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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생생인터뷰]“쫓겨나는 상인들, 상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김남균 저자(골목사장 생존법), 맘상모 회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8-24 18:06  | 조회 : 5383 
[생생인터뷰]“쫓겨나는 상인들, 상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김남균 저자(골목사장 생존법), 맘상모 회원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7:00)
■ 진행 : 김윤경 기자
■ 대담 : 김남균 저자(골목사장 생존법), 맘상모 회원

◇김윤경> ‘뜨고나면 쫓겨나는 상인들. 상가 젠트리피케이션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개성 있는 가게가 들어서고 동네, 골목이 유명해지면 누구에게 좋을까요? 아마 동네를 일군 세입자들이 아니냐, 라고 생각을 하실 지도 모르겠지만요. 결과적으로는 건물주, 그리고 돈 많은 대기업 브랜드, 프랜차이즈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억을 되살려봐도 무슨무슨 거리, 골목. 이렇게 불렸던 곳들이 얼마 안 돼서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대형 건물로 바뀌는 경우를 자주 보고 있는데요. 열심히 동네를 일궈놔도 세입자들은 오른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자리를 떠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문제의 원인, 그리고 해결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맘 편히 장사하고픈 상인 모임, 줄여서 ‘맘상모’라고 하는데요. 맘상모의 회원이자 ‘골목사장 생존법’의 저자인 김남균님이 전화 연결 돼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남균 저자(골목사장 생존법), 맘상모 회원(이하 김남균)> 네. 안녕하세요.

◇김윤경> 예. 맘 편히 장사하고픈 상인 모임에서는 딱히 직함을 갖고 계시지는 않은가 봐요.

◆김남균> 예. 이 전에 학술국장이라든지, 공동대표를 지낸 바는 있고요. 현재는 평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윤경> 맘 편히 장사를 하려면 세입자들이 안전하게, 지속가능하게 일을 해야 될 텐데 그렇지 못 한 경우가 많잖아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실행된 지 100일 정도 됐거든요. 어떤가요? 변화가 있나요?

◆김남균>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만들어진 지는 13년, 14년 정도 됐고요. 그것이 개정이 크게는 두 차례가 됐는데. 최근에 개정된 법은 예전보다는 많이 그래도 발전돼있는 상태가 되었지만. 예를 들어서 대항력이라든지, 법에는 없었던 권리금이 설치가 되었던 것. 이런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인데요. 여러 가지 틈이 많이 비어있고 아직은 불편한 상태가 돼있는 거죠.

◇김윤경> 법상으로는 보호가 되는데, 현실적으로는 적용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렇게 받아들이면 될까요?

◆김남균> 예. 그리고 권리금 법제화 같은 경우에는 아직은 좀 추상적이고 판례가 풀어야 되는 문제가 많고요.

◇김윤경> 그렇죠. 권리금 문제는 아마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제가 서두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몇몇 곳들이요. 삼청동도 그랬던 것 같고, 가로수길, 경리단길. 이런 곳들 보면 처음에는 그냥 개성 있는 작은 가게들이 모여서 장사를 하다가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기 시작하고. 그러면 사실 상인들이 좋아야 될 텐데 굉장히 불안해 하다가 결국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이게 하나의 메커니즘이 된 것 같은데. 어떻게 되는 것인지 말씀 좀 해주시겠어요?

◆김남균> 말씀하신 대로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싸서 창업을 해서 성공까지는 아니어도 예쁘게 장사를 좀 해봐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분들이 거기 들어가서 정성스럽게 장사를 시작하면. 그게 요즘 SNS도 발달하고 했기 때문에 소문이 금방 나요. 그러면 많은 분들이 소문과 블로그에 글을 올리거나 하면 그런 정보들을 보고 찾아오시죠. 찾아오시면 실제 장사가 잘 되는 곳도 있고, 그냥 구경만 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도 있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갖다가 노리고 부동산 중개업자 분들이 서로 경쟁을 시켜서 더 높은 가격에 건물을 매매시킨다든가. 아니면 건물주를 꼬드겨서 월세를 대폭 인상해라. 이렇게 하면 아무래도 그 분들은 월세를 대폭 인상하거나 건물을 갖다가 비싸게 주고 산 분들은 또 역시 월세를 높게 받으려고 하겠죠. 그러면 사실은 매출하고 안 맞거든요. 월세를 인상한 분과 함께. 그러면 그 분들은 어쩔 수 없이 그 자리를 떠나게 되고. 그 다음에 결국은 대기업 프랜차이즈 같이 대자본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들어오게 되어서. 곰은 재주를 부리고……. 이런 얘기가 나오게 되는 거죠.

