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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한중 FTA 내일까지 비준 못하면 1조 5천억 원 손해날까?”-김양희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11-25 17:37  | 조회 : 5536 
[생생인터뷰]“한중 FTA 내일까지 비준 못하면 1조 5천억 원 손해날까?”-김양희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7:00)
■ 진행 : 김윤경 기자
■ 대담 : 김양희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

◇김윤경> 오늘 두 번째 생생인터뷰는 조금 무겁습니다. 한중 FTA 관련인데요. 서둘러 비준해서 연내 발효가 되어야 할지, 아닐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 FTA가 지난 2012년 5월에 협상을 개시했고요. 30개월만인 지난 해 11월에 전격 타결이 됐습니다. 그리고 올해 6월에 양국이 정식 서명을 하면서 국회 비준만 남은 상황인데요. 목요일까지 국회에서 비준이 안 되면 발효 시점이 내년으로 넘어가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이게 비준 안 되면 1조 5천억 원의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정말 이렇게 손해가 막심할까요? 비준 전에 또 꼼꼼하게 살펴봐야 될 것은 없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님 모시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양희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이하 김양희)> 네. 안녕하세요.

◇김윤경> 한중 FTA가 지금 통상절차법상 마지막 단계죠. 국회 비준 동의 절차 결과를 앞두고 있는데요. 여당에서는 하루 빨리 해야 된다, 1조 5천억이 손해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야당은 보호 장치나 이런 게 미흡하다고 반대를 하고 있거든요. 교수님은 어떻게 보시나요?

◆김양희> 먼저 그 수치, 1년간 1조 5천억이라는 막대한 금액으로 보이는데. 이게 어떤 것이냐면요. 비교를 쉽게 해보자면. 작년 대중 총 수출액, 1,453억 달러의 1%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약 15억 달러.

◇김윤경> 이게 수출 증가액 추정치 정도 되는 것이죠?

◆김양희> 예. 그런데 이게 어떻게 계산이 나오냐면. 아마 한중FTA를 했을 경우에 추가적으로 늘어난 수출액이 얼마다 했을 때 그것을 대략 이해하기 쉽게 10년 간 발생한다고 가정하고 그것을 갖다 1/10 했을 때 이 금액으로 얘기된 것이 아닌가 싶은데. 이것이 작년 대중 수출액의 1%밖에 안 된다고 봤을 때 저는 이렇게 반문하고 싶습니다. 정부 측에. 10년 간 논의하고 30개월 협상해서 얻은 결과가 작년 수출액의 1%밖에 안 되는. 이것을 갖고 과연 중국 시장 선점하는 효과가 있다고 정부가 대대적으로 얘기하는 것. 그 얘기 정말 맞습니까? 라고 물어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금액을 갖고 국민들이 오해가 가기 쉽도록 얘기하기 보다는, 실제 협상 결과가 어떤지 좀 더 꼼꼼하게 따져보는 게 선별 과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숫자만 봤을 때는 엄청나 보이거든요. 빨리 해야 될 것 같거든요.

◇김윤경> 저도 그래서 찾아봤어요. 그랬더니 이게 대중 수출이 늘어날 수 있는 금액만큼을 산정한 것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교수님. FTA가 효과가 나려면 이렇게 1년 동안 나는 게 아니라 몇 년 간에 걸쳐서 서서히 나타나지 않나요?

◆김양희> 몇 년 간에 나타난다고 그 누구도 확실하게 얘기는 못하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이 알아듣기 쉽게 10년 간에 나타난다고 대충 추정합니다. 그런데 한중 FTA 같은 경우는 10년 간에 철폐되는 비중이 높지가 않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한중 FTA 효과를 어느 정도 확실하게 보기 위해서는 한 20년 걸려야 하거든요.

◇김윤경> 저보다 훨씬 많이 보고 계시는군요.

◆김양희> 그렇게 봤을 때 이 수치도 또 정확하게 나온 것인지 모르겠고. 어쨌든 이 금액이 나왔다 하더라도 이 금액이 작년 총 수출액의 1% 밖에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빠트리고 얘기하면 이것은 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김윤경> 너무 빨리 처리해야 된다는 정부 측의 조바심을 담은 일종의 프레임 같다는 말씀이시죠. 보통 그러면 FTA 절차는 마지막이 비준인데. 비준을 하기까지 그러면 뭐랄까요. 준비는 다 되어있는 것인가요?

