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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라디오 94.5! / "남편의 외도, 어떻게 마음을 정리해야 할까요"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11-05 10:32  | 조회 : 6290 
◇ 박정숙:
이번에는 김윤정 상담실장님과 상담을 원하는 분들이, 직접 목소리로 자신의 사연을 남겨주셨어요. “힐링이 필요해!” 첫 번째 분의 목소리 들어볼까요?

<청취자 목소리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결혼한 지 25년 된 일하는 주부입니다. 주말부부생활을 한 지 5년 정도 됐는데요. 언젠가부터 남편 휴대폰을 보니 잠겨있어서 이상하다고 느꼈었는데, 얼마 전에 휴대폰을 우연히 보게 됐어요. 제 촉이 맞았더라고요. 어떤 여성이랑 대화한 목록을 보니 만나고 있었던 거죠. 마음이 얼어붙는 것 같고 너무 분해서 그 날은 외면하고 피했고요. 친구에게 전화로 털어놓으며 펑펑 울었습니다. 하루 동안 생각을 정리하고 다음날 남편한테 사실을 알고 있다, 용서 못하겠다고 하니 헤어지자고 하네요. 그래서 아이들 문제, 집 문제 등 이것저것 요구하니까 그제야 미안하다, 잘못했다, 용서를 빌더군요. 딸아이 도움을 받아서 증거문자를 복사해뒀는데 제 마음이 용서가 쉽지가 않네요. 제가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선생님께 조심스레 여쭙고 싶습니다.

◇ 박정숙:
정말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을 것 같아요.

◆ 김윤정:
그렇죠. 그런 표현으로 이런 심정을 표현하는 게 부족하다 싶을 만큼, 내가 사랑하고, 함께 시간을 보냈던 배우자의 외도를 경험했던 사람들을 만나보면, 시간이 많이 지나도 이것으로 인한 상처가 제대로 치유되거나 해결되지 않으면, 이건 어제 있었던 일, 오늘 있는 일처럼 계속 경험하기 때문에 이걸 현실적으로 잘 대처하시는 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사연 주신 분에게 두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어떻게 살아갈지 물어보셨잖아요. 현실적인 대처를 할 부분이 있고, 감정적인 대처를 할 부분이 있어요. 현실적인 부분은 생각을 정리하셨다고 하셨는데, 내가 남편과의 삶을 계속 같이 살 건지, 아니면 나도 헤어짐을 선택할 건지 선택하셔야 하는데요. 이 선택은 사실 지금 상태에서는 쉽지 않아요. 왜냐면 헤어지자니 너무 속상하고, 같이 있자니 분하고 억울한 마음이 계속 들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하기는 너무 어렵고, 우선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어요. 지금 딸아이의 도움을 받아서 증거문자를 남기셨다고 하셨는데, 이것들이 자녀들에게 어떻게 비춰져야 하냐면, 두 사람의 외도 사건은 두 사람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것을 아이들에게까지 알려지는 것이 그렇게 좋지는 않아요. 특히 딸에게는 아빠의 외도가 남자에 대한 혐오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건 조금 피했으면 좋겠고요. 두 번째로 외도 상대분과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고자 하시거든요. ‘내가 그것만 말해주면 용서해줄게’, ‘어디 갔었냐?’ 그런 것들에 대한 끊임없는 확인을 하시는데요. 사실 그걸 알면 마음이 풀어질 것 같은 마음이 드시는데, 그렇지 않아요. 그 정보를 알면 알수록 괴로움을 겪는 정도가 심해지고요. 어느 식당에 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 식당을 떠올리기만 해도 내 몸이 몸서리 칠 정도로 힘든 일이 많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의 정보를 알려고 하는 것이 자신을 보호하는 굉장히 중요한 현실적인 대처고요. 두 번째 가장 중요하게 하셔야 하는 감정적 대처는 내가 용서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용서는 사실 상대를 위해 하는 게 아니고 자신의 평안과 안정을 위해서 하는 거예요. 사람들이 용서하기 어려운 이유는 내가 용서해주면 상대방이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 것 같은 마음 때문에 할 수가 없는데요. 사실 외도를 한 배우자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내가 훨씬 더 충격적인 마음이 오래 가거든요. 가까운 상담소 등을 찾아가셔서 내 마음의 분함과 억울함, 속상함, 섭섭함, 그 말할 수 없는 감정들을 꾸준히 치료받지 않으시면 이게 시간이 지난다고 해도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꼭 용서상담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박정숙:
네, 예를 들어서 총상을 입었다고 하면 파편들을 잘 제거하든지, 고스란히 남겨서 화석처럼 만들어야 하는데, 그걸 자꾸 끄집어내면 안 될 것 같아요.

◆ 김윤정:
그러니까 끄집어내서 치료를 해야 합니다. 치유가 되면 화석이 되어도 ‘그때 이런 일이 있었지’ 담담하게 말 할 수 있는데, 치료하지 않고 그냥 묻어놓으면 화석 되기 전에 내가 먼저 속병이 납니다.

◇ 박정숙:
그렇군요. 그러면 이 분은 용서를 해야 하는 거죠?

◆ 김윤정:
용서하는 것이 본인에게 좋죠.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남편 분과 같이 부부 상담을 받으면 좋고요. 이건 빠르면 빠를수록 효과가 더해지거든요. 그리고 이런 외도사건이 일어나고 나면, 처음에는 남편이 용서를 구하기도 하지만, 상대방이 계속 빌미로 잡고 원망하면 상대방도 공격을 더 합니다. 그러면 피해를 입은 쪽에서 더 억울해지기 때문에, 관계는 악화일로로 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헤어지든 안 헤어지든 나중에 결정하시고요. 우선 마음부터 풀어내시는 작업을 하시는 게 필요합니다.

◇ 박정숙:
외도 사건들이 잘 치료가 되나요?

◆ 김윤정:
치료가 되고요. 외도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부부가 정서적 친밀함을 잘 맺고 유지하는 기능을 잘 못하기 때문에 이런 사건이 일어나거든요. 그래서 내가 외로움과 친밀함의 욕구를 배우자와 잘 충족하는 연습을 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과 하는 것이 더 쉬워 보이기 때문에, 그리고 초반에 갖는 강렬한 친밀함의 욕구가 좋기 때문에, 외도하시는 분들은 외로움을 많이 타고요. 친밀함의 욕구를 건강하게 해소하는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이렇거든요. 그래서 중독과 외도는 심리적 기제가 똑같아요. 외롭고 누군가 필요하고, 그걸 잘 맺고 유지하는 방법은 잘 모르고, 그래서 치료받으면서 두 분이 심리적으로 회복하고, 이 분과는 헤어지더라도 딸이나 다른 사람과 친밀함을 잘 맺는 방법은 회복하셔야 하거든요. 상처 때문에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 걸 잘 못하면 안 되니까요. 용기를 가지고 하시면 치료가 됩니다.

◇ 박정숙:
네, 잠깐 광고 듣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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