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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서지 꼭 들려야 할 동네책방" - 윤명희 파주시 교하도서관장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8-05 10:53  | 조회 : 8795 
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피서지 꼭 들려야 할 동네책방" - 윤명희 파주시 교하도서관장


앵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파주의 교하도서관에서 전국 여행지의 특색 있는 서점을 소개하는
‘바캉스 지도’를 제작했다고 하는데요. 윤명희 파주시 교하도서관장, 전화로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윤명희 파주시 교하도서관장(이하 윤명희): 네, 안녕하세요.

앵커:
윤 관장께선 휴가 다녀오셨습니까?

윤명희:
네, 짧게 가족들과 함께 바닷가에서 놀다 왔습니다.

앵커:
어디로 가셨었나요?

윤명희:
동해안의 속초에 다녀왔습니다.

앵커:
사람 많았겠네요?

윤명희:
네, 사람 많았는데요. 마침 해가 많이 안 나타나서요.

앵커:
다행이네요. 보통 여름휴가 시즌에 도서관 이용하는 분들이 줄어든다고 봐야 하나요?

윤명희:
일단 휴가가 한창을 때는 조금 주는 듯한데요. 일단 방학이나 여름에는 특히나 이용자가 많습니다. 방학이 시작되면 아이들과 함께, 엄마들이 책가방을 매고 도서권으로 출근하시는 분도 있어요.

앵커:
그렇군요. 교하도서관에서 여름휴가철을 맞아 전국 주요 여행지의 특색 있는 서점을 소개하는 전시회를 열고 있다면서요? 소갤 좀 해주시죠.

윤명희:
네, 저희 교하도서권 3층에 오면, 기존의 도서관에서 정숙을 요하는 딱딱한 분위기의 자료실보다는 자유롭게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이 공간에서는 달마다 두 가지 기획전시를 하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매달 지역의 출판사들이 펴내는 책을 소개하는, ‘출판사 도서관 말걸다’라는 전시가 있어요. 저희가 작년부터 매월 해오고 있는데, 이번에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서, 전국의 책이 있는 공간으로 가볼만한 공간을 엮어봤어요. 그래서 여행을 다니시는 분들에게 또 하나의 색다른 여행정보를 제공해보고자 기획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알음알음 축적된 정보를 모아서 40군데를 조사했는데요. 그 중에 회신이 온 곳이 27곳이에요. 그래서 27개의 책방, 서점, 출판사 등을 소개하는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전국에 있는 동네책방을 소개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윤명희:
글쎄요. 저희가 도서관에서 일하다보니까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아무리 세상이 각박하고, 소비를 부추기고, 경쟁을 부추겨도, 그것으로부터 약간 빗겨나서 다른 삶의 가능성을 찾아가는 사람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저희 도서관이 이런 분들의 다양한 삶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책을 매개로 이웃이 만나고, 이웃사람들과 함께 마을의 이야기와 정보들이 쌓이길 바라는데요. 저희와 같은 고민을 하는 곳이 전국에 많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그런 것에 초점을 맞춰서,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지역의 특색에 맞게,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서 책이 있는 공간으로 만나는, 그런 곳을 소개해보고 싶었어요. 조금 더 덧붙이자면 마을의 역사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마을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그런 나눔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거기에 책이 있는 거죠. 그래서 이번에도 그렇게 지역의 이야기를 책과 함께 엮어내는 곳들을 소개하고자 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전국 주요 여행지에 어떤 특색 있는 서점들이 있는지 하나씩 알아볼까요? 먼저 포항 효자시장에 달팽이 책방이란 게 있다고요?

