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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교수들 "학과제 폐지 백지화" 촉구 -김누리 비상대책위원장(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3-04 08:36  | 조회 : 6362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작심인터뷰 2 : 김누리 중앙대 교수대표 비상대책위원장(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교수)



앵커:
중앙대학교가 앞으로 학과별 입학제를 폐지하고 단과대별로 신입생을 모집하겠다는 획기적인 개편안을 내놓았습니다. 당장 16학번 신입생부터 전공을 선택하지 않고 입학한 뒤 2학년 2학기 때 원하는 학과를 선택하게 되는건데요. 하지만 상당수 교수들이 학교측의 일방적인 발표라며 반발하며 공동대응에 나섰습니다. 중앙대 교수협의회와 대학평의원회 전·현직 회장들로 구성된 '교수대표 비상대책위 입장 들어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교수이시죠. 김누리 비상대책위원장 연결되있습니다. 어서오십시오.

김누리 중앙대 교수대표 비상대책위원장수(이하 김누리):
네, 안녕하세요.

앵커:
지금 비대위에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중앙대학교에서 통폐합 문제에 대한 사전논의가 없었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그 방향이 틀렸기 때문입니까?

김누리:
두 가지 모두이죠. 그리고 지금 통폐합문제라기보다는, 문제의 핵심은 학과제 폐지에 있죠. 그러니까 학과를 모두 페지하겠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한국 대학으로서는 초유의 일이죠. 지금 진행자님께서도 대학에 계시니까, 대학에서 학과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아실텐데요. 학과를 없앴다고 하는 것은 한국 대학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죠. 그런 엄청난 일을 벌이는데 교수와 학생들에게 어떠한 상의도 없이 벌어졌다는 것이죠. 학교에서 이걸 발표하는데, 그 바로 전날 학장들에게 알렸다는 거에요. 학장들조차도 그 전날까지 이것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 그래서 저희가 나중에 조금 알아보니까, 대략 5~6명 정도의 보직교수가 밀실에서 모의해서 추진했다. 그래서 저희가 이건 대학사회에서 하나의 쿠데타를 벌인 것이다. 이건 도저희 용납할 수 없는 폭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 앞서 신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 처럼 '내년부터 이렇게 선발하기로 했다'고 확정적인 것으로 말씀하셨잖아요.

앵커:
그렇게 보도가 되었으니까요.

김누리:
그렇죠. 그게 바로 문제입니다. 확정되지도 않은 안을 가지고, 바로 그 다음날 아주 주도면밀한 계획을 짜서, 기자간담회를 이미 다 계획해놓고, 확정안처럼 발표했어요. 그러니까 이건 국민전체에 대한 기만이에요. 그래서 저희가 학교측을 향해서 어제 공식적인 정정보도를 하도록 요청해 놓은 상태입니다.

앵커:
네, 그런데요. 제가 궁금한 것이, 이런 경우를 저도 처음봐서 잘 모르겠는데요. 학과제 폐지라고 말씀하셨는데 2학년 2학기 때 학과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면 완전폐지는 아니지 않나요?

김누리:
학과는 다 폐지고요. 2학년 2학기 때 전공을 선택하도록 해 놨습니다. 학과는 완전 폐지하고요. 이른바 자유전공선택제로 하겠다는 것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학교측이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김누리:
학교측이 이런 결정을 내린 데에는, 한국 사회에서 대학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위기를 초래한 현상이 뒤에 자리잡고 있다고 저는 보고 있어요. 그것은 뭐냐하면, 대학의 기업화 현상입니다. 기업이 지금 대학사회를 거의 장악해버렸어요. 한편으로는 중앙대나 성균관대학교처럼 기업이 직접 들어와서 지배하고 있는 대학들도 있고요. 더 심각한 것은 요즘에 많이 이야기하는, 대학하면 취업률 이야기부터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대학이 오로지 취업을 위해서 존재하는 취업학원이라는 인상이 지금 많은 사람들의 전반적인 대학에 대한 관으로 자리잡고 있어요. 다시 말하면 기업논리가 대학사회를 완전히 지배하게 되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번에 이루어진 중앙대학에서의 사태는 기업이 대학을 장악했을 때 대학을 어디까지 황폐화시킬 수 있는가, 그것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그 다음에 사실 최근의 배경으로 보면, 황우여 교육부 장관께서 아주 우려스러운 발언을 한 것이 있지 않습니까? '대학을 취업중심으로 재편하겠다.' 이런 말씀을 한국교육정책의 수장이라는 분이 하셨어요. 그래서 지금 기업이 장악한 대학, 대학문화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조차도 대학을 지금 취업학원으로 만들어가려는 것을 공개적으로 표명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것들이 결국 문제의 배경이다. 이렇게 생각됩니다.

