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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단통법 1년, 통신비 줄었다는 미래부 통계 앞뒤 맞지 않아. 절감없다”-KAIST 경영대학 이병태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10-01 17:30  | 조회 : 4470 
[생생인터뷰]“단통법 1년, 통신비 줄었다는 미래부통계 앞뒤 맞지 않아. 절감없다”-KAIST 경영대학 이병태 교수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7:00)
■ 진행 : 김윤경 기자
■ 대담 : KAIST 경영대학 이병태 교수

◇김윤경> 오늘 생생인터뷰 첫 번째 인터뷰는 단통법 1년 평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단통법이 오늘로 시행 1년인데 효과가 있었다는 의견도 있고요. 전혀 아니다. 전 국민은 호갱이 됐다는 의견도 있는 상황입니다. 평가가 좀 엇갈리고 있는데요. 공교롭게 오늘 SKT는 영업정지를 받았고요. 그러면서 경쟁사들은 SKT 고객 빼오느라 난리법석입니다. 그렇다면 별로 단통법 효과가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좀 드는데요. 단통법 시행 1년 평가 한 번 해보겠습니다. KAIST 경영대학의 이병태 교수님 연결합니다. 이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KAIST 경영대학 이병태 교수(이하 이병태)> 네. 안녕하세요.

◇김윤경> 단통법 시행 1년이 됐는데 교수님 단통법 1년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이병태> 저는 도입 초기부터 과도한 규제로 시장에 충격이 많고 부작용이 많을 것이라고 반대를 해왔거든요. 그리고 지난 1년 결과가 저는 예상대로 아주 부분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그에 비해서 사회적으로 피해를 너무 많이 양상하고 있다. 부작용이 따르고 있다. 그래서 저는 아주 실패된 규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윤경> 효과는 전혀 없었다고 보시나요?

◆이병태> 이것 때문에 강제적으로 조금 할인을 받는 소비자들이 있죠. 그렇지만 보이지 않는 피해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 부분적인 혜택 받는 분들 때문에 나머지 피해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김윤경>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 효과는 어느 정도 있었을 뿐이고, 나머지는 부작용이나 피해라고 말씀하셨는데. 예를 들어서 어떤 것들이 부작용이고 피해였나요?

◆이병태> 대표적으로 기계를 싸게 살 수 있는 선택권이 소비자들한테 없어졌죠. 온 국민들이 비싸게 사게 됐고요. 그러다 보니까 소비가 위축되게 됐죠. 고급 단말기가. 그래서 제조사들 피해가 크고요. 그리고 특히 다른 나라, 애플, 예를 들어서. 그런 회사들이 신제품 내놨을 때 가격을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졌고요. 그 다음에 영세 판매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래부 통계만 해도 8개월 사이에 1,040개가 폐업을 했거든요. 어떤 통계는 폐업한 판매점들이 3,000개 정도 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김윤경> 전국적으로요?

◆이병태> 예. 그런데 그게 폐업 신고만 된 것이고, 실제 매출 줄어든 피해는 훨씬 더 크죠. 그래서 그런 게 있습니다.

◇김윤경> 그러면 이동통신사만 득을 봤나요? 마케팅 비용을 많이 안 썼을 것 아니에요?

◆이병태> 미래부는 마케팅 비용에 큰 변화가 없다고 그러는데, 실제적으로는 이통사가 결국 이후에 단말기 이익이 많이 증가한 것은 맞으니까. 이통사가 이익을 봤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김윤경> 이통사는 득을 보고 고객은 호갱이 되면서 부작용을 많이 겪고. 이렇게 보시네요?

◆이병태> 제조사하고 판매사, 그리고 액세서리 등 하는 연관 산업들이 피해를 많이 봤죠.

◇김윤경> 그리고 제가 초반에도 말씀을 드렸는데. 오늘 SKT가 영업 정지 일주일 들어가면서요. 아니나 다를까 경쟁사들이 정말 마치 물어뜯을 듯이 달려드는 것 같아요. 그런 혼탁한 양상은 그대로 있는데 시장이 투명해졌다, 안정해졌다는 정부의 평가는 그러면 자화자찬일 뿐인 것인가요?

◆이병태> 예. 자화자찬이고. 시장의 안정이 자율적인 경쟁에 의해서 안정화 되어야 안정이지. 가격을 할인하지 마라. 거의 고정가격대로 해라. 이렇게 해서 변동 없는 것으로 시장이 안정화됐다. 이렇게 하는 것은 시장 경제에서 없는 일이죠. 그런 식으로 하면 가장 안정화되고 좋은 시장은 우리나라 전력 시장이겠죠. 정부가 하나의 동일한 가격으로 통제하니까.

