 말하면서 차관 도입과 선박 수주를 성사시켰다는. 사실 거짓말 같은 이야기도 있고요.

◇김윤경> 사실 거짓말 같지만 진짜죠.

◆곽정수> 예. 실제로 이뤄진 것이죠. 그리고 84년도에 천수만 방조제 공사 때는 그 쪽 해역이 물살이 세서 집채만 한 바위도 순식간에 휩쓸려 갈 정도라고 해요. 그런 상황에서 방조제 공사를 하다가 마지막으로 200~300m의 물막이 구간이 남았는데. 너무 세니까 어렵잖아요. 그래서 정주영 회장이 그 때 길이 322m의 고철 유조선을 끌고 와서 그것을 거기다 가라앉힙니다. 그 곳을 막아버리죠. 그래서 물막이 공사를 완수하는, 이른바 정주영 공법. 거의 만화 같은 이야기죠. 이런 일화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 외에도 한국 최초의 고유 모델 자동차인 포니가 마이카 시대를 열었다든가.

◇김윤경> 저 어렸을 때 포니 나왔을 때 기억이 나요.

◆곽정수> 그렇죠? 국토의 대동맥인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고 등등. 그래서 그의 이름 앞에 흔히 우리가 위기의 승부사, 세기의 도전자, 불굴의 개척자. 이런 수식어가 붙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김윤경> 아까도 이 YTN TV에 나오셔서 예전에 홍보하시던 분이 얘기를 하시는데요. 왜 어렵고 안 되는 쪽으로만 보고서를 써오느냐고 조용히 질책도 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곽정수> 그렇죠.

◇김윤경> 그래서 참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곽정수> 그 분의 유명한 얘기 중 하나죠.

◇김윤경> 예. 최근에도 영화에도 잠깐 얘기도 나오고 그랬었는데. 이런 기업가 정신은 참 요즘에 보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곽정수> 그렇습니다. 사실 이런 성공담이 이미 적잖이 알려진 내용들인데도 불구하고. 2015년 이 시점에서 한국 사회가 그를 다시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고 잠깐 생각해 봤는데. 그것은 아무래도 지금 한국 경제와 기업들이 굉장히 어렵다고 그러잖아요. 그리고 우리 한국 재벌들이 지금 창업자 2세를 지나 3세로 넘어가는데. 우리 3세들이 아무래도 흔히 말하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다 보니까 도전자 정신, 기업가 정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 분의 이런 정주영 리더십을 좀 우리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활용할 수 있지 않겠냐는. 그런 마음들이 있는 것 같아요.

◇김윤경> 곽 기자님 생각하시는 정주영 정신, 혹은 정주영식 리더십이라는 것을 정리할 수 있을까요?

◆곽정수> 지금 말씀하신 대로 불굴의 정신이죠. 무에서 유를 창조한. 그래서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신 분이고. 남들이 어렵다고 생각할 때 거기서 기상천외한 자기만의 발상을 통해서 극복하고 성공으로 이끄는. 그런 기업가 정신이 대단하다고 봐야겠죠.

◇김윤경> 사실은 어떻게 보면 벤처 기업인 같은 정신이기도 하잖아요.

◆곽정수> 사실은 그 당시에는 우리 경제가 초기 발전 단계였잖아요. 사실은 정주영 회장 자체가 벤처 기업인이었다고 봐야죠.

◇김윤경> 그렇죠. 그런 것들을 다 성공시켜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데 그게 허허벌판이었어요. 그 때는. 사실 아무 것도 없었고. 그랬기 때문에 무언가를 시작해서 성공하는 것이 지금보다 훨씬 쉽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을 또 가져보기도 하거든요. 그 점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곽정수> 실제 그렇게 얘기하는 전문가 분들도 있습니다. 아무 것도 없었던 게. 쉽게 얘기하면 지금 재벌 3세들 같은 경우에는 너무 가진 것이 많다 보니까. 실제로 어떤 도전을 해서 실패를 하게 되면 그것을 다 잃게 되잖아요. 그래서 쉽사리 도전하지 못하는. 그런 역설적인 측면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무언가를 만드는 게 지금 상황에서는 쉬워 보이지만. 사실 그 당시 입장에서 보면 그게 얼마나 어려웠겠어요.