◆김양희> 그것은 누구의 입장에서 보느냐, 에 따라 달라지겠죠. 제가 봤을 때는. 저는 지금 야당이 많이 미흡하다고 얘기하면서 선 대책 후 비준을 얘기하고 있는데. 저는 선 대책 이전에 좀 더 시급한 것은 협상 결과를 다시 한 번 꼼꼼하게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제가 봤을 때는 솔직히 부실하다는 생각을 영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꼼꼼하게 검증이 된 것인가 하는 것들을 짚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윤경> 교수님이 부실하다고 느끼시는 부분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들인가요?

◆김양희> 몇 가지 좀 말씀드려 보면. 첫 번째로 상품 무역 부분에서. 이것은 좀 외교적으로 중국이 한국에 심히 결례를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른 날도 아닌 한중 FTA 서명일인 6월 1일에 중국 측이 자발적으로 우리 정부가 한중 FTA 통해서 중국 시장 선점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얘기하는 대표적인 몇 가지 품목, 화장품, 의류, 신발, 기저귀 등에 대해서 자체적으로 관세 인하를 해버렸는데. 그것이 한중 FTA에서 한국 쪽에 관세 인하한 것보다 더 낮습니다. 관세 인하폭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 쪽은 제대로 협상을 했다면 사전에 중국 측으로부터 이런 것들이 있다는 얘기를 먼저 듣고, 중국 측이 자발적으로 관세 인하하는 그것을 베이스로 해서 우리는 추가적으로 더 관세 인하를 시켰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김윤경> 그냥 된 부분만 놔두고 더 이상 추진을 안 했다는 말씀이시나요?

◆김양희> 그렇게 되면 우리는 관세 인하를 받았다 하더라도 중국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관세 인하하는 것은 우리한테 하는 것보다 더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우리가 관세 인하 했다고 자랑할 게 못 된다는 것이죠.

◇김윤경> 그러니까 양자 간에서 얻어낸 것은 아닌 것이죠.

◆김양희> 그렇죠.

◇김윤경> 또 어떤 게 있을까요?

◆김양희> 또 하나. 서비스 투자 부분에서 우리가 한중 FTA에서 많은 것들을 얻었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사실은 중국이 자발적으로 이것도 외상 투자 산업 지도 목록을 개정하면서 거기에서 서비스 투자 개방한 폭보다 오히려 못한 부분도 있습니다. 또 하나는 가령 영화 및 TV드라마 공동 제작이라고 하는 것을 우리가 상당히 한류를 중국 쪽에 진출시키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발판을 마련했다고 얘기하지만. 이것은 사실상 2014년에 만들어진 것을 그대로 협정문에 갖다 넣었을 뿐입니다.

◇김윤경> 이것도 그러면 아까 말씀하신 것과 비슷하네요? 아까 중국이 자발적으로 화장품이나 기저귀, 이 쪽에 대한…….

◆김양희> 아니요. 이것은 한중 양자 간에 한 것인데. 이것은 한중 FTA와 무관하게 이미 작년에 했던 것을 마치 한중 FTA에서 얻어낸 것처럼 얘기를 하고 있고. 또 하나는 상하이에서, 또는 상하이 자유무역지구에서 자체적으로 개방한 것들이 있는데. 이런 부분들도 한국과 한중 FTA에서 개방하기로 했던 부분들보다 오히려 수준이 더 높기도 해서. 이런 부분을 감안해봤을 때 한중 FTA에서 우리가 얻었다고 하는 부분들은 사실상 상당히 상쇄되거나 무효화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죠. 이런 부분들을 제대로 국민들이 모르고 있다는 것이 저는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윤경> 기자들도 잘 몰라서 전하지 못한 부분들이 분명 있었던 것 같고요. 그 다음에 항상 프레임 대결이 있거든요. 한중 FTA를 체결하면 우리가 중국을 시장으로 갖게 된다는 장밋빛 전망이 있고. 그 다음에 또 하나의 프레임은 그러면 우리 농업이랑 다 죽겠다. 이런 프레임이 있거든요. 그래서 좀 서둘러서 낮은 수준에서 협상을 마무리하지 않았느냐 하는 혐의가 없지는 않았어요.

◆김양희> 이 부분도 저는 좀 분명히 짚고 갔으면 좋겠는데. 너무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만. 우리 정부가 얘기하는 게 중국 시장 선점의 발편을 마련했다는 얘기를 하면서 동시에 국내 시장 보호할 만큼 충분히 보호했다고 얘기를 하거든요. 그런데 이 양 측면이 과연 양립 가능한가 하는 생각을 좀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 시장을 선점하려고 하면 높은 수준으로 가야 하거든요. 그런데 높은 수준으로 가면서 과연 우리는 국내 시장을 충분히 보호했다면, 중국은 과연 무엇을 얻었을까. 이 말은 바꿔 말하면 모순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죠.