윤명희:
네, 여기는 포항의 효자시장의 가장 후미진 골목에 있는 책방인데요. 이 책방 주인의 고향이 포항이래요. 그래서 어렸을 때 자기에게 숨 쉴 틈을 제공했던 자기 고향에 대한 생각으로, 서른이 넘어서 고향에 정착을 하면서, 용기를 내서 책방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또 이름도 달팽이가 좀 느릿느릿 가잖아요. 그래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일상의 여백과 느린 시간을 갖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달팽이 책방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여기서는 주로 독립출판물을 많이 볼 수 있고요. 여기서 엄선한 인문학 도서를 판매하고 있고, 향긋한 차가 항상 있다고 합니다.
앵커:
시장 안에 있다고 하니까 특색이 있는 것 같네요.

윤명희:
그렇죠.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오고가기도 하고요. 낭독하는 모임, 역사공부 모임, 그리고 작은 방으로 연결된 갤러리에서는 전시회도 한다고 하고요. 지역의 뮤지션들과 함께 하는 달팽이 콘서트도 하고, 이게 조금 재밌어 보였는데, 가끔씩 밤새도록 문을 열어놔서, 심야 책방이라는 이름으로, 새벽까지 문을 연다고 합니다. 그래서 포항에 가면 꼭 한 번 가봐야 할 곳이라고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대전에는 여행자 카페이자 여행서점을 표방하는 책방이 있다면서요?

윤명희:
네, 대전에 도시여행자라는 책방인데요. 저희도 자료를 조사하면서 인상 깊었던 곳입니다. 이곳의 주인장께서 서점 소개글에서 맨 처음에 언급해주셨던 게 뭐냐면, 바쁜 일상 속에서 소중한 가치들을 놓치고 살지 않기를 바라면서 그런 공간을 만드셨다는 취지를 이야기해주셨어요. 그래서 주로 여기에서는 여행을 안내하고, 여행을 통해서 청년들이 자신만의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여기에 가시면 다양한 여행 서적, 독립출판물, 세계 여행을 하며 수집한 책들과 소품을 만나실 수 있고요. 카페에서 기획한 다양한 소모임들도 참여하실 수 있다고 합니다. 결국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이런 공간을 통해서 지역에서 성공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주셨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윤 관장께서도 속초로 휴가를 다녀오셨다고 하셨는데요. 속초에는 1956년에 개점한 오래된 서점이 있다고요?

윤명희:
네, 저도 이번에 이런 걸 조사하면서 알게 되었는데요. 1956년에 처음 개점했는데, 그 당시에는 문구류를 함께 취급하는 서점으로 문을 열었는데, 1970년도부터 동아서점으로 바뀌어서 현재까지 운영을 하신다고 합니다. 이곳 주인장께서 서점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실 때 인상 깊었던 게, ‘누군가 찾는 책과 누군가에게 권하고 싶은 책 사이에서 매일 고민하고 있다’는 말씀이, 저희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들의 고민과도 매우 상통하는 것 같아서, 인상 깊었습니다.

앵커:
지난 주말 부산 해운대를 찾은 인파가 80만명이라고 하던데요. 부산에 국내 대형서점 가운데 가장 오래된 서점이 있다면서요?

윤명희:
네, 이쪽에서는 그렇게 소개를 하는데요. 저희가 찾아보니까 여기가 1968년에 문을 연 서점이에요. 그래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되었다기보다는,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으로 영광도서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도서 45만여 종과 80여만 권의 책이 총 망라되어 있어서, 오래된 역사만큼 소장 장서량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더라고요. 특히 이곳에서 자랑할만 한 것으로 소개해주신 게, 영광 독서토론회인데요. 이건 93년부터 지금까지 21년간 운영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2만 여명의 독서토론회원들이 참여한다고 하는데, 저도 그 규모에 놀랐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숙박이 가능한 책방도 있다면서요?

