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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기업이야기]“제일모직, 삼성물산 합병, 우리가 지켜봐야할 것”-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5-27 19:53  | 조회 : 6413 
[기업이야기]“제일모직, 삼성물산 합병, 우리가 지켜봐야할 것”-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7:00)
■ 진행 : 김윤경 기자
■ 대담 : 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김윤경> 곽정수 기자의 기업이야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아무래도 어제 발표가 됐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은데요. 한겨레신문 경제부의 곽정수 선임기자 연결해 보겠습니다. 곽 기자님 안녕하십니까?

◆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이하 곽정수)> 예. 안녕하세요.

◇김윤경>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홍보실에서도 몰랐다. 이런 얘기도 있는데 사실이에요?

◆곽정수> 어저께 삼성 그룹 담당하는 기자들이 다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시장에서 합병설이 돌았는데, 삼성이 부인했거든요. 기자들도 뒤통수를 맞은 거죠.

◇김윤경> 그랬더라고요. 어쨌든 삼성에서의 공식 자료를 보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치게 되면 글로벌 경쟁력과 시너지를 얻게 된다. 이것은 맨날 보도 자료에 나오는 말인데요. 실제로 이 합병이 이것을 위한 것인가요?

◆곽정수> 보도 자료는 저도 봤고, 다른 기자들도 다 봤고, 그렇게 보도가 됐습니다만. 실제 일반적인 분석은 그런 시너지 효과는 별로 없다는 게 다수의견인 것 같습니다. 굳이 꼽는다면 건설 부분을 꼽을 수 있는데. 왜냐하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각각 건설 부문이 있어요. 그런데 삼성물산의 건설 부문은 매출이 15조 정도 되고, 제일모직의 건설 쪽은 한 1조 약간 넘거든요. 차이가 너무 많이 나고. 그래서 나머지 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 부분은 거의 연관성이 없고. 쉽게 얘기하면 제일모직은 패션, 레저, 식자재 이런 쪽이고요. 물산은 상사거든요. 종합상사. 그러면 진짜 목적은 뭐냐? 역시 3세 승계라고 봐야겠죠.

◇김윤경> 네. 지난 시간에도 이재용 체제가 굳어지고 있다, 라고 얘기를 했는데. 이제는 정말 확실해지고 있다, 라고 표현을 해도 좋을 것 같아요.

◆곽정수> 예상보다 속도도, 3세 체제 구축의 속도도 빨라지는 것 같습니다.

◇김윤경> 그러면 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통해서 이재용 체제가 굳어진다. 이것은 그 과정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요?

◆곽정수> 이번 합병이 아까 말씀대로 시너지보다 오히려 3세 승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의 지배를 강화합니다. 삼성의 핵심은 삼성전자잖아요? 지금까지 삼성전자를 어떻게 지배해 왔냐면, 이재용 부회장이 제일모직의 대주주고, 제일모직이 삼성생명을 지배하고 있고.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형태였어요.

◇김윤경> 순환 출자.

◆곽정수> 단계가 벌써 세 단계를 거치잖아요. 그런데 앞으로는 합병이 되면, 삼성물산이 또 삼성전자 지분이 있었고. 물론 삼성물산은, 이재용 부회장은 전혀 지분은 없고요. 그런데 앞으로 합병이 되면 이재용 부회장 해서 합병된 삼성물산. 이름이 삼성물산으로 법인이 바뀌죠. 거기서 바로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거예요.

◇김윤경> 그러니까 삼성물산이 중심이 돼서 삼성전자도 갖고, 또 삼성생명도 바로 지배를 하게 되죠.

◆곽정수> 그리고 삼성물산이 아까 말씀드린 대로 삼성생명 지분을 갖고 있고,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갖고 있으니까 그렇게 두 루트로 되는데. 총수 입장에서는 핵심 기업의 주식 지분을 직접 갖고 싶어 하거든요. 그런데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이 0.57%에 불과해요.

◇김윤경> 굉장히 적더라고요.

◆곽정수> 예. 그래서 이건희 회장 부부의 지분이 지금 4.12%인데. 이것을 다 상속받는다 하더라도 최고 5%가 안 되는 거죠.

◇김윤경> 그러면 이재용 부회장은 어떤 식으로 삼성전자를 지배하게 되나요? 간접적으로 지배를 하게 되는 것인가요?

◆곽정수> 그게 지금 삼성의 고민입니다. 그리고 다 합쳐도 5%가 안 되는 지분을 또 상속세 내야 하잖아요. 또 동생들이 둘 있지 않습니까. 그 지분을 생각해야 하고. 그러니까 삼성이 고민인데. 더더구나 삼성생명을 통해서 지배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지분 7.12%가 있지 않습니까? 그것은 야당이 제기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만약에 현실화 되면, 이 전자 지분을 처분해야 할 수도 있어요.

◇김윤경> 5% 넘게 가질 수 없도록 하기 때문예요?

