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시간 : [월~금] 17:00~19:00
  • 진행: 신율 / PD: 서지훈 / 작가: 강정연, 임은규 / 유튜브AD: 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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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취업 위한 서적 파일화 급선무”-김동현 서울고등법원 재판연구원[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4-20 21:33  | 조회 : 5345 
정면 인터뷰2.
“시각장애인 취업 위한 서적 파일화 급선무”-김동현 서울고등법원 재판연구원

[YTN 라디오 ‘강지원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5/04/20 (월) 오후 6시
■ 진 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네. 오늘은 장애인의 날인데요. 바로 오늘 시각장애를 딛고 서울고등법원의 재판연구원으로 첫 출근을 하신 분이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의 김동현 재판연구원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 연구원님?

◆김동현 서울고등법원 재판연구원(이하 김동현): 안녕하세요. 김동현 연구원입니다.

◇최영일: 네. 서울고등법원의 재판연구원이 되셨는데. 첫 출근, 어떠셨습니까?

◆김동현: 오늘 첫 출근했는데요. 오전에는 법원 청사 돌면서 인사 드렸고요. 오후에는 선임 재판연구원님께 자료를 받아서 검토하면서 첫 업무 시작 준비를 했습니다.

◇최영일: 바로 일을 시작하셨군요. 재판연구원. 청취자들 중에서 잘 모르시는 분도 계실 텐데요. 예비 판사라고 불리는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자리다. 이렇게 들었어요. 합격했다는 소식을 받으셨을 때, 어떤 기분이셨습니까?

◆김동현: 처음에는 면접을 잘 못 봐서, 잘 됐을지 어쩔지 잘 몰라서 되게, 메일을 받고도 의심을 많이 했어요. 몇 번 또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너무 좋아서 지금까지 저 도와주셨던 감사한 분들께 먼저 인사를 드렸습니다.

◇최영일: 오늘 신나는 하루였겠군요? 그런데 재판연구원. 로클럭이라고 하던데, 어떤 일을 주로 하시는 건가요?

◆김동현: 예. 재판소에 소속이 돼서, 재판에 관한 연구 조사를 하는데요. 주로 기록을 검토해서 메모를 작성하거나. 아니면 검토 보고서, 의견서 이런 것을 주로 쓰게 됩니다.

◇최영일: 네. 중요한 일이시네요. 오늘 업무 준비하셨다고 했는데, 업무를 보실 때나 이동할 때, 어떻게 특별한 어려움은 없으셨습니까?

◆김동현: 법원에서 이번에 준비를 되게 많이 해주셨더라고요. 일단 이동할 때는 점자블럭이 다 완비가 돼있고요. 스크린 도어 여는 리모컨도 준비해 주셨어요. 또 오늘 첫 날이니까 옆에 분들이 많이 도와주셨고요. 컴퓨터도 잘 세팅되어 있고, 속기사 분이 기록을 거들어 주시기 위해서 같이 근무하게 됐고요.

◇최영일: 그러셨군요. 그런데 제가 김동현 연구원의 학부 프로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 카이스트의 신소재공학과를 졸업하셨어요? 그러고 나서 로스쿨에 진학을 하신 건데. 이공계에서 법학으로 바꾸신 거잖아요? 전공이 완전히 다른 건데. 공부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셨습니까?

◆김동현: 처음에는 되게 힘들었죠. 적응이 잘 안 되니까. 그런데 하다 보니까, 의외로 비슷한 면이 좀 있더라고요.

◇최영일: 어떤 면에서요?

◆김동현: 일단 논리적인 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논리적으로 이렇게 된다, 라는 것을 따라가다 보면 비슷한 면이 있어서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최영일: 그런데 이게 참 안타까운 이야기를 전해 들었는데요. 처음부터 앞이 안 보이셨던 게 아니라, 20대 후반에 불의의 사고로 시력을 잃으셨다. 이렇게 들었습니다. 어떤 사고가 있으셨던 건가요?

◆김동현: 의료사고였는데 자세한 것은 말씀드리기가 좀 힘들고요.