윤명희:
네, 저희가 많이 소개해드리기도 했고, 대표적인 게 괴산에 있는 숲속 작은 책방인데요. 저도 지난 달에 청소년과 부모가 같이 읽는 책읽기 모임에서 같이 다녀왔습니다. 숲속으로 굽이굽이 들어가서, 딱 멈춰서서 또 하나의 새로운 마을이 보이는데요. 거기가 바로 미루마을이에요. 그 마을에 50여개의 가구가 예쁜 집을 짓고 같이 살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곳이 바로 이 작은 책방이라고 해요. 이곳은 일산과 성미산에서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다가 2011년에 괴산으로 귀촌하신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에요. 원래는 마을에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려고 했는데, 그 작은 도서관이 뜻대로 안 되어서, 당신들의 집을 책이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놓으신 거예요. 그래서 여기서 숙박이 가능한 곳이 2층에 있는 다락방인데요. 이 공간이 아주 매력적이에요. 그래서 만화책 좋아하시는 분들은, 요즘 왠만한 곳에서 구하기 힘든 만화책도 이곳에 다 소장되어 있더라고요. 1인에서 10인까지 함께 묶을 수도 있고요. 여기는 매달 둘 째주 토요일마다 토요 북클럽도 있고, 또 여기서는 행복한 소비를 위해서 방문자는 모두 책 한 권을 사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인장이 직접 띠지에 추천의 글을 써놓고 배치를 해 놓으면, 많은 분들이 띠지의 추천의 글을 보고 책을 골라서 사시기도 한다고 합니다.

앵커:
가끔 ‘책 읽어주는 마녀’가 나타나 아이들을 붙잡고 그림책을 읽어주기도 하는 책방이 있다면서요?

윤명희:
네, 충주에 있는 책이 있는 글터라는 서점이에요. 인근에 하늘문고도 만들고, 최근에는 꿈꾸는 책방이라는 공간도 만들어서, 계속 지역사회에서 확산시키는 문화공간인 것 같아요. 여기는 매주 목요일에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또 세 번째 금요일에는 달달한 연애 소설을 읽는 북클럽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인문 고전 강좌를 통해서 우리시대 어른의 모습에 대해서 생각하는, 그런 시간도 있고, 책 읽는 마녀가 책이 있는 글터, 꿈꾸는 책상 등을 돌아다니면서, 두리번거리는 아이들을 붙잡고, 흥미있는 그림책을 읽어준다고 합니다.

앵커:
서울에도 가볼만한 이색 서점들이 있다면서요?

윤명희:
네, 서울에도 96년에 문을 열어서 현재 19년째 운영하고 있는 불광문고에서는 동화읽는 어른 모임이라는 책 읽어주는 모임이 있다든지, 시기별로 직원들이 책을 선정해서, 독자들에게 다양한 테마의 책을 선정하는 테마 북 코너를 운영하는 공간이 있고요. 그 다음에 만일의 세계를 상상하고, 책을 통해서 가능성을 발견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만든, 망원동의 책방 만일이 있어요. 여기에는 주로 환경, 사회, 문화 분야의 책을 진열하고 있고요. 평론가가 진행하는 만일의 밤이나, 다양한 언어로 책을 읽고 낭독하는 입다 프로젝트 등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이대 건너편 염리동에 일단 멈춤이라는 작은 책방이 있는데요. 여기에는 여행과 관련된 도서를 판매하고, 다양한 행사도 기획하나봐요. 주로 독립 출판물을 소개하고 있어서, 저희 도서관에도 이 곳에 직접 가서, 독립출판물에 대한 이해도 높이고, 책도 구입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끝으로 여름 휴가철, 피서지에서 읽으면 좋은 책, 한 권 추천 해주시죠.

윤명희:
피서지라면 살짝 가볍고 감동이 있는 책이 좋을 것 같은데요. <꿈을 나르는 책 아주머니>라는 책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1930년대 미국 켄터키 주의 실화를 바탕으로 쓰인 책인데요. 당시 교통 수단이 없어서 말을 타고 다니면서 마을마다 책을 전해주는 아주머니 사서가 있었는데요. 그 아주머니가 한 아이와 책을 통해 교감을 나누는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가족들이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앵커:
지금까지 윤명희 파주 교하도서관장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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