앵커:
3월 20일부터 대학평가하시는 것 아시죠? 그런데 그 대학평가 기준을 보면 거기 취업률이 들어가 있거든요. 3가지 중에 하나로요. 그러니까 취업률에 대해 대학이 신경을 안 쓸 수 없는 상황을 교육부가 만들었다는 측면도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김누리:
맞습니다. 지금 신 교수님도 잘 아시겠지만 전 세계의 어느 명문 대학이 취업률을 기준으로 대학을 평가합니까? 너무너무 부끄러운 일이고요. 지금 한국 대학은 엄청난 위기상황에 있어요. 그 위기의 근원은 학문적 수준이 떨어지는 것이죠. 지금 우리나라 대학의 평균 수준이 일본 대학의 3~40% 수준 밖에 되지 않는 다는 것 아시죠? 그런데 그런 학문수준을 가진 대학을 다시 더욱 더 취업학원으로 만들겠다고 했을 때, 한국대학은 더 이상 국제적으로 학문과 연구의 기관으로서 어떤 위상을 가지게 될지 굉장히 우려스러운 부분이고요. 이것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우리 국가발전에 굉장히 우려되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리고 또 한가지, 대학의 위기를 말씀하셨는데 이건 우리나라의 인구구조와도 관련되어 있지 않나요? 2020년 정도 되면 수능보는 학생수가 급감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대학이나 교육부 차원에서는 나름대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 아닌가,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김누리:
그 부분은 교육부가 나서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요. 신 교수님도 아시겠지만 대학의 급격한 팽창, 이것이 대학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면서, 제가 알기로는 김영삼 정부 때 이렇게 엄청나게 대학 수가 늘어났다고 보는데요. 그건 학생들의 선택에 의해서 학생수 조절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라고 보고요. 그것을 교육부에서 강제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우스운 일이죠.

앵커:
그리고 또 한가지 물어볼 것이요. 지금 중앙대 측 입장은 단과대 차원에서 유망전공을 신설하거나, 여러 전공을 융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고, 사실상 융합전공 문제는 다른 대학도 음으로, 양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김누리:
그거는 사실 대학을 잘 모르시는 분들을 들으면 굉장히 좋은 말 아닌가? 학문을 융합하고, 유망한 전공을 신설하고, 그건 굉장히 좋게 들리는데, 그 안에는 사실 굉장한 기만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지금 중앙대학교에서 소위 개혁안이라고 내세운 것을 보면, 이것은 외국의 연구중심 대학원을 모델로 삼은 거에요. 그러니까 융합전공이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융합하기위해서는 전공이 있어야 하는 것이죠. 말하자면 전공전문성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어야 융합이 가능한 것이죠. 아무런 기초가 없는데 어떻게 융합이 가능합니까? 이것은 주로 외국의 연구중심대학원에서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융합해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거든요.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에 들어온 신입생들에게 융합전공을 운운한다는 것은 너무나 말이 안 되는 어불성설의 이야기이고요. 그 다음에 유망전공이라는 것, 유망전공을 계속 만들어낸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이에요. 그러나 현실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그건 굉장히 위험한 것이 도사리고 있어요. 예를 한번 들자면 얼마전에 모 대학에서 휴대폰학과라는 것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앵커:
네, 저도 압니다.

김누리:
들어보셨죠. 굉장히 인기가 있었어요. 그걸 유망전공이라고 만든 것이거든요. 휴대폰이라는 것이 새로운 신기술에 의해서 계속 발전해서, 이제 휴대폰 자체가 가지고 있는 기술적 시효가 다 지나고 있잖아요. 그럴 경우에 그 학생들을 누가 책임집니까? 그러니까 바로 단기적에, 실효적인 관점에서만 접근했을 때, 그 이후에 생기는 엄청난 부작용들은 고스란히 학생들이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어요. 이건 기업의 부서를 하나 만들었다가 없애는 것이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대학에서는 보다 근본적이고 포괄적인 지식을 가르쳐야 하는 것이죠. 저는 지금 그런 류의 학과들, 기업의 단기적인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학과에 다니는 학생들이 너무나 염려스러워요.

앵커:
그러니까 교수님 말씀은 이런 것이죠. 예를 들자면 유럽학부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 유럽학부라는 것이 정치학을 전공한 학생, 경제학을 전공한 학생, 그리고 유럽 언어를 전공한 학생, 문화를 전공한 학생들이 대학원에 가서 유럽학부 같은 것을 전공할 수는 있지만, 학부에서부터 유럽학부를 만들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다 하면 수박 겉 핧기 식 밖에 안 되고, 아는 것이 없어진다. 이런 말씀이시죠?

김누리:
정확한 말씀입니다.

앵커:
그런데 그건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학교 정책에 반발했던 교수들을 학교측에서 직위를 해제해서 보복성 징계 아니냐는 재기되고 있다고 하는데, 이건 어떤 내용이죠?

김누리:
그것은 이 문제와는 조금 분리된 문제인 것 같고요. 전에 교수협의회 회장을 하셨던 분이 지금 직위해제를 당했다는 이야기를 저도 그제 들었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로 저희들이 대체할 계획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어쨌든 지금 학교들이 다 어수선하지 않습니까? 어쨌든 이 부분에 대해서 다른 교수들도 주목을 할 겁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누리:
네, 감사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김누리 중앙대 교수대표 비상대책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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