◇김윤경> 그러면 미래부에서 얘기하는 통계를 보면. 단통법 시행 이후에 통신비가 10% 이상 절감됐다고 얘기하거든요. 그런데 사실 저도 통신 고객으로서 그다지 줄어든 것은 못 느끼겠고. 다른 분들도 비슷한 얘기를 하는데 이것은 어떻게 된 건가요?

◆이병태> 제가 이것을 보면서 우리나라 규제 당국이나 정부가 얼마나 게으르고 정책 품질이 형편없는가를 저는 분노를 하고 있어요. 이 통계가 어디서 나온 것이냐면, 통계청이 가계 소비하는 일부 표본 가구의 설문에서 나온 것이거든요? 이게 사실이면 한 번 보세요. 우리나라 이통사들의 영업 이익률이 5%~10% 정도밖에 안 되거든요. 그런데 미래부나 방통위가 마케팅 비용이 안 줄었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매출이 11% 줄면 지금 이통사들은 다 난리가 났죠. 이미 적자 기업이 돼서 파산 위기가 될 겁니다. 그런데 실제는 이익이 늘었잖아요. 그러니까 이 숫자 자체가 앞뒤가 전혀 안 맞는 일이에요. 정말 소비가, 11% 통신비 지출이 줄었으면 이통사는 다 망하게 생겼습니다. 이런 통계를 내놓고 단통법 옹호하는 것을 보면 얼마나 비과학적인 얘기를 하는 것인지 알 수 있어요. 제가 이것 1/4분기에도 유사한 주장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이 주장이 맞나 하고 이통사들이 매 분기별로 재무제표를 공개하는데요. 거기 보면 평균, ARPU라고 하죠. 소비자들이 얼마만큼 통신 요금 냈는가 하고 가입자 수가 나옵니다. 그걸 가지고 다 계산해봤더니 통신 요금이 줄기는커녕 지출이 0.6% 늘었어요. 그랬는데 이런 똑같은 실수를 또 하는 거예요. 이게 조금 있으면 3/4분기, 여기에서 얘기하는 8, 9월 달이 분기가 지나면 아마 나올 것이거든요? 그러면 이거 절대 맞을 수가 없는 통계입니다. 이것대로 됐으면 통신사 지금 다 엄청난 적자로 전환됐어야 되거든요?

◇김윤경> 그러니까 표본 가구만 가지고 하는…….

◆이병태> 그것도 설문, 이런 것에 대한 것이거든요. 표본 가구만 가지고 하는데 이 숫자가 전혀 현재하고 맞지 않는 숫자입니다.

◇김윤경> 그러면 교수님이 통계 나오면 저희 방송에도 또 알려주세요. 통신비 절감이 안 됐다는 말씀으로 일단 제가 듣도록 하겠습니다.

◆이병태> 예. 큰 변동 없습니다. 총 요금 지출에. 그리고 요금에서 조금 내렸어도 요금만 조금 내리면 뭐합니까? 단말기 값에서 지출이 늘었는데. 그래서 거기서 다 빠져야죠.

◇김윤경> 매장에서 팔 때도 보면요. 이게 뭐라고 해야 되나요? 1년 전에 정부가 보완책을 내놓아서 보조금 대신에 요금을 할인받는 제도가 있었어요. 그것을 설명을 잘 안 해서 가입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얘기도 들리거든요.

◆이병태> 예. 그것도 제가 정부가 통신 요금 줄여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안 내려가니까 인위적으로 그 전에 단말기 보조금을 지원을 안 받는 대신 통신 요금의 12%를 할인받을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정부가 20%를 한꺼번에 올려줬어요. 20%를 깎아줘라. 그런데 그렇게 되면 만약 2년 동안 통신 요금을 20% 깎아주면 그 금액이 워낙 큰 거예요. 그러니까 통신회사가 단말기 지원금 깎아주는 게 통신요금 깎아주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니까 이것을 적극적으로 안 알리겠죠. 그리고 자기가 손해 보는 일을 적극적으로 마케팅해라. 이게 시장 원리에 안 맞는 강요된 가격 인하였거든요. 왜냐하면 통신요금을 대신 깎아주는 것이면 미래에 대해 깎아주는 것이기 때문에. 금리가 만약에 높으면 미래에 많이 깎아줘야 하고, 금리가 낮아지면 덜 깎아줘도 되거든요. 미래 시간 가치 때문에. 그런데 금리가 내려가고 있는데 할인율을 높여라. 그래서 강제로 팔 비튼 것이거든요. 이게. 그러다 보니까 기업들은 이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면 바보죠.

