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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인 뉴스> 친숙한 스파이 영화들이 나오는 이유? - 오동진 영화평론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5-28 09:47  | 조회 : 3541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시네마 인 뉴스 : 오동진 영화평론가



◇ 신율 앵커(이하 신율): 뉴스로 영화를 감상해 보는 시간이죠? <시네마 인 뉴스>, 오늘도 오동진 평론가 스튜디오에 나와계십니다. 안녕하세요.

◆ 오동진 영화평론가(이하 오동진): 네, 안녕하십니까?

◇ 신율: 요새 극장가 어떻습니까?

◆ 오동진: 극장가가 할리우드 외화 때문에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죠. 안타깝습니다만 국내 영화는 뒤에 쳐지고 있고요. 물론 <악의 연대기>는 잘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박스오피스에서는 내려왔습니다.

◇ 신율: 스토리는 탄탄하던데요.

◆ 오동진: 저는 뒷부분에서 너무 꼬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반전에 반전인데, 사실 영화가 비현실의 현실성이 있고, 현실의 비현실성이 있어요. 그래서 그럴듯해 보이는데 사실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죠. 그런 부분이 <악의 연대기>에 보여지고, 후반부의 중복된 반전은 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서 스토리가 좀 무너졌다. 작위적이었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아마 그런 부분들이 박스오피스에서 뒤처지게 하는 요인이 된 것 같습니다. 입소문이 굉장히 중요하고요. 요즘 SNS가 워낙 활발하기 때문에 많은 일반관객들의 판단이 굉장히 중요하게 작동한 것 같습니다. 지금 박스오피스 1, 2위는 요지부동, <매드맥스>가 지금 2주를 넘어가면서 200만을 훨씬 넘겼고요. <스파이>라는 영화가 코메디영화인데요. 여성 스파이인데 요염하고 팜프파탈의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여긴 반대에요. 아줌마 스파이죠. 그러면서 좌충우돌 헤프닝이 벌어지는 이야기인데요. 1주만에 100만이 넘었습니다. 그래서 코메디 스파이 영화에 관객들이 호응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런데 그 이유가요. 심각해 보이는 액션 스타가 코메디로 나오는 면도 있을 것 같아요.

◆ 오동진: 그렇죠. 그리고 일반 관객분들이 생각했을 때, 스파이 영화, 이런 것들에서 국가이데올로기가 사라졌어요. 예전에는 거창하게 국가와 조국과 대단한 이데올로기를 옹호하는 척 했지만, 스파이의 세계가 알고보면 댓글이나 달고, 이런 거잖아요. 그러니까 별거 아니어서 사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도 첩보원을 친숙한 이미지로 바꾸고 있어요. 그래서 잘 보시면 <킹스맨>도 댄디한 신사잖아요. 그리고 해결하는 이야기도 대단한 이야기도 아니고, 똑같습니다. 민생해결이 스파이에게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가는 아줌마 스파이가 사람들한테 전혀 거부감 없이 다가온다는 거죠. 그리고 오히려 그게 재밌다. 그리고 우리 식으로 이야기하면 국정원도 민생해결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죠.

◇ 신율: 이건 비현실의 현실성이라고 볼 수 있네요.

◆ 오동진: 그렇죠. 사실 그렇게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있는 사람들이 올바른 첩보원이죠.

◇ 신율: 네, 맞습니다. 그리고 <무뢰한>이 개봉했죠?

◆ 오동진: 네, 특이하게도 화요일에 개봉했습니다. 조금 앞당겨서 개봉해서, 아마 흥행을 몰고 가겠다는 의지가 느껴집니다만, 대중들은 <무뢰한>이 일반 상업영화하고 차이가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 신율: 왜냐면 깐느 영화제라고 딱 나오면, ‘아, 이건 범접하기 힘든 영화’,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 오동진: 그렇죠. 문지방을 넘어서기 힘든, 넘어서면 굉장히 폭발력이 있는데요. 이창동 감독의 영화들이 그렇잖아요. <시>라든가, <오아시스>라든가, 보면 엄청난 감동을 느끼는데, 많은 사람들이 거기서 느끼는 정서적 참혹함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예상해서 막상 극장문을 열고 들어가기가 힘들어하는 면이 있는데요. <무뢰한>은 그렇게까지는 아닙니다만, 말씀하신 것처럼 깐느에 출품되었고, 거기서 여우주연상을 탄 전도연의 연기가 빛나는 작품이라는 점, 이런 것들이 흥행에 도움이 될 것 같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어려운 작품 아니냐? 이런 생각들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실제로 영화를 본 사람들에게도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리고요. 낯설고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새롭고 진전된 영화다. 그리고 우리에게 이런 영화가 필요하다. 이렇게 평단의 반응도 엊갈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 오동진: 제가 봤을 때 <무뢰한>은 중장년층이 봤을 때, 70년대 정서, 프랑스 영화의 70년대 정서가 느껴집니다. 후반부에 가면 주인공들이 조금 비극적인 여러 가지 운명의 길에 들어서게 되는, 그런 이야기죠. 보통 할리우드 장르영화, 조폭과 살인극과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남녀 간의 엇갈리는 사랑과 운명, 이런 것들을 다룰 때 할리우드에서는 인공적으로 후반부를 만들어놓죠. 차이를 좁히거나, 완전한 해피엔딩은 아니라도 조금은 관객들을 안도하게 만드는 결말로 가는데요. 이번 무뢰한은 그런 측면에서는 좀 다른 어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일부 관객들은 낯설다고 느끼는 것 같고요. 어떤 관객들은 새롭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 신율: 70년대 프랑스 영화 말씀하시니까, 80년대 프랑스 문화원이 생각나네요. 거기 영화 많이 봤잖아요.