◇김윤경> 그러면요. 제대로 앞서서 해야 했던 사람의 예를 따라갈 수도 없었잖아요.

◆곽정수> 그렇습니다. 그런데 다만 지금 이 시점에서, 지금 그 분이 태어난 지 100년이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은 60년대니까 그래도 한참 지났잖아요. 그런데 지금 이 시점에서도 정주영식 리더십이 통할까 하는 문제는 한 번 우리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왜냐하면 시대 변화가 그동안 많이 이뤄졌잖아요. 그래서 그 분의 리더십을 그대로 갖다 적용한다고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그보다는 그 분의 장점을 살리고, 어쩌면 단점은 우리가 극복하는. 이런 비판적 수용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것인데. 예를 들면 경제개혁연대의 김상조 소장 같은 분들은 과거 한국이 빠른 추격자였잖아요. 남들 모방하고. 그런데 지금은 그것 가지고는 안 되고 우리가 제일 앞에 나가야 되는, 퍼스트 무버. 첫 개척자의 상황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무조건 정주영 식의 앞으로 돌격하는 식의, 그런 최고경영자의 덕목보다는. 지금은 전체 조직의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고, 또 정보도 취합하고, 그것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서 어떠한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선택 관리하는. 이런 조정자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런 전문가들 얘기도 있죠.

◇김윤경> 그럴 것 같아요. 지금 필요한 것은 또 그런 정신도 좀 필요할 것 같은데. 그리고 또 마지막에는 정치 쪽에 발을 담으신 게 사실은 좀 별로였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거든요.

◆곽정수> 사실 그 부분은 잠깐 언급하고 가야 하는데. 이 분이 그 얘기를 하기 전에 단순한 기업인만은 아니셨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77년에 현대건설 주식 절반을 내놔서 아산재단을 만들고 여러 가지 사회공헌 사업을 했어요. 그 때 이 분이 한 얘기가 있어요. 이 주식을, 회사 주식을 사지 못 할 정도로 가난한 사람들에게도 우리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이게 무엇이냐면 단지 돈 버는 것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시스템을 유지하려면 분배에도 힘 써야한다는 그 분의 경영 철학을 보여준 것이고요.

◇김윤경> 그러네요.

◆곽정수> 그 다음에 98년에 소 떼를 끌고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해서 결국 금강산 관광 사업을 시작했잖아요. 그게 단지 돈벌이 수단이나 향수 달래기 차원이 아니라, 그 분은 자기의 이런 노력들이 결국은 남북한 간의 화해와 평화를 이룬 초석. 그래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바라는. 그런 단순한 돈을 버는 데에 목적이 있었던 분이 아니라 이런 자기가 돈 번 것을 사회를 위해서 쓰려고 했던 경제가였다는 것이고요. 지금 아까 조금 전에 말씀하셨던. 그렇지만 그런 밝은 측면이 있었던가 하면 어두운 측면이 있었는데. 대표적인 것이 지금 말씀하신 1992년도에 통일국민당을 만들어서 국회의원에 선출되고 이어서 대선에 출마했었잖아요. 물론 패배는 했지만. 그 당시에 문제가 됐던 정경유착을 넘어서 사실 기업인이 성공을 발판으로 삼아서 대권, 정치권력까지 취하려고 했던 것이잖아요. 이것은 굉장히 사실 민주적인 측면에서는 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죠.

◇김윤경> 정말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하시는 분인 것 같아요.

◆곽정수> 그렇습니다. 파란만장한 인생이었죠.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김윤경> 공도 분명하시고 과도 없지 않았지만. 어쨌든 오늘을 되살릴 만 한 정주영 리더십 정신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곽정수> 큰 자극이 되는 것 같습니다.

◇김윤경> 시간이 없어서 여기까지 들어야 될 것 같네요. 말씀 감사합니다.

◆곽정수> 감사합니다.

◇김윤경> 한겨레신문 경제부의 곽정수 선임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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