◇김윤경> 그런데 이게 정말 시장 원리에도 안 맞고요. 말씀 들으면. 사실 금융기관에서는 이런 식으로 상품 팔면 불완전 판매로 걸리거든요.

◆이병태> 그렇죠.

◇김윤경> 그런데 통신 시장에서는 이런 게 안 걸리고요.

◆이병태> 통신 시장도 불안전 판매를. 이것은 불완전 판매라기보다는 여러 상품인데…….

◇김윤경> 선택지가 있는데 못하게 사실은 막은 것이잖아요.

◆이병태> 그러니까 불완전 판매는 상품에 대한 설명을 안 해서 불완전하게 한 것이고요. 이것은 소비자가 선택이 여러 개 있는데 자기가 팔고 싶은 것만 적극적으로 광고했다. 이런 것이죠.

◇김윤경> 이것도 일종의 불완전 판매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요.

◆이병태> 소비자한테 정보를 덜 줬다는 것인데요. 이것을 가지고 그런데 이 가격 구조가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한 구조가 아니라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억지로 할인율을 만들다 보니까 나온 부작용이다.

◇김윤경> 알겠습니다. 그리고 SKT 영업 정지가 오늘 시작이 됐고요. 그러면서 출시 15개월 이상이 된 전략 단말기 경우에는 보조금이 예외라는 단서가 있었잖아요. LG U+하고 KT하고 아니나 다를까 보조금을 대폭 올렸어요. 그런데 실질적으로는 이게 보조금이잖아요. 이런 것 해도 되는 건가요?

◆이병태> 그럼요. 제가 우리나라에서 자꾸 잘못되게 알려진 게 무엇이냐면. 단말기 지원금을 많이 주는 것이 과도하다, 불법이다. 이런 개념이 있어요.

◇김윤경> 정부에서 그렇게 얘기를 했었죠.

◆이병태> 그런데 그게 불법화 돼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어요. 정부가 상한선을 주니까. 미국에서 통계를 보면 삼성전자 제품이 얼마 정도 지원금이 나가고 있냐하면, 92%까지 나가거든요? 그러니까 신형 단말기 나왔을 때 애플은 한 80% 나갔고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다른 나라에서 보면 80%에서 100%까지 지원금을 할인해주고 팔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것 할인해주는 것이 좋은 거죠. 소비자는 싼 것 살 옵션이 있으니까. 그런데 그것을 불법화 해놓은 나라가 현재는 대한민국밖에 없어요.

◇김윤경> 정부의 논리는 이런 식으로 제 살 깎아먹기 경쟁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잖아요.

◆이병태> 그런데 소비자한테 기업들이 담합해서 가격 깎아줄 것을 안 깎아주면 그게 공정거래법 위반이거든요? 그런데 기업들이 깎아주겠다는 것을 못 깎게 하는 것이 어떻게 소비자를 위한 정책이 될 수 있겠어요? 다른 나라가 다 하는 일인데 대한민국에서만 못하게 하고 있잖아요.

◇김윤경> 그러면 마지막으로 이 단통법 보완을 위해서 혹은 통신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이 조언은 꼭 해주고 싶다는 게 있으시다면 부탁드릴게요.

◆이병태> 통신 산업의 규제 완화는 아주 세계적인 현상이에요. 그런데 한국만 지금 역으로 가고 있는데. 이게 너무 경제 문제를 경제 논리나 시장 논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꾸 정치권에서 선거 공약으로 내면서 통신비 인하해주겠다. 이런 실현 불가능한 약속을 자꾸 해서 그렇거든요? 그래서 그러다 보니까 자꾸 산업이 규제 하에 묶이다 보니까 역동성도 없고 혁신성도 잃어가고 있거든요. 반면에 중국은 지금 계속 치고 올라오고 있잖아요? 그래서 좀 규제 완화를 하고 산업화가 소비를 살려야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윤경> 네. 단통법 1년인데 좀 우울한데요.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병태> 네. 감사합니다.

◇김윤경> 카이스트 경영대학의 이병태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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