◇김윤경> 낮은 수준으로 됐다는 말이죠.

◆김양희> 그렇죠. 제가 봤을 때는 나름대로 충분히 이해할만 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이 워낙 중국이랑 가까운 거리에 있고, 중소기업 같은 경우는 경합 품목이 많기 때문에. 저는 우리 정부가 좀 더 솔직하게 중국 시장 선점보다는 국내 시장 보호에 방점이 있다는 얘기를 하면서 국민들을 안심시키면서 워낙 중국이라는 나라가 가깝기 때문에 신중하게 가려고 한다는 얘기를 하는 게 오히려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국내 시장 보호는 사실상 했으면서 전혀 다른 중국 시장 선점을 얘기하니까 국민들이 들었을 때, 듣기에는 솔깃하지만 둘은 사실 창과 방패를 얘기하는 모순과도 같은 얘기가 되어버리는 것이죠.

◇김윤경> 교수님께 여쭙고 싶은 것 중에 하나가요. 야당 쪽에서 얘기하고 있는 게 있거든요. 무역 이득 공유제. 피해 보전 직불금제 같은 것들을 얘기하는데. 사실은 이것도 아까 말씀하셨지만 FTA에 대한 효과도 20년에 걸쳐서야 나타날 수 있는 것인데. 이렇게 무역 이득이 공유가 된다는 것. 이것도 1년 단위로 해서 나눌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김양희> 그렇죠. 저는 사실 개인적으로 야당이 주장하는 무역 이득 공유제보다는 이미 2007년에 만들어 놓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무역조정지원법을 좀 실효성을 제고하고 내실화 시키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방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계속 얘기를 몇 군데서 하고 있는데. 실제 무역조정지원법 제대로 활용이 안 되고 있거든요.

◇김윤경> 어떤 내용들이죠?

◆김양희> 무역조정지원법은 FTA로 인해서 피해를 본 기업이나 노동자들에 대해서 직업훈련을 시켜준다든가, 컨설팅을 해준다든가 해서 다른 유망 직종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하고, 폐업을 무난하게 지원해 준다 하는 것들인데. 절차가 좀 까다롭고 하다 보니까 기업들이 몰라서 못하고, 하려고 해도 복잡해서 못하고. 또한 대부분이 기업 지원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어서 실직자에 대한 지원은 또 거의 없고. 그 부분 있는 것조차도 기존에 있는 것들을 여기에 끌어모은 정도라서. 새로이 무언가를 만들기 보다는 기존에 있는 것만이라도 제대로 활용하는 게 오히려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김윤경> 한중간의 어떤 연대를 돈독하게 하기 위한 외교적인 부분이 FTA를 서두르게 하는 부분은 없었을까요?

◆김양희> 그 부분도 없잖아 있다는 생각이 들고. 단적으로 우리가 앞으로 TPP에 참가할 생각을 하고 있는데. TPP에 참가하기 이전에 한중 FTA를 만약에 발효를 시켜놓으면 분명히 우리가 TPP 참가할 때 우리의 협상력이 커지는 것은 일정 부분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다만 그 부분에 있어서도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게. 우리가 한중 FTA 하는 이유가 TPP에 들어갈 때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니라는 것이죠. 한중 FTA 자체가 경제적인 효과만 놓고 봤을 때는 우리에게는 TPP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TPP에 들어가는데 유일하기 때문이 아니라 한중 FTA 그 자체가 얼마만큼 우리의 국익을 제대로 잘 챙겨왔는가,를 먼저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지. 협상 전략 차원에서 한중 FTA를 보면 안 된다는 것이죠.

◇김윤경> 한 가지만 짧게 여쭐게요. 짧게 답변을 부탁드리면. 그러면 지금 일단 비준이 되면 안 된다고 보시는 것인가요?

◆김양희> 지금 이 상태로는 저는 상당히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고. 저는 야당에 대해서도 조금 아쉽다고 생각하는 게, 지금 선 대책을 얘기하는데. 그 이전에 협상 결과가 무엇인지 제대로 꼼꼼하게 챙겨봤는지. 왜 이런 황당한 협상 결과를 가져왔는지, 에 대해서 먼저 분명히 짚고 넘어가는 게 우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윤경> 네. 잘 들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양희> 예. 감사합니다.

◇김윤경> 김양희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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