◆곽정수> 그게 아니라 자산 운용에 대해서 규제가 있어요. 그래서 자기가 갖고 있는 소위 주식 지분. 지분이 어떤 정해진 일정 기준을 넘어가지 못하도록 되어있는데, 그동안 사실 삼성생명을 포함한 보험사들에 대해서는 약간의 특혜를 줬어요. 뭐냐 하면 애초에 취득가를 기준으로 자산 규모를 계산해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취득가는 싸잖아요? 그런데 시장에 지금 시가가 있지 않습니까? 그 시가 기준으로 하면 그 기준을 전부 넘어가는 거예요. 그래서 넘어가는 지분은 다 팔아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그래서 지금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서는 전자 지분을 어떤 식으로든 본인이 직접 지분을 확대하고 싶고, 또 이런 생명이 갖고 있는 전자 지분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하는. 그런 과제를 안고 있는데. 가장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방법이 삼성전자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는 거예요.

◇김윤경> 예전부터 나왔던 얘기인데. 그렇죠?

◆곽정수> 그렇죠.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자회사로 쪼개면 그동안에 여러 다른 재벌들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통해서 대주주 일가의 지배력을 확장하는, 그런 동일한 방법을 통해서 현재 그냥 단순 계산으로 하면 5% 안 된다고 했잖아요. 부모 지분 모두 물려받아서. 제 생각에는 10% 중후반대까지는 무조건 높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재용 부회장 지분을 말이죠.

◇김윤경> 어떤 식으로 하면 10%까지 넓힐 수 있죠?

◆곽정수> 쉽게 얘기하면 저런 것입니다. 간단히 얘기해서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지분을 5% 갖고 있다. 그런데 삼성전자를 소위 지주회사와 사업자 회사로 쪼개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이재용 부회장은 그 지주회사에 대해서도 5%를 갖고 있고, 저쪽 사업 자회사에 대해서도 5% 지분을 똑같이 갖게 되요. 그런데 사실 이 지주회사로 쪼개게 되면 계속 문제가 됐습니다만,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자사주. 그게 12%거든요. 12%가 지주회사로 가면서 지주회사는 자연스럽게 사업자회사에 대해 12%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서는 사업자 회사에 대해 갖고 있는 5% 지분은 필요가 없어요. 그러니까 그 주식을 현물로 지주회사에 출자하면 그 대신 지주회사의 지분이 더 높아지는 거예요. 그래서 그 과정을 거쳐서 지주회사의 지분을 한 10% 중반 대까지는 쉽게 올릴 수 있다는 거죠. 그것은 다른 재벌들도 다 똑같이 했어요.

◇김윤경> 이게 마치 공식 같아요. 수학공식처럼 딱딱 맞아떨어지고. 그 다음에 이게 눈 깜짝할 사이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치고, 이런 게 이뤄지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의 중심에 섰다. 이런 기사들이 헤드라인으로 막 나오게 되는데. 이게 우리가 그냥 받아들여도 될 문제인가. 이런 생각은 좀 들더라고요.

◆곽정수> 사실 그 부분이 굉장히, 우리 일반 청취자 분들이 보시기에는 헷갈릴 부분일 텐데. 아시다시피 삼성은 한 20년 전에 삼성에버랜드, 또 삼성SDS의 주식을 삼성3세들에게 헐값으로 넘긴 것 때문에 십몇 년 동안 시달렸거든요. 그래서 최종적으로 2008년에 삼성특검 사건 때 삼성SDS는 헐값으로 넘긴 것이 배임혐의로 인정이 돼서 이건희 회장이 유죄 판결 받았잖아요. 그래서 지난번에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지 1년이 되고, 사실상 이재용 체제 1년이, 사실상 그렇게 불러도 될 것 같은데. 중간점검을 할 때 승계 과정에서 이런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는 우를 범하면 안 된다. 이런 지적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삼성이나 이재용 부회장 경우를 보면 과거와 같은 그런 방식을 답습하지는 않지만, 새롭게 합병이나 분할 방식을 지금 이용하고 있거든요. 이게 특징적으로 보면 주총을 열고, 그 전에 이사회를 열고. 또 이것에 반대하는 주주들한테는 주식 청구 매수권을 주고. 이런 법적인 틀을 갖춰서 하는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런 합병이나 분할은 통상 경영상 필요. 흔히 기업가치 재고나 주주가치 재고라고 표현하잖아요? 그런 것을 위해서 이뤄지는 것이 정상인데. 지금의 이런 합병이나 분할 이런 것은 아시다시피 시너지 효과는 별로 없고, 승계 목적으로 이뤄진다는 거예요.

◇김윤경> 하루아침에.

◆곽정수> 그래서 이런 식으로 기업의 사업 개편이 이뤄져도 되는 것인지에 대한, 의아하다고 할까. 이게 기업이라는 게 일종의 사회적 공적 측면이 있잖아요? 고용과 생산의 주체. 그런데 이런 경영 본연의 목적에 따라 사업 구조 개편이 이뤄지는 게 아니라, 다른 목적으로 이뤄진다면 이게 분명히 나중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그런 우려가 좀 있는 거죠.

◇김윤경> 비판적인 목소리를 찾기가 굉장히 어려웠던 내용이었던 것 같아요. 곽정수 기자님 빼고요. 지금 거의들 이재용 체제가 시작됐다. 이런 식으로 풀어나가는 것 같은데. 걱정은 삼성뿐만 아니라 3세 승계를 앞두고 있는 다른 기업들도 다 똑같이, 비슷한 방법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점이고요. 그 점을 잘 지적해 주셔서 오늘 잘 들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곽정수> 예. 수고하셨습니다.

◇김윤경> 한겨레신문 경제부의 곽정수 선임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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