◆ 오동진: 한국에서 영화 매니아 1세대가 사실 프랑스 문화원 세대인거죠. 70년대의 많은 영화들, 그리고 60년대의 누벨바그 영화들을 80년대 초반에 프랑스 문화원에서 습득하고, 국내 영화계에 확산시켰고요. 생각해보면 80년대가 아주 엄혹하고 극악한 시대였잖아요. 프랑스 문화원이 도피처였습니다. 그래서 그 안에서 좀 자유를 느끼고, 낭만을 느끼고 싶어했던 사람들이 국내 영화계를 풍부하게 만든 건데요. 정치적인 폭압이 역설적으로 문화를 꽃피운 측면도 있는 거죠. 그렇다고 제가 정치적 폭압이 다시 와야 한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만, 그런 측면도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신율: 그렇죠. 어쨌든 <무뢰한>, 기대해 볼 만한 영화라고 볼 수 있는거죠.

◆ 오동진: 일부 관객들께서는 무뢰한의 뜻이 뭐냐고 하는데요. 단순하게 무뢰한 남자라기 보다는, 아마 일본식 한자 같아요. 1960년대에 다카쿠라 켄이 연기한 영화 중에 똑같은 영제목의 작품이 있습니다만, 전혀 다른 영화고요. 사실 <무뢰한>은 오승욱 감독이 연출했습니다만 박찬욱 감독과 조형욱 음악감독이 공동으로 기획한 작품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세 명의 음악감독과 영화감독이 합을 맞춘 측면이 있고, 이들이 영화 매니아들에게 얼마나 유명한 감독들입니까? 그런 측면에서 70년대적 하드보일드와 필름느와르의 정서가 물씬 담긴 작품이고요. 무뢰한은 단순하게 막 살아가는 남자에 관한 이야기라는 뜻이 아니고요. 조금 운명을 거스르면서도, 선과 악을 선뜻 표현하기 어려운 남자, 그런 운명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을 가리켜서 무뢰한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이제 곧 6월인데요. 헐리우드 영화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고요?

◆ 오동진: 일단 6월 초에 개봉될 <샌 안드레아스>라는 재난 영화가 있어요. 이맘때면 항상 재난 영화가 나오잖아요.

◇ 신율: 거기가 지진대죠?

◆ 오동진: 네, 판의 접점에 있는 곳인데, 여기가 깨지는 거죠. 그래서 강도 9의 지진이 일어나는 내용이고, 드웨인 존슨, 근육질 스타이죠. 가끔 대사가 많은, 연기자다운 연기를 펼칠때도 많습니다. 몸매는 아주 우락부락하지만 때로는 섬세한 연기를 펼치는데요. 또 제가 좋아하는 여배우인 칼라 구기노, 두 사람이 부부로 나가는데요. 정말 절대적 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가? 자기 가족을 위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무엇을 선택하는가? 이게 재난영화가 항상 추구하는 주제잖아요. 재난 영화가 헐리우드에서 계속해서 만들어지는 이유, 어떻게 보면 재난의 시대가 곧 도래할 거라는 불안함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재난의 상황을 통해서 우리가 가져가야 할 정신적 모토를 현실에서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있는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또 재난영화야?’ 하겠지만, 이상하게 보러가는게 또 재난영화거든요. 예전에 <대지진>, <타워링> 같은 작품들 보면, 현대감독들이 리메이크하려고 가장 노력하는 영화이기도 하고요. 자금 봐도 현재성이 있는, 재난 영화에서 가장 좋은 정서는 희생인 것 같습니다. 사람이 사람다운 이유는 누군가를 위해서 희생한다는 거죠.

◇ 신율: 맞습니다. 오늘 무슨 영화 들을까요?

◆ 오동진: 영화 <스파이> 삽입곡인데요. MIKA의 ‘Bomb Bomb Bomb’라는 노래입니다.

◇ 신율: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오동진: 네, 감사합니다.

◇ 신율: 네, 지금까지 오동진 영화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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