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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조절 고장난 사회 문제와 해결 방법은? " -우종민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작성자 : ytnradio
날짜 : 2015-03-04 09:10  | 조회 : 7118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작심인터뷰 3 : 우종민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앵커:
문제가 해결되지 않거나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생기면 순간적으로 욱하는 감정이 생기도 하는데요. 그런데, 이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사건 사고가 요즘 많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 달 27일 경기도 화성시에서 일어난 총기사건, 이 사건 이틀 전에도 세종시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는데요. 이뿐만 아니라 땅콩 회항, 어린이집 폭행, 주차 시비 야구방망이 난동, 결별한 연인의 차량 돌진 사건…욱하는 분노를 참지 못해 상대를 때리거나 가해를 해 화를 푸는 사건들이 우리사회에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데요. 무엇이 사람을 그토록 분노하게 만드는 걸까요? ‘분노 조절 장애’로 인한 참극 막을 수 없는 걸까요? 원인을 살펴 보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 갖겠습니다. 우종민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연결 되어 있습니다. 어서오십시오.

우종민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하 우종민):
네, 안녕하세요.

앵커:
누구든 다 분노합니다. 교수님도 분노하실 때 있죠?

우종민:
그럼요.

앵커:
그런데 분노라는 것이 자주 나타나서 분노조절장애가 나타나는 것인가요? 아니면 분노의 강도가 너무 세서 분노조절장애가 생기는 것인가요?

우종민:
둘 다 해당된다고 할 수 있는데요. 우선 분노라는 것은 정상적인 인간의 감정이죠. 무시를 당한다든가, 부당한 피해를 받는다든지, 자신을 지키고 상대방에 저항해야 할 때 분노라는 감정은 당연히 들 수 있는 감정입니다. 문제는 그 분노가 용도에 맞게 잘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까지 분노하지 않아도 될 때 너무 자주 분노한다든지, 또는 그 정도보다 지나치게 강하게, 폭발적으로 일어나서, 폭력적 행동이나 공격적 행동으로 피해를 입힌다든지, 이런 경우가 문제가 되고, 그것이 심해져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있거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면 장애라는 이름도 붙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나라 특유의 문화적 요인 때문에 더 많이 발생하고, 이런 것일까요?

우종민:
정확한 근거를 찾기는 어려운데요. 우리가 화병이라는 것이 있잖아요. 이게 한국에서 만든 유일한 정신의학적 병명입니다. 그만큼 우리가 분노를 너무 많이 폭발하는 것도 문제이고, 분노를 정상적으로 잘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고, 너무 꾹 참아서 병이 되는 것도 문제이고, 양쪽 다 문제인데요. 왜 이게 우리나라에만 이렇게 많은가? 예를 들어서 서양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울하다는 것이 제일 흔한 반응입니다. 그런데 한국은 화와 관련된것이 많거든요. 그래서 이것은 억압적인 문화, 집단주의, 권위주의, 이런 것 속에서 정상적이고 건강한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상황에서 폭발적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이런 것이 관계되지 않느냐고 많은 전문가들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집단주의와 권위주의때문에 야기되는 불통의 사회의 전형적 증상이 분노조절 장애이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것이군요.

우종민:
사회심리학적으로 보면 그런 부분도 많이 관계가 되겠습니다.

앵커:
우 교수님은 분노관련해서 책도 많이 쓰셨는데, 요새 분노조절 장애로 진료받는 환자가 실제로 많이 늘었습니까?

우종민:
환자가 늘기는 늘었고요. 특히 젊은 층에서도 자기애적 분노라고 하는데요. 자기가 원하는 것이 금방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옛날 같으면 참고, 말도 못하고 그랬겠지만, 지금은 자기가 원하는 것이 실현되지 않을 때 마치 어린아이들이 땡깡부리는 것과 같이 욱하고서 표출하는 경우가 많고요. 그리고 장년층, 노년층에서도 상당히 많이 늘고, 환자 자체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다만 그것이 실제분노조절장애가 늘었느냐? 아니면 SNS라든지 이런 것이 발달하면서 이런 욱하는 사건이 많이 알려지고 있어요.

앵커:
과거에도 있었는데, 알려져서 많은 것처럼 알려진다는 말씀이시네요.

우종민:
그런 측면도 있습니다. 왜냐면 우리가 너무 자세하게, 얼마나 엽기적으로 분노폭발이 되어서 사고가 났는지를 꼭 그렇게 알 필요가 없거든요. 그런데 이게 예전에 보도채널이 집중되어 있을 때는 이런 사고가 있었다고 알고 마는데, 지금은 실시간으로, 엽기적이면 엽기적일수록 그 사건이 자세하게 SNS에 돌잖아요. 사실은 정신건강상에 그렇게 좋은 일은 아닙니다. 왜냐면 분노라는 감정도 전염이 되고, 우리가 남이 상처를 받거나 하는 것을 자꾸 보다보면 나도 그런 것 같고, 그럴 수 있거든요. 그래서 너무 분노폭발을 자세히 아는 것은 좋은 것은 아니에요.

앵커:
그리고 스스로 분노조절장애가 있다고 어떻게 판단할 수 있습니까?

우종민:
그건 굉장히 간단한데요. 우리가 정당한 분노인가 아닌가를 생각해보면 돼요. 내가 분노할 만한 이유가 있어서 정당하게 분노하는 것, 예를 들어서 내가 부당하게 무시당하거나, 내 권리를 침해당하거나, 내가 속한 사회집단이 잘못되는 것을 막기위해서 분노한다면 이것은 정당한거죠.

앵커:
그런데 사람들이 다 정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우종민:
사소하고 소심한 분노만 점점 더 많아진다는 것이 지금 문제입니다.

앵커:
욱할 때는 어떻게 다스리는 것이 좋습니까?

우종민:
일단 개인적으로는 욱하는 것은, 우리가 행복이라는 것은 그렇게 욱하게 오지 않아요. 그런데 분노는 특징 자체가 순간적으로 욱하고 오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금방 피크에 도달하거든요. 꼭지점에 도달했다가 한 15분 정도 지나면 점점 가라앉아서 15분, 20분이면 없어져요. 그렇기 때문에 제일 좋은 방법은, 분노가 욱할 때 우리 뇌세포에는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급격하게 올라가고, 또 분노와 관련된 아드레날린이 올라가면서 뇌세포에 손상을 받습니다. 주로 감정이나 기억을 담당하는 곳이 손상을 받아요. 그래서 막 화를 내고나면 '어 내가 왜 화를 냈지?' 이렇게 자세한 사건을 기억 못한다든지, 화났을 때 한 일을 잘 모릅니다. 이건 기억장치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그런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건 내 뇌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항상 염두해 두고, 내가 생각보다 자꾸 욱하고, 그것에 의해서 나중에 후회하게 된다. 그러면 이것은 내가 뭔가 전문가에게 진료를 받아야 되겠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안 했다가 큰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잖아요.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종민:
네, 감사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우종민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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