◇김윤경> 그렇죠. 소위 핫플레이스가 되면 굉장히 땅값 올라가고 보증금, 임대료, 권리금 다 치솟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보면 저도 오랜만에 이런 길들에 가보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건물들이 쫙 들어서는. 그들만 감당할 수 있는 임대료, 보증금인 것이죠.

◆김남균> 그들도 사실은 임대료나 보증금이라든지 기타 등등은 수익에서 감당하는 것은 아니고요. 핫플레이스에 거점을 확보하는 그런 일을 하는 거죠. 실제 수익이 좋다기 보다도.

◇김윤경> 비용 투입을 하는 거죠.

◆김남균> 그들 중에서도 좀 작은 곳들은 월세가 감당이 안 돼서 나가야 하는. 그런 경우도 많이 있어요.

◇김윤경> 그래요? 대형 기업들도요. 그래서 이런 현상을 가리켜서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이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김남균> 그러니까 ‘젠트리’가 신사 계급을 뜻하는 것인데. 신사화 되었다. 이렇게 영국에서부터 얘기가 나왔는데요. 그러니까 영국의 사회학자 루스 글라스(Ruth Glass)라는 분이 64년도에 과거의 노동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영국에서요. 그런 곳에 중산층이 이주해 오면서 지역 전체의 구성과 성격이 그렇게 변하는 것을 설명할 때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말을 처음 썼어요.

◇김윤경> 중산층 이상이 되는 신사라고 불리는 이런 계층들이 노후 지역으로 옮겨가면서 원래 있던 사람들이 나오게 되는. 그런 현상까지도 얘기를 하는 것이군요.

◆김남균> 그렇죠.

◇김윤경> 그러면 젠트리피케이션이 처음 이야기를 할 때는 그 지역이 다시 활성화 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았을까요?

◆김남균> 그런 이야기도 있지만. 이런 부정적인 측면들도 있는 편인 거죠.

◇김윤경> 원래 거주하던 사람들이 물러날 수밖에 없게 되는 부정적인 의미로 지금은 많이 쓰이고 있는 거죠.

◆김남균> 네. 영국 같은 경우에는 지금은 공정임대료 제도라는 것이 있어서. 우리나라보다는 그 현상이 전체적으로, 전세계적으로 벌어지는 현상이기는 하나. 우리나라도 가장 격동의 시기를 겪고있다고 보면 됩니다.

◇김윤경> 대략 언제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현상이 벌어졌나요?

◆김남균> 아무래도 IMF 이후에 노동 시장 같은 경우는 약화되고. 그 다음에 부동산 투자, 혹은 투기 시장도 과거보다는 약화됐잖아요? 그리고 노동 시장에서 이탈해 온 사람들이 창업을 하거나 이런 경우들이 많은데. 이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경쟁하면서 아무래도 잘 되는 지역에 조금 더 몰리는 현상이 벌어질 수밖에 없잖아요. 그 때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법이 임차인 입장에서는 안 좋다보니까. 임대인 입장에서는 좋고요. 그러다 보니까 대폭 임대료가 올라가면서 2000년대 초반부터 이런 현상이 벌어졌다고 분석되는 것들을 많이 봤습니다.

◇김윤경> 그렇군요. 홍대 쪽이나 이런 곳들. 얘기가 많이 됐었는데. 지금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곳이 있다면 어디일까요?