◇최영일: 20대 후반까지는 잘 보이시다가, 어느 순간 세상이 암흑천지가 된 건데. 그 절망감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감히 뭐라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버텨내셨어요?

◆김동현: 처음에는 제가 시력을 잃었다는 것을 믿지 못했어요. 나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한동안 그렇게 보냈었는데. 제가 우연한 기회에 절에 가서 한 달 동안 3000배 기도를 드리게 됐어요. 한 달 동안 3000배 기도를 하면서, 하루에 10시간 절을 했거든요. 그 때 몸이 힘든 가운데서, 마음의 위안을 찾고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었던 것 같아요.

◇최영일: 그런데 이게 앞이 안 보이게 되면서 가장 힘드셨던 점은 어떤 것인가요?

◆김동현: 제일 힘든 것은 일단 일상생활을 혼자서 하기 힘드니까. 밥을 먹을 때도 누가 있어야 하고. 그 다음에 공부할 때도, 원래는 책을 보다가 책이 없으니까 책을 구하기가 되게 어렵거든요. 특히 컴퓨터 파일로 만들어야 제가 컴퓨터로 들으면서 공부할 수 있는데. 일단 보통 책들이 파일로 나온 게 아니라 종이책이니까. 그것을 만들려면 시간이 되게 오래 걸려요. 그게 제일 힘든 점이었죠.

◇최영일: 역시 공부의, 학업의 어려움을 말씀해 주셨는데. 일상적인 활동이 가능해지기까지, 가족 분들의 도움이 가장 크셨겠습니다.

◆김동현: 네. 어머니께서 옆에 계속 와 계시면서 도움 주셨고요. 학교에서도 친구들이 수업 돕기도 해주고, 밥 먹을 때도 같이 가주고. 너무 고마운 친구들이죠.

◇최영일: 그러셨군요. 그러면 이렇게 힘든 상황에 맞딱드렸는데도, 법 공부를 포기하지 않으셨어요. 김동현을 이렇게 이끌어낸 동기, 힘의 원천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김동현: 일단 지금 이미 저보다 먼저 시각장애인 법조인들이 계시잖아요? 판사도 계시고, 변호사도 계시니까. 그 분들이 했는데 저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최영일: 그럼 앞선 선배들에게서 힘을 받으셨던 건데. 지금 오히려 인생에서 이렇게 승부를 걸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몸소 보여주고 계십니다.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시고 특별히 재판연구원을 지망한 이유가 있으십니까?

◆김동현: 저는 앞으로 판사가 되고 싶은데요. 판사가 되는 데에는 재판연구원으로 법원에서 경험을 쌓는 게 굉장히 유리한 점이 있거든요. 그래서 먼저 재판연구원으로 법원에서 근무하면서, 법원의 분위기나 업무를 좀 익히고 싶었어요. 그래서 재판연구원을 지망하게 되었습니다.

◇최영일: 그러면 판사가 되시기 위한 길을 이제 밟기 시작하신 겁니다. 자, 오늘이 장애인의 날입니다. 장애인을 위한 우리 사회의 배려. 어떻다고 생각하세요?

◆김동현: 제가 길을 가다보면 많은 분들이 배려를 해주시는데. 아직까지 부족한 점들이 많은 것 같아요. 특히 제가 공부를 하는 사람이니까, 장애인이 직업을 가지려면 공부를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책이 없는 사람들이 되게 많아요. 저는 운이 좋아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는데. 책이 없어서 어머님이 다 타이핑해서 책을 만들고 계신 분도 있고. 그래서 그런 것들이 하루 빨리 해결되면 좋지 않겠나 싶어요.

◇최영일: 이게 너무나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장애를 너무나 성공적으로 이겨내고 계시고요. 또 다른 장애인의 귀감이 되고 계십니다. 정말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장애인들에게 격려가 되길 바라고요. 저희 막내아들도 장애인입니다. 정말 열심히 살아서, 멋진 모습 보여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동현: 네. 감사합니다.

◇최영일: 지금까지 서울고등법원의 김동현 재판연구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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