◆김남균> 홍대 쪽은 아무래도 과거에 가보셨으면 비교가 될 텐데. 과거에는 참 오밀조밀한 작은 상점들이 많았잖아요. 개성 있고. 그 다음에 예술가들이 기타치고 있고, 자유롭고. 그런데 홍대 같은 경우에는 프랜차이즈로 꽉 찼어요. 더 찰 곳이 없을 정도로. 그렇게 돼있고. 또 홍대 주변에, 홍대 문화권을 갖고 있는 연남동이라든지 망원동이라든지, 성산동이라든지. 이런 곳으로 예술가들이 또 이주를 했거든요. 그리고 경의선 공원을 깔아놓은 연남동 같은 경우에는 지금 완전히 화학 작용이 일어나서 월세 같은 경우 2배, 3배씩 올라가고 있는 추세고요. 그 다음에 경리단길 같이 과거에 월세가 싸서 창업을 해서 성공을 해보고자 하는 젊은 사람들이 들어갔던 곳도 지금 유동인구가 많아지니까 또다시 대기업 프랜차이즈들이 들어오기 시작을 했고. 그 다음에 북촌의 대안으로 만들어진 서촌 같은 경우에도 지금 대거 이탈되기 시작했고요. 가로수길도 그렇고. 여러 군데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죠.

◇김윤경> 그러네요. 하나하나씩 떠올려 보니까 과거와는 다른 모습들이 떠오르는데. 그러면서 들어올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게 여유가 있는 사람들 밖에 없고, 개성이 없어지는 그런 결과도 있는 것 같아요.

◆김남균> 예. 그것을 획일화 현상이라고 하는데. 대기업의 프랜차이즈들로 꽉 채워지면 그 동네를 왜 가야할지. 허탈할 뿐이죠.

◇김윤경> 그래서 제가 맘상모 카페에 들어가 봤어요. 그랬더니 모이라고 이야기를 해놓으신 공지를 봤거든요. 일손을 멈추고 모여 주십시오. 이렇게 해서 보니까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 때, 쫓겨날 때. 이런 것들을 같이 막아보자, 라는 움직임을 보이고 계신 것 같은데. 기자회견도 여셨던 것 같아요.

◆김남균> 네. 기자회견은 계속해서 여러 차례 열고 있어요. 쫓겨나는 가게 앞에서도 열기도 하고. 그 다음에 소위 강제집행이 벌어지는 순간에서도 기자회견을 열기도 하고요. 여러 가지 열고 있죠.

◇김윤경> 정부쪽에서나, 기업에서나 얘기를 좀 듣는 게 있나요?

◆김남균> 늘 그랬듯이 묵묵부답 상태가 많죠.

◇김윤경> 그래요? 그런데 성수동인가 그 쪽에서는 상생 협약을 만들어서 건물주와 임대인들이 잘 같이 해보자, 라는 움직임도 있다고 듣기는 했는데요.

◆김남균> 네. 그런 움직임은 굉장히 좋다고 저는 생각해요. 지금 서울시에서도 조례를 만지고 있고요. 그 다음에 적극적으로 중재 위원회를 만들어서 중재를 하기도 하고. 그런 움직임들은 있어요. 저는 박수를 충분히 쳐드리고 싶은 입장이긴 하지만. 상위법이 없는 상태에서는 권고 사항밖에는 안 되거든요. 그런 조례들이. 그래서 사실은 이것이 얼만큼의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느냐, 하는 것은 개인 대 개인의 합의 정도에만 기댈 수밖에 없는 것이거든요.

◇김윤경> 거기에 그쳐서는 안 되고 상위법이 마련되는 것이 시급하겠네요.

◆김남균> 그렇죠. 하루 빨리 그렇게 돼야겠습니다.

◇김윤경> 알겠습니다. 조금 더 들어보고 싶은데 시간이 다 됐어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남균> 예. 감사합니다.

◇김윤경> 맘상모 회원이고요. ‘골목사장 생존법’의 저자 김남균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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